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올드카 복원하기 - Part 2
모든 부품이 가능하다고 하면, 이젠 주문을 해야지요.
위에서 섀시 번호를 통해 차종을 구별하는동안 함께 해야 할 일이
부품 쇼핑몰들을 인터넷 익스플로러 즐겨찾기에 꼬박꼬박 저장해두는 겁니다.
그러다보면 부품상들 사이의 값이나, 배송, 신뢰도 등을 자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그 차와 관련된 해외의 잡지(교보문고 잡지 코너 등)를 몇 권 구입하거나
정기구독을 하는 것도 상당히 좋습니다. 광고에 대부분 웹사이트 주소를 올려두거든요.
게다가 구형 모델을 전문으로 하는 잡지라면,
트러블 슈팅이나 일반 정비, 복원 등에 대한 팁 등도 자주 실립니다.
정말로 도움이 되지요. 전 랜드로버 잡지 2년째 구독중입니다.
내년부터는 우수회원이라고 할인도 듬뿍 해준답니다. ㅡㅡ;
요즘 아무리 인터넷이 좋아졌다고 해도,
유럽 쪽 몇몇은 신용카드 결재가 안되는 넘들이 있습니다. ㅡㅡ;;;; 그넘들도 탈세를 하는지.. 쩝..
그런 경우 계좌번호를 받아서 현금으로 이체를 합니다.
현금 이체의 경우, 국내 은행에서 환전 수수료와 취급수수료를 받습니다.
또 받는 쪽에서도 일정금액의 수수료를 떼고 주기 때문에
실제로 받는 금액은 줄어듭니다. 이걸 계산해서 잘 보내야 하죠.
돈을 받았는지 메일로 다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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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나면 운송회사에서 현지 사무실이 그 부품상에 연락을 하고,
지네들끼리 어쩌구저쩌구 한 다음에 국내에 들어오게 됩니다.
물론 국내에 들어오기 이틀 전 쯤에 연락을 받습니다.
관세사를 통해 세금 및 운임 계산을 해 놓고 돈을 얼마 보내라는 전화지요. ㅡㅡ;
파츠 셀러가 보낸 바우처의 금액을 그 날의 달러로 환산해 다시 우리 돈으로 계산하고,
거기에 운임을 더한 값에 자동차부품 관세 8%가 매겨집니다.
물론 부품값, 운임, 관세를 더한 값에 다시 10% 부가세가 들어가지요. 젠장.. ㅡㅡ;;;;
그렇게 돈 다 보내고나면,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 화물청사에서 찾아가라고 합니다.
국내에서의 배달료는 또 별도로 들어갑니다. 돈돈돈돈돈돈...
부품을 받았다면?
아까 도망간 정비사분을 모셔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복원의 나날을 보내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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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중에 가장 힘든 것이 전기 쪽 문제인데요.
한두 군데가 문제라면 그 배선만 새로 연결하는 것으로 해결됩니다.
하지만 대시보드를 모두 분해하고, 커넥터라는 커넥터는 모두 뺐는데도
계속 퓨즈가 끊어지는 상황이라면... 정말 암울해집니다.
헤드라이트가 나간 상태로,
한손으로는 랜턴을 비추며 지방 국도를 달린다고 생각해 보십쇼. ㅡㅡ;;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체 배선을 모두 교환하는 것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사이트는 www.autosparks.co.uk 입니다.
이곳에 섀시넘버와 기본형 이외의 옵션 파츠(fog lamp, rear washer 등)를 알려주면,
그에 딱 맞는 길이의 배선을 컬러와 배선용량까지 맞춰 새로(!) 만들어서 보내줍니다.
비용은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제 시리즈 랜드로버의 경우 Lucas 퓨즈박스와 몇가지 전기 시스템 개조옵션을 포함해 40만원 안팎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기존의 배선을 들어내고, 그대로 연결만 하면 됩니다.
위에 적은 대로 엔진이 완벽한 순정이 아니라면,
이렇게 배선을 시킬 때 확실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부품상에 엔진번호를 알려주면 대체로 어떤 엔진인지 구분을 해서 알려줍니다.
