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 이상 개선되어 온 한옥의 지붕공사를 살펴봄으로써 피죽/너와/적삼목/강판/콘크리트/금속/잔디 등을
사용한 지붕공사의 개선점은 무엇인지 비교하여 검토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려 합니다.
한국목조건축 지붕구조의 특징
- 일본건축과의 비교 -
김 동 욱(경기대학 교수)
Ⅰ. 한국 목조건축의 지붕구조
한국건축의 지붕은 멀리 삼국시대부터 일정한 기법이 정착한 이후 한국의 토양에 적합한 구조로 자리 잡았다.
그 기본적인 방식은 원형의 굵은 서까래를 도리 위에 올리고 서까래 위에 개판 즉 널을 펴 깔거나 산자를 엮어대고
흙을 이겨 바르고 기와를 덮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런 방식은 고려시대나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크게 변하지
않고 계승되어 한국 목조건축의 지붕을 형성하는 기법으로 정착된 것이다. 한국건축의 지붕은 한반도의 강우량,
한국의 산세에 조화를 이루며 한국인의 심미안에 맞추어 알맞은 물매를 이루어 독특한 아름다움을 유지해 왔다.
이런 물매를 잡기 위해 서가래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도록 했다. 또 개판이나 산자 위에는 통나무, 죽데기,
고재 또는 장작과 같은 잡목을 가로 덧대어 적심을 올리기도 하고 서까래나 부연 추녀 등의 뒷목이 들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뒷목에 누리개를 눌러 박아대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지붕구조는 적당한 하중을 갖고
축부를 눌러 전체 건물의 구조적 안정을 꾀하는 것이다.
기와지붕을 구성하는 방식은 중국에 기원을 둔 것이며 그것이 한국을 거쳐 일본에 전파되어 동양 삼국이
유사한 기법으로 목조건축을 짓게 되었다. 그러나 세 나라의 집짓는 기술조건이나 토양, 기후조건의 차이
등에 따라 세월이 흐르면서 기법상에 조금씩 차이를 갖게 되었다. 이 가운데 한국은 비교적 고식을 충실히
계승한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으며 특히 개판이나 산자 위에 충분한 양의 흙을 발라서 여름철의 더위나
겨울의 추위를 방지하는 동시에 지붕에 충분한 무게를 실어서 하부를 눌러주는 효과를 중요시하였다.
그에 비해 중국은 중부, 남부 지방에서는 서까래 위에 흙을 이겨 바르는 대신 평평한 기와를 개판 대용하는
방식을 채용하여 시공의 간편화를 꾀하고 통풍의 효과를 높였다. 또 북부 지방에서는 개판 위에 흙이나
회를 덮되 두께를 최소화하여 하중이 커지는 것을 방지하였다.
그림 1 경북 은해사 거조암 영산전 단면도
그림2 중국 산서성 영락궁 삼청전 단면도
세 나라 가운데 지붕구조가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일본건축이다. 일본의 목구조는 초기에는 한반도에서
기술자들이 건너가 기법을 전해주었고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지진이 잦고 비가 많이 오는 지리 특성 때문에
한국에서 전해진 기법을 그대로 수용하는데 많은 기술적인 문제가 야기되면서 일본의 자연조건에 알맞은
기법을 만들어갔다.
첫 번째 변화는 개판 위에 흙을 바르는 대신 긴 수평재나 짧은 동자주를 세우고 다시 그 위에 노지이따(野地板)라고
하는 개판을 깔아 일종의 이중 개판을 형성하는 방식이 도입되는데 이런 지붕구조를 노야네(野屋根)라고 부른다.
노야네가 나타나면서 지붕구배를 조절하는 것이 가능해져서 강우량에 대비할 수 있게 되고 아래쪽 서까래는
지붕구배와 관계없이 낮은 구배의 서까래를 걸게 된다.
두 번째 변화는 하네기(桔木)라고 하는 서까래를 대신해서 지붕하중을 기둥에 전달하는 별도의 부재를
만들어낸 점이다. 하네기가 처마의 하중을 받게 되면서 서까래는 더 가늘게 장식화될 수 있으며 서까래와
부연을 길게 빼는 것이 가능하게 되고 지붕구배의 조절도 더 자유롭게 된다.
