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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大長今)] 14
줄거리 :
한상궁은 중종에게 올릴 된장조치를 장금에게 끓이라 명한다.
장금이 끊인 된장조치를 맛본 중종은 그 맛에 흡족해 한다.
정상궁은 장맛이 변한 연유를 설명하고
중종은 그 원인이 꽃가루에 있다는 사실에 매우 흥미로워하며 정상궁과 한상궁을 칭찬한다.
장금은 정운백에게 진맥을 받아보기 위해 채마밭으로 찾아간다.
장금은 백방으로 침도 맞아보고 약도 먹어 보았지만 효험이 없었다며
자신에게 봉침을 시술해 줄 것을 간곡히 청하지만 정운백은 장금의 청을 거절한다.
한편, 최상궁은 우연한 기회에 장금이 미각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1 수랏간
제조상궁과 최상궁.. 정상궁이 들어오는데..
제조상 : 그래도 그만하면 다행이다. 전하께서 맛있게 다 드셨다.
최상궁 : 더욱 좋은 것으로 찾아보겠습니다.
정상궁 : ......
하는데.. 한상궁 급히 들어오며
한상궁 : 마마님.. 마마님.. 연유를 찾은 듯합니다.
정상궁 : 그래? 어떻게? 무엇이더냐?
하는데.. 역시 급히 장금이 들어오며
장금 : 있습니다.
모두 : (그런 장금을 보고)
장금 : (기뻐서) 나무를 베지 않은 곳이 창경궁에 하나 있습니다!
제조상궁 :
정상궁 :
최상궁 :
장금 : 알아냈습니다 마마님!
하는 장금의 표정(13부 엔딩시점)
한상궁 : 맛도 보았느냐?
장금 : 아뇨.. (하며 당황하는데)
최상궁 : .....
한상궁 : (알아듣고는) 그래.. 내가 가서 보마.
정상궁 : 이게 다 무슨 소리야? 얘기를 해보거라.
한상궁 : 마마님.. 다녀와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하고는 한상궁과 장금이 얼른 가는데..
씬2 일각 장독대
한상궁과 장금이 와서는 한상궁이 된장을 그릇에 담아 손으로 찍어 먹어본다.
한상궁 : 됐다.. 됐어.
장금 : (역시 기쁘고) 마마님.. 이제 된장조치를 끓여 전하께 올려보시지요.
한상궁 : 그래.. 그러자.. 허나,
장금 : ......
한상궁 : 된장조치는 네가 끓이거라.
장금 : (놀라) 마마님! 이는 전하께 올리는 것입니다.
한상궁 : 그래.. 그러니 네가 끓이라는 것이다.
장금 : 저는..
한상궁 : 어차피 네가 나의 상찬나인이라면.. 조치나 나물무침정도는 네가 해야하는 것이다.
이번이 너의 첫 임무야.
장금 : ......
한상궁 : 아직도 자신이 없느냐?
장금 : ..아닙니다. 해보겠습니다.
씬3 수랏간
한상궁은 다른 해삼이나 전복음식을 하는 가운데 한켠에서 된장조치를 끓이고 있는 장금.
둘의 모습이 비장하기까지한데..
씬4 대전
제조상궁과 정상궁, 최상궁, 한상궁, 지밀상궁이 있다.
밥을 먹는 중종.
모두 긴장된 채 보고 있다.
중종은 별 생각없이 음식을 이것저것 먹다가는 된장조치를 먹는다. 보는 상궁들.
그러다가는 중종.. 다시 한번 먹어보더니..
중종 : 제조상궁이 장맛이 달라졌다 걱정을 많이 하더니 모두 다 맛이 달라진 것은 아니었나보구나.
한상궁 : (기쁘고)
최상궁 : ......
제조상 : .....
정상궁 : 그것이 아니오라.. 한상궁이 맛이 그리된 연유를 찾아낸 것입니다.
중종 : 연유라..
씬5 수랏간
아이들 있는데.. 장금은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창이 : 대체 연유가 뭐야? 맛이 달라진 이유가?
장금 : ..꽃가루
아이들 : 꽃가루?
장금 : 응. 분명.. 밤나무나 소나무 등이 많아 꽃가루가 많이 들어간 된장이 더 맛이 있었어.
보는 금영.
씬6 대전
이제는 밥상을 치운채 상궁들 모두 있고.. 오겸호와 어의가 와있다.
정상궁이 사연과 비기(秘技)까지 모두 얘기를 마친 상태로
정상궁 : 하여.. 한상궁이 그 마을서 꽃가루라는 비밀을 알아낸 것입니다.
중종 : 허면.. 장독근처에 있던 나무들을 모두 잘라내어 맛이 달라졌단 말이냐?
오겸호 : 제가 사옹원 제조를 겸하고 있사온데 올 초에 장독을 관리하는 관원이
장독에 자꾸 나뭇잎이 들어간다고 베어버리자 청한 적이 있었습니다.
중종 : (끄덕이고는 어의에게) 꽃가루가 장맛을 더 좋게 할 수가 있는가?
어의 : 음식에 대해 잘은 모르나.. 꽃가루가 아주 훌륭한 효소인 것은 분명합니다.
장을 충분히 숙성시켰을 것입니다.
중종 : 그래?
어의 : 또 꽃가루가 들어갔다니 드리는 말씀이온데..
또 명의 의서에도 꽃가루는 살충을 하고, 진통과 소독을 한다하여 외용약으로도 씁니다.
중종 : 어어.. 그래.. 그렇다면 백성들에게도 널리 알려할 일이구나.
맛도 좋게 하고 더구나 몸에도 좋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게 있겠느냐?
모두 : ......
중종 : (정상궁에게) 역시 정상궁이 들려주는 음식이야기는 내게 약이다. 앞으로도 자주 들르거라.
(한상궁을 보며) 한상궁이라 했느냐?
한상궁 : ..예.
중종 : 훌륭하구나.
한상궁 : (몸둘바를 모르고)
정상궁 : (기쁘고)
제조상 : ......
최상궁 : ......
씬7 대전 밖
나오는 제조상궁, 최상궁.. 정상궁과 한상궁.. 서로 묘한 긴장감이 있는데.. 오겸호가 나온다.
정상궁 : (오겸호에게) 대감..
오겸호 : 왜그러는가?
정상궁 : 청이 있습니다.
씬8 사옹원 제조 집무실
오겸호와 장번내시, 내시 두어 명과 제조상궁 정상궁, 최상궁 있다.
오겸호 : 무슨 청인가?
정상궁 : 된장 때문에 알게되었습니다만..
수랏간에 들어오는 소금과 다른 소주방에 들어오는 소금이 질이 좀 달랐습니다.
최상궁 : (긴장)
오겸호 : (긴장) 그런가?
정상궁 : 다행히 수랏간의 것은 최상품이오나
병과방이나 생과방 또한 모두 전하와 종친들이 드시는 것이옵고..
오겸호 : (말끊으며) 알았네.. 내.. 사옹원에 알아보도록 하지.
정상궁 : .....
하고는 오겸호는 나가버리고..
제조상궁과 최상궁.. 당했다는 표정으로 약이 오르는데..
정상궁 : (장번내시에게) 하여 상온영감.. 당분간 소주방으로 들어오는 물품들의 검수를
제가 직접 했으면 합니다.
제조상 : .....!
최상궁 : ......!
장번내 : 최고상궁의 일이 많아 분담을 시키는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으니.. 그리 하게.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정상궁 : (최상궁에게) 기분 나쁘게는 생각마라. 이번에 된장 때문에 힘을 빼고 나니..
사소한 것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되겠단 생각이 들어 그리 하는 것뿐이니..
최상궁 : ......
제조상 : ......
씬9 수랏간 집무실
한상궁과 장금 있고..
한상궁 : 그것보아라. 되지 않느냐?
장금 : ......
한상궁 : 그래.. 아무리 잘해도 편하지 않는 네 맘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허나 너무 맘을 급하게 먹지말고 느긋하게 생각하거라.
장금 : ..예.
한상궁 : 그리고 곧 나인들이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올리는 신미제가 있다.
허니.. 그것도 잘 준비하거라.
장금 : 예..
한상궁 : ......
장금 : 마마님 채마밭을 좀 다녀왔으면 합니다.
한상궁 : 거긴 왜?
장금 : 실은 그곳에 내의원 의관이셨던 분이 계십니다. 그분께 진맥을 좀 부탁할까합니다.
