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강(Sinigang)은 필리핀 사람들이 가정에서 즐겨먹는 국요리입니다.
또 필리핀 술꾼들이 과음을 한 다음날 아침 어김없이 찾는 해장국이기도 하지요.
쇠고기 육수에 토마토를 으깨 넣고 시니강 가루를 넣어 국물을 만들구요.
건더기로는 여러가지 야채를 넣어 만드는 요리입니다.
(물론 저는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시니강 가루를 넣지 않고 만드는 법을 알려드리니 걱정 마세요.^^)
필리핀 사람들도 어쩌다 과음을 한 날이면
깊게 우려낸 쇠고기 육수에 시큼한 맛이 어우러진 시니강 한 대접을 먹고 해장을 한다고 합니다.
야채 수우프의 맛을 떠올리시면 금방 이 시니강의 맛을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시니강 파우더를 구해서 만들면야 쉽게 제 맛을 낼 수 있겠지만
필리핀이 아닌 외국에서 어디 그 재료를 구하기가 쉬운 일입니까?
집에 있는 재료 가지고 어떻게든 그 맛을 내는 것이 의미가 있는 일이란 생각에
이렇게 저렇게 여러가지 방법으로 만들어 보았는데요,
우리 가정 도우미 아줌마가 가장 오리지날 시니강에 가깝다고 평해 준 요리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재료부터 볼까요?
재료 (3-4인분)
쇠고기 (양지머리나 사태) 반 근
물 6컵
잘 익은 토마토 3개
양파 1/2개 잘게 썰어서
무 한 토막 (종이컵 크기) 손가락 굵기로 썰어서
파란색 야채(시금치나 껍질콩 등 어떤 것이든 상관 없습니다.)
소금 약간
토마토케첩(토마토 페이스트나 퓨레도 좋아요) 1/2-1컵(취향에 따라 가감하세요)
식초 1/2큰술
1.핏물을 뺀 고기를 찬 물에 넣고 팔팔 끓여줍니다.
2.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끓는 물에 잘게 썬 무와 양파를 넣구요. 진한 육수가 우러나도록 한참 끓여줍니다.
3.고기가 푹 무르고 양파와 무에서 단맛이 국물에 배어나와 진한 쇠고기 육수가 만들어지면
끓고 있는 냄비에 토마토 3개를 통째로 넣어줍니다. 일단 익힌 후 다시 꺼낼겁니다.
3.뚜껑을 덮고 토마토와 재료들이 푹 익도록 강한 불에서 끓여줍니다.
4.토마토의 겉껍질이 갈라지면서 다 익은 것이 확인되면 건져내세요.
5.토마토를 숟가락이나 기구를 사용해서 곱게 으깨줍니다.
6.으깬 토마토를 다시 냄비에 넣어줍니다.
7. 소금을 조금씩 넣어가면서 간을 맞춥니다. 취향에 따라 적당히 넣어주세요.
토마토 케첩에도 간이 되어 있으니 너무 많이 넣으면 짤 우려가 있지요. 조심하세요.
토마토 케첩(퓨레나 페이스트 등도 좋아요)과 식초를 넣어가면서 신 맛을 조절합니다.
1/2컵을 넣어도 좋구요. 시큼한 맛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1컵을 다 넣으면 되겠지요.
8, 파란색 야채를 맨 나중에 넣어서 익힙니다.
야채의 숨이 죽으면 다 익은 것이니 금방 불을 끄세요.
야채가 너무 익어버리면 씹는 맛도 덜하고 곤죽이 되어 음식의 볼품이 없어집니다.
자. 이제 완성입니다.
야채를 많이 먹을 수 있어 좋구요.
토마토를 익혀 먹는 것이 영양 흡수면에서도 훨씬 좋다고 하는데
이렇게 국을 끓여 먹으니 더 없이 좋은 건강식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도 잘 먹습니다.
요즘 아이들 스파게티에 입맛이 길들여져서 토마토 소스가 들어간 이 시니강도 좋아할거예요.
저희 안나도 시니강 한 대접에 밥을 말아서
평소 잘 먹지 않던 야채까지 먹어가면서 ' 후루룩 ' 한 그릇을 다 비웠습니다.
그저 된장 대신 토마토를 으깬 것과 토마토 소스를 넣는다고 생각하면 딱 되겠네요.
가끔은 별식을 만들어 먹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쟎아요.
꼭 한 번 도전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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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m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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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방송을 사랑했던 아나운서, 지금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홍콩 아줌마! | | |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