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90차 맹산 정기산행기 - 서상국
1. 일시 : 2012. 4. 22(일)
2. 분당 맹산 : 이매역 2번 출구(10:30)-맹산 정상(12:05)-국국장 지나 율동공원 4거리(13:00)
3. 참가 : 문수, 상국, 길래, 해정 + 뒷풀이 가오리, 해균 + 뒤뒷풀이 은수(7명)
전날 내린 비로 일요일 아침 집을 나서는데 날이 조금 차갑다.
그간 집안 일이 있어 한 달 만에 산에 가는 셈.
어쩜 혼자 등산하게 될지도 몰랐는데 다행히 아침에 문수가 온다고 연락 왔었다.
정확히 10시 30분, 더 올 사람 없을 거라며 둘이서 출발했다.
한 오분쯤 지났나? 길래의 전화.
해정이를 기다리고 있는데, 곧 따라 갈 테니 너무 빨리 가진 말고 천천히 가고 있으란다.
비가, 이슬비보다 더 가는 비가, 흩날린다.
비에 젖은 연분홍 진달래가 더욱 애처롭게 보인다.
진달래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문수, 우리 모두 이제 진달래가 참 예쁘게 보일 나이다.
날씨가 이래 그런지 산길에 사람이 귀하다.
돌아보니 남자 둘이 올라온다.
길래, 해정이, 둘 다 간만에 보는데 산뜻한 등산복을 보니 우리 나이, 중년에게도 봄은 봄이다.
12시 경에, 정상에서 사진 한 장 찍고 거북바위 갈림길에서 막걸리 한 병.
자리 깔 것도 없고 그냥 서서 어디로 갈까? 새마을 연수원은 너무 가깝고, 국궁장 방향으로 틀었다.
100m 가량 되는, 살짝 구부러진 길이 이 맹산에서 제일 아름다운 길이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다들 그렇다네?
내려와 택시를 타고 서현역, 1시 10분.
그 사이 서울 용산에서 분당까지 뒷풀이 나온 가오리, 역사 안에서 덜덜 떨고 있었다.
가오리, 1월에 보고 석 달 만에 본다.
얼굴은 좋아 뵈니 그나마 다행이다.
본래 뒷풀이 예약된 돌부리 경호는 전날 문상 가서 인섭이를 만났다가 얼반 죽어있는 모양이다. 목소리가 완전, 다 죽어간다.
5번 출구, 길래가 추천하는 20년 되었다는 부대찌개집, 아까 택시 안에서 전화받고 나온 해균이까지 6명이 맛있게 점심을 먹는다.
간만에 나온 해정이가 반갑다고, 적당히 짧은 코스 같이 산행해서 좋았다고 자기가 계산해버리고, 헤어진다.
길래도 딸아이 수학 좀 돌봐 줄 게 있다며 가고, 넷이서 당구 딱 두 판치고 공식적으로 다 헤어졌다.
간만에 본 가오리, 미금으로 가서 횟집. 거기서 썰을 풀고, 동백에서 온 은수가 합류한다.
회에 매운탕에 고등어 구이까지 먹고, 도토리 키재기 당구, 딱 한 판 치기.
110, 120, 130.
130 은수 1등.
한참 있다가 120 내가 후루꾸로 나고,
110 가오리.... “이기, 오늘... 뭐가 되는 기 없네.” 툴툴툴...
마지막, 쭈꾸미 안주로 소주 두병 해치우고 헤어졌다.
친구 둘, 8100번 버스를 타고 떠나는 걸 보고 나도 집에 오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비가 가늘게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