한상궁 : 궁녀는 의관에게는 진맥을 할 수 없다.
장금 : 하오나 다재헌에 있을 때 알았던 분이라..
한상궁 : ..다녀오거라.
씬10 최상궁의 방
최상궁과 금영이 말없이 앉아있다.
최상궁 : 내가 너무 방심하였어.
금영 : ......
최상궁 : ......
금영, 나가려는데
최상궁 : 곧 신미제가 있으니 준비 잘하거라. 거기서 일등을 하면 전하께 음식을 올리게된다.
금영 : (나가는데)
씬11 금영의 처소
금영 들어오는데.. 창이와 영로 얘기하고 있다.
창이 : 확실히 장금이는 똑똑한 앤가봐!
영로 : 똑똑하긴 같은 방에서 지내서 아는데..
걔 방에 있을 때 보면 혼자 멍하고 있을 때가 얼마나 많은데.
창이 : 그래도 우리는 가르쳐주는 거 밖에 못하는데 걔는 늘 뭘 알아내잖아.
금영 : ......
창이 : 아무튼 한상궁 마마님이 방에 데리고 계실 때부터 가르치시는 방법도 이상했구..
금영 : ......
영로 : 뭐.. 책은 좀 많이 보드라. 의서도 많이 보구.
창이 : 그래서 숯도 알아내고, 된장도 알아내고 그러나?
금영 : .....
씬12 채마밭 전경
씬13 다재헌
장금 들어왔는데.. 운백이 없고..
씬14 채마밭 일각
장금.. 뛰어내려왔는데.. 여전히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아직도 그렇구나.. 하고는 다시 옛날에 술마시던 곳으로 가려하는데..
이때.. 나타난 무수리
무수리 : 아이구.. 항아님 아닙니까?
장금 : 안녕하셨어요?
하는데.. 밭 이곳저곳에서.. 하나씩 일어나는 사람들.
바지1 : 항아님! (보면 자던 폼이 아니고.. 뭔가를 캐던 모습)
바지2 : 항아님! (역시 자던 폼 아니고.. 뭔가를 캔 모습)
바지3 : 어?
보는 장금.. 놀랍고.. 좋다.
바지1 : (장난스럽게) 설마.. 또 사고를 치고 오신 것은 아니지요?
장금 : (웃으며) 아닙니다.. 정운백 나으리는 아직도 술만 드십니까?
바지2 : 모르겠습니다. 요새 뭐에 빠지셨는지 저희도 도통 뵐 수 가 없습니다요
장금 : 오시기는 하십니까?
바지3 : 예. 찾아보시지요..
씬15 다른 일각
장금 정운백을 찾는데.. 계속 길을 따라 가니 정운백의 뒷모습이 보인다.
장금.. 살금살금 다가가서는
장금 : 나으리!
정운백, 돌아보는데.. 망을 썼고.. 얼른 장금과 함께 쭈그리고 앉아 고개를 숙이게 한다.
조금후.. 벌들의 별 움직임이 없자.. 고개를 들어 본다.
정운백 : 조심성이 없는 것은 여전하구나.
장금 : 죄송합니다. 헌데 무엇을 하시는 것입니까?
씬16 다재헌 외각
정운백과 장금 있는데..
장금 : 이제는 양봉을 하십니까?
정운백 : 그게 아니다.
장금 : 허면.. 왜 벌을 키우십니까?
정운백 : 혹.. 벌침이 침보다 효험이 있는 것이 아닌가 알아보는 중이다.
장금 : 예? 벌침이요?
정운백 : 바로 옆에 내금위 훈련장이 있지 않느냐?
장금 : 예.
정운백 : 훈련을 하던 병사 한명이 벌에 쏘여 급히 왔길래 치료를 해주다가 이상한 걸 알았다.
장금 : 이상한거라뇨?
정운백 : 벌이 하필이면 훈련하다가 다친 곳을 쏘았는데
신기하게 다음날 원래 다쳤던 곳의 부기가 싹 빠지고
또 신경통이 심해 허리가 늘 아팠다던데 그것도 없어졌다더구나.
장금 : ......
정운백 : 그때 벌이 쏜 곳이 중요한 혈자리라 나는 걱정을 하였는데 의외로 다 나아버린 게야.
장금 : (눈이 번쩍 뜨이고) 나으리!
정운백 : ......
장금 : 저도 놓아주십시오.
정운백 : .....?
장금 : 제가 미각을 잃었습니다.
정운백 : ......!
이때.. 들어오는 민정호와 병사 두명.
한명은 벌에 쏘여 제정신이 아니다.
장금과 정호.. 서로 놀라는데..
장금 : 여기는 어인일로..
정운백 : (장금과 정호를 보고) .....?
민정호 : 잠시.. (하고는 정운백에게) 정주부시오?
정운백 : 그렇습니다.
민정호 : 대체.. 내의원 의관이라는 사람이 병졸들에게 무어라 얘기했기에
온 병졸들이 조금만 아프면 모두 벌집을 찾아다니는 겁니까?
정운백 : ......
장금 : ......
민정호 : 그러다가 벌에 쏘여 이렇게 된 병졸들이 한둘이 아니오!
시간경과. 컷
병졸은 치료한 채 누워있고.. 정호와 정운백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민정호 : 그런 줄도 모르고 오해를 했소이다.
정운백 : 송구합니다. 의원의 입이란 무거워야 하는 것을
나도 신기하여 그냥 얘기해준 것이 잘못입니다.
민정호 : 헌데 진짜 봉침이 효험은 있소?
정운백 : 지금 이리저리 시험을 해보는 중입니다.
민정호 : 어릴 적에 벌에 쏘여 죽는 사람을 본 적이 있소. 아주 위험할 수도 있는데
정운백 : 예..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 가지로 시험을 해보아야지요.
허니 병사들에게는 제가 돌팔이이니 따라선 안된다고 겁을 주십시오.
민정호 : ......
하면 병사 하나가 벌에 쏘인 병사을 데리고 가고..
민정호도 정운백과 장금에게 인사를 하고는 돌아서 가는데..
장금 : (E) 나으리.. 저를 시험해주십시오.
민정호, 돌아보면.. 장금이 정운백에게 매달리고 있다.
장금 : 저로 시험해보세요.
정운백 : 안된다!
장금 : 나으리!
정운백 : 네가 미각을 잃어 괴로운 마음은 알겠으나..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것을 의원이 쓸 수는 없어!
정호 : (아.. 미각을 잃었구나 알고)
장금 : 좋다는 약도 먹고 백방으로 침을 맞아도 효험이 없었습니다.
제게는 나으리의 봉침이 마치 운명같습니다.
정운백 : 안된다니까! 너도 듣지 않았느냐?
벌에 쏘여 죽는 사람도 있어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는 사람도 있고 입이 돌아가는 사람도 있다.
장금 : ......
정운백 : 그런 것을 내 어찌 너에게 시술한단 말이야!
장금 : 하지만..나으리..
정운백 : 네가 떼를 써서 될 일이 아니다. 돌아가거라!
장금 : ......
정운백, 장금을 보고있으면 마음이 흔들릴 것 같아 얼른 일어나 가버린다.
보는 장금.. 속상하고 보는 정호.. 안쓰럽다.
다시 돌아온 정운백.
정운백 : 인삼육두구로 잃었다니 내 어떡하든 치유책을 찾아보마.
그러니 예서 청승떨지 말고 가거라. 난 너만 보면 속이 껄끄럽다.
장금 : ......
씬17 궁으로 돌아오는길
궁으로 오는길.. 장금과 민정호 돌아오는데..
민정호 : 당나라때 악공 하나가 귀를 먹었답니다.
장금 : ......
민정호 : 악공이 귀를 먹었으니 얼마나 괴로웠겠습니까?
장금 : ......
민정호 : 하여 다시 듣기 위해 온 천하의 의원이란 의원은 다 찾아다니고 좋다는 것은 다 해보았답니다.
장금 : 그래서 찾았습니까?
민정호 : 아뇨. 대신 천하 제일의 의원이 되었답니다.
장금 : ......
민정호 : 그리고는 마지막에 자신의 악기로 연주를 하였는데 그게 또한 천하일품이었답니다.
장금 : ......
민정호 : (쑥스러운 듯 웃으며) 위안이 안되시지요?
