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기업 및 대인관계
대부분의 중남미 기업은 가족단위로 구성되어 있다. 아버지가 사장이면 아들은 부사장을 맡는 등, 회사 임원은 가족 및 친지로 구성되어 있다. 중남미 식민지 시절, 대농장 제도하에 일부는 대토지 소유자가 되었고, 이들은 가족기업을 만들어 유산을 자식들에게 넘기면서 가족 위주의 기업이 많이 만들어진 편이다. 이러한 이유에 맞물려 사업에서는 연줄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중남미 일간지에 연예인 못지 않게 사업가 및 그들의 가족 파티가 기사화되고 이들의 자녀들이 "presentation at the society (사교계 진출)"이 신문에 나오는 것은 이러한 부분을 중요시하는 중남미인들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기업 구성원들을 자세히 본다면 기업소유주와 어떠한 연관이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이렇게 구성된 기업 구성원들의 능력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대부분이 부유한 집안 출신이기에 고등교육 (대학교) 졸업자가 많고, 이 중에는 해외 유학파도 많다. 이러한 사람들은 공부를 마치고 졸업을 하면 자연적으로 가족기업에서 일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중남미 기업은 연줄, 인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믿을 수 있는 사람들(가족, 친지, 친구)에게 사업을 맡길 수 있다고 본다. 이렇기에 가족, 친지, 친구의 관계가 아닌, 거래처 관계에서 중남미 기업과 거래를 시작하려면, 원만한 대인관계의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중남미인들은 신뢰가 가야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과의 업무상 거래를 시작하려면 인간관계 구축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한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 초대를 하고 거래처가 현지 방문을 한다면 그 나라와 도시를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시내투어를 자진해서 보여주는 등 인간적인 면으로 가까워지려 노력하는 등 비즈니스를 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관심을 많이 표명한다. 사업 관련 저녁식사라 하더라도 부인과 함께 동행하는 것도 보다 친근감을 향상시키고 이 사람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함이다.
이렇게 중남미 기업가가 마음을 여는 데에는 나라에 따라 시간의 간격이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남미의 파라과이 같은 경우 기업가들이 매우 보수적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지리적으로 파라과이는 내륙 국가이다. 바다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는 파라과이 강에서 남쪽으로 계속 향해 아르헨티나를 거처 대서양에 이르는 방법이다. 물론, 육로를 통해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를 통해 대서양으로 갈 수 있다. 이러한 조건 때문에 파라과이에서는 다른 중남미 국가에 비해 문물 교환이 활발하지 않았다. 또한, 역사적으로 봤을 때,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 이후 Dr. Gaspar Rodriguez de Francia 정권 당시, Francia 정권은 폐쇄 정책을 펴 파라과이를 다른 국가들로부터 고립하고 파라과이 자체 홀로서기에 앞섰었다. 그 후, Mariscal López 정권 당시, 파라과이는 자국 역사상 잊지 못 할 전쟁으로 나라가 거의 없어질 위기에 놓여졌었다. 파라과이는 대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상대로 전쟁 ("Triple Alianza" 3국연합전행)을 치렀고, 전쟁에서의 패배 이후 국토 일부를 이 세 국가에게 빼앗기게 되었고, 전쟁에 나간 남자들은 대부분이 사망하여 인구 구성에도 큰 문제를 일으킨, 파라과이 역사상 가장 비참한 비극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 전쟁으로 인한 그 피해가 100년이 넘은 20세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이 전쟁이 얼마나 참혹했던 그 사실은 100년이 넘어도 파라과이인들 마음에 계속 존재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파라과이 사람들은 남을 잘 믿지 못한다. 그런 이유에 처음 대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잘 열지 않는다.
파나마의 경우,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의 역사, 경제 및 사회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100년 전, 파나마 운하가 미국에 의해 건설되면서 파나마는 세계 무역의 중심지로 부각되었다. 이 때, 파나마 운하 운영을 위해 미군부대가 운하 근처에 세워졌다. 그리고, 파나마 운하 건설을 위해 필요한 인력을 저 머나먼 중국인력으로 충당하여 인류 엔지니어링의 대 작품인 파나마 운하가 완성되었다. 이러한 역사를 근거로, 파나마에는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중남미의 작은 미국이라 할 만큼 합리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후손들이 파나마 사회에 진출해, 중국인의 특징도 이들에게서 묻어난다. 또한, 파나마로 이주한 유태계인들도 파나마 경제의 여러 분야에 진출해 있어, 유태계의 합리적인 면이 이들에게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한번 신뢰 관계가 형성되면 편하게 사업을 할 수 있다. 친해진 만큼 구두상으로 약속이 오고 갈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구두상으로 하지 않고, 큰 사업일 경우 문서상의 계약이 형성되어야 할 때에는 신중하게 계약서를 검토하는 관계로 빠른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업가들로서는 인내심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신뢰 관계는 상대 거래처뿐만이 아니라, 직원에게도 형성된다. "장유유서"라는 개념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있긴 하나, 업무적으로 볼 때에는 수평적인 관계이다. 각 개인이 맡은 부분은 상사가 터치하지 않고 부하를 훨씬 더 잘 믿고 업무를 잘 맡기는 편이다.
