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의사자성어(17)>
개과천선(改過遷善)
고칠 개(改), 허물 과(過), 개과라 함은 “잘못을 고친다”는 뜻이고, 옮길 천(遷), 착할 선(善 천선 이라함은 “착하게 바꾼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개과천선이라함은 “지난 날의 잘못과 허물을 고치고 바르고 착한 사람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잘못을 저지르고 후회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문제는 잘못을 저지른 후에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공자께서도 논어를 통하여 “과오를 알고 이를 고치지 않는 것이 진짜 허물이다(過而不改 是謂過矣,과이불개 시위과의)”라고 말하고 있다.
즉 사람은 누구나 허물을 있기 마련인데 그 허물을 하나하나 고쳐나가 허물을 없게 하는 것이 “참된 도리”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잘못하거든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過則勿憚改.과즉물탄개)고도 말했다. 잘못을 감추려고 하는 것은 마치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고 하는 것과 같은 우매(愚昧)한 짓이다.
어사 박문수가 어두운 산길을 가다가 불빛이 보이는 곳으로 찾아갔다. 거기에는 조그마한 오두막집에 소복차림을 한 젊은 여인만이 혼자 살고 있었다. 방도 한 칸 뿐이라 도저히 재울 수 없는 것을 이 밤중에 산길에 있으면 죽을 수 밖에 없다고 애원하여 단칸방에서 함께 지낼 수 있었다.
어사는 윗목에 눕고 소복한 여인은 아랫목에 누웠다. 자리에 누운 어사는 아름다운 여인을 보자 딴 마음이 생겼다 . 자는 체하며 다리를 걸쳐보았다 . 여인이 “ 선비님이 고단한 가보다”하고 다리를 내려놓았다. 한참 있다가 다시 다리를 얹어보았다. 그러자 여인은 “손님! 일어나세요”하더니 도저히 묵과 할 수 없으니, 밖에 나가 회초리를 만들어 오라고 명령했다.
얼음장같은 냉혹(冷酷)한 기세에 눌려 박어사가 회초리를 만들어 바치자. 여인은 어사의 종아리를 걷게하고 사정 없이 내려쳤다. 때리기를 다하고 여인은 장롱에서 명주를 꺼내 어사의 종아리 피를 딱아주면서 “ 이 피는 부모로 부터 받은 것이니 함부로 버릴 수 없는 것”이라며 피묻은 명주를 박어사에게 주었다.. 박어사는 부끄러워서 날이 새기도 전에 그 명주를 가지고 오두막집을 뛰쳐 나왔다.
몇 달이 지난 후, 박어사가 산골마을 지나다가 또 외딴곳에 여인 혼자 있는 집에 머무르게 되었다. 윗방에서 잠을 청하는데 여인이 잠옷 바람으로 술상을 차려 박어사 방에 들어왔다.
박어사가 여인을 준엄하게 꾸짖었다. ”남녀가 유별(有別)한데, 한 밤중에 속옷차림으로 어찌 외간 남자방에 들어오는거요. 회초리를 만들어 가지고 오시오! 내가 그 못된 버릇을 고쳐주리다.“
여인이 어쩔줄 몰라 벌벌 떠는 중에 다락문이 활짝 열리며, 웬 기골이 장대한 사내가 손에 도끼를 들고 방안으로 들어와서 박어사 앞에 넙죽 절하며, “평소 내 계집의 행실이 바르지 못하다는 소문을 듣고 오늘 요절을 내려고 하던 차에 선비님 같은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선비님 하시는 것을 보고 오로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박어사는 아찔 했다. 몇달 전에 자신이 회초리를 맞았던 사건이 없었더라면 오늘밤 도끼로 목숨을 잃을 번 했던 것이다. 개과천선해서 그 유혹을 이겨냈기 때문에 화(禍)를 면하게 되었던 것이다.
위와같은 어사 박문수에 얽힌 이야기가 진짜 사실이냐고 필자에게 물을 필요는 없다, 문제의 핵심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고쳐 바른길로 나가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의 습관은 자신의 잘못을 알고 난 뒤에 그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고쳐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대로 인생의 패배자가 되는 사람은 절대로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구차한 변명으로 둘러대는 사람이다.
카네기는 “세상에서 가장 하기 어려운 일은 바로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려면 솔직하게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것 외에 더 좋은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거나 발뺌하고 둘러대는 것을 정치인들에게서 흔히 보게된다. 이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새로운 내각의 진용이 짜여지게 된다. 청문회 과정을 통하여 걸러지겠으나, 후보자들은 쟁점에 대하여 솔직하게 시인 할 것은 시인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그리고 두 번 다시 그러한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이 바로 개과천선(改過遷善)하는 것이며, 개과자신(改過自新)하는 것이다. 자기의 잘못을 고쳐서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다.(2022.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