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성분명:아세타미노펜)
1)간독성이 심각한 약물이다.
미국급성간부전연구그룹(US Acute Liver Failure Study Group)을 이끌고 있는 폰타나 교수는 한 논문에서 “아세타미노펜이 근래에 개발되었다면 간독성때문에 OTC는 물론 처방약으로도 승인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오랜기간동안 방대하게 사용되어왔다는 이유로, 거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시장에서 남아있도록 제조사가 버티고 있는 것이다”라고 기술하였다.
그만큼 미국과 영국 등 아세타미노펜을 자유로이 판매하게끔 허락하고 있는 영미권에서의 아세타미노펜 중독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미국의 경우 1년에 5만명 이상이 아세타미노펜 중독으로 응급실에 실려가고, 그 중 400 명 이상이 급성간부전(acute liver failure)으로 사망하고 있다. 자세하게 분석하면 사망자의 절반정도는 자살을 목적으로 한 의도적인 과량복용로 사망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단순 오남용의 결과로 밝혀졌다. 2003년 미국의 자료에 의하면 급성간부전의 51%는 아세타미노펜 중독에 의한 것이다(참고로 1998년에는 28%). 아세트아미노펜은 처방약에 혹은 감기약에도 들어있으므로 overdose되는 경우가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별히 치통이 아세타미노펜의 오남용을 잘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특별한 경우에는 상용량에서도 치명적인 독성을 나타낸다.
통상적으로 아세타미노펜은 3-4 g/day 정도를 상용량으로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는 상용량에서도 치명적인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
1.오랜 기간 동안의 금식
2. 알콜 중독자
3.카바마제핀, 페니토인, 그리고 이소니아자이드 등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자
4. 신장기능이 떨어진 자
특히 알콜 중독자들은 상용량의 아세타미노펜을 복용하여도 독성에 주의하여야 한다. 1995년의 조사에 의하면 아세타미노펜 독성으로 간부전(Liver failure)에 빠진 6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환자들이 복용한 아세타미노펜의 절대적인 용량은 결코 높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루 용량 4 g 이하에서 간부전에 빠진 사람이 무려 40 %나 되었다.
3)아세타미노펜의 오남용을 우려한다.
미국 FDA는 최근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전문의약품에 대해 1회 투여단위당 최대용량을 325㎎으로 제한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 7월 1일부터 아세타미노펜을 함유한 전문약의 아세타미노펜 용량을 325mg으로 제한한다.
이에 반해 저간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복지부가 약국외 판매 의약품으로 아세타미노펜을 예시한 것은 아세타미노펜의 위험성을 환기하려는 전세계적인 움직임에 역행하는 것이다. 한편, 예시 품목 중의 하나인 판콜에이 내복액과 판피린티정 또한 타이레놀을 포함한 복합제이다. 금번 복지부의 정책은 아세타미노펜에 의한 오남용을 부추길 것으로 심히 우려하는 바이다. 예를 들어, 정형외과에서 진통제를 처방받아 먹는 환자가 전문가의 조언 없이 두통이 있다고 타이레놀을, 감기기운이 있다고 판콜에이류의 감기약을 편의점에서 사먹는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