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설산 산행기
2006년도 제24차 산행
06월 02일(금) 맑음
산 행 지 : 하설산(1028m)
소 재 지 : 충북 제천시 한수면 탄지리, 덕산면 신현리
접근방법 : 영주 - 중앙고속도로 단양 TG - 5번국도 대강 - 36번국도 탄지리 - 지방도 용하구곡
산 행 자 : 김주섭, 박지현, 안준원
산행코스 (거리 및 소요시간 : 약10.0km/7시간05분)
영주 07:30 - 용하휴게소 위 민박집 주차장 08:10 - 등산시작 08:15 - 청벽대 08:48 휴식 10분 - 폭포지대 09:40~10:00 - 오두현 10:40 - 메두막봉 통과 11:20 - 산나물 밭 11:50 안부 - 하설산 12:20 - 중식 12:30 - 하산시작 13:00 - 월악산 보이는 곳 13:50 - 하산종료 15:10
♣ 하설산은 충북 제천시 한수면 탄지리와 덕산면 신현리 사이에 솟은 산으로 동남쪽 성천을 사이에 두고 다랑산이, 정남쪽 충주호와 광천을 사이에 두고 월악산이 있으며, 쇠사리골을 사이에 두고는 등곡산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산은 한여름에도 흰 눈을 볼 수 있다는 뜻으로 이름에서 느끼듯 계곡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고 정상 주변에는 참나무 수림이 울창하고 산딸기나무 군락지를 이루고 있어 산행을 할 때 아기자기한 묘미가 가득하다. 또한 소백산맥의 주능선을 따라 문수봉에서 북쪽에 위치한 충주호 방면으로 뻗어나가면서 월악산 최고의 계곡이라는 용하계곡과 송계계곡도 볼 수 있어 여름에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이다.
▶ 오래 전부터 하설산과 메두막봉 그리고 한 수 더 뜬다면 어래산까지 끼워서 하루에 마쳐보고자 염두에 두고 있던 산중의 한 개소. 근래 산 친구가 기회 있을 때마다 하설산 산행을 얘기 하길래 휴가를 내고서도 마땅한 계획이 없던터라 갑자기 의사타진을 하였는데도 선뜻 동의를 해 준다.
점차 더워지는 계절이라 조금이라도 이른 시간에 능선까지는 올라야 덥지 않을 것 같아 일찍이 출발하자고 하였으나 산행시간이 길지 않으니 조금만 늦추자 하며 부인과 같이 나올 줄 알았더니 이 친구 약속시간인 07:30분에 덜렁 혼자서 나온다. 우리 부부만 같이 가게되니 미안하기도 하다.
하설산은 용하구곡 하류인 광천리 마을에서 오르는 코스가 지름길이라는 자료를 보아 온 터이고 평소 산 연구를 많이 한 오늘의 우리 산 대장은 얘기가 필요 없이 곧장 용하구곡방향으로 차를 몰고 들어간다. 국도변에 표시판을 보고 들었더니 '넓은 내' 라는 뜻의 광천은 바로 용하구곡을 가르키는 개울 이름이다.
광천마을 앞에 이르러 산 입구 표시판을 보더니 오늘은 간단히 하설산만 오르자는 대장의 말에 “우리가 언제 또 오겠냐고요~ 청벽대로 해서 메두막봉까지 오늘 다 해치우자”고 했더니 원래도 그럴 계획이었으면서도 날씨가 생각보다 더울 것 같아 부담이 되어 그랬음일까. 그래도 못이기는 채 계곡 옆으로 난 좁은 포장길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의외로 양지마을에서부터의 거리가 멀어지면서 차량 회수걱정을 아닐 할 수 없다.
억수휴게소를 조금 지나서부터는 비포장 길로 이어지며 길 끄트머리에 출입을 통제하는 철망시설들이 길을 막고 있으니 왼쪽 개울건너 민박집 마당이 꽤 넓어 여기에 주차를 하여야 할 것 같다.
