낙동 제29회차 산행
■ 산행구간 : 답운치~한나무재
■ 산행일자 : 09. 12. 6(맑음)
■ 산행거리 : 5.2Km(누적거리 387.4km)
■ 참여인원 : 8명
(문석기, 한건희, 오충렬, 백승호, 최광춘, 하다현, 이선해, 박성우)
ㅇ 당초 계획대로라면 어제 토요일 오후에 출발할 것을 대원들의 사정으로 인하여 당일산행으로 결정된 터라 아침 새벽에 일어날려니 잠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가 않는다. 그러나 오늘은 집사람도 산행에 참여한다고 하니 마냥 잠자리에 누워 있을 수가 없다. 날씨도 춥고 하니 챙길 것도 많다. 물론 어제 대충 챙겨놓았지만 빠뜨린 것도 있고 해서 얼른 일어났다. 아침 시간은 왜 이리도 잘 가는지 약간 어정거렸을 뿐인데 벌써 출발할 시간이다.
ㅇ 오늘 모임시간은 8시다. 서둘러 지하철을 타고 범어동 하늘채로 갔다. 범어역을 빠져나오니 겨울의 아침바람은 차갑고 매섭다. 정각 8시에 집결장소에 도착하니 백승호 등반대장만 그 제서야 아파트에서 나온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배낭을 풀어놓으니 어디서 나오는지 이선해 대원도 나타난다. 도실장도 이산맥을 대추차와 함께 반갑게 맞아준다. 차가운 아침바람에 따끈한 대추차를 한 모금 하니 속이 확 풀린다.
ㅇ 오늘 산행에 동참하는 대원은 총 8명, 지난번 보다는 많은 수이지만 그래도 어딘지 좀 허전하다. 다대포 몰운대에서 낙동을 시작할 때 그 혈기에 찬 기상과 열정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하지만 이산맥의 낙동을 향한 열정은 아직 식지 않았다. 몇 명이라도 좋으니 무조건 산행을 시작하자는 회장과 고문님 등 몇몇 대원들의 굳은 의지가 있으니...
ㅇ 안동 휴게소에서 커피를 한잔하고 영주, 봉화, 춘양을 거쳐 답운치에 도착하니 오전 11시다. 마치 시간을 잰 듯 정확하게 시간을 맞춘다. 산행 개시도 11시다. 마침 바람은 잔잔한 것 같다. 지난 번 산행 때에는 바람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핸 터라 오늘 대원들의 산행 복장은 완전 중무장이다. 배낭에 매달린 온도계를 보니 그래도 영하 4도로써 여전히 영하권이다. 여기에 바람이라도 불면 체감온도는 엄청날 것인데 다행히 오늘은 바람이 잠잠하다. 가시거리도 멀다. 저 멀리 태백산으로 보이는 산봉에는 하얀 눈이 쌓여있다. 답운치로 오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본 소백산을 비롯한 고봉들이 마치 히말라야를 보는 듯 하얀 병풍으로 둘러쳐 동서로 길게 벋쳐 있는 거와는 비교가 안 되었지만 그래도 고봉답게 태백산도 눈을 머리에 이고 있다.
ㅇ 낙동의 마루금에도 눈이 제법 쌓였다. 간혹 낙엽이 쌓인 곳을 밟으면 등산화 사이로 눈도 들어온다. 스패츠를 착용해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발뒤꿈치로 들어오는 눈이 때론 걸음걸이를 불편하게 만든다. 오늘 산행은 서두를 필요는 없다. 한나무재까지는 3시간가량만 산행하면 된다. 그래서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이면 무조건 잠시 쉰다. 첫 번째로 숨을 고르는 장소에서 문석기 고문님은 어제 경주 예식장에 다녀오면서 경주 황남빵을 사왔다면서 내놓는다. 모두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일찍 나온지라 허기가 돌았던 탓인지 순식간에 빵 한 통이 날아간다. 산에서 먹는 음식이 맛이 없을지는 만무하지만 역시 황남빵이다.
ㅇ 약 1시간 40분 정도 산행하니 굴전고개가 나온다. 고개는 하얀 눈으로 덮혀 있다. 은근히 회장님 걱정이 된다. 무사히 차가 임도를 통과하여 한나무재에까지 올라올 수 있을까? 특히 음지에는 눈이 얼고 녹고 하여 길이 많이 미끄러운 터라 걱정이 많이 되었다. 일단은 회장님과의 약속이 올라올 수 있는 곳까지만 올라오면 우리가 산행을 끝내고 임도로 하산하도록 하면 길이 어긋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크게 걱정은 되지 않았다.
