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신, 화산(volcano)

화산(volcano)은 고대의 벽화나 그림에도 붉은 불기둥이 솟아오르는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불의 신(vulcan)’이라는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화산이 처음 생성될 당시에는 원뿔형으로 뾰족하게 생겼지만, 지각 변동과 삭박(지반이 깎여 평평해지는 일)으로 인해 넓고 둥그스름한 형상을 이룬다.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화산은 제3기 말 이후에 일어난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화산의 일생에 대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관찰된 것은 없으나, 지질 현상(분출물의 종류, 화산의 활동상, 분화의 형식)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면 화산의 일생을 추정해 볼 수 있다. 목숨이 짧은 사람도 있고 긴 사람도 있는 것처럼, 화산도 한번 폭발로 종말을 고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천 년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장기간 지속되는 화산은 온천이나 가스 물질이 계속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화산이 심하게 폭발할 때 다량의 수증기와 화산재를 뿜어내기 때문에 화산 부근에는 심한 비가 내리고 요란한 천둥 현상이 동반된다. 이때 분출된 가스와 화산재가 2차적으로 흙탕물을 만들어 근처에 있는 집과 논밭 등을 해치게 된다.

BC 4895년경에 미국 오리건 주에서 발생한 화산, BC 4350년경에 일본의 류큐 제도에서 발생한 화산, 기카이 화산 등 역사적으로 오래된 화산도 많지만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은 흔치 않다. BC 1480년경에 지중해의 크레타 부근에 있는 테라 섬에서 분출된 산토리니 화산은 30~50m 두께의 화산재를 그 주위에 뿌려서 당시의 미노아 문명을 멸망시켰다고 전해진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에트나 화산은 고대에 분출하여 최근까지도 분화하고 있어 항행의 표적으로 이용되어 왔다. AD 79년에는 베수비오 화산의 대폭발로 인해 로마시대의 도시인 폼페이 전체가 매몰되었다. 180년경에는 뉴질랜드 북섬의 타우포 호가 화산 폭발로 형성되었으며, 그 영향으로 주변 일대의 16,000㎢가 황폐화되었다고 한다.
비교적 최근인 1815년 인도네시아의 탐보라 화산(80,000명 희생), 1912년 알래스카의 오거스틴 화산, 1982년 멕시코의 엘치존 화산도 규모가 큰 편이다. 화산은 폭발할 때 화산재들이 지구를 둘러싸서 태양 광선을 차단하여 냉해와 기상 이변을 초래한다. 이때 성층권까지 올라간 미립자는 약 1~2년간 공중에 떠있으면서 20% 정도의 태양광을 감소시키고 대류의 온도를 0.5℃ 하강시킨 것으로 조사되었다.
분화 초기부터 잘 관찰된 것은 멕시코시티 서쪽 약 300㎞ 지점에 있는 파리쿠틴산(1943년 2월), 필리핀에 있는 디디카스 화산(1952년 6월 17일), 대서양의 아이슬란드 남쪽 바다에서 분화한 쉬르트세이 화산(1963년 11월) 등이다. 오늘날 지구 상에는 1,000개 이상의 활화산이 있다. 그중 절반가량은 환태평양 화산대인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을 거쳐 알래스카, 미국 서부 연안, 남미의 끄트머리까지 이어진 곳에 위치한다.
지구 역사의 초기에는 바다 밑에 있던 땅이 화산의 폭발로 육지 위로 솟아오른 경우가 허다했다. 태평양의 하와이 섬은 해저 6,000m에서 솟아오른 땅이고, 우리나라의 울릉도도 해저 약 2,000m에서 솟아오른 화산섬이다. 오늘날지상의 낙원이라 부르는 뉴질랜드의 북섬도 태평양 판과 인도ㆍ오스트레일리아 판 사이에서 솟아오른 화산섬이다.
새로운 땅을 만들어 내고 인간의 삶을 해치는 화산은 대륙 이동설과 해저 확장설에 그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측은 가능하지만 막을 수는 없다. 지구 상에는 매년 50여 개의 화산이 폭발을 일으키고 있으며, 오늘도 소규모의 불기둥이 도처에서 솟아오르고 있다.
베수비오 화산
서기 79년 베수비오(Vesuvio) 화산의 폭발로 로마 제국의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의 시가지가 매몰되어 약 1만 6천 명의 주민이 미처 대피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질식사했다. 이 폭발로 검은 구름이 8일 동안 이탈리아 전체를 뒤덮었으며, 폼페이에는 두께가 6m나 되는 화산재가 쌓였다. 이때 매몰된 폼페이 시가지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애타게 발버둥치는 모습으로 굳어진 채 발굴되기도 했다. 거의 200년에 걸쳐 계속된 유적의 발굴로 폼페이는 미술 공예품의 보고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월을 고대 로마 시대로 돌려놓고 있다. 이 화산은 1631년에도 폭발하여 18,000여 명의 목숨을 앗아 갔고 1906년, 1929년, 1944년 등 50여 회 이상 폭발하며 오늘날까지도 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