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도 벌써 1월이 끝났습니다. 1년의 12분의 1이 지나간 것입니다. 세월이 정말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빠르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이 곳은 초겨울에 3cm 정도 내린 눈이 햇볕이 따뜻하면 영하 10도 정도에도 녹는지 두께가 얇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약 2cm 정도 눈이 내리면 또 조금 눈 층이 두꺼워 집니다.
그래서 오는 눈의 량은 적지만 겨울 내내 온 천지가 하얗게 보이게 됩니다.
현재는 밤 기온이 영하 30도 정도에서 오르내리며 금년 들어서 제일 추웠던 날은 영하 37도였습니다만 이 곳 사람들은 금년 겨울이 춥지 않아서 새 해에 좋지 않은 일이 있을까봐서 걱정하고 있습니다.
도심에 중앙난방 공급을 받고 있는 건물들은 실내가 따뜻하지만 난방 공급을 받지 못하는 달동네 사람들은 나무나 석탄으로 자체 난방을 하고 있으나 경제형편이 여의치 못한 집들은 기온이 영하 25도 정도를 넘어야 겨우 불을 지핀답니다.
그것도 양털로 된 천막 “겔”에 사는 사람들은 좀 나은 편이며, 판자 집에 사는 사람들은 불쌍하기 이를 데 없고, 돈벌이래야 쓰레기통을 뒤져서 나오는 폐품을 수집해서 먹고 사니,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처절한 투쟁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금년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제일 어려운 집 8가정을 골라서 가정 당 매달 3만원 정도에 해당하는 연료와 밀가루를 5개월간 공급하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트럭을 빌려서 시장에서 나무, 석탄 그리고 밀가루를 사서 집집마다 운반을 하다보니까 힘이 들고 능률이 오르지 않았는데 금년에는 달동네 교회 목사님들의 협조를 얻어서 대상 가정 선발과, 나눔(구제)사역을 교회를 통하여 하게 되니까 더 잘 할 수가 있었습니다.
작년 연말에는 이 곳의 맹인학교를 찾아가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했습니다. 직원을 합하여 약 100명 정도가 되는데 이들에게 크리스마스와 예수님의 복음을 소개하며 초코파이, 초콜릿, 비스킷, 사탕, 과자, 음료수 등과 건전지를 장착한 중국제 FM 라디오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더니 엄청 좋아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남에게 봉사할 줄을 모르는 현지인 직원들을 데리고 시장에서 이것저것을 구입하고 의사와 간호사 등 병원 직원들을 동원하여 100여개의 선물 봉지를 만드는 가운데 예수님의 사랑을 이들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며칠 후에는 이 맹인 학생들이 하는 음악회에 초대되어 이들을 격려해 주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저의 희망으로는 내년에 혹시라도 안과 진료 팀이 몽골에 오게 되면 그 학교 학생들을 모두 검진을 시켜서 단 한명이라도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몽골의 YMCA에서 지난 3년간 부족하고 무능한 이 사람이 이사장직을 맡아서 있는 동안 발전이 지지부진 했는데 이 번에 제가 존경하는 김 영권 장로님(감리교단, 후레대학 총장)께 그 책임을 이양을 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부지를 구입하여 YMCA 장소를 이전하는 것이나 건축 등 큰 문제를 능히 해 낼 분이시기에 앞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병원이 문을 열 때부터 정부파견 KOICA 젊은 은사들이 계속 들어와서 병원 발전에 큰 역할을 해 주었는데, 양국 간에 의사협정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우리 정부에서 지난해로 이들 파견이 모두 중단되고 이제는 KOICA의 젊은 의사들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자비량 선교사(정형외과) 한 사람과 침례교단 파송 물리 치료사 한 사람 그리고 저와 함께 3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금년 초에 장기 헌신 치과의사이자 목사님(50대)인 내외가 장로교 통합 측 교단 파송 선교사로 들어왔습니다.
교민들의 치과 치료는 물론, 병원내의 치과 발전, 몽골 치과계의 발전과 선교기관으로서의 병원 입지를 강화시키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되어서 무척 기쁩니다.
학사 사역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던 3명의 비 신학교 학생들이 있는데 그 중에 카작 족인 “베레크”라는 남학생은 이 곳에서 전자 공학과 2학년이었는데 토플 590점의 능력이 있는 학생입니다. 이번 새 학기부터 한국의 대전시 문지동 소재 정보통신대학(ICU) 2학년으로 유학을 가게 되어서 항공료를 부담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두 학생은 할하 종족인데 남학생은 “뭉크바타르”라고 하며 이 학생은 현재 3학년인데 대학과정을 마치면 서울의 건국대학 대학원 과정으로 유학을 하게 되어있습니다. 여학생은 “벌러르”라고 하며 대학원에서 무역학과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그들이 다니는 교회에 가서 수요예배시간에 말씀을 전하며 꿈을 심어주는 기회가 있었는데 약 40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이 여학생이 통역을 해 주었고 분위기는 모두 뜨거웠습니다.
저희가 돕는 나머지 한 학생은 신학생입니다. 학생의 신분으로 교회를 개척하여 섬기고 있는데, 이 신학생 내외가 영어능력이 뛰어나게 좋습니다. 이 학생도 장래가 크게 기대되는 몽골의 젊은 기둥입니다. 이 학생이 교우들과 함께 건축한 그 교회의 문짝이 없어서 얇은 천으로 가리고 지내고 있어서 문짝을 하나 달아 주었습니다.
1주일 전에는 우리 병원의 의사 2명(초음파 담당과 호흡기 내과)이 연수 교육 차 서울 연세의료원으로 갔습니다. 이 번에는 겨우 1달 여 밖에 연수를 받을 수 없지만 한국에서 이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오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2월에는 포항의 한동대학교 부속 선린병원의 도움으로 2~3명의 직원들이 연수교육을 받게 되어서 준비 중에 있습니다.
새로 임명 된 이 나라 보건부 장관은 지난번에는 국회의 보건 분과 위원장이었던 사람으로 그의 딸아이의 치료를 저에게 의뢰할 정도로 신뢰를 해 주는 사람입니다. 며칠 전에 회동을 가진바 있었는데, 우호적으로 우리에게 협조하겠다고 약속해 주었으나 그 사람은 의사가 아니라 실무 면에서는 그리 큰 기대를 할 수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이어서 2월 초에는 의사인 보건부 차관을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있습니다. 이 사람은 일본에서 5년간이나 유학을 하고 온 사람이라는군요. 이 사람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대화 가운데 좋은 결과가 있기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최선의 길로 인도하신 여러 분과 저희의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제일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을 확신합니다.
그리고 2월 하순이나 3월경에 저희 부부는 LA에 생존해 계신 장인어른(93세)을 뵙고 가족들을 방문 차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한국을 다녀오려 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기도 제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한국과 몽골 간에 의사협정이 체결 되도록.
* 내과, 일반외과를 비롯한 장기 헌신 젊은 의사들을 보내주소서.
* 병원 직원들을 포함한 몽골의 젊은이들이 하나님을 만나게 하옵소서.
* 병원 별관을 꼭 지어서 병원으로서 부적합하다는 지적을 더 이상 받지 않게 하소서.
* 죽도록 충성하게 능력 주시고 인도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