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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노년기
(늘푸른대학 봉사자 피정 강의. 2014년)
1) 노화
정상적 노화 : 인간은 누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노화 과정을 겪게 된다. 인간에게 있어 노화란 자연스런 발달 과정의 일부다. 즉, 노화란 모든 사람이 경험하는 보편적인 현상이며,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심지어 최근 연구들은 노화가 인간의 생존을 위한, 즉 암이나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고까지 한다.(한겨레신문 2010.2.16.일자)
정상적인 노화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필연적인 발달 경로일 뿐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노화의 과정에서는 갑자기 머리가 하얗게 변하거나 허리가 갑자기 90도로 굽는다거나 어느날 주름이 패는 일은 없다. 서서히 노화 과정으로 들어가게 되며 아주 천천히 조금씩 노화의 징후들이 드러나게 되므로, 사실상 노화로 인한 커다란 불편이나 충격은 없다.
2차적 노화 혹은 병리적 노화 : 외부의 영향에 의한 노화. 갑작스런 사고나 질병. 심리적 충격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추가적인 노화 과정을 말한다.
2) 신체적 노화
노화는 자연스런 과정일 뿐 아니라, 통합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나이가 듦에 따라 신체적으로만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함께 늙어간다. 그중에서도 신체적 노화는 가장 외형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변화여서 전반적인 노화를 가늠하는 척도로 사용되기도 하며, 따라서 가장 부정적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신체적 의미에서 노년기는 생물학적인 퇴화의 속도가 재생의 속도를 능가함으로써 유기체의 생물학적 파괴가 더욱 진전되어 가는 시기다.
노인의 대표적인 생리. 신체적 특성
- 외모의 변화 : 주름과 흰 머리카락의 증가, 검버섯의 생성, 피부탄력의 저하 등
- 수면 양상의 변화 : 아침잠이 감소하고 초저녁잠이 증가하는 등
- 신체 각 기관의 기능 저하 : 소화 기능의 쇠퇴나 시력과 청력의 저하, 감각의 변화 등 ,
- 에너지와 신체적 협응의 저하 : 순발력과 근력의 쇠퇴,
- 감기와 같은 질병에 대한 면역성의 결핍
3) 심리적 노화
심리적 노화는 외부 환경이나 자신의 발달에 대한 개인의 적응과 문제 해결 능력의 발달 혹은 변화를 포함하는 것으로, 연령과 가장 관련이 적은 노화라고 할 수 있다. 심리적 노화는 지능이나 학습 능력, 지각 등 인지적인 요소의 변화와 성격, 귀인경향, 동기나 욕구 등과 같은 비인지적 요소의 변화를 포함한다.
(1) 발달 단계로서 노년기
전 생애발달의 관점이 등장하기 전가지는 인간의 발달이 출생으로부터 청년기까지로 멈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전 생애발달의 관점이 등장하면서 인간이 평생에 걸쳐 발달, 변화한다는 주장이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에릭슨(Erikson)은 노년기에는 오히려 외적인 적응에 몰두하기보다 성숙과 지혜를 갖기 위한 내적 투쟁이 나타난다고 보았으며, 이 투쟁의 단계를 ‘자아통합 대 절망감’의 단계라고 불렀다. 자아통합이란 모든 관점에서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보고 그 의미를 재조명하여 만족감을 느끼는 것을 의미하며, 자신의 삶을 그랬어야만 했던 따라서 다른 어떤 것에 의해서도 대치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자아통합감을 느끼지 못할 때 인생 전체에 대한 패배의식과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해빅허스트(Havighurst, 1952)는 인간은 각 발달단계마다 적절한 과업을 지닌다고 보았다. 그는 일생을 6주기로 구분(유아기,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중년기, 노년기), 그중 인생 주기의 마지막 단계인 후기 성숙기(노년기)에도 적절한 발달과업이 있다고 했다.