세 나라 지붕구조의 이러한 차이는 각 나라 기후조건이나 기술여건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근년에 들어와 우리나라에서는 규모가 큰 건물의 경우, 지붕물매를 잡기 위해서 과다하게 적심을
올리거나 두터운 보토를 덮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덧서까래를 사용하거나 아예 일본건축처럼
지붕개판을 이중으로 설치하는 방안이 시도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지붕 하중을 줄이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나 전통적인 기법과는 차이를 보이는 것이어서 그 사용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나치게
지붕 하중 경감을 추구하는 것은 충분한 하중을 필요로 하는 한국목조건축의 기본적인 짜임을 약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는 것이어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여기서는 일본목조건축의 지붕구조 변천을
간단히 살펴보면서 향후 우리나라 목조건축의 지붕구조의 장래를 생각하는 기회를 가지려고 한다.
Ⅱ. 일본 목조건축의 지붕구조
일본의 목조건축은 7세기 경 한국에서 불교가 건너가면서 한국의 건축술이 전해져서 형성되었다.
나라의 호류우지는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진이 자주발생하면서 구조적인 보강이
필요하게 되어 9세기경에 오면 축부를 단단히 붙잡아주는 나게시(長押)라는 횡재를 보강하는 방안이 나타났다.
나게시는 기둥 머리부분이나 중간 부분에 횡 방향으로 안팎으로 길게 보강재를 대는 것이었는데, 실제 축부를
붙잡아주는 효과는 그리 크지 못했다. 얼마 후에는 제작경비가 많이 들어가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기와 대신에
일본에 흔한 회나무껍질을 얇게 켜서 지붕을 덮는 방안도 나타났다. 이것은 지붕 하중을 줄이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한다는 이점이 있었다.
이런 변화와 함께 지붕 자체의 구조적 변화가 나타났다. 제일 먼저 시도된 것은 앞에서 설명한 노야네의 도입이다.
노야네의 기본 방식은 결국 개판 위에 흙을 바르는 대신 이중 개판을 사용하고 개판 사이를 빈공간으로 하는 것이다.
노야네 덕분에 지붕하중은 줄어들고 지붕물매를 급하게 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노야네가 나타난 것은
1,000년 전후라고 하며 호류우지 대강당 건물에서 그 사례를 볼 수 있다. 또한 노야네를 통해서 외진과 내진이
하나의 지붕으로 덮히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림3 일본 교토시 다이혼지 본당 단면도
그림4 일본 가마쿠라시 엔카쿠지 사리전 단면도
다음에 나타난 것이 하네기이다. 하네기가 도입된 시기는 13세기로 알려져 있는데 다이호온지 본당(1228년)이
사례이다. 하네기는 노야네 속에 설치하기 때문에 사람들 눈에는 띄지 않으면서 실제 지붕의 하중을 전담하여
기둥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였다. 하네기가 도입되면서 지붕 물매를 조절하는 것은 더 쉽게 되었다. 지붕 물매를
결정하는 노지이타 즉 상부 지붕널의 물매를 하네기 위에 세운 동자주 높이를 조절하여 마음대로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지붕은 더 급경사가 되고 규모가 커졌다. 이런 지붕이 적극 고안된 배경에는 평면상의 변화에도 작용하였다.
비가 자주오는 일본에서는 야외에서 행사를 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았으며 그에 따라 본래 불상을 모신 불전
앞 마당에서 거행하던 행사를 불전 앞에 예당이라는 별도의 건물을 세워 실내에서 행사를 하였다. 나중에 불전과
예당은 하나의 건물로 통합되고 두 건물은 한 지붕 아래 모이게 되었다. 불전과 예당이 한 건물이 되어 불전은 내진,
예당은 외진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두 건물지붕을 하나로 하면서 거대한 지붕이 생기자 지붕하중을
최소화할 수 있는 노야네나 하네기가 더욱 유행하게 되었다. 내진, 외진이 한 건물 안에 형성되면서 정면보다
측면 칸수가 더 커지고 그에 따라 지붕의 규모도 커졌다.
또 서까래는 실제 하중을 거의 받지 않게 되므로 굵기를 가늘게 하고 장식적으로 처리하는 경향을 갖게 되었다.
