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트레일화를 생각하면 진흙탕, 눈이 녹아 질퍽한 길, 쌓인 눈, 얼음, 시린 발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아마도 그런 요인들이 바로 고어텍스 라이너를 부착한 겨울용 트레일화가 인기를 끄는 비결일 것이다. 이번에 평가한 17개의 트레일화 중 5개가 고어텍스 라이너를 쓴 것이고, 또 다른 몇 종류는 고어텍스 경쟁사의 제품을 사용해 방수 효과를 더했다. 방수 처리된 트레일화는 비싸기 때문에, 자신이 실제 트레일화를 신고 달릴 때 방수 효과가 얼마나 필요할지 생각하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트레일화의 방수 기능은 눈이 녹아 질퍽해진 물을 막아내 발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쌓인 눈 속을 달리거나 물웅덩이를 건너야 한다면, 방수 처리된 트레일화에 물이 일단 들어간 후에는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또한 방수 처리를 할 경우 신발이 더 딱딱해지기 때문에 착용감이 떨어질 수 있다. 라이너가 추가되면 신발의 지지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방수가 되지 않는 신발이 너무 힘이 없거나 잘 구부러진다고 느낀다면 방수 기능이 있는 것을 사는 편이 좋다. 자신에게 맞는 트레일화를 골라 올겨울에도 달리기를 즐길 수 있도록 아래 상품을 소개한다.
살로몬 XA Pro2 XCR (Salomon XA Pro2 XCR) $120
축축하고 차가운 진흙탕처럼 험한 곳을 달릴 사람이라면 고어텍스 XCR을 사용한 살로몬 XA Pro2가 적합하다. 끈을 한 번에 조일 수 있는 퀵피트 케블러(Quickfit Kevlar)와 플라스틱 몸체는 방수 기능이 없던 예전 모델과 같지만 XCR 멤브레인과 오소 라이트(Ortho Lite) 라이너가 추가됐다. 고어텍스를 부착하면서 딱딱해진 때문인지 발목 부분이 딱 맞는 느낌은 아니었으나, 전반적으로 XA Pro2 는 고어텍스를 이용한 다른 상품들에 비해 훨씬 유연했다.
사코니 그리드 옴니4 TR (Saucony Grid Omni4 TR) $90
그리드 옴니4 TR은 도로와 산길을 모두 잘 달릴 수 있도록 쿠션이 있고 안정적으로 지탱해 주는 트레일화이다. 바위나 나무 뿌리가 많은 산길에서 달리기에는 다소 높은 감이 있으나, 바닥을 내딛을 때의 느낌이나 발 뒷부분에서 앞쪽까지 힘이 부드럽게 이동하는 점은 좋았다. 발이 부드럽게 움직이는 느낌은 아마도 여러 개의 신축성 있는 홈과 비대칭 밑창 설계 때문일 것이다. 발의 중간 부분을 지지하는 브리지와 EVA 소재의 밑창, 발 앞부분의 쿠셔닝, 사코니의 발꿈치 그리드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장거리를 편안하게 달릴 수 있다.
푸마 시엘라 GTX (Puma Thiella GTX) $110
시엘라 GTX는 진흙길이나 평탄한 산길에 적합한 고전적인 트레일화이다. 적당한 지지력과 쿠셔닝을 갖추었고, 착용감이 편안하고 안정적이며, 발가락 부분의 공간이 넉넉했다. 방수 기능과 통풍을 위해 갑피에는 고어텍스 XCR 멤브레인을 사용했다. 뒤꿈치와 앞부분의 쿠션은 약간 높지만 안정감을 주며, 달릴 때 발 뒤에서 앞까지 힘의 이동이 부드럽다. 푸마는 이 전천후 제품을 내놓음으로써 트레일화 시장에 성공적으로 재진입했다.
리복 프리미어 트레일 AW DMX (Premier Trail AW DMX) $85
트레일화의 모습을 한 도로용 러닝화라고 할까? 프리미어 트레일 AW DMX는 달릴 때 발 뒤에서 앞까지 힘의 이동이 부드럽고 가벼운 하이브리드형 트레일화로, 심플하지만 훌륭하다. 하이테크 기능이 추가돼 덩치가 크고 비싼 다른 신발과 달리 기본 기능에 충실하고 내구성이 좋으며 도로와 산길 모두 적합한 트레일화이다.
나이키 에어 트레일 페가수스 (Air Trail Pegasus) $80
업그레이드된 페가수스 트레일화는 다른 트레일화에 비해 쿠셔닝이 매우 뛰어나다. 페가수스의 전통을 이은 이 트레일화는 발 앞쪽부터 뒤까지 이어진 에어 솔(air sole) 밑창, 이중경도(二重硬度)의 파일론(Phylon) 소재 중창, 그리고 바위를 달릴 때 발을 보호해 주는 유연한 플라스틱 바닥을 갖추고 있다. 낮고 단단한 느낌의 트레일화를 좋아하는 일부 평가자들은 쿠셔닝이 지나치다고 평가했으나, 부드러운 느낌을 좋아하는 이들은 만족스러워했다.
나이키 ACG 테오칼리 (ACG Teocalli) $100
오리지널 테오칼리는 전천후 겨울용 트레일화의 스탠더드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새 버전은 이전 제품과 마찬가지로 고어텍스 XCR과 편안한 중창을 사용하여 똑같은 품질을 유지했다. 정지 마찰력을 높이기 위해 ACG는 스파이크를 더 단단하게 제작해 마치 자동차의 스노 타이어처럼 작용하게 만들었다. 착용감은 오리지널과 약간 다른데, 특히 뒤꿈치는 끈을 뒤쪽으로 꿰어 안정성을 높일 수 있게 했고 앞부분은 끈으로 폭을 조절할 수 있게 하여 착용감을 더 좋게 했다.
