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죽음을 준비하는 기도 -교황 베네딕도 13세-
자애 깊으신 주 예수님,
당신의 고난과 피땀과 죽으심으로 청하오니
제가 준비 없는 죽음을 당하지 않게 하소서.
지극히 인자하신 주 예수님,
당신이 당하신 극심한 고통과 혹독한 편태와 가시관으로 청하오니,
제가 준비 없이 또 성사를 받지 못한 채
죽음을 당하지 말게 하소서.
저의 하느님이신 사랑하올 예수님,
당신의 모든 고통과 성혈과 상처로 청하오니
저로 하여금 황급히 이 세상을 떠나지 말게 하소서.
저의 구원자이신 예수님,
당신이 만드신 이 생명을 황급히 부르지 마시고
죄를 보속할 시간을 주소서.
영원히 주님을 사랑하고 찬미 할 수 있도록
주님의 은총 안에서 착한 죽음을 맞게 하소서.
주 예수님, 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표시인 십자가상의 다섯 상처로 청하오니,
세상의 모든 이를 구원하기 위해 흘리신
그 거룩한 피로 구원된 이 종이 착한 죽음을 맞게 도움 주소서. 아멘.
도미니코 수도회 출신 베네딕토 13세(1724-1730)는 수 차례의 사양 끝에 추기경이 되고 1724년 교황으로 선출된 뒤에도 겸손과 청빈의 삶을 살았습니다. 진지한 목자, 이웃 사랑의 실천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는 화려한 교황 집무실을 사양하고 수사들이 거주하는 방에서 함께 살면서, 로마의 주교 이상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또 추기경이 화려한 겉치례를 심하게 단속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교황의 훌륭한 교회 쇄신 의지와 영적 지도력을 묻어 버린 이가 있는데, 바로 자신이 임명한 니콜로 코스키아 추기경이었습니다. 그는 교황의 심복으로 자처하면서 하느님 백성의 탄원을 가로채 교황의 눈과 귀를 막아 버리면서, 자신의 재산을 불리는 데만 혈안이 되었습니다. 이로써 가난하고 착한 목자로서의 베네딕토 13세의 삶은 ‘어두운 교황사’의 한 장으로 남아 있습니다. 위령성월입니다. 지난 여름 한국을 방문하여 가난을 일깨워 준 프란치스코 교황을 떠올리게 만드는 베네딕토 13세 교황의 ‘착한 죽음을 준비하는 기도’를 함께 나눕니다.
-기쁨과 희망: 2014년 11월 1일자 회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