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지만 송전탑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밀양은 '잔인한 4월'을 맞을 처지에 놓였다.
밀양 송전탑 공사가 움막을 지어놓고 농성을 하는 주민 저항이 큰 곳만 남겨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4월에 남은 송전탑 공사를 모두 시작할 방침이어서 또다시 격렬한 충돌이 벌어질 상황이다.
◇한전 농성장 공사강행 임박 = 한국전력은 신고리~북경남 765㎸ 송전선로 밀양 단장·산외·상동·부북면 구간 52기 송전탑 중 46곳에서 공사를 벌여 이 중 18기 철탑 공사를 마무리했다. 남은 곳은 △단장면 용회마을 101번 △상동면 고답마을 115번 △부북면 평밭마을 127·128·129·131번 등 6곳이다. 이중 주민들이 움막 농성을 하는 곳은 101·115·127·129번 등이다. 주민들은 공사를 막고자 움막에 구덩이를 파놓고 몸을 묶을 쇠사슬도 준비해놓고 있다.
한전은 최근 이들 움막과 마을회관 등에 13~14일까지 자진철거하지 않으면 강제철거를 하겠다는 공고문을 붙였다. 특히 한전은 움막 소유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철거할 때 방해하면 고소 등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지난해 10월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공사를 강행하면 들어가 죽겠다며 127번 현장에 구덩이를 파놓은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한전 밀양특별대책본부 관계자는 "4월 내에 남은 곳의 움막을 철거하고 착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전은 공사강행과 함께 마을별 보상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송전선로 경과지 30개 마을 가운데 상동면 여수·고정·고답·모정마을, 부북면 평밭마을이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
결국 밀양 송전탑 사태는 더 격렬한 충돌로 갈 우려가 커져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잔인한 4월'을 보내야 할 처지다.
한전과 주민 간 법적 대응도 진행 중이다. 주민 22명이 한전을 상대로 낸 공사중지가처분 신청과 한전이 주민 16명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리가 15일 밀양지원에서 열린다. 주민 300명은 정부를 상대로 사업계획변경 취소소송도 냈는데 아직 재판 날짜가 잡히지 않았다.
◇연대 발길 계속 이어져 = 이같이 위급한 상황에서 전국에서 밀양 주민들을 지원하는 연대도 이어지고 있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대책위는 '빈집 프로젝트'와 '한 평 프로젝트' 참가자를 모으고 있다. 빈집 프로젝트는 밀양 주민들 집과 땅을 빌려 함께 농사짓는 사업이다. 또 한 평 프로젝트는 1만 원을 내면 땅 한 평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받는 방식이다.
대책위는 빈집 프로젝트를 단장·상동·부북면 각 1개 마을에 추진 중이며, 한 평 프로젝트에 모두 1000계좌 신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밀양송전탑 경남공동대책위는 6일 단장면 단장리에서 765만 원 약정서 전달식과 농사일 돕기, 봄나물 캐기 행사를 할 계획이다.
또한 농성 움막을 지키는 연대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는 '꽃동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지난 29일 평밭마을 127번 움막에 땅 고르기 작업을 한 데 이어 식목일인 5일 부산시민들과 나무심기 행사를 한다. 이날 저녁 부북면 화악산 입구 농성장에서는 나무심기 행사 참가자와 주민들이 모여 밀양 송전탑 공사중단을 요구하는 141차 촛불행사도 한다.
이에 앞서 기독교인들이 화악산 입구 농성장에서 공사중단을 위한 단식기도회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그리스도연대는 4월 30일까지 40일 동안 릴레이 단식기도회를 할 계획이다.
두 차례 대규모 밀양희망버스를 준비했던 밀양송전탑 전국대책회의도 다급한 상황에서 밀양 주민들을 지원할 방안을 논의 중이다. 대책위와 전국대책회의는 3일 서울 환경재단에서 송전탑 반대활동 제안을 위한 집담회를 연다. 전국대책회의는 12일 밀양에서 대규모 희망콘서트 '밀양의 봄'도 준비 중이다.
전국대책회의 이보아 대변인은 "보라마을 합의 이후 언론을 중심으로 밀양 송전탑 투쟁이 끝나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유포되고 있는데 여전히 밀양은 싸우고 있다. 주민들은 극심한 피로와 한전의 분열공작, 찬성 측 공세를 견뎌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밀양이다'는 뜻으로 밀양 송전탑 투쟁에 함께 해 온 '밀양의 친구들'이 밀양 투쟁을 통해 우리 사회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 끝까지 한전과 합의하지 않고 투쟁하는 주민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밀양 '잔인한 4월' 되나…반대 심한 곳 공사강행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443035 - 경남도민일보
첫댓글 한전, 밀양 송전탑 움막 철거 예고…주민과 충돌 우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04/02/0200000000AKR20140402158300052.HTML?input=1179m
한전, 밀양 송전탑 움막 철거 요구 ... 주민 '절대 사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76107&CMPT_CD=P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