장금 : (멋적은 미소를 띠는데)
민정호 : 참.. 그렇습니다. 좋은 일이 있을 때는 험담을 해도 덕담이 되는데..
나쁜 일이 있을 때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참 찾기가 어렵습니다.
장금 : ......
민정호 : 잘될겁니다 하면 너무 뻔한 소리고 안됐습니다 하면.. 희롱하는거 같고
장금 : (그말에 미소를 띠는데) 그건 위안이 됐습니다.
민정호 : ......
장금 : ......
씬18 사옹원 서고 앞
장금.. 기다리는데.. 서고에서 나오는 민정호.
장금에게 의서 몇권을 주는데..
장금 : (받으며) 감사드립니다..
민정호 : (그냥 인사하고)
장금 : ....
민정호 : 힘내십시오.
장금 : (조금 밝게 웃으며) 예..
하고는 가는 장금.. 하지만 그런 장금의 모습에 이제는 정호가 안타깝고..
사옹원에서 나오던 금영.. 그 모습을 보는데..
씬19 장금의 방
장금이 들어와 얼른 책을 펴고는 읽는데.. 책을 펴니.. 첫장에 한지에 시가 하나 적혀있다.
보는 장금.
민정호 : (E) 작은 은행나무는 싹 틔우기도 어려운데 외로운 대나무 홀로 푸른 빛 간직하였네
가벼운 그늘은 잠시 무거울 뿐 해가 지면 또 다시 황혼이 아름답다네.
보는 장금.. 그냥 미소만 띤채 다시 책을 펴 찾는다.
씬20 사옹원 서고
민정호가 의서를 뒤지며 읽고 있다. 내금위장이 들어와 보며
내금위 : 이번엔 의서인가?
민정호 : (괜히 당황하며) ..예..
내금위 : 자네는 어찌 그래 잡서에 관심이 많은가? 안그래도 아버님께서 걱정이 많으시다 들었는데
민정호 : ..예.. 뭘 좀 찾아보느라..
하고는 민정호.. 자신도 왜 그렇게 열심히 의서를 찾는지 모르겠고..
씬21 장금의 방
장금이 계속 책을 보고 있는데..
한상궁 : (E) 장금이.. 안에 있느냐?
장금 : 예.
하고는 나가고.. 나가고 나면 영로가 들어온다.
그리고는 장금의 책들을 펴본다. 제목을 적어 나가는데..
씬22 금영의 방
영로 들어와서는 금영에게 자신이 적은 제목을 주면..
금영 : 정말.. 모두 의서들이네.
영로 : 그렇다니까.. 요즘 죽어라 의서만 읽어대.
금영 : 음식에 관한 비서나 다른 책은 없구?
영로 : 응. 왜?
금영 : 아냐.. 됐어.
영로 : 뭐.. 더 궁금한 거 있으면 얘기해. 최상궁마마님께서 너나 우리집안은 하나랬어.
금영 : ......
씬23 일각
금영이가 홍이와 있다. 금영이가 홍이에게 책제목을 주며
금영 : 큰아버님께 이걸 보여드리고 좀 구해달라고 해.
홍 : 이게 뭡니까?
금영 : 서책이야. 구해주시거든 아침에 궁에 올 때 가져와..
홍 : 예.
하고 홍이 가면.. 금영.. 그동안의 일들이 플래시백된다.
숯을 알아낸 것. 냉국수를 알아낸 것.
이번 된장을 알아낸 것 등이 떠올려지며 뭔가 불안하고.. 자신이 밀리는 것같은 생각이 드는데..
씬24 처소 부엌
한상궁이 장금에게 수련시키고 있다.
장금이 야채 몇 개를 집어내고 있고.. 재료바구니에 담는다 (궁중?복이의 재료)
그리고는 둘이 무언가를 끓이고 있다.
뚜껑을 열면 간장인데 그 안에 큰 사과가 두 쪽으로 나뉘어 들어가 있다.
장금이 또 끓인 간장의 맛을 보려하고..
한상궁 : 맛을 보지 말라니까.
장금 : ......
한상궁 : 사람이라는 것이 자기의 것이 여의치 않은 줄을 알면서도 맛을 보면 거기에 의존하게 돼.
장금 : ......
한상궁 : 허니 자꾸 다른 감각을 발달시키도록 해보아라.
장금 : ..예.
한상궁 : 이렇게 간장에 사과를 넣어 끓이면 볶음 음식을 할 때 그 맛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진다. 장금 : 마마님 궁중 ?복이에는 사과를 넣은 간장이 좋으나
또 다른 음식에는 감귤을 넣은 간장도 괜찮을 듯 합니다.
한상궁 : 그래 음식에 따라 다른 과일을 넣어도 좋겠다.
장금 : 제가 해보겠습니다.
한상궁 : 그래..
하고는 장금.. 바깥으로 나가는데..
씬25 처소 부엌 밖
장금.. 나가는데.. 장금.. 나가고 나면 문 뒤에 숨어있던 영로가 갸우뚱하며 본다.
씬26 금영 처소
최상궁이 준 비서를 적은 자신의 서첩을 놓고는 음식하는 방법을 외우고 있는데..
금영 : 인삼탕원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백옥분이다.
하고는 웬지 자신의 공부방법이 시들한 느낌이다.
이때.. 영로가 들어온다. 들어와 비밀이라도 알아낸 듯..
영로 : 내가 요즘 한상궁마마님께서 장금이 훈육하는 걸 봤는데..
금영 : (귀가 번쩍 트이고).....!
영로 : 이것저것 알려 주시더라구
장금이한테 뭘 막 묻고 가져오라고 시키면서 한상궁마마님의 훈육법인가봐.
금영 : ......
영로 : 근데.. 장금이 보고 맛을 보지말고 맛을 그려서 생각한대로 넣으라고 하시더라?
좀 이상하지 않아?
금영 : ......
영로 : 어떻게 맛을 안보고 맛을 낼 수가 있어?
한상궁마마님께서 어릴 적부터 장금이한테 특이한 수련을 시키기는 했지만
이번엔 너무 어렵지 않아?
금영 : 맛을 그려? 어떻게 하는데?
영로 : 예를 들면.. 해삼이다. 그러면.. 해삼에 어울리는걸 찾아오라 그러는거야.
양념도 그 재료들에 어울리는 걸로 해보라구 하시구.
금영 : (마음의 소리) 감각을 키우는 것이구나.. 맛을 그린다..
금영.. 웬지 좋은 방법인 듯 한데..
씬27 정상궁 처소
정상궁 시연에게 진맥을 받고있는데..
정상궁 : 좀 어떤가?
시연 : 얼굴이 조금 부으신 듯 하고 발목도 부기가 여전합니다.. 혹.. 소변을 실수하신 적은 없으신지요?
정상궁 : 아직 그 정도는 아닐세
시연 : 악화되지는 않으셨습니다 지어드린 탕약은 제때에 드시고 음식은 무조건 싱겁게 드셔야 합니다.
정상궁 : 알았네..
이때.. 최상궁 한상궁 들어오면.. 시연.. 치료를 끝내고 나가고..
최상궁 : 좀 어떠하십니까?
정상궁 : (의미심장하게) 괜찮다.
최상궁 : (알아듣겠고)......
한상궁 : .......
정상궁 : 무슨일인가?
한상궁 : 신미제(新味題)를 치러야 하는 달이 되었습니다..
정상궁 : 벌써 그렇게 되었구나. 작년엔 골동반(자막 : 비빔밥)이 뽑혀 전하께 올렸었지?
한상궁 : 예. 그러하옵니다.
최상궁 : 편찮으시더라도 직접 봐주셔야겠습니다.
정상궁 : 아니다.
최상궁 : ......?
한상궁 : ......?
정상궁 : 최고상궁의 자리는 음식만 잘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밑으로 상궁 나인들을 잘 다뤄야함은 물론이고,
그들이 만든 음식을 공정하게 가려내어 임금에게 올리는 재주도 필요한 것이야.
최상궁 : ......
한상궁 : ......
정상궁 : 하여 이번 신미제는 너희 둘이 맡아 해 보거라. 너희 둘이 가려낸 음식을 전하께 올릴 것이며
또 너희가 각각 뽑은 상찬나인들의 재주도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다.
한상궁 : ......
최상궁 : ......
정상궁 : 그리고 이것이 두 번째 과제다.
한상궁 : ......
최상궁 : ......
씬28 정상궁 처소 앞
시연과 장금 있는데..