은퇴와 그로 인하여 줄어든 수입에 대한 적응
배우자의 사망에 적응
동년배 집단과의 애착 형성
사회적인 시민의 의무 수행
만족스러운 물리적 생활공간 배치
노년기는 활발한 사회적 참여로부터 은퇴하여 신체적 활동이 축소되고 심리적으로도 위축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중요한 과제는 상실에 대한 적응과 보상의 발견 및 재정립 그리고 이에 대비한 새로운 생활관의 정립이라고 본 것이다.
(2) 성격의 변화
① 노년기 성격 적응 유형
인간의 성격은 기본적인 특질은 변하지 않지만, 성격의 표현형은 나이가 듦에 따라 그리고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숙형(the matured type) : 가장 긍정적인 적응 유형으로서, 매사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유형이다. 은퇴 후 변화된 자신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여생이나 죽음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불안해하지 않으며, 현실을 직시하는 유형이다.
은둔형(the rocking-chair type) : 흔들의자에 앉아서 지낸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유형으로, 은퇴 후 복잡하고 바빴던 과거의 생활에서 벗어나 조용히 지내게 된 것에 만족하며 사는 유형이다. 이들은 성숙형과 외형적으로는 다르지만 다른 방식의 삶을 통해 긍정적인 노년기 적응을 보여주는 유형이다. 따라서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통합하며, 높은 삶의 만족감을 나타낸다.
방어형(the armored t-) : 이들은 노화를 회피하거나 부정하고 싶어한다. 노화에 대한 불안을 감추기 위해 오히려 젊은 시절보다도 더 높은 사회적 활동 수준을 유지하기도 하는데, 겉으로는 성숙형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들의 높은 활동성은 노년기의 수동성이나 무기력함을 회피하기 위한 동기에서부터 나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분노형(the angry t) : 이 유형은 전형적인 부적응 유형의 하나로, 젊은 시절에 인생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늙어버린 것에 대하여 매우 비통해 하면서 그 실패의 원인을 자신보다는 외부로 돌린다. 즉, 불행했던 시대, 불공평한 사회 구조, 부모의 무력함, 형제들의 그릇된 행동 등 자신이 아닌 자른 곳에서 자신의 인생 실패의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 따라서 항상 남을 질책하고 원망하면서 절망과 회한에 사로잡혀 자신의 노화와 타협하지 않으려는 유형이다.
자학형(the self-haters t) : 이 유형의 사람들은 분노형과 마찬가지로 지나온 삶에 대해 많은 후회와 절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분노형과는 달리, 자신의 불행과 실패의 원인을 외부가 아닌 바로 자기 자신에게로 돌린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이 무가치하며 열등하다고 느끼며 늘 의기소침하고 우울해 하는 경향이 있다.
② 노년기의 일반적 성격 특성
시간 전망의 변화 : 중년기를 전후해서 인생의 시간을 보는 관점이 변하게 된다. 즉, 인생의 마지막 시점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그 마지막 시점을 기준으로 현재까지의 거리를 계산하게 된다. 따라서 ‘몇 년 살았는가’에서 ‘앞으로 몇 년 더 살 수 있는가’로 시간전망이 변한다.
신체에 대한 민감한 반응 : 신체적 노화가 진전되면서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게 되고, 자신의 신체에 대한 자신감이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신체적 상태에 대하여 더 많이 신경을 쓰게 되고, 건강에 대해 자신감이 없어지고 조심스러워진다. 심한 경우에는 신체적 증상들에 과민반응 혹은 건강염려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조심성의 증가 : 젊었을 때는 쉽게 결정을 내리고 과감하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런 과감성은 줄어들고 조심성이 증가한다. 노화에 따라 조심성이 증가하는 한 가지 이유는 연장자로서의 체면과 연령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젊었을 때는 어떤 실수도 용납되었지만, 나이가 들면 나이에 대한 부담감과 체면으로 인해서 실수를 최대한 줄이고자 조심성이 더욱 커진다.