아직은 성수기가 아니라 민박집이 조용하니 이집마당에 주차를 할 요량으로 쓸데없이 이용할 것처럼 이것저것 물어보고는 주차를 부탁하고 다시 개울을 건너 출입통제지역에 이르니 한쪽으로 문이 열려 있었으며 조금 진행을 해보니 관리가 되지 않아 그렇지 이 시설물이 없었다면 길이 험해도 자동차가 충분히 다닐 수는 있을 정도의 길로 농사를 지을 때 농로로 사용되었음이 분명하다.
오두현 들머리가 청벽대인데 혹시나 하여 길가에 폐가 한 채가 있는 곳 옆으로 들어가 봤더니 여기가 청벽대로 넓직한 암반위에 흐르는 물이 맑고 깨끗하다. 출입을 제한하는 시설까지 하여 놓았으니 잘 보이는 곳에 안내판을 붙여 놓을 이유는 없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는 왜 붙여 놓았는지 의아한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지사가 아닐지
생각 같아서는 농로형태의 길을 계속하여 따르면 계곡 끝 선미대에 다다를 것이고 여기서 안부로 올라 문수봉을 거쳐 오두현, 메두막봉, 하설산으로 종주를 하고 싶지만 오늘은 날씨가 너무 덥고 초행이라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개울을 건너 겨우 리본을 한 개 찾아 따라 들었더니 등산로가 뚜렷하며 녹음 짙은 계곡 길은 공기가 부터가 청량감이 느껴지고 많이 찾지 않는 등산로인지라 때 묻지 않은 자연은 태고의 원시 그런 단어를 떠 올리기에 충분하다.
이름 모를 폭포 몇 개를 지나면서 갑자기 헷갈리는 것이 앞에서 썼던 것과 같이 계곡마지막까지 갔어야 있을 폭포지대가 여기에 있으니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어찌되었던 우연찮게 산봉우리 한 개를 더 타게 생겼다고 생각하니 그렇잖아도 더워서 힘이 드는 판에 더더욱 걱정이다. (나중에 확인이 되고서는 제대로 된 코스로 다닌 것을~~)
정말 싱그러웠던 계곡 길을 벗어나니 나무 숲 하나 없는 뙤약볕아래, 어느 땐가는 농사를 지었을 법한 꽤 넓은 묵밭이 나오며 주변에 산딸기가 많이 있어 확실하지는 않지만 자료에 나온 그대로 찾아온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계곡을 벗어나면서부터 무더위로 인해 평소답지 않게 걷기가 무척 힘들어하니까 산대장 친구가 하는 말이 “어제 저녁 뭐 했냐”고 한다. 별거 다 묻는다 이 친구~ 그래서 "이 사람아 더우니까 조금 일찍 출발하자고 했잖느냐고요. 출발이 늦어서 이 더위에 고생한다고." 괜히 한 마디 던져 보았다.
안부쯤에 올랐을까 산중 사거리에 도착하여 지도를 펴 놓고 살펴보니 오른쪽으로는 대미산길이며 우리는 휴식을 취한 뒤 왼쪽 길로 접어들며 저 아래 계곡에서의 잘못된 판단으로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문수봉일 것이라 짐작을 하니 갈 길이 더 멀어짐에 재촉을 아니 할 수 없다.
앞에 보이던 꽤 높은 봉우리는 오르지 않아도 되는 것이 진행하며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는지라 우리는 여건상 무리하지 않고 이 문수봉인 이 봉우리는 우회를 하며 그냥 지나치자 하였다. 양주동 마을에서 산행을 하게 되면 올랐을 이 봉우리가 이쪽에서는 그냥 통과하게 되는 메두막봉이었음을 미루어 짐작하겠다.
산이 꽤 높았는지 내리막을 한참 내려가는데 이름은 있으나 그렇게 많은 산꾼들이 찾지 않을 이 산에 멀리 목포에서 다녀간 흔적을 남겨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 “목포 유달산악회”
산나물이 지천에 깔려 있는 것을 봤는가 싶더니 어디서 인기척이 있다.
여자분들 둘이서 산나물을 뜯고 있는데 이분들은 덕산면 양주동쪽에서 올라온 모양이다.
