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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중턱을 개간해 수십 개의 층계를 이룬 보성차밭은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하게 한다. 곡우를 지난 차밭에서는 어린 찻잎이 올라오고 이를 따는 작업이 시작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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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돈삼 |
| 갈수록 향기를 잃어 가는 일상이다. 갓 피어난 찻잎처럼 싱싱한 삶. 차 특유의 그윽한 색깔과 향기, 맛이 그대로 배어나는 삶을 살 수 없을까?
신록의 참 맛을 찾아 보성차밭으로 가보자. 거기에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산 중턱을 개간, 수십 개의 층계를 이룬 차밭은 그 자체만으로도 한 폭의 풍경화다. 곡선미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차밭이 정말 멋스럽다.
눈앞을 가득 채우는 계단식 고랑의 물결, 연초록의 새순들이 눈부신 비탈을 이뤄 녹색의 융단을 깔아놓은 듯 하다. 굽이굽이 펼쳐진 차밭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연녹색으로 물들어 있는 자신의 모습까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마음 그대로 하룻밤 묵을 곳으로 가자. 이번에는 펜션. 차밭(다향각)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전라남도 보성군 회천면 회령리에 있는 펜션 '꽃뜰'과 보성읍 봉산리에 있는 펜션 '골망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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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션과 어우러진 100년 묵은 소나무가 마치 그림엽서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꽃뜰펜션'. 오른쪽은 펜션 앞 동백나무에서 떨어진 동백꽃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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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돈삼 |
| '꽃뜰'은 삼장다원과 득량만 앞바다가 아스라이 펼쳐지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뒤로는 철쭉으로 이름 난 일림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때문에 갯벌 체험과 등산을 목적으로 찾아도 좋다.
1200평 규모의 뜰에는 빨간색 꽃을 피운 동백나무를 비롯해 대·유자·복숭아·비자·살구나무와 종려나무, 빗살나무 등이 숲을 이룬다. 금목서, 은목서, 자목련 등도 계절에 따라 각기 아름다움을 뽐낸다. 펜션과 어우러진 100년 묵은 소나무는 마치 그림엽서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여느 정원과 사뭇 다른 우아함과 고상함이 배어있다.
금목서, 은목서, 로즈마리, 수선화 등으로 이름 붙은 원룸 형태의 방에서 커튼을 걷으면 푸른 들판과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4인 가족 기준에 평상시 7∼8만원, 성수기 10만원이다. 6명이 쓸 수 있는 방은 9∼10만원, 성수기 12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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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토와 현대식 구조물을 조화롭게 결합시켜 고풍스런 분위기를 풍기는 '골망태펜션'. 고향집처럼 포근하게 다가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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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돈삼 |
| 짚으로 만든 바구니란 뜻을 지닌 '골망태'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원적외선이 나오는 황토와 현대식 구조물을 조화롭게 결합시켜 고풍스럽다. 첫 인상이 정겨운 고향집 같다. 산중턱 외딴곳에 자리하고 있어 전망이 좋은 게 별장 같기도 같다.
보성녹차를 체험할 수 있는 카페와 녹차로 만든 국수, 과자, 화장품, 비누 등을 살 수 있는 전시판매장도 들어서 있다. 전용 맥반석 식탁에서 녹차 먹인 돼지고기(녹돈)의 담백한 맛을 누릴 수 있는 바비큐실도 따로 마련해 놓았다. 예약하면 녹돈 파티도 준비해준다.
손님이 원할 경우 문화유산해설사 인증을 받은 주인장이 근처 여행지에 대한 설명도 소상히 해준다. 갖가지 체험프로그램과 음악회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골망태만의 특징.
이 곳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늘 서둘러야 한다. 그러나 예약만 되면 '행복시작'이다. 이용료는 10평 원룸형이 9만원(주중 5만원), 15평 투룸형은 15만원(주중 12만원)이다.
두 군데 다 빈손으로 가도 전혀 불편하지 않도록 모든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바다에서 끌어올린 바닷물과 찻잎을 우려낸 물로 온천욕을 할 수 있는 녹차해수탕도 지척이다.
녹색의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차밭과 향기 나는 펜션에서 하룻밤을 묵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아름다운 사람으로 변화한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금세 더불어 사는 삶의 향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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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뜰펜션의 방안 모습. 창문 너머로 나무와 잔디가 어우러진 뜰이 보이고 저만치 청정 득량만이 펼쳐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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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돈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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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여름향기'를 찍은 삼장다원. 꽃뜰펜션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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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돈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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