시연 : 이제 입맛은 돌아오셨습니까?
장금 : ..예..
최상궁 : (E) 허면 먼저 가보겠습니다.
정상궁방에서 최상궁이 나오면 장금을 보는데.. 장금.. 최상궁을 보고는 당황하면서.
장금 : ..돌아왔습니다.
시연에게 급히 인사하고는 간다.
최상궁.. 장금의 그런 태도가 이상하고.. 시연도 가려고 하자
최상궁 : 무엇을 물어본게냐?
시연 : ..입맛이 돌아왔는지 물었사옵니다..
최상궁 : 입맛?
시연 : 예 지난번 마비로 인하여 입맛이 크게 떨어져 걱정을 하였습니다..
최상궁 : 그래? 그랬었어?
시연 : 헌데 다행히 돌아왔답니다. 원래 마비라는 것이 서서히 풀리기도 하여서요.
최상궁 : .......
시연.. 인사하고 가면.. 최상궁도 간다.
씬29 다른 처소 부엌
도미 한 마리가 올려져있다. 장금과 같은 방법으로 해보려는 금영..
금영.. 도미 한 마리를 가운데 놓고는 조미료가 될만한 것들을 떠올리며 찾아보는데..
표고버섯을 꺼내고.. 생각한 후에 석이버섯과 목이버섯도 꺼내고..
생각하고.. 미나리를 꺼내고.. 생각하고.. 당면을 꺼내고..
하는데.. 최상궁이 들어오고.. 곧이어 영로도 들어온다.
최상궁 : (궁금하여) 신미제를 준비하느냐?
금영 : ..아니옵니다. 도미면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최상궁 : 도미면은 왜? 따로 가르쳐줄 것인데..
금영 : 혼자 수련을 해보는 중입니다..
영로 : 아마도 한상궁마마님의 수련법으로 해보려나 봅니다.
금영 : (난처하고)
최상궁 : 그게 무슨 소리야?
영로 : 한상궁마마님께서는 장금이에게 주재료를 정하여 그에 맞는 나머지 재료들을 골라오라 하시고
맛을 보지 않고 맛을 낼 줄 아는 훈육을 하십니다.
최상궁 : ..뭐라? 맛을 보지 않고 맛을 내는 훈육. 허면 너는 나의 훈육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냐?
금영 : 그게 아니오라.. 맛은 분명 저희 집안의 것이 월등하나 장금이는 새로운 것을..
최상궁 : (화난 표정이고)
금영 : 장금이의 훈육방법을 알아두어 나쁠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식을 하는데 꼭 식재료만 아는 것보다는 장금이처럼 의서도 읽고
최상궁 : 의서?
영로 : 예.. 마마님 장금이는 의서도 무지 많이 읽습니다.
금영 : 월등해지고 싶습니다. 월등해지고 싶어 그러는 것이니 너무 책망은 말아..
최상궁 : 영로는 들어오너라.
최상궁과 영로, 들어가고.. 금영은 보는데..
씬30 최상궁의 방
최상궁과 영로 들어오는데..
최상궁 : 자세히 얘기를 해보거라. 장금이가 언제부터 의서를 읽었다고 하더냐?
영로 : 글쎄.. 그건 잘 모르옵고.. 아무튼 요즘 들어서는 다른 것은 읽지않고 틈만 나면 의서만 읽습니다.
최상궁 : 훈육할 땐 맛을 보지 말라하고?
영로 : ..예.
하고는 최상궁.. 조금전의 의녀의 말을 떠올린다.
(29씬)
시연 : ..입맛이 돌아왔는지 물었사옵니다..
최상궁 : 입맛?
시연 : 예.. 지난번 마비로 인하여 입맛이 크게 떨어져 걱정을 하였습니다..
최상궁 : 그래? 그랬었어?
시연 : 헌데 다행히 돌아왔답니다. 원래 마비라는 것이 서서히 풀리기도 하여서요.
그리고 다시 생각하는 최상궁.
당황하던 장금의 모습.
최상궁, 뭔가 잡히는 것같다.
보는 영로.
씬31 식선 각(다음날)
수랏간 사람들 서열대로 앉아있고.. 정상궁 힘든 걸음으로 들어와 앉으면..
정상궁 : 다들 모였느냐?
최상궁 : 예.
정상궁 : 해마다 신미제가 있는 것은 다들 알 것이다. 나인이 된 너희들이 한번씩 치르는 과제이니라.
나인들 : .......
정상궁 : 재료는 무엇으로 하든 상관이 없다. 이 과제는 말 그대로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연생 : (시험은 딱 질색인데)......
영로 : (마찬가지고)......
창이 : (뭘 해야하나 심히 고민스럽고)......
정상궁 : 잘한 것은 평가하여 전하의 수라에도 올리는 기회가 된다.
다들 잘 생각하여 훌륭히 만들어 내도록 하여라.
장금 : (기대에 차면서도 조금은 걱정스러운데)......
금영 : (그런 장금을 보고)......
정상궁 : 더욱이 이번 신미제의 심사는 내 뒤를 이을 최상궁과 한상궁 둘이 할 것이다.
나인들 : (웅성웅성)
최상궁 : 조용히 하거라.
정상궁 : (최상궁 한상궁에게) 이제부터는 너희들의 몫이다.
정상궁 나가면 아이들..다시 웅성이는데.. 걱정스런 장금의 표정.
그런 장금을 유심히 보는 최상궁.
씬32 수랏간
분주히 움직이는 수랏간을 돌아보는 최상궁.
연생이와 영로가 같이 뭔가를 하고 있는 뒤로 가서는..
최상궁 : (연생에게 떠보듯) 장금이가 처소에서 의서를 많이 본다구..
연생 : 예..
최상궁 : 언제부터 그리 많이 보았느냐?
연생 : 아마.. 대령숙수 강덕구 사건때 부터인 듯 합니다. 그걸로 육두구기름도 알아낸 것 같은데요.
최상궁 : 그래? 그리고는 그 이후로도 죽 보았느냐?
연생 : 예.. 마치 의녀가 되려는 아이처럼 많이 봅니다.
최상궁 : 그래..
연생 : 그건 왜 물어보십니까?
최상궁 : 아니다.. 기특해서 그런다.
연생 : ..예..
최상궁 : (영로에게) 잠시 나를 따르거라.
영로 : 예.
씬33 수랏간 마당
창이와 금영이 있는데 연생이 수랏간에서 나오고..
연생 : (창이 옆에 앉으면)
창이 : 신미제에서 할 거 생각했어?
연생 : (걱정스럽게 고개만 흔들고)......
창이 : 무슨 생각만 할려면 졸리드라..
연생 : 나두..
창이 : 야.. 너는 생각했지..
금영 : 지금부터 생각해봐야지.
창이 : 치.. 다 해놓구는.. 우리도 하나씩만 가르쳐 줘. 너는 안그래도 잘하잖아.
금영 : 이것도 수련 중에 하나야. 잘 못하더라도 자기가 해봐야지 늘지.
하고는 가면..
창이 : 인물났다. 인물났어.
하는데.. 민상궁이 들어오며 연생과 창, 지나가는 민상궁을 붙잡고는..
창이 : 마마님.. 좀 가르쳐주세요. 신미제에 어떤 걸 내야돼요?
민상궁 : 맛있는 거.
창이 : 그건 우리도 알아요.. 그런거 말구요..
민상궁 : 그럼.. 독특한 거.
연생 : 마마님..
민상궁 : (쥐어박으며) 아유.. 이것들을 그냥.. 머리가 있으면 쓸 줄을 알고.. 다리가 있으면 뛰어다녀봐.
맨날 앉아서 남에 거 주워먹으려고만 하지말고.
창이 : 에이 뭐 정상궁마마님이 혼낼 때 너는 어째 민상궁이랑 똑같으냐 그러시는데요.
민상궁 : 뭐?
연생 : 맞어! 맞어! 몰래 훔쳐먹는것도!
민상궁 : 아니 이것들이..
씬34 처소부엌+마당
창이는 뜨거운 물에 불린 호두의 껍질을 대꼬치로 살살 긁어 까고 있고.. (호두조림)
연생은 마찜을 준비중이고.. 영로는 꿩을 잡아왔는데..
영로.. 연생이 뭐하나 보다가 연생이 잠시 없는 틈을 타 마를 숨겨놓으면
연생, 와보고는 마가 없자.. 찾다가는 영로의 꿩을 슬쩍 풀어놓고..
