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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케이마운틴
부산경남산사람들 카페
조은산님의 자료를 옮겨왔습니다....
호미지맥 3구간
2006.0005.021 (일)
산길 : 사일고개~원고개~토함산~추령..........21.1km (GPS 25.9km)
사람 : 이흥섭, 조은산
시간 : 07:35~16:55 (9시간 20분)
(시간표)
07:35 사일고개 출발
07:53 ×330
08:36 △242
09:05 지초마을
09:54 △193.5
11:00 원고개
12:14 감산사 입구
13:20 토함산목장
14:32 석굴암 주차장
15:00 토함산
16:55 추령
사일고개~(7.8)~원고개~(5.4)~토함산목장~(4.3)~석굴암주차장~(1.2)~토함산~(2.4)~추령 (21.1km)
[.........03:25.........∥......01:50......∥.........01:10......∥............00:30.....∥....02:00......] (08:55)
이번 구간중 제내리(堤內里)고개부터 원고개 구간은 재답사를 해야 할 구간이다. 맥(마루금)이 없을 수는 없다. 형산강과 태화강이 따로 존재하는 한, 두 물줄기를 가르는 마루금은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낙남정맥 가화강은 인위적으로 물길을 넘긴 경우지만, 변형 되기전 원래의 마루금을 눈으로나마 읽을 수가 있다. 또한 가화강은 상시 흐르는 강이 아니다. 진양호의 범람과 홍수조절용, 또는 농업용수 공급 등으로 필요시 수문을 열 때만 물이 흐른다. 그러므로 물길(다리)을 건너긴 하지만 눈으로나마 마루금을 확인할 수가 있는데, 제내리 논밭은 어디쯤이 마루금인지 판단조차 못했다. 성질 같아서는 진행도 걷어치우고 물길을 확인해 보고 가자는 말도 나왔지만, 뒤로 미루고 3구간을 마쳤다.
마을 이름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堤內里는 글자 그대로 풀면 ‘방죽의 안쪽마을’ 이란 뜻인데 어느 둑(방죽)을 말하는지 마을 이장부터 만나봐야겠다. 사면으로 우회 또는 질러가며 봉우리를 생략하고 임도따라 진행도 하지만, 알고는 가지만, 어디가 어딘지 모르고서야 갈 수 없는 나름대로의 원칙(!)이랄까. 막연한 후일이 아니라 조만간 일부러 시간 만들어 다시 가보기로 한다.
오늘도 2구간과 마찬가지로 흥섭형님이 차량운전에, 표지기까지 맡는다. 사일고개 고개마루 찻집앞 갓길에 바짝 붙여놓고 3구간을 시작한다.
07:35 사일고개 출발 (230m)
경주 내남면과 외동읍을 연결하는 2차선 아스팔트도로다. 차량파손이 신경 쓰이면 흥부주유소 마당에 주차해도 될만하다만 기름이라도 팔아줘야 안되겠나.
구름이 살짝 걷히며 해가 나오는 분위기다. 들머리 올라서면 길은 뚜렷하게 열린다. 초록빛 세상으로 든다. 상쾌한 기분도 잠시, 거미줄이 얼굴을 감싼다. 나뭇가지 하나 꺾어 앞에 세워들고 진행한다.
07:47 330봉 직전봉
뚜렷한 등로따라 왼쪽으로 지나치다가 방향을 수정하고 우측으로 올라가니 봉우린데 330봉 직전 봉이다. 봉우리에서 우측으로 틀어진다. 잠깐 내렸다가 다시 오르는데 암릉사이로 요리조리 빠져 나온다. 건너편 330봉 중간에 튀어나온 암릉이 특이하다. 왼쪽 건너편에 제법 듬직하게 보이는 봉우리는 마석산~금오산 능선이다.
07:50 ×330
전망바위를 거쳐 오르면 커다란 바위가 차지한 330봉이다. 연이어 비슷한 높이의 봉우리가 나오는데 첫봉이 330봉이 되겠다. 두 번째 봉에는 커다란 바위로 둘러싼 묘가 한기 있다. 바위 위로 올라서면 사방으로 조망이 되는데 먼 조망은 흐릿하다. 건너편 △242봉을 지나 철탑 전선이 이어지고 발 아래에는 엄청 큰 규모의 공장지붕이 보인다. 내림길에 주물러놓은 반죽처럼 생긴 바위를 본다.
