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기를 잃지 않는 일신양계장 ^^^
1995.01.10 글 / 정정남 회원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 신해1리. 곳곳에 배 밭이 있어 낯익은 동네 같은 이곳에 압구정 친구들
사이에서 늘 화재에 오르는 이강현 회원 댁을 찾았다. 압구정을 떠나 판교에서 배 밭농사를 지을 때는
걸걸한 목소리에 활달한 모습으로 오토바이에 부인을 태우고 함께 물고기를 잡으러 친목회에 다니고
친구들을 초대하여 물고기를 직접 잡아 매운탕을 대접하고. 배 밭농사도 부부가 거뜬히 해내더니
89년 10월에 여주 땅 1천여 평을 사서 자리를 잡았다.
밭에 4개나 되는 널찍한 집을 짓고 양계장 6동. 부속 비닐하우스 3동을 지었다.
양계장 뒤편에 참나무 숲이 운치가 있고 서쪽아래 작은 저수지에 미꾸라지와 청둥오리가 넉넉하단다.
차고에는 부인이 늘 몰고 다니던 봉고 승합차가 신형 프린스 승용차로 바뀌어 있다.
큰아들 준화는 공고3학년 기업체에 실습 나가 있고 둘째 준성 이는 고교 2학년 아들만 둘이다.
서울 청담동 형님 댁에 계시던 어머니도 물맛 좋고 공기 좋은 이곳으로 모셔왔다. 이곳에 오신
어머니는 쉰 살이 넘은 아들 건강에 대한 걱정이 대단하셔서 이강현 회원은 술마저 끊었다.
양계장에는 길이 50미터짜리 2동에 병아리 1만수가 가득하게 자라고 있다. 바글바글 저희들끼리
뛰어다니며 장난을 치는 놈도 있다. 자동 온풍기가 저 혼자 돌아갔다 꺼졌다 한다. 32도에서
30도 사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환풍기가 중간에 2대가 계속 돌아가고 있다.
병아리 식수는 자동으로 급수된다. 사료는 일일이 사료 통에 부어 주는데 하루 100여포나 준다니
보통일이 아니다. 그리고 갓난아기처럼 옆에서 늘 지켜보고 보살펴야 잘 자란다고 한다.
특히 질병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예방에 철저해야 한단다. 이곳 양계장 6동에 병아리를 넣으면
2만수나 된다. 병아리 값이 1200만원. 40~45일 기르는데 사료 값이 2100만원 연료비와 의약품대가
약 200만원 시세가 잘 맞으면 5,00만원이 나온단다. 듣기만 해도 신나는 얘기다.
그러나 시세가 안 좋을 때가 더 많다고 한다. 출하시가 닥쳐오면 사료 량이 하루 100여포가 넘으니
무작정 먹일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상황에 따라서 는 손해를 보고 팔기도 한다. 손해를 줄이기 위해서니라.
이제는 양계사업에 어느 정도는 익숙해져 무작정 욕심껏 병아리를 넣지 않는다.
닭을 판 후 양계장을 치우고 소독하는 일도 보통일이 아니다. 요즘은 사회적으로 환경문제가 많이
거론되는데 여기도 예외는 아니다. 이 모든 일들이 부인이 열심히 거들어 주기에 잘 이루어진단다.
하기는 크지도 않은 체구에 어디서 적극적인 힘이 나오는지 한국의 강한 어머니 모습의 본보기 같다.
늘 팔팔하게 움직이는 분위기다. 양계장을 하고 부터는 부부동반 친목회에 함께 참석하기가 어렵다.
한사람은 양계장에 붙어 있어야 한다. 이강현 회원은 부인께 늘 고맙고 또 미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업이 잘 되어서 부인을 만과 같이 호강도 시켜주고 싶고 또 어머니께 용돈도 넉넉히 드려
압구정 친구 분들 자주 만나게 해드리고 싶고 두 아들 뒷바라지도 잘해주는 게 꿈이라고 한다.
그의 집 거실에는 그림액자 사이에 감사장이 걸려 있다. 대한노인회에서 받은 것이다. 동네 노인들을
부모님처럼 공경하며 살아온 결과이다. 잠시 한가한 틈에 참나무 숲을 거닐며 버섯을 따는 두부부의
꾸밈없이 그리고 생기 있게 살아가는 모습은 역시 압구정 친구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