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넷이 시행 초부터 부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체 주유소 중 66.2%라는 저조한 참여율을 드러냈고 시행 이후 기름값은 더 올랐다. 도리어정부에 대한 주유소의 반감만 커졌다. 특히 (사)한국주유소협회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이하 석유공사)가 주유소종합정보제공시스템 ‘오피넷(www.opinet.co.kr)’을 오픈한 직후 각종 매스컴은 오로지 ‘최저가 주유소’ 찾기에만 혈안인 듯했다. 가격이 낮은 주유소는 양심적인 업소로 비춰지는 반면 가격이 높은 주유소는 악덕 업소로 치부되는 듯한 양상이었다. 분위기 상으론 당장 가격전쟁이라도 벌어질 성싶었다.
그러나 며칠 되지 않아 매스컴은 금방 시큰둥해졌다. 오피넷 공개 이후 오히려 기름값이 올라 가격 경쟁유발 효과에 대한 회의가 생겼기 때문이다.
오피넷 때문에 매출에 영향을 받았다는 주유소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분명 일부 주유소는 소비자의 차가워진 반응을 읽었다. 이들 주유소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런 반응이다.
▲ 시기와 방식 적절했나?
주유소에 고유가 책임 떠넘기기
그간 연일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는 고유가 때문에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대안을 내놓으라고 강력한 압박을 받아 왔다. 그래서 정부가 내 놓은 대안이 큰 효과를 보지 못했던 유류세 10% 인하에 이어 오피넷. 이에 따라 정부는 주유소로부터 ‘고유가의 책임 떠넘기기’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정부가 공공연히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을 오픈하면 가격 다운이 예상된다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돌려 말하면 주유소가 가격을 높여받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어찌됐든 당분간 소비자의 관심은 오로지 개별 주유소의 가격 차이에만 쏠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