56번철탑 지난 내리막길에 오른쪽 아래 큰 규모의 공장에서 철판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고도 160m까지 내려서면 월성최공이 있는데, △242봉이 위로 쳐다보인다. 다시 아래쪽에 망주석을 세운 월성이씨 앞을 지나면 아스팔트 도로에 내려선다.
08:12 제내리 고개 (140m)
좌측이 제내리라 마을 이름을 갖다 붙인다. 차선 구분없는 아스팔트길이다. 지형도상 ‘현대레미콘’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고개 왼쪽에 ‘청경레미콘, 청경그린산업’이 보인다. 우측 아래로는 공장지대다.
후에 얻은 결론이지만, 이 고개부터 △242봉은 지맥 마루금이 아닐지도 모른다. ×330에서 내려서면서 북서쪽 능선을 타야 하는게 아닐까...? 최중교님 산행기를 보면 왼쪽 레미콘 공장으로 내려갔다가 물줄기를 보고 도로 고개로 원위치 했다는데, 레미콘 공장 일대에서는 물줄기가 서쪽이다가 잠시 후 북으로, 그리고 제내리 마을 앞으로 동남쪽으로, 태화강으로 가는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나중에 확인할 부분이다)
건너편 오름길로 들어 10분 후 철탑을 지나고, 다시 5분 후 전망바위에 올라선다. 치술령까지 아련하고 동쪽으로 이어지는 삼태지맥을 따라가면 방송시설이 있는 울산 무룡산이 보인다.
08:36 △242봉 (울산404, 지적)
아래 전망바위에서 보이던 튀어나온 바위 뒤로 돌아 오르면 242봉인데 운동기구와 삼각점이 두개나 있다. 이제 북동쪽으로 펼쳐지는 논길을 보며 마루금을 가늠해 보는데 쉽지가 않다. 25000 지형도에서도 마루금을 미쳐 못긋고 온 터다. 건너편 나지막한 능선으로 건너가기가 만만찮다. 마루금파에 있어 잡목덤불보다 더 무서운(?) 물길을 어떻게 피하느냐가 관건이라.
조망은 사방 막힘이 없다. 10분간 마루금 탐색을 해보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부닥쳐 보자며 내려서는데, 길이 없어 우왕좌왕하다가, 삼각점 옆 서쪽으로 난 길을 찾았다. △242봉에서는 올라선 자세에서 삼각점 왼쪽으로 내려선다. 내려서면서도 수시로 조망이 되므로 재삼재사 마루금 확인을 해본다
08:57 밭지대
우측으로 밭이다. 밭 갓길따라 내려오면 빨간 벽돌집을 지나 마을길 시멘트길로 내려선다. 정면 건너편 밭둑위로 능선이 이어지는데 확실치가 않다. 우측 건너편 능선이 좀더 세보인다. 하나씩 나누어 진행해 보기로 하고 나는 직진, 형님은 우측 능선을 타기로 하고 갈라진다.
09:02 ×104봉
참깨 밭으로 오르면 밭 뒤로 김해김공 묘가 다섯기, 뒤쪽 숲으로 들어가면 봉분이 엄청 큰 일선김공이 나온다. 여기가 104봉이다. 뒤로 넘어가면 칡밭이다. 칡넝쿨을 타 넘으며 끝까지 나가면 마을방송용 스피커 타워가 있다.
우측으로 돌아 내려간다. 찔레꽃이 만발했다. 냄새가 달콤하다. 염소우리 옆으로 내려서면 지초마을 시멘트길이다. 풀섶을 헤치느라 잠시만에 바지 아랫도리가 다 젖었다. 어제 버린 신발이 채 마르기도 전에 다시 물을 적신다.