그림 5 일본 오츠시 엔쇼오지 금당
한편 지붕의 하중이 줄어들자 축부를 고정하는 별도의 방안이 필요해졌다. 전통적인 목조건물은 지붕의 무거운
하중이 내려누르면서 축부를 안정시키는 것이 기본적인 것인데, 지붕속이 빈공간이 됨에 따라 지붕하중이 지나치게
작아지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나타난 것이 누끼(貫)라는 부재이다. 누끼는
기둥 사이를 관통하면서 축부를 보강하는 횡재를 말하며 본래 중국 남부에서 고안된 것인데 13세기 경에
일본에 도입되었다. 축부보강은 처음에는 나게시라는 바깥에서 둘러싸는 방법을 채택했지만
이것은 불안전한 보강방법이었다. 누끼의 도입을 통해서 축부가 안정되어 가벼운 지붕으로도 건물이 충분히
지탱하는 방법이 확보된 것이다.
Ⅲ. 최근 국내 지붕구조의 새로운 시도들
한국 목조건축은 완만한 물매의 기와지붕, 굵은 서까래, 굵고 안정된 기둥을 특징으로 한다. 일본처럼 축부를
보강하기 위한 별도의 보강재를 갖지 않는 대신 상부 지붕에서 충분한 하중이 내려누르는 것으로
구조적인 안정을 꾀한다. 이를 위해서 지붕에는 충분한 보토를 덮어 물매도 조정하고 온도조절 효과를
달성한 것이다. 이것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한국 자연조건에 적응한 결과였다.
그러나 종종 지붕물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는 지나치게 많은 보토를 덮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단연과 장연 사이에 지나치게 큰 공간이 생겨서 이 부분을 모두 흙으로 채울 경우 과다한 하중을 발생하게 되고,
구조적인 약점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흙 대신에 통나무나 고재 등 적심목을 채워서 흙의 양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
또 특별한 경우에는 덧서까래와 같은 별도의 경사재를 보토 사이에 넣어 과다한 흙의 사용을 줄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특수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고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이런 전통적인 지붕구조는 20세기에 들어오면서 변형이 나타났으며, 그 방식은 건물의 여건에 따라
여러 가지로 시도되었다. 그 가운데는 가장 적극적인 방식은 서까래 위에 동자주 등을 세우고 그 위에
개판을 깐 다음 개판 위에 약간의 흙을 덮고서 기와를 얹는 방식으로 안성 석남사영산전에서 사례를
볼 수 있다. 이런 방식은 적은 자재를 가지고 처마를 높일 수 있는 효과를 갖기는 하지만 지붕구조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전통적인 기법에서 크게 벗어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런 적극적인 변형은 아니지만,
서까래 위에 덧서까래를 얹어 보토의 양을 줄이는 방식은 여러 건물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건물이 국보 15호 봉정사극락전이다. 봉정사 극락전의 경우에는 종도리 위에 도리를 하나 더 얹고
덧서까래를 올렸는데, 이렇게 해서 지붕 상부의 보토의 양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이 덧서까래가 언제 도입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시기가 확실치 않지만 전통적인 기법이라고는 말하기 어려다.
한편 최근에 와서는 민간의 한식 목조건물에서 적극적으로 지붕구조를 고치는 사레가 늘고 있다.
즉, 서까래 개판 위를 빈공간으로 하고 그 위에 지붕널을 짜서 기와를 얹는 방식으로 일본건축의
노야네와 유사한 방식인 셈이다. 심지어는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에서도 부분적으로 시행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개판 위에 큰 수평재를 끼워 넣어 부분적인 빈공간을 만드는
방안이 시도되기도 하고 때로는 처음부터 개판을 이중으로 하고 개판사이를 빈공간으로 만드는
적극적인 개조가 도입되기도 한다. 이것은 지붕하중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기는 하지만
전통적인 기법은 아니다. 따라서 이런 변형을 시도하는 것은 불가피한 특수한 경우에 한정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또한 지붕하중의 과다한 감소는 결국은 상부의 내려누르는 무게를 줄이게
되어 축부 자체의 구조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어서 지나치게 성급한 도입은 건물
전체의 구조적 안정을 해칠 우려도 있다.