영로.. 꿩잡으러 다니느라 마당까지 나가고..
연생이는 얼른 자신의 마를 들고는 나가고..
영로는 연생이를 잡으러오고..
창이는 깐 호두를 그릇에 안넣고 자꾸 먹고..
장금과 금영이는 뭐 하는 거 같지 않고 그냥 한켠에 앉아있다
씬35 궁 일각
톱을 들고는 어디가로 가는 장금.
씬36 처소 일각
금영은 독을 열어본다. 시청자에게 보이지는 않고
씬37 식선각
최상궁 한상궁 있고.. 아이들.. 각자의 자리에 음식을 올리고 있다.
장금은 약간 불안하고.. 최상궁과 한상궁 돌면서 아이들 음식을 보는데..
최상궁 연생이 것을 맛보고는..
최상궁 : 마로 만들었구나.
연생 : 예.. 마는 기력이 쇠하신데 좋습니다.
최상궁 : (다시 맛보며) 괜찮다. 술드신 다음날.. 전하께 올리면 딱이겠구나.
연생 : 그렇죠? 마마님.. 그렇죠? (장금을 슬쩍 보며 고맙다고 하고)
장금 : (긴장한 얼굴이다)
한상궁이.. 이번엔 금영의 백김치를 본다.
한상궁 : 이게 무엇이냐?
금영 : 지난번 장금이가 가져온 숭으로 젓국지(자막 : 김치)를 만들어보았습니다.
한상궁 : (먹어보고는) 아주 시원하구나. 아주 훌륭해.
연생 : 장금이도 해보고 있는데..
금영 : ......
한상궁 : ..생각이 다 같은 것이니 그럴 수도 있다.
장금 : ......
최상궁.. 이번엔 창이것 맛보고
최상궁 : 호두로 조림을 하였구나..
창이 : 예.. 워낙 호두를 제가 좋아해서..
최상궁 : 그래.. 잘하였다.
장금 : (점점 자신의 것이 다가오자 불안하고)
한상궁.. 영로것을 보는데..
한상궁 : 무슨 강정이냐?
영로 : 치육(자막 : 꿩고기)입니다.
한상궁 : (맛을 보며 끄덕끄덕하고)
장금 : (불안)......
최상궁, 장금으로 서면서.. 슬쩍 영로와 눈빛이 마주친다.
최상궁 이번엔 장금이 것을 보는데.. 대나무밥이다.
최상궁 : 무엇이냐?
장금 : 대나무밥입니다.
금영 : (기발하다고 생각되는데)......
최상궁 : 대나무밥?
장금 : 예.. 대나무껍질은 죽황이라고 하여 약재로도 쓰이는 것으로
이 죽황이 든 대나무통속에 곡식을 담아 익히면 대나무진과 죽황이 곡식에 녹아들어
향긋하고 달디단 밥이 됩니다.
최상궁, 먹어본다.
최상궁 : (맛을 보곤 깜짝 놀라는데 내색 않으려하고는) 그래! 괜찮구나.
장금 : ......
한상궁 : (역시 먹어보곤 흡족한 표정)
장금.. 최상궁의 칭찬에 안도하고.. 한상궁 최상궁 앞으로 나와서는..
최상궁 : 모두들 잘하였다.. 다들 새로운 발상을 하여
이번에도 이렇게 훌륭한 것들이 나오니 흐뭇하구나.
모두 : (뿌듯하고)
최상궁 : 허면 이제 옆의 사람과 서로 바꾸어 먹어보아라!
장금 : (놀라고)
한상궁 : (놀라고)
최상궁 : 정상궁마마님께서도 맛은 평등한 것이라 하셨다. 더욱이 새로운 음식이니..
어찌 내 입맛으로만 평을 할 수 있겠느냐? 서로들 바꾸어 맛을 평해보거라.
장금 : ..(사색이 되고)..
한상궁 : (역시 놀라고)
영로, 자신의 음식과 장금의 것을 바꾸어놓으며 장금의 표정을 슬쩍 본다.
다른 아이들도 모두 음식을 바꾸고..
최상궁 : 연생이부터 말을 하거라.
장금.. 긴장한채 계속 영로의 음식을 먹어보는데.. 그위로
연생 : (E) 밥에서 단맛이 나고 은은한 향이 납니다..
최상궁 : (E) 다음.
금영 : (E) 간도 적당히 되었고 맛이 담백합니다..
최상궁 : (E) 다음.
창이 : (E) 맛이 쌉싸름 하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납니다..
최상궁 : (E) 다음.
하면 장금이 순간 놀래고.. 다시 한번 먹어보는데 아무리 씹어도 맛은 잘 모르겠고.. 초조한데..
최상궁 : 말을하거라.
영로 : ......
장금 : (음식을 보고 맛을 끼워맞추듯 작은소리로)
이것은.. 치육의 담백함과 물엿의 단맛과.. 간장의 간이..
최상궁 : ......
영로 : ......
장금 :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맛이.. 아주 좋습니다..
영로 : (씩 웃고)......
최상궁 : (걸려들었다는 표정인데) 그래.. 됐다.
장금 :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고)..
한상궁 : .....
씬38 주자헌
정상궁있고 한상궁, 최상궁 들어오는데..
정상궁 : 그래. 한상궁은 정하였느냐?
한상궁 : ..실은 저는 장금이 것과 금영이 것중 우열을 가릴 수가 없었습니다.
정상궁 : 그래? 최상궁은?
최상궁 : 장금이 것이옵니다.
한상궁 : (놀라고 불안)..
정상궁 : 장금이?
최상궁 : 예.. 대나무 통속에 쌀과 밤, 대추 등을 넣고 밥을 하였는데.. 풍미와 맛이 그만이었습니다만
마마님..
한상궁 : (불안)
정상궁 : .....
최상궁 : (한상궁을 보며) 장금이가 미각을 잃은 듯 하옵니다
한상궁 : (사색이 되고).....!
정상궁 : (놀라고) 뭐? 그럴 리가 있어?
최상궁 : ......
씬39 식선각
아이들.. 서로의 것을 먹어보고 있는데.. 연생.. 영로의 것을 먹더니
연생 : 어우 짜!
장금.. 힘이 쭉 빠져있다가는 놀라는데.. 이때 들어오는 영로..
영로 : (장금에게) 주자헌으로 오래!
장금 : .....!
연생 : .....?
씬40 주자헌
정상궁, 최상궁, 한상궁 무거운 분위기 속에 있는데..
장금 : (E) 마마님 소인 장금이옵니다.
정상궁 : 들거라.
장금 들어와 눈치를 살피는데 모두 어두운 표정이다.
장금을 보는 한상궁.
정상궁 : (잠시의 적막감을 뚫고는 최상궁에게) 들이거라.
최상궁 : 예.
불안하기만 한 장금.. 장금을 보는 한상궁.
이윽고 최상궁이 작은 소반을 들고 들어온다.
작은 소반 위에는 물이 담긴 대접이 3개 놓여있다.
장금의 앞에 소반을 내려놓으면..
장금 : ......
한상궁 : ......
정상궁 : 니 앞에 놓여있는 것은 각각 소금과 설당 식초를 탄 물이다.
미량을 넣었으나 수랏간 궁녀라면 가려 낼 수는 있다.
장금 : ......
정상궁 : 가려보거라.
장금 : ......
한상궁 : ......
장금 : ......
최상궁 : 무얼하느냐? 해보지 않고..
당황되고 어찌 할 바를 모르겠는 장금.
장금 :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대접을 들고 맛을 보면)
정상궁 : 무엇이냐?
장금 : ......
한상궁 : ......
정상궁 : ......
최상궁 : 무엇이냐 물으시질 않아?
장금 : ......
정상궁 : 맛을 모르겠느냐?
장금 : ..서.. 설당물입니다.
최상궁 : (당황)
한상궁 : ......
정상궁 : ......
최상궁 : 가운데 걸 맛 보아라.
장금 : ......
한상궁 : ......
최상궁 : 어서.
장금 : (역시 떨리는 손으로 대접을 들고 맛을 보면)
정상궁 : 무엇이냐?
장금 : ......
한상궁 : ......
정상궁 : ......
장금 :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가늘게 떨리는데) 소..소금물입니다.
한상궁 : (놀라고)
최상궁 : (놀라고)
정상궁 : 됐다.
