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이 하수상하니 온갖 예측과 억측이 난무하는 시대입니다.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란 책이 지난 10월 출간했고 이어 11월에는 ‘부동산 대폭락 시대는 없다’는 책이 나왔습니다. 11월 20일 현재 예스24의 판매지수를 보니 ‘온다’가 110,028인 반면 ‘없다’는 2,040이더군요. 비관론이 낙관론을 압도하나 봅니다.
이번 닥터아파트(www.DrApt.com)에서는 부동산 대폭락 예언에 대한 소회(所懷)를 또 다른 책을 통해 밝히며 가치투자자에게 대폭락 예언을 뛰어넘어 상식적인 투자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글을 소개할까 합니다.
먼저 IMF사태 후 99년 출간된 ‘재테크하려면 집, 절대로 사지 마라’를 소개할까 합니다. 참고로 지금은 절판됐네요. 미래에 주택 투자가치의 종언(終焉)을 예고한 책입니다.
저성장이 장기화되면 경기침체(디플레이션 또는 스태그플레이션)로 이어지고 금리와 자산 투자수익률이 하락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부동산 투자수익률이 하락하고 부동산 공급은 늘어나는 반면 수요는 감소해 결국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입니다.
또 빠른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저성장으로 이어지고 금리와 자산 투자수익률이 하락해 1999년 현재 20, 30대가 2030년 50, 60대가 되면서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을 팔면서 부동산 공급이 늘어난 반면 고령화로 수요는 줄어 부동산 값이 하락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경제성장이 둔화되면 경기가 양극화되고 부익부 빈익빈에 주택시장의 유효수요층인 중산층이 몰락해 자산시장이 양극화되고 결국 부동산도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 가격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구구절절 다 논리적으로 옳은 말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논리적으로 옳은 분석에 따라 투자하는 것과 투자의 성공과는 별개라는 것입니다. 이는 탐욕과 공포에 휩싸인 시장참여자들이 합리적으로, 이성적으로만 판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장참여자들은 너무 자주 시장에서 ‘차가운 이성’보다는 ‘뜨거운 감정’을 앞세운다는 것입니다. 지금과 같은 글로벌 금융쇼크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겠지요.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는 최근 출간한 책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현 사태를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경험하지 못했던 금융위기가 닥친 것”으로 진단하고 “이번 위기는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와 한 시대를 종결시킬 사건"이라며 종말론적인 예언을 했습니다.
소로스는 또 “주택 가격이 가계소득에 적합한 수준이 되려면 앞으로 5년 동안 가격이 최소한 20퍼센트는 떨어져야 할 것이다. 나의 거품-붕괴 모델은 시장을 정화하기 위해서 주택 가격이 일시적으로 적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예측을 제시하고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대폭락을 예언하는 시기때마다 대규모 투자(아니 투기)로 막대한 돈을 벌어왔습니다.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말에도 그는 종말론적인 대폭락을 예언했고 예언은 틀렸지만 엄청난 수익을 올렸습니다.
소로스는 “돈을 번 것은 내가 예언이 틀렸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잘못을 시정한 다음의 일"이라는 옹색한 해명을 했습니다.
그러나 소로스가 미국 민주당의 돈줄이며 대통령 당선인 버럭 오바마의 친구(미국은 나이차가 30년이 넘어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좋은 나라이네요)라는 것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 일부 언론의 지적처럼 정치인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며 극비 내부자 정보를 이용, 헤지펀드로 투자해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이 사실이라면 결국 피해자는 미국민 나아가 한국민 등 전세계 국민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주식투자 전문가로 유명한 P모씨도 자신의 책에서 2010년에 부동산 가격이 무조건 떨어진다고 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이를 앞당겨 2009년 초에 국내 부동산이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담 하나 할까합니다. 부동산시장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식 펀드 등 금융전문가라는 것입니다. 본인들은 부동산도 전문가라고 생각하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부동산 전문가로서는 초보라는 것입니다. 초보가 대폭락을 운운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생각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부동산 비관론을 주장하는 금융전문가들 중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지만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적이 없는 사람의 부동산 비관론이나 종말론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요?
차라리 워런 버핏처럼 책을 쓸 시간에 투자에 집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물론 버핏도 자서전(The Snowball: Warren Buffett and the Business of Life, 960쪽)을 지난 9월 출간했지만 한 애널리스트에게 집필을 의뢰했습니다. 그것은 아마 성공의 비밀을 집중(focus)이라고 믿고 일관되게 행동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대폭락 예언에 대한 주관은 뚜렷하지만 이번 칼럼에서 대폭락이 온다, 오지 않는다에 대한 제 생각을 애써 감추고 싶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부동산 대폭락은 올 수도 있고 안 올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양시론(兩是論)이라 비판해도 좋습니다.
부동산 대폭락 예언의 맞고 틀림은 최소한 10년은 지나야 명확하게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설령 대폭락이 온다고 하더라도 서민은 고용 불안이나 소득 감소로 구매력이 떨어져 집값이 하락하더라도 대부분 주택을 구입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상식으로 대폭락 예언 후벼파기
개미와 다른 길을 가는, 즉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려면 외로운 법입니다. 고독해야 하며 냉정해야 합니다. 버핏의 말처럼 홀로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투자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가장 확실하게 낮추는 것은 투자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투자하지 않는다면 최대의 수익을 올릴 기회가 없고 나아가 부자가 될 기회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산에서 길을 잃을 때 길을 찾는 확실한 방법은 처음 길을 잃은 곳으로 빨리 돌아가는 것입니다. 처음 투자할 때로 돌아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슈퍼 버블 등 거품 붕괴는 붕괴가 끝나봐야 알 수 있습니다. 바닥은 반등이 돼야 알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비관론에 대한 무관심입니다. 왜 야구에 무심타법(無心打法)이라는 것도 있지 않습니까?
가을이 오면 낙엽은 떨어집니다. 찬바람이 불면 눈이 오고 겨울이 옵니다. 추운 겨울 땅과 눈을 뚫고 복수초가 피듯 봄은 오게 마련입니다. 자연의 섭리이자 투자의 섭리입니다.
불행은 한꺼번에 온다(When it rains, it pours, 雪上加霜)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러나 바닥은 소리 없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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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너무 늦는 것보다 이른 게 낫다 |
가치투자의 대가인 제레미 그랜덤 GMO펀드 회장의 말이다. 내 생각과 너무나 일치한다. 2000년 인터넷 버블 붕괴를 예견했으며 1990년 말 돈을 맡긴 고객들에게 돈을 돌려주면서 주식을 팔고 증시를 떠나라고 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7년 5월 글로벌 버블 붕괴를 경고한바 있다. 2008년 10월 고객들에게 미국은 물론 해외 주식이 20년 만에 처음 적정하게 싼 수준으로 내렸다고 알리고 11월부터 미국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
- 닥터아파트 11.20 오윤섭의 부자노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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