09:05 지초마을길
마을길을 따르면 Y자로 갈라진다. 우측을 택해 마을을 빠져 나온다. 길 양쪽 다 논이다. 오른쪽 논물이 왼쪽 논으로 흘러든다. 그렇다면 ×104봉 능선은 지맥이 아니다. 당연히 우측으로 붙어야 된다 싶어, 논을 가로질러 건너쪽 형님 진행방향 쪽으로 건너간다. (이 논물은 북쪽으로 흐르지만, 형산강으로 가는건 아니다. 제내리 마을 앞에서 모여 동쪽 태화강으로 가는걸로 짐작된다)
09:15 (주)에스텔 앞길 합류
우측 능선에서 내려온 형님과 만나는데 (주)에스텔 정문 앞이다. 형님은 마을 원주민에 지맥길 탐문(?)까지 하고 오신 터란다.
09:18 마을앞 삼거리
2분가량 마을길 따라 나오면 아스팔트길과 만나는 삼거리다. 도로 건너편으로 개울이 흐른다. 북에서 남으로 흐른다. 그렇다면 이 물은 태화강으로 가는 물이고, 분수령은 어딘가.... 북쪽이라는 말씀이다.
09:23 제내1리 입구 삼거리 (85m)
도로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니 ‘제내1리 입구’ 삼거리다. 동쪽 (△193.5) 능선으로 붙으려면 다리를 건너야 한다. 다리 아래 흐르는 물이 만만찮다. 역시 남쪽으로 흐른다. 이 물길은 인위적으로 개설한 농로로 보기에는 너무 크다. 분명 자연적인 물길이다. 그렇다면 분수령은 여기보다 더 위쪽 북토리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되는거 아닌가...?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망설이는 형님, 그대로 진행하기보다, 물길확인을 해보자는 얘기도 해보지만, 일단은 뒤로 미루기로 하고 진행을 계속한다. 잠깐 딜다보고 확인될 일이 라면 모르지만 오늘 이거 해결다가는 이번구간은 여기서 접어야 될 판이다.
(가시덤불보다 더 무서운 물길이 가로막는다)
돌표석 앞에 교복입은 여학생이 지도를 펴놓고 떠들어 대며 둘이서 노는(?) 짓거리를 이상한 듯이 바라보다가 제내리 마을에서 나오는 경주행 버스를 타고 간다.
09:32 도랑을 건너다
아래로 도도히(?) 흐르는 물길을 보며 다리를 건너간다. 이거야 원, 가시밭길은 억지로라도 뚫고 가면 되지만, 가시밭길보다 더 무서운게 물길 아닌가 말이다. 비온 후라 그런지, 제내리쪽 논에서 흘러나온 황토물이 제법 물살을 만들며 다리아래를 흐른다. 다리를 건너면 좌측으로 [순지낚시터]를 가리키는 팻말이 있고, 우측 한성목재 옆길로 해서 산길로 든다. 여기 들머리에도 몇몇 리본이 달려있긴 하지만 지금 판단으로는 여기는 지맥길이 아니다.
09:50 전망바위
×165봉을 지나고, 집체만한 바위덩거리가 포개져 있다. 바위 아래는 비박터로도 충분한 공간이 있고, 뒤로 돌면 위로 오르는 로프가 메어져 있다. 바위위로 올라서니 아래쪽에서는 안보이던 반반한 터가 나온다. 여나믄 명은 충분히 앉아 놀만한 터다.
09:54 △193.5봉
망루형 산불초소와 묘가 있는데 이리저리 찾아봐도 삼각점은 보이지 않는다. 산불초소 왼쪽 내리막으로 내려간다. 널찍한 길이다.
10:05 장구맹이 안부
순지리에서 죽동리로 넘어 고갯길. 현대레미콘이 있는 제내리 고개에서부터 여기까지가 재답사 구간이 된다. “잃어버린 마루금 구간”인 셈이다. 196봉을 향한 길은 마을뒷산이고 묘가 있어 그런지 널찍하게 닦여있어 마라톤도 할만하다.
10:13 옥산장공과 위쪽에 좀더 큰 나주정씨묘가 있는 일대는 산불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우측 절에서 틀어논 불경소리가 들린다. 옥산장공(170m)에서 우측으로 틀어야했다. 좌측으로 한참을 가다가 되돌린다. 산불흔적으로 산길이 어지럽다.
