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부부 1
예전에 감동적인 신문 기사를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한 여인이 교통사고로 식물 인간이 된 남편을 6년 동안이나 간호해서 의식을 되살려낸 것입니다. 이 여인은 의사들도 회복할 수 없다고 포기한 남편을 기적적으로 소생시켰습니다. 그녀는 항상 "그는 환자가 아니다. 내 남편이다."라고 스스로 다짐하였으며 하루에도 수십 차례 의식 없는 남편과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남편을 아기처럼 껴안고 뽀뽀도 하였으며 남편이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고 했습니다. 도저히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이 그 남편은 6년 만에 부활하여 첫마디를 "아멘"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남편들을, 아내들을 부끄럽게 만듭니다. 모든 부부는 분명히 결혼식에서 '비가 오나 바람 부나 괴로울 때나 슬플 때나 병들었을 때나 늙었을 때나 항상 사랑할 것을 맹세'한 신랑 신부였습니다. 그 자매님에게 우선순위는 ‘남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남편은 이 세상에서 ‘부활’ 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20230209 연중 5주간 목 매일복음 묵상, 조재형 신부 강론에서 발췌)
아름다운 부부 2
내 친구 하 도민가님과 그녀의 남편 용권 씨는 연애 결혼하였다. 서울 아현동 신혼 살림방을 방문한 나를 배웅하며 용권씨가 나직이 말했다. “ 저…. 미스 최, 저 사람과 내가 기반 잡을 때까지…. 이제 우리 집 오지 마세요. 사는 모습이 창피해서요” 결혼 초 그들은 참 가난하였다. 두 살 터울로 아들 둘이 초등생 무렵, 성남시 태평동에 작은 주택을 마련하더니 김에 중고차 자가용까지 장만하였다. 그리고 그 차로 시골 부모님이 산소에 올랐다가 차와 함께 논으로 굴러떨어졌다. 안전띠를 매지 않는 동행한 친구들은 외상 하나 없이 무사했는데. 안전 띠를 단단히 맨 그 자신은 차체에 몇 번이나 머리를 부딪혀 식물인간이 되었다. 커다란 시련의 시작이었다. 그들이 사는 동네는 고만고만한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삶의 애환이 많은 곳이라 부부 싸움도 많았다. 다툼과 분김에 ‘못 살겠다 헤어지자’라고 한 뒤, 마지막으로 환자 방문을 와서 두 부부가 사는 모습을 보곤 모두 회개하고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갔다. 이 한 줄의 표현이 참으로 미진하지만, 친구는 남편에게 그렇게 지극했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있는 휴가에 나도 방문했다. “성수 아빠 밥 먹어야지” 하면 용권 씨는 반사적으로 침대 옆 벽면에 걸린 예수 성심 사진에 눈길을 주었다. '저 정도 되기까지 얼마나 진하고 긴 훈련이 있었을까? 그리고 인사 받을 때마다 우리 예수님은 얼마나 감동이셨을까?' 내 친구는 외짝 교우로 자신과 두 아들만 성당에 다니고 있었다. 용권씨는 그렇게 6년 세월을 살다 갔다. 누구처럼 기적의 생환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남편에게 베푼 그녀의 지극한 덕행과 부부애는 그 뒤로 무한한 축복과 은총이 되어 그녀에게 돌아왔다. 젊은 두 아들은 하느님과 신앙 안에서 건실한 성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고, 내 친구도 안정적이고 복된 축복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지구상에 아름답고 훌륭하게 서로를 완성하고 구원하는 부부들께 박수를 보내며-
=입력: 최 마리 에스텔, 2023년 2월 9일 PM 2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