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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행후기(국내) 스크랩 남양주 ‘다산길’을 걷다
이종호(노원) 추천 0 조회 27 11.05.18 12:33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남양주 ‘다산길’을 걷다


  봄비가 그치고 씻은 듯이 개인 날 북경후 회원들과 팔당역에서 만나 다산 정약용유적지까지 팔당호 강변구간을 걸었다. 지난 해 남양주시에서 새로 선보인 걷기 코스 ‘다산길’ 의 팔당호 주변은 중앙선 폐철로 구간을 지나기 때문에 독특한 정취를 자아낸다. 다산길(2코스)은 도심역에서 출발해 어룡마을, 팔당역, 정약용선생의 생가와 묘소가 있는 마현마을을 지나 운길산역으로 이어지는 14.5km 구간인데 우리는 중간의 반 정도만 걷기로 했다. 이 코스는 한강과 농촌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걷는 재미와 함께 역사를 되돌아보는 기회도 된다.


2011.5.7(토) 10:43 팔당역을 출발, 역사박물관과 예봉산을 왼편에 두고 양수리 쪽으로 걷는다. 오른편 한강 너머엔 검단산이 우뚝 솟아 두 산이 서울의 관문을 수문장처럼 지키고 서 있다. 길가에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고 텃밭에는 제법 자란 열무와 대파가 싱싱하다. 어느 식당에선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장작 타는 냄새가 전해온다. 벌써부터 배가 고파진다. 둘레길 걷기는 등산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지역사람들과 더 교감할 수 있고 그들의 생활상까지 엿볼 수도 있다.

 


느릿한 걸음으로 30분 후 레스토랑 지주간판이 서 있는 갈림길에서 좌측 언덕길로 접어들었다. 거기서부터 철길 따라 걷기가 시작된다. 침목은 사라지고 레일만 남은 옛 철길에 보드라운 흙이 깔려 걷기에 편하다. 그런데 아직 조성 중이라 그런지 오른쪽에 공사용 가림막이 설치되 있어 강물을 볼 수 없는 게 아쉽다. 그래도 중간 중간에 설치된 목재 데크와 벤치가 있어 쉬어갈 수 있었다.


그 한 편에 다산의 시가 적혀 있다.

(흰 구름처럼) 흰 구름에 가을바람이 불어/푸른 하늘엔 그늘 하나 없네./문득 이 몸이 가벼워져서/표연히 이 세상 떠나고 싶어.

나도 시 한수 흉내를 내 보았다. 하늘엔 흰 구름 떠 있고/강물은 하염없이 흐르네./문득 들려오는 새 소리에/살아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지.

 


가는 길에 이정표가 있지만 전 후 계산이 잘 맞지 않는다. 팔당댐을 지나며 3km정도 걸어가니 터널이 나온다. 정상적인 기찻길이면 들어갈 수 없지만 이제는 마음 놓고 통과해도 되는 것이다. 이 터널을 지나면서부터 지금까지와 달리 시원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가림막은 사라지고 탁트인 팔당호와 정겨운 논밭이 한 눈에 들어온다. 뒤돌아서보니 예봉산 아래 천주교 공원묘지와 터널로 이어진 고가도로가 보인다. 이미 12시가지나 배가 고프지만 더 걷기로 했다.

 


팔당호 가운데 작은 섬 하나, 일명 토끼섬이 나룻배처럼 떠 있다. 한 없이 평화로운 모습이다. 왼편 야산 기슭 숲은 더없이 싱그럽다. 1년 중 가장 좋은 계절 5월, 숲의 빛깔이 가장 아름다울 때이다. 같은 녹색이라도 어쩌면 저리도 다양할까. 노랑에 가까운 연녹색부터 파랑에 가까운 초록색까지. 그리고 그 사이 산 벚꽃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파스텔톤 색의 조합이다. 저 숲 색깔에 반해 요즘 30년 만에 다시 수채화를 시작했다.

 

한강나루길(1코스)과의 중복구간 갈림길에서 본격적인 다산길로 접어들었다. 이 때부터는 전형적인 시골 분위기다. 모내기를 위해 논에 가둔 물위로 주변 풍경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아치형 꽃 터널을 지나고 오후 1시 다산유적지 1km 지점에 닿았다. 강이 너른 호수를 이루어 주변의 풍광과 함께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이어서 야트막한 산길로 들어선다. 부드러운 황토의 호젓한 숲길이다. 다시 들길로 이어지며 밭둑에 지천으로 자란 쑥을 뜯기도 했다.

 


원두막 쉼터가 있는 다산산책로는 다산길의 백미였다. 연근이 자라는 연못사이로 데크 관찰로가 설치되어 있는데 한 여름에 연꽃이 피면 장관이겠다. 연못에 드리워진 물그림자가 대칭을 이뤄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연꽃전망대에서 최고로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고개 하나를 더 넘고 복숭아꽃이 아름다운 마을을 지나 산허리를 에둘러 가니 마현마을이다.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85-2 다산유적지다. 오후 1시 26분에 도착했으니 2시간 43분 걸린 셈이다. 입구에 있는 식당 ‘마현밸리’에 들어가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시장하던 차에 파전과 도토리묵을 안주로 시원한 동동주를 마시며 콩나물밥과 묵밥을 맛있게 먹었다.

 

 

점심 후 다산유적지 정약용 생가에 들러보고 뒷산에 있는 묘소에 올라가 참배를 하였다. 그리고 전시관 관람을 마치고 버스로 운길산역에 와 오후 4시경 서울로 오는 전철에 몸을 실었다.


                        글쓴이 : 이 종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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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5.19 08:13

    첫댓글 전회장님의 근황이 이리 멋있군요.
    전번주 북한산행에서 못뵈서 궁금했는데~
    섬세한 설명과 안내를 복사해서 지도 한번 가볼랍니다.
    지는 광진구 광장동이 집이니까 대중교통도 마니마니 있고~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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