10:32 ×196봉
빠꾸 오라이를 하다보니 어느게 ×196봉인지 헷갈린다. 봉우리를 지나고 왼쪽으로 틀어지고, 25000지형도가 입실에서 불국으로 바뀐다. 영지가 지도상 좌측인데 중간에 능선이 하나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우측 7번국도 차소리가 요란하다.
영지(影池)
아사달과 아사녀의 슬픈 사랑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영지는 경주 불국사에서 울산으로 가는 길을 따라 약 2km쯤 지난 곳에 사랑의 못을 박고 있다.
때는 삼국시대.
백제인 석공 아사달은 신라에 초빙되어 불국사 다보탑(多寶塔)을 완성하고, 석가탑(釋迦塔)을 만드는데 여념이 없었다. 신라로 떠난 아사달이 오랜 기간 돌아오지 않자 아사달의 아내 아사녀는 사랑하는 낭군을 만나기 위해 서라벌 불국사로 찾아온다.
하지만 불국사의 주지는 너무나 아리따운 아사녀를 보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금 낭군님께서는 심혈을 기울여 불후의 명탑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인께서 지금 낭군님을 만나시면 그 정성이 부인께로 기울어져서 탑을 완성할 수가 없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부디 탑이 완성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주시지요"
주지의 간곡한 부탁에 아사녀도 어쩌지 못한다. 아사녀는 할 수 없이 석가탑이 완성될 때까지 영지 못가에서 기다린다. 주지의 말씀이 석가탑이 완성되면 그 그림자가 이 못에 비칠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이제나저제나 낭군을 지척에 두고도 만나지 못하는 아사녀는 아사달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만 뜨면 영지만 들여다보았다.
그런 어느 날 저녁, 서라벌 하늘에 휘영청 떠오른 달이 영지를 환하게 비추었다. 그때, 영지 속에 기기묘묘한 흰 탑이 하나 비쳤다. 아사녀는 그 탑을 보자마자 마치 낭군님을 만난 듯이 기뻐하다가 그만 영지 속으로 뛰어들고 말았다. 말 그대로 그리움에 지쳐 허상을 보고 만 것이었던 것이었다
얼마 뒤, 석가탑을 완성한 아사달은 그의 아름다운 아내 아사녀가 와서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듣고 바람처럼 달려온다. 하지만 이를 어이할꼬. 그토록 그리운 아내는 영지 속에 주검이 되어 누워 있었다. 아사달은 미친 듯이 아사녀를 부르며 영지 속으로 뛰어들었다.
"아사녀! 나가 예술에 미쳐 고마 당신을 잊어부렀서라~, 나가 인자부터는 예술이고 생명이고 다 버리불고 영원히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지라. 오, 마이다링, 아사녀!"
이토록 애달픈 아사달과 아사녀의 목숨을 건 사랑이 촐싹거리고 있는 곳이 그림자 못이라 불리는 영지다. 그래서 지금도 서로 가슴 조이도록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림자 못을 자주 찾는다. 이곳, 그림자 못에서 서로 손에 손을 맞잡고 정답게 돌면 영원히 헤어지는 일이 없다라는 그 전설을 믿으면서... (펀글)
하얀 진도개 한 마리를 앞세운 부부가 마주온다. 인근에 사는 사람들로 가볍게 산보하는 모습이다만, 늘 내가 바라던 그 모습이다. 나는 언제쯤 저런 강세이 한 마리 데불고 산에 댕겨보나...!
능선길은 생각보다 길다. 차소리가 가까워 금방이라도 내려설 듯 하더만 길은 자꾸만 늘어난다.
11:00 원고개 (115m)
동해남부선 기찻길과 나란히 붙은 4차선도로, 울산에서 경주로 이어지는 7번국도다. 신호등 달린 횡단보도를 건너면 [충효마을 괘릉동] 돌표석과 우측으로 전주기사식당, 할매곰탕, 칼국수, 밀면... 다양한 메뉴의 식당이 여럿있다.
