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색 잔디위에 펼쳐질 대제전, 남녀 프로골프대회가 오는 4월 호남오픈을 시작으로 8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국내 골프계는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들의 지원감소와 톱랭커들의 대규모 ‘미국행’으로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하지만 골프계의 저변을 반영하듯 올해도 남자 12개, 여자 14개 등 모두 26개 대회를 예정하고 있고 상금액도 80억원대의 대규모 돈잔치를 예고하고 있다.
◈남자대회〓오는 4월 넷째주 호남오픈을 필두로 12월 익산오픈까지 12개의 정규투어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총상금액은 39억원으로 지난해(36억5000만원)에 비해 2억5000만원 늘어났다.
한국프로골프(KPGA)선수권(9월)이 5억5000만원으로 최고액을 내걸었고 매경오픈·SK텔레콤오픈(이상 5월)·한국오픈(9월) 등 3개 대회 상금액이 각 5억원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5억원이 넘는 대회가 5개였지만 올해는 4개로 줄었다.
올해 남자 투어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기량이 전반적으로 엇비슷해 독주하는 선수보다는 매대회마다 우승자가 다르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는 장익제 오태근 두 명만이 2개대회를 석권했고 나머지 선수들이 1개대회씩 나눠가졌다. 이에 따라 상금랭킹 1억원이 넘는 선수만 8명에 이르는 절대강자 없는 혼전양상이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무관의 제왕 신용진. 그는 지난해 11개 대회에 출전, 모두 5위권내에 드는 기복없는 성적을 유지했다. 상금액도 유일하게 2억원을 돌파, 랭킹 1위(2억778만원)에 올랐고 11개 대회 평균타수도 69.42타에 불과, 유일하게 60타대를 쳤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우승문턱에서만 모두 4번 좌절, 단 1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 때문에 그는 그 어느때보다 우승에 목말라 있다. 신용진의 아성을 노리는 선수는 정준. 지난해 우승 1회, 2위 2회, 3위 1회 등 깔끔한 성적으로 상금랭킹 2위(1억7742만원)에 오른 그는 올해 정상탈환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 2관왕 장익제와 오태근의 상승세가 이어질지도 흥미롭다. 상금랭킹은 9위에 그쳤지만 평균 타수 70.06타로 2위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한 강욱순의 정상복귀여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여자대회〓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인 CJ나인브릿지클래식(10월) 등 모두 14개 대회가 잡혀 있다. MC스퀘어대회(6월)가 2년 만에 재개되고 메리츠증권클래식(6월), 하이마트컵(10월) 등 2개 대회가 처음 열린다. 해외파와 국내파가 팀을 이뤄 일본프로들과 겨루게 될 한·일 여자프로골프대항전도 12월 예정대로 치러질 예정.
상금액은 모두 45억원으로 지난해(42억원)에 비해 3억원 늘었다. 하이트컵(9월), 현대증권오픈(9월), 신세계배 KLPGA 선수권(9월) 하이마트컵 등 4개 대회 상금이 각 3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안시현을 신데렐라로 만든 CJ나인브릿지클래식의 상금액은 모두 125만달러(약 15억원)로 전체 여자대회 상금액의 36%에 이른다.
올해 국내 여자프로골프계는 김주미의 활약에 들떠있다.
지난해 상금랭킹 1위(1억325만원)에 오르며 신인왕을 차지한 김주미는 해외파(김영)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국내 대회 2관왕에 오르며 한창 물 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올해는 라이벌 안시현과 관록의 정일미·이선화 등이 미국무대에 진출(이선화는 2부투어), 독주체제를 예고하고 있다.
김주미의 아성에는 지난해 상금랭킹 2위와 5위에 각각 오른 전미정과 이미나,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송보배, 드림투어를 제패한 박햇님 김나리 공은정 등 신인들이 강력히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박세리 박지은 한희원 안시현 송아리 등 LPGA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해외파들은 한국여자오픈과 CJ나인브릿지클래식 등 2~3개 주요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