참나물을 조금 꺽고나니 산중 안부삼거리인데 점심을 어쩔 것인가 하다 바로 보이는 앞의 정상을 메두막봉으로 보고 일단 여기라도 올라서 먹기로 결정하고서 조금은 힘을 들여 15분여를 올랐더니 무슨 산인가를 알리는 산봉우리를 알리는 표지는 없고 헬기장이긴 한데 사방이 나무로 막혀 조망도 신통찮으므로 인해 가늠하기가 어려우니 주변 독도가 될 리가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헬기장주변 한쪽나무에 하설산이라는 정상표지판을 나무에 매달아 놓았다.
이런 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 사방이 꽉 막혀 있는 정상에서 표지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서는 조금 내려가다가 그늘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였는데 하산 길을 어디로 잡을 것인가 고민이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한 발짝이라도 가까이 가야지 않겠냐면서 여기에서도 양지마을쪽길을 버리고 정상에서 남쪽사면으로 난 길을 따르기로 하고 많이 다니지 않은 흔적의 길을 따라 내려섰다.
5분여 거리에서 점심을 먹고서는 자꾸만 서북쪽 방향의 많이 다닌 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겠다.
기왕 결정한 길 이제는 신속히 내려가야지 급한 내리막 경사 길은 정말로 다닌 흔적이 많지를 않다.
그래도 언젠가 다녔던 흔적이 있으니 희미한 길을 어느 정도 내려서니 어느때인가는 집이라도 있었을 법 한 주거 흔적을 볼 수가 있었고 건너편으로 월악산영봉과 만수봉을 잇는 암릉이 하늘을 가르며 춤을 추고 있고 거의 다 내려온 듯하던 길은 갑자기 계곡으로 떨어지더니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길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그나마도 물이 없어 다행인 계곡 길은 큰 바위로 이루어져 중간 중간에는 건폭이었지만 높이가 만만찮아 산비탈로 우회를 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러자하니 넘어지고 미끄러지면서 산 능선을 겨우 올라서니 희미하게 길이 보인다.
다행이다 싶었는데 이번에는 클라이밍 다운지역이다. 여기서 너덜지대로 내려서니 확실한 길이 보이고 사람들의 발길이 확실한 무덤들도 보여 이제 거의 하산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데 느닷없이 길이 또 끊어진다. 바로 아래로 개울과 들판이 보이지만 또다시 계곡으로 내려서야 했으며 계곡의 끄트머리에서 만나는 하천이 용하구곡의 하류 개울가이다.
산길을 벗어나 뙤약볕아래이지만 개울에서 땀을 씻고 발을 담그니 힘들었던 것들을 모두 날려 버릴 수 있어 좋았다. 개울건너 두어 채 농가가 있는 곳은 음지마을이고 3-400m정도 거리에 억수휴게소가 보인다.
길 가까이의 들에서 일하는 분이 자동차가 바로 옆에 있어 여기 부탁을 할까 하다가 음지마을의 한 분께 사정을 얘기하고 부탁을 하여 차주이자 오늘의 우리 산대장만 오토바이에 실어 보냈다. 그래도 어쩔 것인가 공짜로는 절대 안된다. 오토바이를 타면서 거금 일만원의 비용을 지불하였다.
우리가 코스를 잘못 택한 것은 안중에도 없이 우리 대장은 그렇게 산행을 하고 싶어 하던 하설산을 몸서리 난다하며 다음에 다시 올 일이 없을거라 한다. 하기사 오늘 고생은 좀 많이 하였지~~이
그러게 길이 없으면 다니지 말라고 그만큼 얘기 하였건만.... 그 부분에 대해선 나도 공범이다. ㅋ
영주로 다시 돌아가는 길은 광천마을에서 오던 길을 버리고 우회전하여 덕산면소재지를 거치는 길로 들었더니 거리가 더 가까웠으며 양주동 쪽으로 산행을 계획하였다면 당연히 이 길을 이용하여야 할 것이며 오늘 산행을 해보니 광천리에서는 하설산만 목표로 해서 올라야 하며 메두막봉을 함께 산행을 계획이라면 양주동을 들머리로 해야 함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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