사계절밀면집 (~11:30)
미리 알고, 점심 준비를 안했다. 4000원짜리 밀면 한그릇씩 비우고, 커피까지 한잔하고 일어선다. 시내버스가 수시로 다닐뿐 아니라, 교통이 좋아 구간을 끊기 좋은 고개다. 미호리에서 출발하면 사일고개에서 끊을 일이 아니라 가능하면 원고개까지 진행하는게 좋겠다. 마루금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면 충분한 거리다.
11:30 원고개 출발
[청심사슴목장] 간판이 가리키는대로, 괘릉동 마을길 따라 간다. 이 역시 마루금은 좌측 산길이 맞겠지만, 마을 영역 내라, 남의집 울타리를 기웃거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금새 길로 내려서게 되고 마을길이 마루금이기도 하다. 아스팔트 깔린 마을길을 따르면 정면으로 토함산이 펼쳐진다. 담쟁이덩굴이 외벽을 둘러싼 2층집 앞을 지나 10여분만에 괘릉동 마을회관을 지난다.
괘릉(掛陵)은 임금의 묫자리를 파니 물이 솟아나, 관을 걸었다고 걸掛자를 쓴단다.
신라 원성왕(785~796)의 능으로 추정되는 이 왕릉은 본래 이곳에 있던 작은 연못에 왕의 유해를 수면상에 걸어 안장했다는 속설에 따라 괘릉이라 불린다.
11:43 괘릉동 마을회관
집집마다 담벼락에 야생화를 이쁘게 심어놨다. 개량종이어서 엄밀하게 야생화라 할 수는 없겠지만, 담벼락을 따라 이어지는 꽃길은 지나는 길손으로 하여금 호감을 가지게 한다. 아스팔트길 사거리에서 사슴목장 간판 화살표대로 직진하면, 마을길 좌우측으로 갈라지는 물길을 눈으로 확인을 할 수가 있다.
[사슴목장 200m, 왼편 개울따라 오세요] 팻말 앞에서 마을길은 왼쪽으로 90도 휘어진다. 여기서 좌측으로 틀자말자 우측에 보이는 축사(소) 앞으로 우회전하고, 산쪽으로 보이는 그럴싸한 건물 뒤편 사리밭등으로 향해야 하는 장면이데... 좋은길따라 직진하다보니 사슴목장까지 가게된다.
11:52 사슴목장
철조망 우리 안쪽에 여러마리의 사슴이 있다. 녹용을 머리에 이고 있는 넘도 있고, 다 짤리고 헐빈한 머리를 갖고 있는 넘도 있다. 목장 직원인듯한 여성동무 하나가 웃으며 반긴다마는, 우리는 피묵으로 온사람 아녀~
사슴목장 뒤로 들어가니 뭔가 좀 이상하다. 논길을 내려오는 동네 아줌니께, 사리밭등이 어디냐 물으니 오른쪽 둔덕을 가리킨다. 이런... 어긋났구나~! 논둑을 가로질러 우측으로 붙는다. 아래로 보이는 축사 앞으로해서 논둑으로 올랐어야 되는구나...
막 모내기를 한 참인지 어린모가, 몇가닥 남지 않는 누구 머리처럼 듬성듬성하다.(^^~). 논 위쪽은 수염난 푸른 곡식이 출렁거리는데 형님이, ‘이거는 밀이고, 저거는 보리’란다. 보리하고 밀하고 마구잡이 섞어 심기도 하는지... 내사 도시촌놈(?)이라 알 수가 없다.
보리밭둑을 내려서면 다시 마을길이다. 바로 위 태극기 휘날리는 빨간벽돌집 앞으로 해서 감산사 가는 길이다. 감산사 뒤쪽으로 새로 공사중인 듯한 거대한 둑이 보인다.
12:14 감산사 입구 (183m)
감산사 입구 돌표석에서 우측 산으로 붙는다. 수레길로 들고 곧이어 좌측 능선길로 오른다. 여기서 토함산으로 오르기도 하는지 길이 뚜렷하다. 왼쪽 아래로 아까 보았던 저수지둑 안쪽이 보인다. 아직 물은 담기지 않았지만 넓이가 엄청 크다. 물이 다 차면 또 하나의 맹물(?)이 될랑가 우짤랑가... 물론 지형도에 표기도 없다.
