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柳根) 서경집(西坰集)
진흥군의 대부인만사(挽晉興君大夫人)
귀하신 정경부인 / 貞敬夫人貴
백세의 연세 높으시네/ 期頤上壽尊
네 아들이 철권 받았으니/ 四男雙鐵券
한 시대에 큰 은혜가 지극했네 / 一世極鴻恩
덕과 복이 있어 새로운 훈호 받았지만 / 德祚新勳號
청빈함 지킨 옛 재상의 가문이네 / 淸貧故相門
시종 오복을 온전히 누리고 / 始終全五福
내외에 자손들 많이 두셨네 / 內外盛諸孫
그 의범 지금 견줄 사람 누가 있으랴 / 儀範今誰比
그 영예 예전에 듣지 못했네/ 哀榮古未聞
누가 검은 돌에 기록하여 / 疇能紀玄石
오래도록 등성이 빛나게 할까 / 長得賁丘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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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주01] 진흥군(晉興君)의 대부인(大夫人):
진흥군은 강신(姜紳, 1543~1615)으로, 본관은 진주(晉州), 자는 면경(勉卿), 호는 동고(東皐)이다. 우의정을 지낸 강사상(姜士尙,
1519~1581)의 아들로 정여립 옥사에 공을 세워 진흥군에 봉해졌다. 뒤에 숙부 강사안(姜士安, 1523~1582)에게 입양되었다.
강사안은 병조 정랑(兵曹正郎)을 역임하였다. 이 시에서는 강신의 어머니를 정경부인(貞敬夫人)이라고 하였으니 대부인은 강신의 생
모(生母) 파평 윤씨(坡平尹氏)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파평 윤씨는 윤광운(尹光雲)의 딸이다.
《白軒集 卷37 右議政贈晉川府院君姜公諡狀》 강신의 막내아우는 강담(姜紞)인데, 이경석(李景奭)이 지은 강담의 묘표(墓表)에
의하면 파평 윤씨는 1607년(선조40)에 운명하였다.《白軒集 卷5 僉知中樞府事姜公墓表》
[주02] 귀하신 …… 높으시네:
강신의 어머니가 정경부인이 되었고 장수를 누렸다는 말이다. 강신의 어머니에 대한 행적은 자세하지 않다. 그러나 1603년(선조 36)
에 이거(李蘧, 1532~1608)의 어머니가 100세가 되자, 임금이 잔치를 베풀어 축수하면서 당시의 경대부들이 모시고 있던 어머니도
초대하였는데 모두 13명이었다.
그중에 강신의 어머니 파평 윤씨가 정경부인으로 품계가 가장 높아 주인공의 다음 가는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記言 卷12 慶壽宴圖
記》 기이(期頤)는 백 년의 수명을 누리면서 자손의 봉양을 받는 것을 뜻한다.《예기》〈곡례 상(曲禮上)〉에 “100세를 기라고 하니
봉양만 하는 것이다.[百年曰期, 頤.]” 하였다.
상수(上壽) 역시 100세를 의미한다.《장자(莊子)》〈도척(盜跖)〉에 “사람의 수명이 상수는 100세, 중수는 80세, 하수는 60세이다.
[人上壽百歲, 中壽八十, 下壽六十.]”라고 하였다.
[주03] 네 …… 받았으니:
파평 윤씨의 네 아들이 모두 훈공(勳功)이 있다는 말이다. 파평 윤씨는 슬하에 강서(姜緖), 강신, 강인(姜絪), 강담을 두었다. 철권(鐵
券)은 임금이 공신에게 하사하던 쇠로 만든 패(牌)로 한 고조(漢高祖)가 공신들을 봉하는 데에 사용한 것에서 유래하였다. 단사(丹砂)
로 썼으므로 보통 단사철권(丹砂鐵券)이라고 한다.
[주04] 그 의범(儀範) …… 못했네:
파평 윤씨의 의범은 당대에 비교될 대상이 없었으며 옛사람도 누리지 못한 영예를 누렸다는 말이다.《장자(莊子)》〈전자방(田子方)〉
에 “사생과 종시를 장차 주야처럼 여겨서 마음을 어지럽히지 못하는데, 더구나 득실과 화복을 마음에 두겠는가.[死生終始, 將爲晝夜,
而莫之能滑, 而況得喪禍福之所介乎.]”라고 하였다. 애영(哀榮)은《논어》〈자장(子張)〉에 “살아 계시면 영광스럽게 여기고 죽으
면 슬퍼한다.[其生也榮, 其死也哀.]”라고 한 데서 유래하여 살아서나 죽어서나 영예로운 대우를 받는다는 의미이다.
ⓒ 충남대학교 한자문화연구소 | 강원모 김문갑 이규춘 (공역) |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