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한국 시낭송사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대한민국 시낭송축제’가 올해 2회를 맞았다. 이번 축제에는 전국 각지의 시낭송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큰 관심을 모았다. 시낭송과 합송, 시조창, 독창, 대금 연주, 무용 등이 다채롭게 진행된 이번 행사의 이색적인 모습을 모아봤다. <편집자>
시와 어우러진 다채로운 공연
○…이번 행사에서는 아름다운 시와 어우러진 다채로운 공연이 선보여 눈길. 중요무형문화재 97호 살풀이춤 이수자인 신미경(신미경예무단장)씨는 액을 푸는 민속무용인 ‘살풀이춤’을 추며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 청주시립국악단 수석단원 박노상씨는 청아하고 맑은 대금 연주 ‘젓대소리’를 들려줘 관객들이 시심에 더욱 흠뻑 빠지게 하기도. 또한 바리톤 최재성(청주예술오페라단 단장)씨가 가을의 정취와 잘 어우러진 ‘들국화’, ‘내 맘의 강물’ 등을 노래했으며 (사)한국시낭송전문가협회 회원인 조경주?김태연씨가 시조창 ‘우조 지름시조’를 하는 특별한 무대를 선사.
전국 각지 시낭송가 기량 뽐내
○…전국 각지의 유명 시낭송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 그야말로 ‘시의 성찬’이 펼쳐지기도. 대전의 김혜숙씨가 도종환 시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서울의 서수옥씨가 문정희 시 ‘어머니의 편지’, 청주의 박태언씨가 이상국 시 ‘아버지 집으로 가고 싶다’를 낭송. 서울에서 온 유현서씨가 황지우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을, 청주의 홍민하씨가 손종호 시 ‘안개’를, 거제에서 온 황유정씨가 이생진 시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대전에서 온 김미애씨가 이근배 시 ‘노래여 노래여’를 들려줘 잔잔한 감동을 선사.
청주의 박종순씨가 마종기 시 ‘우화의 강’을, 원주의 최복순씨가 문정희 시 ‘한계령을 위한 연가’를, 옥천의 박영순씨가 정지용 시 ‘향수’를, 청주의 전미진씨가 김재진 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를 선보이기도. 또한 경기의 이화영씨가 김광균 시 ‘산’, 서울의 홍성례씨가 이기철 시 ‘별까지는 가야한다’, 청주의 우영주씨가 이승하 시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 드리며’, 전주의 박배균씨가 고 은 시 ‘촛불 앞에서’를 들려줬으며 구미에서 온 김차경씨가 서정주 시 ‘석굴암 관세음의 노래’를, 익산에서 온 김애경씨가 도종환 시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를, 청주의 안해경씨가 유영삼 시 ‘못’을, 서울에서 온 이춘우씨가 곽재구 시 ‘사평역에서’를 들려줘 시어의 아름다움을 흠뻑 느끼게 하기도.
탤런트 진운성씨 시낭독 눈길
○…KBS공채 탤런트로 충북연극협회 부회장인 진운성씨가 무대에 올라 도종환 시 ‘다시 부르는 기전사가’를 낭독해 눈길.
드라마 ‘대조영’, ‘불멸의 이순신’ 등에 출연하기도 한 진씨는 “20대 때 감명 깊게 읽었던 도종환 시인의 시를 낭독하려고 한다”며 “연극 공연을 하라고 하면 긴장이 안 되는데 시 낭독을 하려니 무척 떨린다. 부족함이 있더라도 이해하고 들어 달라”고 당부.
진씨는 청주 출신인 도종환 시인의 시를 마치 연극 공연을 하듯 낭독해 소공연장의 무대가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시낭송, 영화보다 감동
○…시낭송축제를 처음 관람했다는 박모(54?청주시 봉명동)씨는 한편의 시 낭송이 영화보다 더 감동스러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박씨는 “평소 영화관에서도 조는 버릇이 있어 시 낭송 도중 졸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시 낭송가들의 낭송을 듣다보니 어느새 행사가 끝났다”며 “낭송가들이 낭송하는 시를 듣다보니 내 자신이 시에 흠뻑 빠져드는 것을 느낄 만큼 감동이 전해지는 것을 보고 좋은 영화 한편 보는 것보다 감동이 오래갈 것 같다”고 극찬.
그는 또 “이 가을이 가기전 나에게 어울리는 시 한편정도 외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노래대신 시를 낭송해 보는 것이 목표”라고 웃음.
‘시낭송 콘서트’ 펼치는 박배균씨도 무대 올라
○…‘시낭송 콘서트’로 전국 순회공연을 하는 박배균 시낭송가가 턱시도를 멋들어지게 차려입고 등장해 눈길.
박씨는 “박력과 배려가 균형 잡힌 시 낭송인이 되고 싶다”고 자신의 이름을 딴 삼행시를 들려주며 시낭송가로서의 포부를 피력.
그는 “시낭송도 노래하는 것처럼 누구든지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내년 시낭송 축제에서는 노래보다 더 즐거운 시낭송을 선보이겠다”며 밝은 웃음.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