제 경우에는, 국내에서 도저히 자료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ㅡㅡ;
결국 제 차의 사진을 자세하게 찍어서 영국의 랜드로버 시리즈2 클럽의 게시판에 올렸고,
그곳의 메카니컬 담당이 뭐가 어떻게 개조된 거니까 이거저거를 이렇게 시키면 된다고
A4 5장 분량의 이메일을 보내주었습니다. 그 사람 아니었으면 차 복원 못했습니다. --;
국내에 전문가가 있다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다면 저처럼 해외의 클럽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제일 확실합니다.
해외 클럽 사람들...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신기하겠죠.. 한국이란 나라에서 자기네하고 똑같은 차를 타는 인간이 있다니.. ^^;
정말 반갑게 맞아주고, 부담스러울 정도로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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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제 생각입니다만.
그 2세대 골프의 경우에...
법적인 문제가 간단하게 해결된다는 전제하에,
최소한 1천500만원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차체의 전체 판금 도색에만 500만 원은 잡아야 합니다.
시트의 경우 프레임이 살아 있다면 커버링을 다시 할 수 있습니다.
내장재 컬러에 맞춘다면 150만 원 정도에 천장까지 새로 씌울 수 있습니다.
부품값으로 운송비를 포함해 최소한 600만 원 정도는 들어갑니다.
엔진의 보링과 기타 작업 공임이 250입니다.
작죠? 그러니 돈은 더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ㅡㅡ;;;
복원을 생각하실 때..
그 차를 자신이 좋아하는 양만큼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은,
정말로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 1~2년 동안 그 차에만 매달려
차에만 2천만 원 이상의 돈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조금 더 냉정하게 생각해
복원했을 때의 '비용에 따른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만약 위의 골프가 500만원 이하로 고칠 수 있다면, 저라도 당장 사러 가겠습니다.
1천만원 안팎이라면, 그 차를 정말로 좋아하는 매니아라면
꼭 한번은 해볼만한 수업료 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정도라면 국내에서 re-sale value가 1천만 원은 될 수 있거든요.
하지만 1천500만원을 넘어선다면... 현실성이 너무 떨어집니다.
그 정성이면 미국이나 유럽에서
그럭저럭 괜찮은 중고차를 200만 원이하로 구입하고,
그걸 국내에 들여와 300만 원 정도를 들여 인증을 받은 후에,
300만 원 정도를 들여 외관과 중요한 부위를 수리한다면,
완벽하게 복원된 차를 절반의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훨씬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거의 제 전공이 되다시피한 복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많이 흥분했습니다. ㅡㅡ;;
제가 쓴 글은,
복원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간단하게 알 수 있는 드러난 문제점들일 뿐입니다.
차 바닥 매트를 들어올렸더니 차 아래로 지나가는 물이 보인다면.. ㅡㅡ;
수도 없이 많은 문제점들이 생깁니다.
외관상 고장난 부분을 고치려고 뜯었더니, 실제로는 안쪽에 더 큰 문제가 있어서 부품을 새로 주문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엔진의 경우, 오버홀용 부품+공임이 200만원 이상이면
해외에서 보링이 끝난 하프 블럭+헤드를 구입하는 편이 더 나을수도 있습니다.
이런 고민과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제일 필요합니다.
올드카의 복원은, 다른 일을 하지 않고 그 일에만 매달린다고 했을 때,
국내에서 할 경우 정보의 수집에만 최소 1개월, 부품준비와 주문 등에 2개월, 직접 수리에 3개월 이상이 소요됩니다.
결국 최소한 6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 한다면? 끝이 없습니다.
시간만 나면 손에 기름 때 묻히기를 좋아하는 저입니다만..
시리즈랜드로버를 완벽히 완성시키는데 3년이 걸릴 듯 싶습니다.
이달에 도색을 마치고, 다음달에 전기 쪽을 손 보고, 그 다음달에 내장재를 고치면 되거든요.
말은 무척 쉽습니다. ㅡㅡ;;;;
물론 마눌의 반대와 눈총, 아파트 주차장 관리인 아저씨의 눈총 등등은
그냥 곁다리로 흘려보내는 대범함도 필요합니다. ㅡㅡ;;;;
내용을 몇가지 추가했습니다. ^^;; 아주 신이 났네요. 어이구.. ^^;;;;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