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병원 영문 표기에 대해
미카엘 전
약 1주일전 서울성모병원 정류장에서 내리려고 버스 내의 출구에 서 있는데, 디스 스톱이즈 서울 세인트 메리 호스피틀 ( This stop is Seoul Saint Mary Hospital)
이라는 버스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많이도 들었을 서울 성모 병원에 대한 영어 안내 방송이지만, 그 날 따라 0.01초 사이에 내 두뇌 안에 빠르게 회전하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먼저 나의 흥미를 자아낸 것은, 세인트 메리(Saint Mary)라는 성모님께 대한 호칭이다. 즉, 한글로는 분명 ‘서울성모병원’이다. 이에 대한 영어 직역은 서울 세인트 마더 오브 매리 (Seoul Saint Mother of Mary) 정도가 되겠다. 그런데 실제 방송에서 나오는 문구는 ‘마더(Mother)’ 가 쏙 빠져 있다.
반복해서 설명드리면 세인트 마더 오브 메리(Saint Mother of Mary)라고 해야 할 것을, 세인트 메리(Saint Mary)라고만 하는 것이다.
오 감미로운 신비여 ! 동양 한국의 둔재가 억지 추론으로 그 이유를 밝힌다.
서양 문화상 세인트 메리(Saint Mary)는 곧 세인트 마더 오브 매리(Saint Mother of Mary)인 것이다. 즉 세인트 메리(Saint Mary)ㅡ성 마리아ㅡ는 곧 천주님의 어머니이시고 예수님의 어머니이신 성마리아를 뜻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님을 제외하고서는 다른 성마리아를 생각할 수 없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마리아 세례명이나 이름을 가진 다른 성인(Holy person)들은 특별한 지역이나 연고가 있는 부분을 마리아 앞에 붙인다. 따라서 세인트 메리(Saint Mary)하면 세인트 마더 오브 메리(Saint Mother of Mary)인 의미이다.
다음에는 한국에서의 용어 사용에 대해 살펴보자.
한국에서는 그럼 왜 꼭, 모(어머니, 母, Mother)자 글자를 넣어서 성마리아님을 호칭하는가? 한국에서는 주님의 어머님이신 성마리아님을 단순히 ‘성마리아님’ 이라고 호칭하는 것을 잘 못 듣는다. 거의 못 듣는다. 오히려, ‘마리아’의 함자를 빼고, ‘성모님’ 하는 호칭은 매우 자주 듣는다. 즉, 우리 한국의 천주교 교우들은 성모님에 대한 호칭을 ‘성모님’ 혹은 ‘성모 마리아님’으로 즐겨 부른다. 이 이유는 한국 혹은 한민족(韓民族, Korean Race)의 뿌리깊은 모성에 대한 그리움과 포근함에 대한 감성에 연유한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천주교 한국 주교회의에서 정하고 사도좌ㅡ교황청ㅡ로부터 인가받은 성모님에 대한 공식 표기는 ‘성마리아’라고 판단된다. 그 근거는 5월 31일이 ’복되신 성마리아의 방문 축일’로 전례서인 매일미사책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1월 1일은 ‘천주의 성마리아 대축일’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