또다른 이유는 노화로 인한 쇠태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감각 능력이 저하되고 민첩성이나 근력이 쇠 태하며, 정보처리의 신속성이나 기억력이 감퇴한다. 따라서 그런 능력의 쇠퇴를 보상하기 위한 방법으로 서 조심성을 통하여 노화로 인한 능력 상실에서 오는 실수를 최대한 줄이려고 한다.
내향성(외향성)의 증가 : 성인 초기에는 모든 관심과 활동이 외부로 향하다가, 노년기로 갈수록 차츰 관심이 자신의 내부로 돌아오게 된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회적 활동이 감소하고, 외부의 자극에 대한 반응보다 자기 자신의 사고나 감정에 따라서 사물을 판단하게 되는 경향이 증가하게 된다. 여성의 경우에는 이와 반대로 더 외향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화하며 그동안 잠자고 있던 자신의 능력을 가정 밖을 향하여 펼치려고 한다. 이처럼 남성과 여성의 서로 다른 변화는 결국 방향은 다르지만, 본래적인 자신을 찾으려는 노력이라는 동기의 측면에서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양성화(兩性化) : 인간은 누구나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데, 결혼 및 부모 역할의 시작과 더불어 남성은 가장 및 아버지로서의 남성성을 그리고 여성은 모성과 내조자로서의 여성성을 강요받게 된다. 그러다가 중년 이후 자녀양육이 종결되고 퇴직을 하고 나면, 더 이상 강요된 남성성과 여성성이 아닌 본래적인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려하며, 이러한 양성화는 갱년기 이후 성호르몬 감소와도 관련이 있다. 따라서 남성들은 여성적 측면을, 여성들은 남성적 측면을 발전시켜 나가게 된다. 그결과 남성에게는 친밀성, 의존성,관계 지향성 등이 증가하고, 여성에게는 공격성, 자기 주장성, 자기 중심성 및 권위주의 등이 나타나게 된다. 즉 노인이 되면 성차가 들어들고 ‘양성적’으로 변해 간다.
친숙한 사물에 대한 애착심 : 노인들은 오랫동안 사용해 온 물건이나 대상에 대한 애착심이 매우 강하다. 이는 노인들은 노화에 적응하기 위하여 모든 상황에서 가급적 불편이 덜하고 에너지가 덜 소모되는 방향으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생소한 사물에 대하여 새롭게 감정을 투입하기보다는 오랫동안 정든 사물(사람)에 대한 애정을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런 대상들이 유한한 인생에 일종의 계속감을 제공해주며, 과거에 대한 기억을 유지하도록 도와주고, 편안함과 안정감, 만족감을 제공해준다.
③ 노년기 성격 변화의 신화 (오해)
경직성과 보수성의 증가 :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꺼리게 되고 종전의 것들을 고수하려는 경직성과 보수적 경향이 강해진다고 하는데, 이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 신화(오해)에 불과하다. 노인들이 외형적으로는 경직되고 보수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이러한 변화는 노화에 다른 성격 자체의 변화라기보다는 노화의 부수적인 결과로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첫째, 신체적 능력의 쇠태로 감각능력이 떨어지고 순발력이나 근육의 힘이 약화되면서 실수나 사고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조심성이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기보다는 이미 익숙한 환경에서 가능한 한 실수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변화가 외형적으로는 경직성이나 보수적 특성으로 보일 수 있다.
둘째, 노년이 되면 외부세계와의 접촉이 축소되고, 신문이나 인터넷 등 외부 세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체에 대한 접근성도 약화된다.
따라서 점차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여 사회변화를 읽고 변화에 적응하기보다는 과거의 정보에 근거해서 판단하고 행동하게 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수적으로 변한 것처럼 비춰지게 된다.
의존성의 증가 : 노년기가 되면 의존성이 증가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노인들의 의존성 증가 자체는 사실이지만, 그 이유가 순수한 노화에 있기보다는 노인들이 처함 신체적.경제적.사회적 환경의 어려움 때문이 더 크다.