그림 6 안성 석남사 영산전 단면도
그림 7 경복궁 근정전 단면도(수리후)
그림8 서울 조계사 대웅전 단면도(수리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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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지붕공사
1. 누리개 설치와 적심 채우기
가. 적심을 채우기 전에 서까래와 부연의 뒷부리에 길고 무거운 나무를 가로로 건너지른 다음 못을 쳐서
고정시킨다. 이것을 "누리개"라 하는데 특히 장연의 뒷부리인 단연과 만나는 부분에 집중적으로 눌러
준다.
나. 적심의 재료에는 변죽이나 쓸모없는 잡목들이 사용되며 지붕위에 적심을 채우는 이유는
첫째, 서까래 물매와 기와로 마무리된 지붕물매와의 차이로 인한 공간을 메꾸기 위하여.
둘째, 흙만으로 지붕의 물매를 잡는 것보다 적심을 이용하면 지붕의 하중을 경감시킬 수있으며
셋째, 적심과 적심과의 공간과 적심과 개판과의 공간에 공기가 통하므로 나무가 숨을 쉴수있어 적심
하부의 목부재를 보호할 수있기 때문이다.
부연과 장연 뒷초리에 누리개 설치
장연뒷부리에 누리개 설치.
적심목(육송)
2. 연암 설치작업 현장
연암은 처마끝의 평고대와 모끼서가래를 덮은 박공개판 위에 올라가는 직각삼각형 단면의
기와 받침 부재이다. 연암은 사용하는 기와의 암키와의 나비와 곡률에 맞게 연암골을 파내고
못으로 고정한다. 조로 평고대위에 설치하는 연암의 경우 잘 휘지 않을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물에 적시어 느긋이 잘 휘어지게 하거나 연안골에 톱자국을 넣어서 휘어 붙게한다.
평고대까지가 목수의 일이고 연암은 기와를 잇는 와공이 다듬는다.
직삼형의 긴 부재위에 다듬을 기와곡선을 그린다.
전기톱(Jig saw)을 사용해 깍는다.
파도모양.
연암조각들
평고대위에 설치
추녀의 조로 평고대위에 설치
잘 휘어지지 않을 경우 기왓골에 사진과 같이 톱자국을 넣습니다.
박공개판위에 설치
가와를 얹은 모습
3. 보토 작업현장
보토는 지붕물매를 잡기 위하여 적심목 또는 산자 위에 채워 넣는 혼합재를 말하며 강회에
풍화토(마사)를 1:5 정도로 배합하여 보토로 쓰는 것을 강회보토라 한다.
아래사진은 강회보토의 작업사진입니다.
생석회준비
마사(풍화토)
마사토 안에 생석회
물을 주입하면 생석회가 반응을 하면서 흰연기를 낸다.
하루 정도 지나면 반응이 끝나고 생석회는 푸석푸석하게된다.
포크레인으로 잘 혼합한다.
보토작업 완료
4. 기와 잇기 작업현장
지붕위에 보토 깔기가 완료되면 암키와(바닥기와)를 군데군데 옮겨다 쌓고는 기와를 잇기 시작한다.
바닥기와를 깔고 난 다음에 수키와를 덮는다. 그리고 추녀마루, 내림마루, 용마루 공사가 진행된다.
가. 기와준비
암키와
불사 받은 암키와
가운데와 좌측이 수키와.
암막새 수막새
못을 이은 동선을 수막새의 언강부분의 구멍에 연결해 놓는다.
착고
망와
망와 옆모습
와공들이 사용하는 '와도'.
나. 홍두깨 흙 준비
생석회, 진흙, 마사토를 섞어서 수키와 밑에 넣을 홍두깨흙을 만든다.
생석회
진흙
마사토
다. 바닥기와 깔기
새우흙을 기와바닥에 채워준다.
라. 수키와 잇기
수키와와 수막새를 사진과 같이 올려놓는다.
수키와 밑에는 홍두깨흙을 채운다.
5. 마루기와 잇기
추녀마루 작업
추녀마루 끝의 망와
내림마루 작업. 지붕위에서 홍두깨흙을 둥글게 만들고 있다.
합각부분
내림마루와 추녀마루 작업 완료.
용마루 작업
기와 상량식
마. 와구토 작업
생석회와 마사를 섞어서 와구토를 만든다.
둘이서 발로 와구토를 비비고 있다. 마치 발춤을 추는 것 같다.
와구토로 마무리.
바. 기와잇기 완료
청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