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여행기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 내가 이나라에 가보게 된 것은 90년대 중반부터였다. 당시에는 구 쏘련의 우산에서 갓 벗어나 자본주의국가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할 때였다.
당시 난 내가 속해 있던 회사에서 카자흐스탄에 은행을 설립할 계획이었고. 이를 위해 여러차례 그 나라에 갈 기회가 있었다. 지금은 에어 카자흐스탄과 우리나라 항공사 직행이 있어 비교적 가기 편해졌지만,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에서 직접 갈려면 전세비행기만 있었는데 시간지연이나 결항 등이 종종 있어 비지니스를 위해서는 부득이 독일까지 11시간 정도 가서 프랑크푸르트에서 루푸트한자를 타고 다시 5-6시간 걸려 카자흐스탄으로 와야 했다.
지금은 수도가 아스타나로 바뀌었지만 1997년까지는 알마티가 수도였다.
1991년말 독립할 때까지 구 쏘련치하에 있었기 때문에 공산주의 냄새가 아직 사라지지않은 상태였다. 국토면적은 세계 9위 수준이었으나 인구는 1600만 정도로 적고 치안이 안정되지 못한 상태였다. 우리회사는 알마티에 있는 카츠 코메르츠은행이라고 하는 주요은행중의 하나와 은행설립을 추진했었는데 그 은행 직원 1000명중 25%정도가 경비요원이라고 했다. 그만큼 치안이 불안했다.특히 마피아의 세력이 골치라고 했다.
알마티에는 우리 한민족후예(그곳에선 카레이스키-고려인 이라고 함)가 10만명 이상 살고 있었고(총인구의 0.7% 정도), 그중에는 대통령직속 경제개혁위원회 부위원장, 반부패위원회 위원장, 재벌 회장, 은행장, 부행장 등 고위 직에 있는 사람들도 적지않았다.
내가 만난 그곳 모은행부행장이라는 한민족후예가 우리 일행을 자기집에 초대하였다. 그곳에 있는 한민족들은 대부분 쏘련에서 이주해온 고려인 3세쯤 되기 때문에 80% 이상은 한국말을 못한다고 한다. 그사람도 한국말은 하지 못하였다. 은행의 부행장이니 집도 꽤 큰 편이었다. 그런데 치안이 불안하므로 집 안밖에 삼엄한 경비가 있었다. 경비원이 배치되어 있었고, 써치 라이트에 경비견까지 갖추고 있었다.
이 나라의 박물관에 가 보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박물관과는 전혀 달랐다. 유목민이기 때문에 텐트에 말장구, 그리고 각종 식기나 이동용 주방기기 뿐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문화란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유목민의 성격상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 나름대로는 문학이나 음악 등 자기들 고유의 문화를 키우려고 애써 왔고 그런 면에서 자존심도 강하다고 한다.
이 나라의 고유음식 좀 소개해 달라고 했더니 우리나라의 불고기집 비슷한 곳으로 안내하였다.
상겹살에 쌈이 나왔다. 와 우리나라 상겹살집과 똑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고기맛이 이상했다.텁텁하다.이게 무슨 고기냐고 물으니 말고기란다.그렇지. 유목민이었으니까 말고기가 고유음식일 수 밖에...
그러나 그들에겐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있었다.중앙아시아 오지이기 때문에 아직 관광객들에게 오염되지도 않았고, 공산권에만 있었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면도 아직 윤습되지 않았다.
자원이 풍부하고 국토가 넓어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보였다.
이 나라 민족은 카자흐인 44%, 러시아인 36%, 우크라이나인 5%, 독일인 4%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카자흐인들은 전통적인 유목민족으로서 중국 서부의 신장주와 카자흐공화국에 주로 거주하고 있다. 카자흐공화국은 카스피해와 천산산맥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데 북쪽으로는 거대한 초원지대가 남쪽으로 반 사막성의 저지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들은 13세기 징키스칸이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의 많은 지역을 정복하는데 한 몫을 담당했던 몽고인의 후예이다.그들은 아직도 반 유목생활을 하며 둥근 가죽천막에 살고 있는데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생활양식이 상당히 비숫하다. 카자흐란 이름은 '유랑자' 또는 '독립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자유를 사랑하며 관대한 성품을 가진 민족이다.
카자흐인들은 다양한 종류의 고기와 낙농품을 즐겨 먹는다. 말고기로 만든 요리가 인기있는 음식이며 주식은 쌀과 빵이다. 카자흐 남부지역에서는 과일과 야채가 풍족하다.이슬람교를 믿는 카자흐인들에게 돼지고기와 술은 금기로 되어 있지만 일반적으로 많은 카자흐인들이 술을 마시고 어떤 부류에 따라서는 돼지고기도 먹는다. 전통적으로 카자흐인들은 유르트(Yurt)라고 불리우는 둥근 펠트천막에서 살았다. 오늘날 도시에 사는 카자흐인들은 2-3개의 방이 있는 아파트식 건물에 살고 있으며 농촌에서는 유르트에서 여름을 보내고 겨울은 현대식 주택에서 보낸다. 농촌의 지식층들과 젊은이들은 서구식의 옷을 많이 입고 집단농장에서 일하는 일반서민과 공장 노동자들은 넒은 스커트와 짧은 품의 바지와 깃없는 느슨한 셔츠로된 약식 전통의상을 많이 착용한다. 도시의 여성들은 통이 넓은 바지보다 짧고 폭 넓은 스커트와 짧은 자낏을 잘 입고 농촌의 여성들은 끼지 않는 옷을 잘 입고 일할 때는 바지를 입는다.
