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
1판1쇄 2017년 10월 13일
1판9쇄 2022년 7월 11일
지은이 정한아
펴낸곳 (주)문학동네 /펴낸이 김소영
"나는 매력적인 사람은 믿지 않아요.
그 안에 뭘 숨기고 있는지 알 수가 없거든요."
처음에는 드라마 <안나>의 원작소설이라고 해서 읽고서 드라마 후기를 적으며 내용을 첨부하려 했던 것인데...
소설을 읽다보니 드라마는 원작소설의 일부만으로 각색해서 만든 것일뿐 전혀 다른 작품일 뿐임을 깨달았다. 물론 기본 틀은 같다고 봐야겠지만, 내 눈에는 내 판단으로는 엄연히 다른 작품이다.
드라마 <안나>는 드라마로서의 극본작품이고 <친밀한 이방인>은 소설로서의 소설작품이다. 어떻게 보면 드라마 <안나>가 시리즈물이 될 가능성도 보인다고 봐야 하는 건가? 마음만 먹는다면 드라마 <안나>를 시즌제로 만한 충분한 이야깃거리를 <친밀한 이방인>은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시청자들이 흥미를 가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난파선
<난파선>이라는 소설 제목에서 이 글은 시작을 한다. 난파선을 남편이 쓴 소설이라며 '진'이라는 사람이 나타난다. 그리고는 남편이 홀연히 사라졌다. 일기장만 남겨놓고 홀연히 사라진 그를 찾고 싶다며 소설 원작자를 찾아온다. 그 일기장 안에서 이유미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진의 남편 이유상이었고, 이유미가 이유상이 되기까지가 일기장에 드러나 있고, 소설가는 이유미의 발자취를 찾으러 이유미의 고향으로 학교로 사람들을 만나러 다닌다. 이유미는 세 번의 결혼을 했고, 마지막에는 남자가 되어 결혼하고 자취를 감췄고, 그 누구도 이유미의 얼굴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있다.
위조증명서/가짜/거짓말
이유미는 위조증명서로 가짜피아니스트 행세를 했고, 그 다음에는 두 번째 남편이었던 성형외과 의사를 보고 가짜 의사가 되어 요양원 의사가 되었으며 요양원에서 만난 멋있고 돈 많은 노인과 세번째 결혼을 했고, 세번째 남편이 죽은 후 제로의 상태가 되어 '진'을 만나게 되며 남자로 변장하여 진의 남편이 된다. '진'의 남편이 되어 진을 엄마로부터 탈출시켜주고는 홀연히 사라진다.
이유미가 살았던 가짜 피아니스트, 가짜 의사, 가짜 남자!
이유미는 그 중 어느 하나도 허투루 행하지 않았다. 피아니스트로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때는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했고, 실제로 아이들을 좋은 학교에 진학시켰고, 이유미로 인해 구원받았다고 하는 학생도 있었으니 실로 능력이 대단한 것이었다. 가짜 의사로 요양원에서 일할 때조차도 그 어려운 의서들을 읽고 누구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게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남편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해냈다. 물론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지만, 그 역시도 제대로 해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의 특징
1. 다른 사람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진다.
2. 잘 듣는 사람이 되어라.
3. 다른 사람의 관심사에 맞춰 이야기 하라.
4.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주요한 사람처럼 느끼게 만들어라.
예전에는 사람들이 좋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하며 저런 말들을 따라서 내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이유미도 저런 말들을 따라하며 본인의 가짜 행세에 충실했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데만 주력하다 보니 진짜 중요한 건 잊고 살았기 때문에 결국은 누구에게나 친밀했지만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방인'으로 남은 게 아닌가 싶다. 그건 바로 '나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관한 방법이다. 누구에게나 가장 어려운 것이 자기인정, 자기친절이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 좋아보이는 다른 사람들을 따라하고 그러다가 정작 자기 자신에게 냉대하고, 자신을 인정치 못하고, 자신을 위로하지 못하고 산다. 그러다가 제2, 제3의 이유미들이 살아가게 되는 거 아닐까 싶다.
요즘 쇼펜하우어의 책들을 하나씩 읽어 나가고 있다. '행복'이라는 단어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철학자로 요즘 각광받는 사람인데.... 왜 이제야 알았을까 싶다. "왜 인간이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에서 시작한 쇼펜하우어의 생각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들어 더 든다. 행복하려 애쓰기 보다는 재앙을 어떻게 하면 피하면서 덜 겪으면서 살지를 생각하고 살아야 하는 게 인생이라는 것! 예를 들어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까로 골머리를 앓지 말고 어떻게 하면 가난하지 않을 것인가를 지혜롭게 생각하는 편이 훨씬 마음도 편하고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생이란
불행해지기는 쉬워도
행복해지기는 무척 어렵다.
그렇기에
불행해지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신에게 아주 행복해지라고 요구하지 않는 일이다.
'행복하게 산다'는 본래 의미는
단지 덜 불행하게'
잘 참고 견디며 살아가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내가 꿈꾸는 행복을 적당한 수준으로 낮추는 게 중요하다.
돈을 벌어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가난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건강해지려는 욕심을 버리고,
병에 걸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과하게 행복해지고 특별해지려는 노력과 투쟁이
결국엔 큰 불행을 자겨오기 때문이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이유미가 쇼펜하우어를 알았었을까? 이유미는 아주 똑똑한 사람이었다. 다만, 자기인정, 자기연민, 자기위로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다만, 안다고 해서 그대로 행동한다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잘 참고 견디며 살아가라'는 뜻이라고 쇼펜하우어가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내부에서 행복을 얻지 못하면 그 어느 곳에서도 행복은 얻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니, 내가 먼저다. 내가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해 보이는 것!
"행복을 얻는다는 건 쉽지 않다.
우리 자신의 내부에서 행복을 얻기란 매우 어려우며,
다른 곳에서 행복을 얻기란 아예 불가능하다."
-<성격과 일화>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언제 어디서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그러면 그가 서 있는 자리마다
향기로운 꽃이 피어나리라.
-법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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