한참동안 급비탈로 고도를 높힌다. 산딸기가 열매를 맺고 있는데 아직 따먹기는 이르다. 은난초, 산괴불주머니... 눈으로 훑고 ‘홀딱벗고~’는 귀로 담으며 볼록봉에 올라 숨 한번 돌린다. 미끄러지면 절딴 날만한 아주 좁은 날등도 지나며 오름을 계속한다.
남쪽으로 트인곳에 전선으로 울타리를 둘러친 묘를 지나고 동쪽 능선에 목장그림이 보이더니 이어 능선길 토함산목장 도로위에 서게 된다. 좌측이 호미 우측이 삼태다. 삼태기에 호미하나 담고 밭 갈러 가는 길인가~.
13:20 삼태지맥 갈림길 (토함산목장)
삼태지맥 한답시고 여기를 지난지가 한달여 전이다. 그때는 분기점을 정확히 알지도 못하고 짐작으로만 여기서 시작했는데, 오늘 호미길 따라 올라오고 보니 딱 여기가 분기점이다. 목장 그림은 그대로이고, 소들은 안보인다. 구름이 온 하늘을 덮고 있다. 해가 안나와 오히려 다행이다.
(토함산 목장)
시멘트길을 따라 나오면 솔밭가든 앞에서 불국사에서 감포로 넘어가는 아스팔트 도로를 만난다. 나는 당연히 ‘도로행~!’ 하는데 형님은 수시로 산길을 주시하고, 틈만나면(!) 오른다. 엄한 시애미를 만난 셈이라. 한 두 번은 겨우 말렸는데 도무지 통하지를 않는다.
13:46 생활선원 해인정사
산으로 올랐다 도로로 떨어지니 해인정사 내려가는 길. 간판이 있다. 산길로 붙어봐야 금새 다시 내려온다. 마루금과 도로가 거의 함께 가지만, 토함산 목장에서 석굴암까지 4km 정도 되므로, 아스팔트만 따르는게 오히려 피곤할 수도 있겠다. 두어곳의 산길은 오히려 올라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들만한 교관님을 만난게 다행이라 여겨야지~.
13:55 불국사 갈림길 (454m)
우측에 정자(관흥정)가 있는 삼거리다. 좌측이 불국사에서 올라 온 길이고, 직진이 석굴암이다. 석굴암 길로 들자말자 좌측에 산길이 보인다. 형님은 당연히 올라붙는다. 따라 오든 말든 알아서 해라는 투다. 따라 오르고 보니 잘 올랐다. 찻길과 제법 벌어지고 날등도 지나며 한참동안 간다. 인도가 따로 없는 도로라 위험하기도 하고 차 꽁무니에서 뿜어내는 가스를 피할 수도 있다.
까딱했으면 밟을 뻔 했다. 쪼깬한 독사 한 마리가 그래도 꼴에 독사라고, 비킬 생각도 않고 꼬랑지를 탈탈 털며 앉아있다. 500정도 봉우리에서 다시 아래로 떨어져 내려오면 시멘트로 보강한 수로를 따라 도로로 내려선다. 도로와 마루금이 만나는 지형도상 동산령이다. 다시 좌측 산길로 오른다.
14:15 동산령 (東山嶺)
토함산을 동악이라 했다하니, 토함산고개쯤 되는 모양이다. 갑자기 안개가 산길을 덮는다. 좁은 날등을 지나며 우측 아래로는 도로가 함께 간다. 다시 도로에 내려서니 갈림길인데 우측은 석굴암 진입로, 좌측은 주차장에서 나오는 길로 각각 일방통행이다. 좌측으로 올라간다.
14:32 토함산주차장 (560m)
자욱한 안개 속에 사람은 많다. 큰 쇠종이 달린 종각(佛國大鐘閣) 옆 계단을 올라서면 석굴암 입구다. 석굴암 일주문이 안개속에 희미하다. 길거리커피 한잔 빼묵고, 왼쪽 매표소 앞으로 들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14:40 산불초소
입산통제소 앞에 [정상 1,380m] 팻말이 있다. 널찍하게 닦인 임도 따라 10분 오르면 [성화채화지50m, 정상730m] 이정표를 지난다. 지독한 안개가 10여m 앞선 형님 모습을 희미하게 한다. 다시 성화채화지 팻말에서 6분만에 추령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10분, 6분은 속도위반(과속)한 경우다.