●보수적인 중남미
앞서 언급한 내용대로 중남미인은 보수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중남미도 세계화 물결로 인해 세계의 많은 물품을 보고, 사고, 느끼며 해외를 여행자도 많이 늘어나면서 세계에 개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보수적인 면이 더 짙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새로운 것을 받아드리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 그러니 중남미에 신제품을 선보이려 하려면, 상당한 시간의 홍보는 필수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모르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이러한 경계심이 수그러지고, 제품의 품질이 인정된다면, 어떠한 매이커인지 많이 상관하지 않으며 그 상품을 구입한다. 이 때 좌우되는 것이 가격과 품질이다.
●커뮤니케이션과 매너
중남미 사람들도 말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그러기에 대화 중간이 침묵이 흐르면 나쁜 쪽으로 오해할 수 있기에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요즘은 중남미 기업가도 해외 유학이나 해외여행 경험이 많기 때문에 영어를 잘 구사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영어 구사를 잘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자국의 전통 및 문화 보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면이 많아 자국 언어 (스페인어, 포어) 외에 외국어에 대한 관심도가 다른 지역 국가에 비해 많이 떨어지기도 하다. 그러기에 이들 기업가를 상대할 때 현지어를 구사한다면, 우선 중남미에 대한 관심도를 보일 수 있고, 대인관계 및 신뢰 형성을 증축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회일 수 있다.
하지만, 중남미 진출을 위한 우리나라 기업가가 스페인어나 포어를 다 구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님으로 상대방이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영어로 꾸준히 대화를 나누고, 상대방이 영어를 전혀 구사 못 할 경우, 통역사를 통해 대화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중간에 침묵이 흐른다면, 서로 매우 불편해할 수 있으며, 오해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중남미 사람들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언어를 더 풍부하게 하기 위해 제스쳐 사용도 매우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 표현의 폭이 넓다. 마지막으로, 중남미인과 대화를 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에 눈을 보며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눈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것은 서로 진지하고 진솔하게 얘기하기 때문에, 이런 시선을 부담스러워 다른 것을 보고 얘기한다면 신뢰구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무실에서의 사무 업무가 끝나면 저녁 식사 초대가 일반적이다. 대부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 이때, 중남미 기업가는 부인과 가족을 데리고 올 때도 있다. 이럴 경우, 남자가 문을 열어주고, 여성이 먼저 들어가라는 신호는 주는 것이 예의이다. 중남미에서는 남성우월주의가 지금은 사회병폐로 부작용을 일으키는 부분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여성에게 향한 배려로 표출된다. 식탁에 앉을 때에도 여성이 먼저 앉게 배려한다.
식탁에서 식사를 할 때에도, 먹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상대방의 신뢰를 쌓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입에 음식물이 있는 상태에서 말하는 것을 중남미에서는 예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때 주의해야 한다.
의상과 관련하여, 우리나라 기업인은 정장에 넥타이를 메고 대부분 업무를 본다. 중남미에서는 기후의 영향도 있지만, 유니폼이나 (큰 기업), 정장, 케쥬얼 (너무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것) 등 모두 허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남미 거래처 관계자가 반 팔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미팅 장소에 나올 수 있지만, 이것을 예의에 어긋난 것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오히려, 더운 날씨로 인해 땀을 흘리며 상대방을 맞이하는 것이 예의에 더 어긋나게 보일 수 있고 더 편한 자세도 손님을 반기려는 자세로 해석하면 좋겠다.
●업무 시간
업무 시간대도 기후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할 수 있다. 기후가 덥기 때문에 시원한 오전 일찍 업무를 시작하고, 가장 더운 점심 시간에 siesta (낮잠시간)로 활용하고, 다시 업무에 복귀하여 저녁에 퇴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급격히 변해 가는 요즘 시대에 중남미에서도 siesta가 전과 같이 행해지고 있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업무 시간은 오전 8시에서 12시, 점심 시간은 12시에서 2시 사이이며, 다시 2시에서 5시까지 근무한다. 사무 업무는 대부분 5일 근무제를 실행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 일부 국가에서는 오후 업무를 2시에서 7시까지 보며, 토요일도 오전까지 근무를 한다. 보통 점심시간에도 교대로 근무를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그 시간대에 업체를 찾아가도 사무실에 사람이 있다.
지방의 경우, 도시보다 더 보수적이고 전통을 중요시하고 기후도 대부분 도시보다 훨씬 덥기 때문에, 점심 시간에 업체를 찾아간다면 문이 닫쳐 있고 siesta를 하는 곳이 많다. 만약 갈 수 있는 시간대가 불가피하게 점심 시간과 겹치게 된다면, 사전에 찾아갈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 예의라 하겠다.
파나마 시티는 다른 중남미 국가에 비해 고층 빌딩이 많다. 중남미의 금융 중심지인 만큼 비즈니스 호텔, 금융기관, 세계무역센터 등 세계 각국의 비즈니스맨을 위한 시설이 비치되어 있다. 사진 뒤편으로 파나마 운하 통과 대기 중인 선박이 보인다.
서경희, 피엘글로벌, 중남미 담당
출처-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학종합연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