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살을 부르르 떨게 만드는 화음이라니, 그게 뭐여? '살 떨리다'란 어구(語句)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몹시 긴장하거나 두려워서 떠는 것 또는 몹시 화가 나거나 원통한 마음이 드는 것이라고 하는데, 기럼 살 떨리게 하는 화음이란 게 도대체 뭐란 거여? 아마도 여기에서는 전자의 의미, 즉 몹시 긴장되게 만드는 화음 또는 소리의 조화 정도를 얘기한다고 봐야 하겠지. 다시 말해 음악의 화음이 듣는 이에게 조금의 방심이나 허튼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긴장감이나 생동감을 불어넣어 준다고 말하는 거란 생각이 든다.
사실로 말하면 내가 짜달시리 남보다 잘 나서거나 아님 음악에 대하여 많이 안다는 것이 아닌데, 뭔 뚱딴지같이 화음을 갖고 살 떨리니 어쩌니 하느냐고? 그건 말이지, 심심파적으로 구글을 검색하다 어떤 여인이(이 여인이 유명한 가요 평론가인진 나도 모르지만) 열 곡의 음악을 골라 순위를 매겨 나열하면서 그 제목을 '살 떨리게 하는 화음의 중창(chilling harmonic chorus)'이라 해서리 인용한 거다.
근디 이번 검색에서 새삼 확인한 것인데, 미국 쪽 구글을 검색해 보면 꽤나 알려진 2중창(duet) 곡이 주르륵 쏟아져 나오는데, 재미있는 것은 거의 7할 이상의 곡들을 흑인들이 불렀다는 것과 그 음정들이 하나같이 하이톤 일색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를 테면, 라이오넬 리치, 휘트니 휴스턴, 다이아나 로스 등의 흑인들이 있고, 또 그들이 고음 일색의 연주를 보여주고 있었다는 것이다.
근디 말이지, 여기에 나열된 열 곡 중에서 우리들의 귀에 익은 곡이 다수이지만 그렇지 않은 곡이 몇 개나 있다는 게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다는 거다. 그 이유가 선곡한 여인의 취향 때문인지 아님 미국의 가요계가 대체로 그렇게 인정하기 때문인지는 솔직히 말해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비록 내가 잘 모르는 곡임에도 가만히 들어보면 문득 절묘한 화음의 음악이라고 감탄사가 흘러 나오기도 하는 걸 보면 마냥 어느 아줌마의 개인적이고 작위적인 선곡만은 아닌 거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뭐 예를 들면, 우리 머리 속에는 으레 라이처스 브라더스(아! 영상에서는 실수로 The Right Brothers라 적어 놨구만, 쏘리!)라 카면 퍼뜩 떠오르는 게 'unchained melody'이고, 비치 보이스라 카면 'Sloop John B' 아닌라 말이다.
네덜란드의 정경을 담은 그림을 배경으로 열 곡을 10위부터 1위까지의 역순으로 아래와 같이 배열한 영상을 만들어 보았다. 긍까 1위는 'All I have to do is dream'이고, 10위가 'You've lost that lovin' feelin''이라는 거다. 나의 경우 음악을 여러 번 들으니까 절묘한 화음이 느껴지면서 두꺼운 살이 미세하나마 떨림이 오는데, 다른 이들도 글의 제목과 같이 살이 떨릴 정도로 감동을 받을지는 각자의 감성에 따라야 할 듯...
1. You've Lost That Lovin' Feelin'- The Righteous Brothers
2. Be My Baby- The Ronettes
3. Turn! Turn! Turn!- The Byrds
4. God Only Knows- The Beach Boys
5. Because- The Beatles
6. Thank You For The Music- ABBA
7. The Sounds of Silence- Simon & Garfunkel
8. Seven Bridges Road- Eagles
9. California Dreamin'- The Mammas & Papas
10. All I Have To Do Is Dream- Everly Broth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