최상궁 : 마마님. 분명.. 맛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정상궁 : ..모두 그냥 맹물이다.
장금 : (경악)
한상궁 : (경악)
최상궁 : ......
씬41 수랏간 일각
천천히 걸어나오는 장금. 힘이 쭉 빠져있다.
씬42 주자헌
정상궁, 최상궁, 한상궁만 있다.
한상궁 : 마마님. 장금이가 맛을 보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옵니다.
정상궁 : (한상궁을 보면)
최상궁 : 알고 있었단 말이오?
한상궁 : (정상궁에게 읍소) 하지만 장금이는.. 장금이는..맛을 그려낼 줄 아는 재능이 있사옵니다.
정상궁 : ......
최상궁 : 맛을 그려내요?
한상궁 : 예. 맛을 그려내기에 맛을 보지 않고도 음식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상궁 : ......
최상궁 : .......
한상궁 : 제가 책임지고 훈육을 할 수 있습니다.
정상궁 : 안된다.
한상궁 : 마마님.
정상궁 : 전하의 수라를 받잡는 일이다. 미각을 잃은 궁녀가 그리 할 수는 없어.
한상궁 : 마마님.. 지금까지 미각을 잃고도 다른 나인들 못지 않게 잘 해왔습니다.
정상궁 : .......
한상궁 : 더구나 이번의 된장의 비밀을 찾아낸 것도 장금이요 된장조치를 끓여 올린 것도 장금입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정상궁 : ......
최상궁 : 아니되옵니다. 아무리 그러해도 미각을 잃은 나인이 어찌 음식을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한상궁 : 할 수 있습니다.
정상궁 : ......
최상궁 : 억지요. 어찌 맛을 그려낼 줄 아는 재능만 가지고 음식을 한단 말이요?
한상궁 : 최상궁도 장금이의 음식이 제일 뛰어나기에 뽑은 것 아니오?
최상궁 : 대나무밥은 간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오!
한상궁 : 마마님 할 수 있습니다. 아니 여태껏 해왔구요.
제가 가르치면 장금이는 어떤 음식이라도 해낼 수 있는 아이옵니다
최상궁 : 어떤 음식이라도 해낸다구요?
한상궁 : ......
정상궁 : ......
최상궁 : 마마님. 이번에 진상된 고래고기를 어찌하면 좋겠냐 하셨지요?
한상궁 : ......
정상궁 : ......
최상궁 : 이는 궐뿐만 아니라 대령숙수들도 맛을 알지 못하여 어쩌질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상궁 : ......
최상궁 : 만약 장금이가 고래고기로 음식을 만들어 낸다면 저는 두말 없이 받아들이겠습니다.
한상궁 말대로 먹어보지 못한 것까지 맛을 그려낼 줄 안다면 말입니다.
한상궁 : ......
정상궁 : ......
최상궁 : 하지만 음식의 맛을 내지 못한다면 장금이는 물론이요..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이를 숨긴 한상궁 또한 그 죄를 단단히 물으셔야 할 것입니다.
한상궁 : ......
최상궁 : 어찌 하시겠습니까?
정상궁 : ......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아는 한상궁의 표정.
씬43 정상궁의 처소
정상궁과 한상궁만 있다.
정상궁 : 어찌 이를 숨겼어?
한상궁 : ......
정상궁 : (호통치듯) 미각을 잃다니! 수랏간은 음식을 만드는 곳이야! 음식을!
한상궁 : 아옵니다. 알기에 그리한 것입니다.
정상궁 : 알기에 그리하다니?
한상궁 : 음식을 맛보는 곳이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곳이기에 그리한 것입니다.
정상궁 : 진정 그리 생각하느냐?
한상궁 : 예 마마님.
정상궁 : 네 진정 보지도 듣지도 먹어보지도 못한 재료로 음식을 그려낼 수 있다 생각하느냐?
한상궁 : ......
씬44 한상궁 처소
장금과 한상궁이 말없이 앉아있다.
한상궁 : ......
장금 : (드디어 입을 떼며) ..해 보겠습니다.
한상궁 : ......
장금 : 어차피 음식을 해보나, 해보지 않으나 마마님께서 저를 숨겨주신 일은 덮을 수 없습니다.
한상궁 : ......
장금 : 그러니.. 해보겠습니다.
한상궁 : 할 수 있겠느냐?
장금 : 모릅니다.
한상궁 : (웃으며) 우문 현답이다.
장금 : .......
씬45 최상궁 처소
최상궁과 금영이 앉아있는데..
최상궁 : 그것 보아라.. 새로운 훈육은 무슨!
금영 : ......
최상궁 : 맛을 보지 못하니 그런 편법을 쓴것이지.
금영 : ......
최상궁 : 그것도 모르고 따라 해보려는 네가 얼마나 우스우냐?
금영 : 마마님.. 제 생각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최상궁 : .....
금영 : 마마님께서는 제가 장금이의 재주가 부러워 따라하신다 생각하실 줄 모르나..
최상궁 : ......
금영 : 아니 그것도 사실입니다. 늘 새로운 것을 알아내고 찾아내는
그 아이의 재주가 부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최상궁 : .....
금영 : 허나 그것은 그 아이의 머리보다는 팔다리입니다.
해보는 것이 많고 부딪치는 것이 많기에 생겨난 재주입니다.
만약 그 아이의 머리가 부러운 것이라면 저는 아둔한 것이나
그 아이의 경험이 부러운 것이라면 해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상궁 : ......
금영 : 새로운 것은 받아들여야합니다.
최상궁 : 시끄럽다.
금영 : .....
최상궁 : 해보고 부딪치는 것은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다.
그렇게 밖에는 할 수 없으니 그리 하는 것이야.
달리 편히 지낼 방도가 없기에 그리 하는 것이고.
금영 : .....
최상궁 : 네가 뭐가 아쉬운 게 있어 그런 방법을 써야한단 말이냐?
금영 : (답답한데).....
씬46 한상궁 처소
고뇌하는 한상궁의 모습.
씬47 다재헌 가는 길(다음날 낮)
결의가 엿보이는 표정으로 가는 장금.
씬48 다재헌 일각.
장금이 온다.
씬49 다재헌
무언가 일을 하고있는 운백
장금 : 나으리!
운백 : (돌아보면)
장금 : 나으리.. 봉침을 놓아주십시오.
운백 : 안된다고 하지 않았느냐?
장금 : 나으리. 어차피 누군가는 시험을 당해봐야 합니다.
운백 : 그게 왜 하필 너란 말이냐!
장금 : 하필 저가 아니고 다행히 저라고 생각해주십시오.
운백 : .....
장금 : 잘되든 잘되지 않든 저는 나으리를 원망하지 않을 겁니다.
운백 : 네 원망따위는 무섭지 않아. 내가 무서운 것은 사람이 잘못되는 것이다.
아파 찾아온 사람이 나로 인해 잘못되는 것.
장금 : 저는 잘못되지 않습니다.
운백 : ......
장금 : 저는 잘못되지 않습니다.
운백 : 너의 그 무모함이 항상 너를 위협으로 몰아가는 것 아니냐
장금 : 그 무모함이 저를 늘 앞으로 나아가게도 합니다.
운백 : ......
장금 : .....
운백 : (다시 구슬르며) 의원의 잘못된 시침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어.
하물며 내가 직접 놓는 침도 아니고 미물인 벌이 쏘는 것이다. 어딜 쏠 줄 어떻게 알아.
장금 : .....
운백 : 그러니 내가 됐다 싶을 때까지만 조금만 참고 기다리거라.
장금 : 꼭 지금 이어야합니다.
운백 : ......
장금 : 혈자리만 정확히 시침할 수 있다면 하실 수 있습니까?
운백 : 그나마 조금 덜 위험하겠지..
장금 : 허면.. 이렇게 해주십시오.
운백 : .....?
씬49 채마밭 일각
벌을 잡는 운백.. 이를 걱정스레 지켜보는 장금.
씬50 다재헌
운백이 벌을 잡고 족집게로 벌의 침을 조심스레 빼고 있다.
장금 긴장된 표정으로 보고 있고.. 침을 족집게로 쑥 잡아 빼는 운백..
운백 : 됐다.
장금 : (좋아하고)
운백 : 헌데 니 말대로 침을 뽑아서는 해 보지만 침을 뽑아 써도 효과가 있을런지는 내 장담 못한다.
장금 : ......