ㅇ 오후 1시, 890봉 도착. 높은 곳에 오르니 전망은 더 탁 트여 먼 곳 까지도 잘 조망이 된다. 아마도 서북쪽 마루금이 하늘과 닿은 부분이 백두대간이리라. 백두대간의 높은 봉우리마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듯 하얗다. 봉우리 주위를 둘러보니 참나무가지에는 겨우살이가 가득 달렸다. 제법 키가 작은 참나무에도 겨우살이가 군생하는 걸로 봐서 이곳까지 채취꾼들이 들어오지는 않는 모양이다.
잠시 기념촬영을 하고 다시 산행을 시작 하려고 하니 능선 아래쪽에서 회장이 완전무장을 한 채 이쪽으로 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모두들 환호를 하면서 반겨 맞는다. 회장님도 만났고 서두를 필요가 없는 산행이기에 오충렬 대원은 “뭐 없나” 하시면서 입맛을 다신다. 하는 수 없이 양지바른 곳을 찾아 자리를 펴 식탁을 만든 후 홍어회와 탁주를 꺼내 놓으니 모두들 큰소리로 환호한다. 탁주가 순식간에 사라지니 모두들 눈만 말뚱말뚱하다.
최총무는 어쩔 수 없이 또 숨겨놓은 술을 꺼내 놓는다. 2005년도 봄에 진달래를 따서 담은 진달래주다. 이것도 게 눈 감추듯 사라지고 급기야 오충렬 대원이 배낭을 뒤진다. 기대가 되는 순간이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 고량주다. 라벨에 붙은 간자로 쓰인 글자를 보니 흑룡강성 지역의 용지에서 빚은 술인 것 같다. 술을 따는 데도 애를 먹었다. 중국의 술 마개 만드는 기술이 조금 어둔 한 점도 있었지만 따는 실력도 가미되어 한참 해프닝을 벌인 뒤에야 술맛을 볼 수 있었다. 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산맥은 자리에서 일어나 진조산을 경유하여 한나무재에 도착했다.
ㅇ 한나무재 역시 하얀 눈으로 덮혔다. 대원들은 하는 수 없이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계곡 우측에는 전나무가 울창하다. 계곡 양지바른 곳에는 두릅나무도 지천이다. 그리고 전나무가지에 매달린 노봉도 보였다. 큰항아리만한 노봉은 탐스럽기만 하다. 여름 같으면 무장을 하여 노봉채취를 한 번 시도해 봤으면 하지만 겨울이라 그냥 감탄만 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임도지만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있는 곳은 완전빙판이다. 대원들 은 모두 몇 번 미끄러워 넘어질 뻔한 위기를 겪은 후 차가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ㅇ 달우광산자수정 전시장을 지나 원터부근에서 오늘의 주제인 참새와 양미리 구이가 시작되었다. 바람도 잠잠하고 계곡이어서 숯불피우기에 적격이다. 요령은 전과 동. 참새를 코펠에 넣어 푹 삶는 동안 양미리 구이는 시작되었다. 연기로 인하여 눈이 매웠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잘 구워낸다. 좋은 안주가 있으니 술이 따르기 마련, 소주와 맥주로 폭탄을 만들어 코펠에 부어 돌리기 시작한다. 참새도 연이어 안주로 등장되니 분위기는 익어간다.
그러나, 언제 봤는지 여성 산불감시요원이 나타나 불을 놓으면 안 된다고 한다. 우리는 숯불이라 산불위험도 없고 거기에다 물이 흐르는 계곡이니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하며 안주와 술을 권하니 못이기는 척 하며 잔을 받는다. 우리는 입산자 명부에 인적사항을 기재한 후 뒷정리를 잘하겠노라며 안심을 시키니 산불감시원은 안심이 되는 듯 돌아갔다. 참새와 양미리 파티는 약 2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ㅇ 대구로 돌아오는 도중 지난 번 산행 때 고문님의 생일을 못 챙겨드리고 해서 회장은 영주에 들러 영주 한우고기로 생일을 축하해 드렸다. 지난번에 연이어 세 번째로 연거푸 산행 후 지름신 역할을 자청해온 회장님! 이번에는 고문님의 생일까지도 챙겨드리신다. 너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산맥의 생일축하 겸 뒷 풀이 행사는 오후9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 결정사항
1. 다음 산행 : 2009.12.12 ~ 12.13(1박 2일), 한티재~광비령
2. 송년 행사 : 2009. 12. 23(목)
3. 새해 맞이 : 2009.12.31~2010.1.1,(20:00~12:00),
팔공산 서봉샘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