요양소, 휴양소, 진료센타와 같은 의료시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집에 물이 공급되며 물은 깨끗하지만 식수로 아주 적합치는 않다. 대초원지대에서는 관개사업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메마른 지역에서는 수백개의 우물을 파서 지하수를 끌어 올리고 있다. 농업용수로는 주로 아랄해에서 맡은 물을 끌어오고 있는데 이로 인하여 커다란 환경문제가 발생하였으며 우즈벡인들이나 카자흐인들을 위한 주요수원지가 고갈되어 버렸다, 에너지원으로 카자흐의 많은 강들은 수력발전에 이용되고 있는데 일부 전력은 많은 화력발전소와 카스피해에 있는 원자로에서 공급되고 있으며 기타 에너지원으로는 가스, 석유, 석탄등이 있다.
이들은 주로 농업과 목축업에 종사하는데 농업으로는 곡물, 목화, 과일, 채소 재배등을 하며 목축업으로는 양, 소, 낙타 등을 친다, 그밖에 철이나 야금술, 중공업, 피혁산업, 목공업, 광산업 연료(기름,가스)추출 및 정제, 어업, 양식업, 석탄산업, 경공업 등에 종사한다. 이들의 생산품으로는 밀, 면, 공예품, 자수품, 카페트 및 건축장 식물 등이 있는데 이들은 집단농장, 공장, 시장을 통한 무역과 암거래 등으로 시중에 유통된다. 교역 상대국으로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우즈벡등이다.
카자흐족의 가족제도는 원래 가부장적 구조였지만 차츰 변하는 추세다. 공산주의 혁명이전의 가부장중심의 가족제도는 가정 그 자체에 권위의 중심을 두고 경제, 사회, 종교의 기능들을 통합시켰다. 소련의 지배하에 들어가면서 그 권위가 가장에서부터 집단농장의 책임자에게로 이동하였으며 이로 인해 전통적인 가정의 붕괴현상이 일어났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종속적인 위치에 놓여진 상태이며, 아이들은 어른을 깊이 존경하도록 교육 받으며 그들의 가족의 규칙에 대체로 순응한다.
카자흐인들은 뛰어난 기수들이어서 기념일이나 오락시에는 말타기와 관련된 게임들이 주종을 이룬다. 을락타티쉬(UlakTartish)는 말위에 타서 염소의 몸통을 낚아채른 게임이고 키즈를라쉬(Kiz Kholash)는 여자가 말에 탄 남자를 쫓아가 승마용 채찍으로 때리는 게임이다. 탄지 알루(Taange alu)는 말을 타고 질주하면서 땅에 떨어진 동전을 집는 게임이다. 겨울스포츠로는 스키와 스케이트가 인기가 높다.
카자흐족의 문화는 유목생활에 뿌리를 깊이 두고있기 때문에 구전에 많은 비중을 두게 된다. 카자흐인들은 그들의 선조로부터 훌륭한 문화적 유산들을 전수 받지 못했지만 시를 즐기며 다양한 문학 활동을 한다. 음악회나 연극공연도 인기이다. 일반적인 공예품으로는 자수 제품들이 있고 나무, 돌, 상아조각과 은, 철제품, 장식용 펠트 제품과 직물, 융단 직조와 건축 장식들이 있다. 카자흐인들은 오랜 전통과 문학작품 그리고 높은 자질을 가진 카자흐 지식층들로 인하여 순수 카자흐문화를 보존하고 있으며 강한 민족 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들중 98%가량이 수니파 이슬람교를 신봉하여 이슬람의 종교관습을 따르긴 하지만 열성적인 신자는 별로 없다. 알마티를 비롯해 카자흐 공화국의 남부와 서부지역에는 이슬람종교의 5대 기둥이 되는 금식, 기도, 믿음, 자선, 순례 등을 하며 특별히 라마단 기간이나 기도중에 금식을 수행하는 회교도들이 많다. 이 지역에 사는 카자흐인들은 결혼이나 장례식(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할례 등도 종교적으로 거행한다. 할례는 이슬람 민족공동체에 소속되는 나이인 7,8세의 소년에게 거행되는데, 이때 철저한 금식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한다. 카자흐인들이 훨씬 많이 살고있는 공화국 북부와 동부지역에서는 전통적인 관습들이 거의 사라져 가고 있다. 대부분의 카자흐인들은 정령신앙과 결합된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그밖의 다른 사람들은 지금도 수피형제단을 따르고 있다, 카자흐인이 절기로 지키는 대표적인 의식으로는 이스마엘을 기념하는 희생제, 라마단기간의 폐회축제, 선지자 탄생 기념제 등이다.
미켈슨
제즈가즈한에서 키질로즈다로 향하는 약 400KM의 푸른 스텝위에 야생하는 낙타들
첫댓글 상세하게 기록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