운백, 장금의 몸에 침을 가져와서는 미각을 관장하는 혈자리를 미세하게 찾아내고 시침을 한다.
긴장하는 운백..
더 긴장하는 장금.
몇 군데 더 시술한 뒤 긴장된 시침이 끝이 나고..
운백 : 다 됐다.
장금 : 얼마나 지나야 알 수 있습니까?
운백 : 그러게 정확히 아는 것이 없다하질 않았느냐?
장금 : 그때 그 병사는 얼마 만에 알았습니까?
운백 : 그 사람은 아주 빨리 병세가 회복됐다.
장금 : ..(기대에 차는데)...
운백 : (탕제를 주며)
장금 : 이것은 무엇입니까?
운백 : 그냥 벌에 쏘이는 것도 사람에 따라 모두 다르다.
아무 붓기도 없이 맞을 때만 따끔한 사람이 있는가하면
붓기만 있는 사람도 있고 두드러기가 나는 사람..
심지어는 숨이 가빠지면서 죽는 사람도 있다.
장금 : ......
운백 : 그러니 숨이 가빠지거나 몸이 너무 참을 수없이 가렵거나 하거든 이 탕제를 먹어라.
이것은 벌독을 해독시켜주는 것이니.
장금 : 하지만 이걸 먹으면 봉침의 효과도 없어지는 것 아닙니까?
운백 : 하여 그런 증세가 나타났는데도 안 먹겠다는 것이냐?
장금 : 아닙니다. 먹을 겁니다. 감사하고 송구합니다.
운백 : 입에 발린 말 그만 하거라. 얼굴에 벌레 기어가는 것같다.
장금 : ......
씬51 산 일각
덕구가 혹시 사람이 따라오지는 않는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가고 있다.
씬52 산일각
덕구.. 웬 암자에 도착하여서는 절을 올리더니만..
다시 주위를 살펴보고는 바위에 붙어있는 석청을 조심스럽게 딴다.
그렇게 따서는 뒤를 돌아오는데.. 앞에 떡하니 덕구처가 팔짱을 끼고는 있다.
덕구처 : 여기였구만.
덕구 : 아니.. 여기가 어디라구.. 석청이 나는 위치는 아들한테도 안 가르쳐 주는거야.
우리 아부지도 돌아가실 때까지 나한테 안가르쳐주셨다구.
덕구처 : 그건 시아버님 얘기구.. 나는 당신 마누라야.. 귀신보다 더 무서워하는 마누라.
덕구 : (뒤돌아 암자에 고개를 숙여 빌듯) 벌님.. 벌님.. 잡것이 끼어 들어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부디 노하지 마시고.. 앞으로도 계속 여기다가 꿀을 만들어주십시오.
덕구처, 문득.. 혹 진짜 부정이 타면 어쩌나싶어 같이 빌고..
덕구가 얼른 덕구처를 끌고 내려오는데..
씬53 일각
덕구 : 그러게 여기는 왜따라와.. 그나마 이것도 없어지면 어쩌려구
덕구처 : 그러니까 나 몰래 빼돌리질 말아야지.
덕구 : 빼돌리긴 누가 빼돌렸다그래.. 워낙 귀한 거라 주상전하한테 바치기도 모자라는데..
덕구처 : 그래? 그럼 이거 올리면 얼마나 받아
덕구 : 글쎄 뭐 크게는 못 받고 그냥 돈푼이나 받을까?
덕구처 : 이러니 내가 따라오지..
덕구 : 장금이 줄 돼지 쓸개는 받아왔어?
덕구처 : 가는 길에 받아야지.
덕구 : ......
씬54 장금 처소(아침)
연생은 자고있고.. 장금이 침맞은 부위를 살피고 있다.
가려운 듯 손으로 비비는데 여기저기 보는데.. 좀 많이 부었다.
걱정스런 표정인데..
연생.. 언제 일어났는지..
연생 : 너 왜그래? 벌레 물렸어?
장금 : 어? (만져보고는 조금 당황..) 아니...
연생 : 부었는데.
하고는 ‘여기두’ ‘여기두’ 하며 수선을 떤다.
장금.. ‘괜찮아’ 하고는 걱정을 하는데.. 그위로..
운백 : (E) 그러니.. 숨이 가빠지거나 몸이 너무 참을 수없이 가렵거나 하거든 이 탕제를 먹어라.
이것은 벌독을 해독시켜주는 것이니.
장금 : (E) 하지만 이걸 먹으면 봉침의 효과도 없어지는 것 아닙니까?
장금.. 가져다놓은 탕제를 한번 본다.
그리고는 그냥 벌떡 일어나는데..
씬55 처소 부엌
장금이 부엌으로 들어온다.
소금 설당 등.. 양념이 있는 그릇들을 살피는 장금.
소금을 찍어 먹어본다. 맛이 나질 않는다.
설당을 찍어 먹어본다. 역시 맛이 나질 않는다.
조금 더 많이 먹어보지만.. 그래도 맛은 나지 않는다..
한숨을 쉬는 장금.
씬56 수랏간
최상궁과 한상궁 있고.. 장금과 연생이 있는데..
최상궁 : 너도 들어 알고 있지?
장금 : .....
최상궁 : 마침 오늘 저녁에 경연이 끝나고 주안상을 마련하라 하셔서 오늘밤에 고래고기를 하기로 했다.
장금 : 오늘이요?
최상궁 : 그래 한상궁이 그리 자신을 했으니 나도 믿겠다. 준비를 잘하거라.
하고 최상궁 나가면 한상궁과 장금.. 서로 쳐다보고..
한상궁 : 나도 고래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어 무어라 얘기도 해줄 수 없다.
더구나 이따가 저녁때나 고기를 나누어 줄 모양이다.
장금 : ......
연생 : 왜? 장금아.. 너 임금님 상에 올라가는 거 하게됐어?
장금 : .....
연생 : 잘됐다.
민상궁이 계란이 담긴 광주리를 들고 오다가는
민상궁 : (기다렸다는듯이) 연생아.
연생 : 네?
민상궁 : 저 연경당 후원에 가면 숙수 강덕구가 있을게다. 가서 (광주리 건내주며) 전해주거라.
장금 : (문뜩 덕구라는 소리에 밝아지는데)
민상궁 : 안 받고 뭐해?
장금 :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하고는 광주리를 들고 가는 장금. 보는 한상궁.. 근심만 가득하고..
씬57 숙수 조리간
덕구가 빈 벌집에 푼 계란을 멋있게 채운다.
그리고는 솥뚜껑 뒤에다가 굽는데.. 장금이 들어온다.
장금 : 아저씨..
덕구 : 아니 장금아. 니가 어쩐일로?
장금 : (광주리 건네주고)
덕구 : 무수리들 보내면 될 것을 장금이 니가, 아니지 마침 잘 됐다.
장금 : ......?
덕구 : 그때 말이다. 니가 물어본 거.
장금 : ......?
덕구 : 미각 찾는데 좋은 게 없냐고 했던 거 말이야.
장금 : 있어요?
덕구 : (쓸개를 꺼내보이며) 쓸개다.
장금 : (인상을 쓰는데)
덕구 : 근데 이 쓴걸 먹으면 미각을 잃은 사람이 미각이 돌아온다고 해서 가져왔다.
장금 : 정말이요? 누가요?
덕구 : 누구라기보다는.. 너도 먹어봐라. (장금에게 들이밀면)
장금 : (꺼리다가 혀끝을 대보고)
덕구 : 쓰지?
장금 : (혐오스러운 듯 인상이 구겨지며) 예.
덕구 : (써서 그런 줄 알고) 쓰니까 쓸개지.
장금 : 혹시 고래고기 드셔본 적이 있으세요?
덕구 : 고래고기?
장금 : 네. 고래고기 맛을 아시나해서요.
덕구 : 알다마다.
장금 : 정말 아세요?
덕구 : 그럼. 그러니까 그게 내가 동해안을 갔을 땐데..
장금 : 맛이 어떤데요?
덕구 : 고래란 말이야 아주 큰.. 크니까 아마도.. 이 집채만은.. 요거보다는 조금 작겠다.
하여간 아주 큰 생선인데 말이야.
장금 : ......
덕구 : 이게 먹어보면 생선 맛 같기도 하고 또 육고기 같은 맛이 나기도 하고
하여간 부위마다 그 맛이 달라서 12가지 맛이 난다고 하는데.. 그 맛을 뭐라 딱히 말하자면..