14:56 추령갈림길 [추령재2.4km 포수우물510m]
‘토함산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여기로 내려온 후 추령으로 가라’ 미리 입력된 정보다. 일단 정상으로 오른다. 널찍한 헬기장을 거쳐 정상으로 간다.
15:00 토함산 (743.5m △불국사24)
호미지맥에서 가장 족보있는 봉우리. 호미곶만 아니었으면 지맥 이름도 토함지맥이 될뻔한 봉우리구마는 도데체 눈에 뵈는게 있어야지... 모 산행기를 보면 ‘동대봉산, 함월산으로 이어져오는 파도처럼 울렁거리는 능선...’ 이라고라고라~? 울렁거리기는커녕, 말짱 꽝이로소이다.
토함산
경상북도 경주시 보덕동·불국동·양북면의 경계에 있는 산. 경주 시역에서 가장 큰 산으로 신라시대에는 동악(東嶽)이라 했고 호국(護國)의 진산(鎭山)으로 신성시되어 왔다. 불국사와 석굴암이 이 산에 있으며 일대가 경주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연료를 보충하고, 왔던길을 피해 어떻게든 뚫어보려 이리저리 탐색을 한다. 발걸음을 되돌려 내려오는데 가급적 능선을 찾다보니 철쭉덤불 속으로 뚫린길로 들어가는데, 올라온 길이 아니다. 리본도 간혹 있어 그당새 누가 뚤벘나...? 한 10분 내려왔을까. 묘 한기, 좌측으로 가리키는 포수우물 팻말이 있다.
15:20 [포수우물 30m]
우측에 뚜렷한 길이 있는데, 뒤쪽 위에서 내려온 길이라 ‘추령갈림길에서 내려온 길이다’로 판단하고, -일반 등로와 합류한 걸로 오판-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길이 있긴한데 아까처럼 선명치 않다. 좌측으로 꺾여지며 급하게 떨어지는데, 형님은 자꾸 태클을 건다. (이 때 말을 들었으면 고생을 덜하는건데)
지형도상 ×478봉에서 좌로 꺾이는데, 현위치는 고도가 650이 된다. 벌써 그까지(478봉) 왔을리도 없고 그러므로 아직 꺾일 위치가 아닌데 우에 꺾이노 말이다... 그래도 앞장선 내 발걸음은 계속 Going다 (어른 말씀 잘들어야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빡빡한 숲에, 안개가 끼어 조망은 전혀 없다. 자꾸 내려가다 이거는 아니다 싶어 브레이크를 잡는다. (우찌 이래 반응이 느리노 말이다. 그라이 맨날 고생이지~) 고도가 430m다. 아무도 안보면 고마 내려가던 발길 계속 하겠구마는, 형님은 가차없다. “원위치~!” 기합소리와 동시에 급비탈을 성큼성큼 올라선다.
430에서 650을, 코가 박히는 까꼬막을 황새 가랑이 쪼차 갈려니 그야말로 돌아가실 지경이다. 오늘 감산사에서 오를 때보다 더 힘이 든다.
15:56 다시 포수우물 원위치
고도는 652m다. 흐미~... [포수우물 30m] 팻말에서 위로 보면 우리가 내려왔던길 좌측으로 바짝붙어 오르는 길이다. 아까 내려서면서, 능선상 추령갈림길에서 내려온 길과 합류했다고 생각했던 길이다. 그 오름길로 (내려온 자세에서 5시방향 역V자) 잠깐 오르면 비로소 추령갈림길이다. 바로 옆에 옳은 길 놔두고 어문 고생을 한 것이다 (막말로 생똥을 쌌다). 첨단장비(GPS) 있으모 머하노? 제대로 볼 줄을 알아야지...
15:58 추령갈림길 [추령재 2.6km 포수우물 180m]
토함산 직전 추령갈림길 팻말에서 내려온 길이다. 이정표에 거리표기가 엉터리다. 위 능선에 이정표는 [추령재 2.4km] 였는데, 여기 아래에 내려선 지점이 더 줄어야 맞는데 0.2km가 더 늘어났다.
