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부대에는 새 술을…
새 봄맞이 준비를 하는 중에 100년만의 폭설을 경험하였습니다. 우리 회원님들 가정에 폭설로 인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혹독한 꽃샘추위도 치루었으니 이제는 새순 돋아나는 모습을 기다려봅니다.
새 봄이 오면 더욱 그리워질 곳이 있습니다.
북한산 등산길 초입에서 소박하게 꾸려왔던 나자렛 성가회의 수익업체 카페 르샤...지난 1월 8일 모든 살림살이와 사무집기를 평창동 새 집으로 옮기고도 가끔 찾아주시는 이웃과 등산객 손님들 때문에 빈집을 비우지 못하고 그 자리를 두 달간 지켰습니다. 10년의 추억이 서린 정든 곳이기는 하지만 하루에 커피 두 잔을 판 수익으로는 커져만 가는 나자렛 성가회의 살림을 감당할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한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저희 나자렛 성가회가 살아갈 길을 강구하기 위해 새로운 수익업체 Noodle In(仁) House와 Gallery In(仁) Cafe를 마련하였습니다.
이 수익업체의 상호를 <仁>으로 정한 것은 우리가 실천해야할 복지정신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한자어로 풀이하면 “어질다”의 뜻이 되며 타인에게 대한 仁은 거의 사랑의 개념으로 통합니다. 유교에서는 仁을 타고난 어진 마음씨와 자애로운 정을 바탕으로 자기를 완성하는 덕이라고 하였고, 또한 仁은 사람 ‘人’ 과 두 ‘二’ 가 합쳐 이루어진 “어질 仁” 이니 두 사람이 모인 곳에는 내가 늘 함께 있겠다고 하신 예수님의 사랑 실천 정신이 담겨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인가, 어질 인의 영문풀이도 charity, philantrophy, humanity, kindness 등 복지와 일맥상통합니다. 그러니 여러분께서 저희 집을 찾아와 맛있는 국수를 드시고 따끈한 차 한 잔을 마시는 일은 바로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길이 되는 것이며 자기를 완성하는 길이 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러한 복지정신을 바탕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Noodle In House의 주방장으로는 10년 동안 양식조리사로 활약하고 퓨전 요리 개발에 남다른 재능을 인정받아서 얼마 전 요식업계의 대표적인 월간지인 카사비스트로(Casa Bistro)에 소개되었던 김 종민 선생님을 전격적으로 모셨습니다. 저희들의 특기 메뉴인 퓨전 파스타류는 가족행사, 동문행사, 회식자리 등 모든 모임을 더욱 빛내드릴 것입니다. 특별한 모임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께서는 Noodle In House를 기억해주시고미리 전화로 예약해 주시면 더욱 성심껏 모실 수 있겠습니다.
또한 Gallery In Cafe에서는 모든 종류의 커피는 물론 한국의 전통 차, 맛있는 와인, 칵테일과 고급 안주로 여러분의 여가시간을 편안하게 해드릴 것이며, 국내외의 유명한 화가들이 소장한 작품을 늘 감상하실 수 있는 갤러리로 꾸며놓았습니다. 특별히 이번 초대전으로는 저희 후원자이시며 당산동 본당 교우이신 송 진영 베르띨라님의 인물화전을 기획하여 전시하고 있습니다. 저희 갤러리에 전시를 원하시거나 추천하실 작품이나 작가님을 아시는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을 주시면 전시를 기획하여 드리겠습니다.
Noodle In House와 Gallery In Cafe에서 나오는 모든 수익금은 나자렛 성가회의 운영비로 사용됩니다. 또한 사업이 번성하여 신축공사로 인하여 발생된 부채를 정리해 가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사순시기에 개업을 하게 되어 축하행사는 부활절로 계획하고 있습니다만 회원님들께서 찾아와주셔서 저희들의 새로운 사업을 격려하여 주신다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
오시는 한 분 한 분을 고마운 후원자로 모시겠습니다. 정말 좋은 음식과 편안한 분위기를 늘 유지하면서 자주 회원님들을 직접 뵐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면 이제 저희 성가회 식구들이 모두 힘을 모아 좋은 음식이 주는 포만감뿐만 아니라 따뜻한 사랑 나눔의 포만감까지 함께 안겨 드릴 수 있는 나자렛 성가회 가족으로 성숙되어 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전화주시고 오세요.
2004년 3월 12일
나자렛 성가회 이인복 마리아, 심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