그 맛은..
장금 : ......
덕구 : 쇠고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장금 : 소고기요?
덕구 : 그래 뭐 딱 맞지는 않지만 거의 흡사해.
이때 들어오는 장번내시.
장번내 : 자네가 안먹어본 게 뭐가 있어? 500년 묵은 구렁이에.. 1000년 된 산삼..
덕구 : (장번내시 나타나자 바로 조용히 일하고)
장금 : ..(실망스러운데).. 저는 가겠습니다.
덕구 : (가는 장금에게 작은 소리로) 소고기 같애.
장금, 나가고..
씬58 궁 일각(엄마의 일기 숨겨둔 곳)
오는 장금..
나무밑을 보면.. 빨간 끈 하나가 뾰족히 나와있는 곳을
파헤쳐서는 엄마의 일기를 꺼내 뒤적여보는데..
장금 : 정상궁마마님도 아직 못 드셔보셨다는데.. 있을 리가 없지...
이제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스럽고..
씬59 수랏간 일각
한상궁 역시.. 걱정스러운데..
씬60 사옹원
최상궁과 최판술이 만나고 있다. 무슨 책자를 준다.
최판술 : 고래고기로 음식 하는 법을 적어온 것이다.
최상궁 : 예.. 됐습니다
최판술 : 이거는 뭘하게?
최상궁 : 그럴 일이 있습니다.
최판술 : 결국 소주방으로 들어가는 소금은 모두 최상품으로 바꿨다.
최상궁 : ......
최판술 : 오겸호 제조대감께서도 이번 일 때문에 정상궁이 눈에 거슬리셨나보더라.
최상궁 : 그러시겠지요.. 자꾸 우릴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무덤을 파는 겝니다.
최판술 : ......
최상궁 : .....
씬61 수랏간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음식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장금은 풀이 죽어있고.. 이를 보는 한상궁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다.
드디어 바지들이 고래고기를 들고 오고.. 모두 신기해서 보고 있다.
창이 : 저게 엄청나게 큰 생선살이라며?
연생 : 생선이야? 꼭 소고기처럼 생겼네.
민상궁 : 그러게 색깔도 그렇고..
최상궁 불안에 떨고 있는 장금을 보고..
금영도 장금을 보는데..
드디어 앞에 놓인 고래고기.
재료를 나른 바지들은 물러가고..
정상궁 앞으로 나서서는..
정상궁 : 이것은 먼바다에서 잡혀 진상으로 올라온 고래고기다.
이는 쉬이 잡히는 생선이 아닐뿐 아니라
궐에서는 누구도 맛을 보거나 음식을 해 올린 적이 없는 재료다.
모두 : ......
정상궁 : 허니 최상궁과 한상궁이 각각 맡아 음식을 하도록 하여라.
최상궁 : 예.
한상궁 : 예.
정상궁 : 조치와 찜은 각각의 상찬나인들이 하는 것이니 장금이와 금영이가 각각 하도록 하여라.
장금 : .......
금영 : ......
모두 : ......
정상궁 : (아이들이 들리지 않게 한상궁, 최상궁, 장금, 금영에게만)
모두 알것이니.. 각각 떨어져서들 하거라
모두 : ..예.
정상궁 : (다시 돌아) 나머지는 각각 자신들이 맡은 음식을 하도록 하고!
모두 : 예.
정상궁 물러나면 모두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장금 앞에 놓인 고래고기를 빤히 보고 있기만 한데..
그런 장금을 바라보는 한상궁.
보는 최상궁.
최상궁 : (E) 어디 한번 해 보거라. 맛도 모르는 고기로 조치를 끓여내!
장금은 어찌해야 할지 뭘 넣어야 할지 도대체 모르겠고 멍하니 있는데..
최상궁 고기를 떼어 맛을 보고는.. 음식을 하기 시작하고..
금영 역시.. 떼어 먹어보고 음식을 하기 시작하고..
장금을 보면.. 장금.. 멍하니 서 한상궁을 본다.
한상궁.. 역시 그런 장금을 볼뿐 뭐라 말할 수도 없고..
장금.. 그냥 있을 수만은 없는지.. 그냥 고기를 조금 떼어 먹어본다.
육질이라도 확인하려는듯 맛을 본 장금 뭔가 이상한지 고개를 갸웃하는데..
하지만 도대체 이게 무슨 맛인지 그려지지가 않는 듯하다.
그런 모습을 보는 한상궁.
컷. (시간경과)
한상궁이 한 수육이 상위에 올려지고..
이어서 최상궁의 음식이 올려지고..
금영의 찜이 올려지고..
자신 없는 얼굴로 조치를 들고 와 상위에 놓는 장금.
최상궁 : 처음 하는 음식이니 전하께 올리기 전에 드셔 보셔야지요
정상궁 : ......
모든 나인들 과연 어떤 맛일까 궁금해선 정상궁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정상궁 드디어 젓가랏을 들어 한상궁의 음식을 한 점 집어먹고는..
정상궁 : (장을 찍어 먹고는 음미하는데) 장이 좀 묽구나.
한상궁 : 예.
정상궁 : (다시 최상궁 음식을 한 점 먹어보는데)
최상궁 : ......
정상궁 : (음미하고는) 음.. 다른 생선과는 달리 육질이 쇠고기마냥 찰지구나.
최상궁 : 예. 하지만 쇠고기와는 달리 비린내가 좀 있어서
장금 : .......
최상궁 : 양념을 강하게 했습니다. 더구나 기름지기가 고등어에 못지 않아 참기름을 적게 하였습니다.
정상궁 : 잘 했다. 냄새도 없고 고기도 찰진 것이 배와 섞인 맛이 쇠고기 육회에 뒤지질 않는구나.
정상궁 : (금영의 찜을 먹어보고는) 찜도 맛이 아주 좋구나.
금영 : .......
정상궁 : (장금의 끓인 찌개를 맛보려는데)
장금 : .......
한상궁 : .......
최상궁 : .......
정상궁 : (드디어 한 술 떠서 맛을 보는데)
맛을 본 정상궁, 갸웃하는데.. 불안한 한상궁.. 보는 최상궁과 금영..
불안한 모습으로 지켜보는데..
정상궁 : 됐다. 올리거라.
장금 : (어떻게 된 일인지 당황되고)
한상궁 : (역시)
최상궁 : (놀라고)
이 때 대전별감 막개가 부리나케 달려와서는..
별감 : (정상궁에게) 마마님. 서둘러 음식을 올리셔야겠습니다.
정상궁 : ......
별감 : 전하께서 경연이 일찍 끝나 벌써 대전으로 드셨습니다.
정상궁 : 알겠네. 서둘러라.
최상궁 : 마마님.
정상궁 : (OL) 못 들었는가? 어서 올리라는데두.
최상궁 :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고)
불안한 장금과 한상궁의 모습.
씬62 대전 앞 마당
고래고기 음식을 올린 상을 들고가는 나인들의 모습.
최상궁 따라가면서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씬63 수랏간
끓이고 남은 고래조치를 보는 장금.
그 때 연생이 남은 음식을 한 술 떠 맛을 보고는..
연생 : 와! 생선이라는데 쇠고기 맛이 나네. 맛있다. 장금이 넌 역시 뭘 해도 잘해.
장금 : (의아하고)
한 술 떠서는 천천히 맛을 음미해보는 장금의 표정.
순간 문득 표정이 경직되고는 그 위로..
컷(다재헌)
운백 : (E) 헌데.. 니 말대로 침을 뽑아서는 해 보지만... 침을 뽑아 써도 효과가 있을런지는
내 장담 못한다.
장금 : ......
운백, 장금의 몸에 침을 가져와서는 미각을 관장하는 혈자리를 미세하게 찾아내고 시침을 한다.
컷(숙수 조리간)
덕구 : (E) 너도 먹어봐라. (장금에게 들이밀면)
장금 : (꺼리다가 혀끝을 대보고)
덕구 : (E) 쓰지?
장금 : (E 혐오스러운 듯 인상이 구겨지며) 예.
장금.. 조그만 소리로 ‘썼어.. 쓸개가 썼어’하고는 다시 음식을 한 술 떠서 맛을 보는 장금.
역시 천천히 음미해 본다.
그러다가 경직된 얼굴에서 천천히 환한 웃음으로 번져가며 고개를 돌려
장금 : (한상궁을 부르듯) 마마님!
하는 모습에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