형님은 기어코 위로 올라간다. 확인하지 않고는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 모양이라. 포수우물쪽으로 가서 리본을 새로 걸고, 다시 능선 갈림길까지 올라 확인하고 내려온다. 어문길에서 헛질하니라 50분을 날렸다.
정리하면~☆
주차장에서는 임도따라 오른다, 정상 직전에서 우측으로 빠지는 추령갈림길 이정표 확인하고 그대로 정상까지 오르고, 정상에서 되돌아서 나침반 방위각 설정(90도)하고 능선을 타면 철쭉 터널로 길이 이어진다. 머리를 못들만큼 철쭉이 우거졌다. [포수우물 30m]를 만나면 5시방향(역V자) 오르막으로 붙어 잠깐 오르면 [추령갈림길 2.6km] 이정표를 만난다.
16:14 갈림길 출발 (650m)
다시 길을 따라 추령재로 내려간다. 왼쪽으로 돌출한 바위가 있다만 그림의 떡이다. 망할넘의 안개가 조은그림 다 덮는다. 나중에 택시기사님이, 동해바다 습기가 토함산에 딱 걸리뿌기 때문에 토함산은 맑은날이 드물단다. 그런데 다른사람들의 산행기에는 그림만 조터라...
경주최씨에서 왼쪽으로 방향이 바뀐다. 묘 바로 아래 사거리 안부다. 정면 478봉을 보고 오르고 올라선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꺾인다. 정면으로는 길이 없는듯하고 왼쪽으로 리본이 많이 걸려있다. ×478봉은 직전에서 사면으로 질러간다.
16:36 날등에 겨우 뿌리를 걸치고 있는 고목의 뿌리를 밟고 지난다.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
16:41 ×438봉 직전에서 오른쪽 사면으로 간다. ‘홀딱벗고~’는 계속 벗으란다.
16:50 철조망 울타리 둘러친 통신기지국.
우측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로프가 걸려있다. 우측 로프쪽 길로 내려서지 말고 기지국을 직진해 넘으면 백년찻집 마당으로 떨어지겠다.
16:55 추령 (305m)
경주에서 감포로 가는 4번 국도인데, 터널이 뚫리면서 옛 고개가 되버렸다. 백년찻집이 있어 찻집에 분위기 잡으러 올라오는 차들이 꽤 있다. 은은하게 퍼지는 음악소리를 들으며 청사초롱 걸린 고풍스런 건물의 ‘백년찻집’ 옆을 돌아 도로로 나온다. 애북 분위기가 깔린다마는, 우리사 자판기체질 아니가. 같이 앉을 거시기도 없고, 저런데 앉아 있을 시간이면 봉우리 하나 더 넘겠다.
다음 들머리는 서쪽으로 치우친 청사초롱(가로등) 뒤편이다. 개울을 찾으러 도로따라 한참을 내려가도 물이 없다. 우측으로 꺾이는 길이 있어 딜다보니 철조망이 쳐져있고 아래는 추령터널이다. 결국 고갯길을 다 내려오니 새로뚫린 추령터널 입구 갈림길이고, 왼쪽 계곡에 그런대로 -퐁당빠질 만큼은 안되도- 물이 흐른다.
17:21 추령터널 입구 [추원마을] 버스정류장 앞에서 택시를 만났다. 내려오면서 불러놓은, 지난차에 만났던 그 차다. (경북15바6340 은색그랜저) 얼마나 바빴던지 왁스를 뿌옇게 바른채 나타났다. 기사아저씨와 세계원재에서 한번 더 만나기로 한다.
18:06 사일고개 원위치
(추령~사일고개 택시 25,000원)
(남은 구간)
추령~(5.8)~함월산~(6.1)~성황재~(3.9)~만리성재~(7.7)~삼봉산~(2.2)~세계원재 (25.7km)
세계원재~(3.2)~조항산~(3.1)~희날재~(3.1)~금오산~(4.2)~공개산~(4.8)~우물재산~(4.4)~고금산~(1.8)~호미곶 (24.6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