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 월요일
오늘 아침부터 비가 심하게 왔다.
학교에 도착하고 나서 짐을 풀고 걸으러 갔다.
걸으러 갔다 오니 양말, 신발 등 대부분이 젖어버렸다.
그렇지만 순례 때 이후로 오랜만에 비랑 함께 할 수 있다고 느꼈다.
오전에는 몽피님의 미술 수업을 들었다. 북한 미술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자기 느낌 살려서 하는 남한 그림과 달리 오로지 대통령님을 위한 그림, 배경 그대로를 살려서 그림을 그린다고 하니 뭔가 신기했다고 느꼈다.
점심 밥모심을 하고 오후 4시가 돼서 한옥현 선생님의 농사 수업이 있었다.
아침부터 비가 오는 바람에 오늘은 마늘밭에 작업만 하고, 도서관에 가서 함께 모여서 말씀을 나눴다. 제일 기억에 남았던 건 배추 알(?)이 커져서 김장을 늦지 않게 해야 한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았다.
이후 저녁 밥모심을 하고 푹 쉬었다.
11월 9일 화요일
비가 많이 온 어제가 지나 오늘이 찾아왔다.
오전에는 현동님과 아침 걷기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였는데, 핸드폰 이야기도 꺼냈고, 약속을 어기면 결국 자신을 속이는 거라고 말씀하셨다.
걷고 나서 관옥 할아버지의 마음공부가 있었다. 이번에 했던 질문은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에 집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질문지에 썼다. 관옥 할아버지께서 읽으시자 관옥 할아버지는 질문지에 쓴 말대로 과거에 얽매이지 말라고 하셨고, 지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습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상황극도 해봤는데, 무시하면 당연히 상대방이 기분 나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앞으로 무시하지 않도록 노력해봐야겠다.
마음공부가 끝나고 점심 밥모심을 하다가 게장을 잘못 먹어서 이에 끼던 교정기 한 군데가 빠져버렸다. 결국, 치과에 가서 교정과 치료를 받고 오후 6시에 들어와 저녁 밥모심을 하고 작은 집에 들어갔다. 교정기 끼고 있을 동안에는 게장같이 딱딱한 건 먹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11월 10일 수요일
길고 긴 밤이 지나 아침이 밝았다.
오늘 아침 밥모심은 종이 울린 줄도 모르고 계속 자버려서 못 먹었다.
결국, 아침 걷기를 하고 나서 간단하게 감이랑 대추차를 먹었다.
그 후 오전에는 스콜레 누나들이랑 제인 누나랑 함께 오하이오와 요꼬 이모의 일본어 수업을 들었다. 까먹고 있었던 자기소개 하는 방법도 다시 한번 알게 되었고, 재미도 있었지만, 문법 공부라도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 밥모심을 하고, 원래 오후에는 조미나 선생님의 인문학 수업이 있었는데, 별량중학교에 입학설명회를 하러 간 스콜레 누나들이 없었고, 여러 가지 이유로 없었던 겸이, 시현이, 그리고 성원이도 없어서 아쉽게도 결국 쉬기로 했다.
쉬다가 두더지 님이랑 관율이 아버님이랑 정미소에 가서 현미로 정미하러 갔다. 정미소에서 정미하는 과정을 보니 다소 복잡했지만 나름 신기했다고 느꼈다.
돌아오고 나서 공양간에 정미한 현미를 옮기고 저녁 밥모심을 하였다. 나는 이번에 밥을 지었는데, 밥을 맛있게 지어서 사람들이 맛있게 먹은 것이 다행이라고 느꼈다.
11월 11일 목요일
오늘은 다행히 아침을 먹었다. 그러나 시간을 제대로 못 봐서 아침 걷기를 늦게 시작했다. 이번 주에 깜빡하고 갖고 오지 못했던 손목시계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오전에는 잠시 쉼을 가지다가 점심 밥모심을 하러 갔다. 돈가스가 나와 맛있게 먹었다. 이 맛있는 돈가스를 준비하신 해리 님과 어머니들께 감사한 마음을 느꼈다.
오후에는 우림 님의 재연결작업 수업이 있었다. ‘액티브 호프(Active Hope)’라는 책으로 자신이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을 찾거나 책에 있는 ‘따라해보세요’라는 활동을 하면서 수업을 진행한다. 이번에 와닿았던 문장 중 ‘이제는 두 명 중 한 명꼴로 살아가는 도중에 심각한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수준이 되었습니다.’라는 문장이 와닿았다. 왜 와닿았냐면, 사화 발전을 하면 할수록 불행함이 잘만 떠오르고 우울하니 왠지 나 자신이 떠올라서 그런지 와닿았다. ‘따라해보세요’ 활동도 했는데, 승희 누나랑 짝을 지어서 ‘당신은 누구인가요?’라는 질문을 하면서 활동했다. 해보니까 궁금증을 잘 발견할 수 있고, 많이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재연결작업 수업을 마치고 쉬다가 저녁 밥모심을 하였다. 오늘은 두부, 양파, 파를 썰었다. 썰고 나니 살짝 뿌듯함이 느꼈다.
밥모심을 하고 작은 집을 청소한 후 오늘 하루를 마무리 지었다.
11월 12일 금요일
아침 밥모심을 하고 걸으러 갔다. 오늘은 제시간에 딱 맞춰 나와서 기분이 (살짝) 좋았다. 걸으면서 현동 님이 아침에 걷는 것은 자신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씀하셨다.
걷고 나서 아침 열기를 하고 겸이랑 같이 두더지 님의 문답 시간을 가졌는데,
가지기 전에 관옥 할아버지를 만났다. 할아버지가 오늘 아침에 무엇을 먹었는지 나한테 물어보셨는데, 나는 떡국을 먹었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관옥 할아버지는 떡국에 무엇이 들어가냐고 물어보셨는데, 나는 떡, 양파, 파, 계란, 그리고 정성이 들어갔다고 말씀하셨다. 정성이 들어갔다고 말씀드리니 할아버지가 훌륭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떡국이 왜 떡국인지 생각해보라고 하셨다. 덕분에 잘 생각할 수 있어서 할아버지께 고마움을 가졌다.
문답 시간 중 기억에 남았던 건 겸이가 두더지 님께 했던 질문인 “사회적으로 나쁜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라는 질문을 하였는데, 두더지 님이 “누구든지 나쁜 사람은 없다.”라고 말씀한 것이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마무리에 두더지 님이 햇빛을 보면서 느끼라고 하셨다. 끝나고 느껴보니 기분이 조금씩 좋아지고 따뜻함을 느꼈다.
점심 밥모심을 하고 청소하고 가족 모임이 있었다. 근데 가족 모임 때 내가 너무 이상하게 말하는 탓에 나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다음에는 정리하고 나서 말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한 주를 마무리하며…
저번 주에는 일이 있어서 중간에 빠지고 그랬는데, 이번 주에는 화요일 오후를 제외하면 다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마음을 먹고 일기를 글로 써봤는데, 확실히 그냥 조용히 지나가는 것보다 이렇게 무엇이라도 하는 것이 더 되돌아보고 배운 것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다음 주에도 이렇게 해볼까 생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