우울증 경향의 증가 : 이것도 일반적인 노년기 성격 변화와는 무관한 것이다. 노년에 겪는 불면증, 체중감소, 감정적 무감각, 강박관념 및 중오심 등은 병리적인 우울중일 뿐이다.
(3) 인지적 특성 중 기억력의 변화
① 최근 기억의 상실 : 노년기 기억의 특징은 최근 기억의 상실이 과거 기억의 상실보다 더 크다는 것.
② 논리적 기억의 쇠퇴 : 기계적인 암기보다 논리적인 기억능력이 더 크게 감퇴한다.
③ 시각적 기억의 쇠퇴 : 청각 기억이 시각 기억보다 더 오래 지속된다. 이는 노화로 인한 시각의 손상이 더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근본적으로 청각이 기억과 더 밀접한 관련을 갖는 감각기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④ 진술 기억의 쇠퇴 :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으로 기억하는 비진술 기억보다 어떤 사실이나 사건을 의식적으로 재조합해서 학습하는 진술기억에서 노화에 따른 감퇴가 뚜렷이 나타난다.
⑤ 조망 기억의 쇠퇴 : 기억은 과거에 대한 기억만이 아니라, 미래에 수행해야 할 행동을 계획.조직하고 검색하는 미래 계획에 대한 기억을 포함한다. 노년의 쇠퇴는 미래 계획 기억 혹은 조망 기억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이는 조망 기억이 일반적인 회상 기억보다 정보를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조직하고 검색하는 등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며, 전두엽의 감퇴로 노년에는 그런 자기 주도적 인출과 자기 검색 기능이 감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4) 사회적 노화
① 다양한 노년기 부부관계 유형
② 부모 – 자녀 관계
③ 조부모- 손자녀 관계
④시대에 따른 노년기 역할의 변화
가족내 역할의 변화
+ 가장에서 피부양인으로: 부부중심의 핵가족화로 가족 내 의사결정의 주체가 노인에서 부부로 옮겨갔고, 과학기술의 발달과 서구 종교의 확산은 가정의 제사 기능을 축소시켜 제주(祭主)로서의 노인의 역할 축소를 가져왔다.
+ 지혜의 보고에서 시대의 낙오자로: 사회변화의 가속화와 현대 과학의 발달로 노인들의 전통에 근거한 지식과 기술, 인생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마저도 화석화됨으로써, 과거의 전통에 매인 노인들의 사고와 진부해져버린 그들의 지식과 기술은 쓸모없는 것으로 변해버렸다.
+ 가정 교육의 책임자에서 방관자로: 과거 가족의 교육 기능 대부분이 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으로 이양됨에 따라 가정의 교육 책임자로서의 노인의 역할도 대폭 축소되었다. 또한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지식의 푹증은 사실상 노인들의 교육적 기능을 거의 무기력하게 만들어버렸다.
+ 가정경제의 중심에서 종속인으로: 산업화와 더불어 노인들은 비생산 인구. 피부양 인구로 전락한 채 젊은이들에게 종속되어버렸다.
사회에서의 노인의 지위 변화
+자역 사회의 대표에서 종속인으로: 도시화에 따라 직장 중심으로 주거지를 이전하게 됨으로써 과거의 씨족부락이 해체되었고, 그 과정에서 노인들은 지역 사회에서 종속적인 집단이 되어버렸다.
+ 지역 사회의 지도자에서 방관자로: 전문 관료들의 등장으로 지역 사회의 행정이 전문적 행정기구와 직업관료들에게로 넘어갔다.
+ 경제의 중심에서 주변인으로: 퇴직 제도가 일반화됨으로써 노인들은 경제력이 없는 사회의 주변인이자 종속 인구로 전락되었다.
첫댓글 공감 100% 하고 갑니다~~
감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