뉴발란스 906 (New Balance 906) $100
이전의 900 시리즈가 너무 투박하고 산책용 신발 같았던 데 비해 새로 나온 906은 날렵하고 민첩한 느낌으로, 여러 종류의 지면에 두루 적합하다. 패드를 덧댄 비대칭형 발목 컬러와 탄력 있는 망사로 된 갑피가 특히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906의 중창은 TS2 시스템(Transitional Support System: 뒤축에서부터 중앙까지의 원활한 힘의 이동을 도와주며 내전 현상 방지), 발 앞부분과 뒤꿈치의 충격을 흡수하는 첨단 소재, 안정성을 높여주는 그물망, 그리고 높은 압력과 열을 가해 생산한 EVA 소재를 함께 사용했다.
그 결과 높이는 낮지만 쿠션이 있고, 발의 지나친 움직임과 비틀림을 막아주는 효과가 좋다. 906은 대부분의 러너들에게 적합하나, 쿠셔닝이나 지지력이 특별히 뛰어나지는 않다. 밑창은 흙이 푸석푸석하거나 질퍽한 산길에서 달리기에는 다소 빈약하다.
라 스포티바 콜로라도 트레일 AT (La Sportiva Colorado Trail AT) $85
라 스포티바의 러닝화 제품은 지난해 많은 발전을 보였다. 콜로라도 AT는 프릭시온(FriXion) 밑창의 접착성과 이중경도의 중창, 아치 부분을 보강하는 기능, 그리고 바위로부터 발 앞부분을 보호하는 기능을 갖추어 매우 안정적이고 보호성이 좋은 트레일화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이 트레일화를 신고 달릴 때 발가락 부분이 자꾸 부딪치는 느낌을 받는다는 평가도 있으므로 반드시 신어보고 구입하기를 권한다.
이노브-8 플라이록 310 (Inov-8 Flyroc 310) $90
오르막길이 많은 곳에서 빠른 속도로 산악 달리기를 해야 한다면 이 제품을 권한다. 가볍고 유연성과 정지 마찰력이 우수하여 발빠른 트레일 선수라면 한번쯤 신어봐야 할 제품이다. 뒤꿈치부터 발끝까지 딱 맞는 느낌이며, 중창의 유연성이 높다. 쿠션이 매우 적어 모션 컨트롤이 필요한 사람이나 장거리를 달리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빠른 속도를 즐기는 러너들도 매우 만족하였으나, 진흙이나 모래땅에서 달릴 때는 속도가 너무 붙어 늦추기 힘들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험한 지형에서 빠른 속도로 경주할 때 신기를 권한다.
아이스버그 멀티런 드라이 듀얼(Icebug Multi Run Dry Dual) $125
눈길을 편안하게 운전하려면 스노 타이어가 필요한 것처럼 스웨덴 제품 아이스버그는 얼음 위를 편안히 달릴 수 있게 해준다. 아이스버그의 독특한 밑창에는 끝이 카바이드로 된 17개의 철제 징이 박혀 있다. 단단한 지면에서 무게를 실으면 이 징이 안으로 들어가고 힘을 빼면 징이 튀어나오게 돼있어 마치 고양이 발톱 같다. 갑피에는 방수와 통기성이 좋은 버그드라이(BUGdri) 멤브레인을 썼고, 튼튼한 이중경도 EVA와 함께 중창에는 플라스틱 스태빌라이저를 적용했다. 부드러운 지면에서 달리기에는 좋았으나 바위와 도로에서는 다소 긁히는 느낌이었다.
아이스버그 DMG (Icebug DMG) $145
얼음이나 단단한 눈이 많아 신발의 마찰력이 중요한 환경에서 달릴 때 신는 러닝화이다. 갑피는 방수성과 통기성이 좋은 버그드라이 멤브레인을 사용했고,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각반이 부착돼 있어 보온 및 발 보호 효과가 있다. 중창은 멀티런 드라이 듀얼 제품보다 가볍고 신축성이 있으며, EVA와 플라스틱 스태빌라이저 그리고 뒤꿈치 아래 젤 큐셔닝 패드를 적용했다.
파이브텐 액세스 XCR (Five Ten Access XCR) $115
액세스 XCR은 바위 위에서 좋은 마찰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젖어 있거나 진흙이 많은 산길을 달릴 때 적합하다. 액세스는 방수 트레일화치고는 매우 가볍고, 앞부분의 끈은 발에 딱 맞도록 묶기 쉽게 되어있다. 그러나 덧댄 천과 고어텍스 XCR이 딱딱해서 발에 잘 맞지 않는 느낌이 든다는 평가도 받았다. 바위가 많고 물에 젖은 곳에서 빠른 속도의 등산과 달리기를 병행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트레일화다.
브룩스 어딕션 ASR3 (Brooks Addiction ASR3) $85
어딕션 매니어라면 ASR3가 오리지널 어딕션과 비슷하다는 점에 만족할 것이다. 특수한 라이닝을 이용하여 바깥에서 들어온 수분과 땀을 없애준다. 이전 모델에서처럼 신발 중간을 따라 사용된 단단한 중창 덕분에 내전을 줄일 수 있다. 이 덕분에 내전이 심하고 덜 험한 산길을 달리는 러너들에게 적합하다. 한 평가자는 이 트레일화를 신고 달렸더니 발 전체에 쿠션감이 있었고, 내전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또 다른 평가자들은 산길에서 달릴 때 감각이 떨어진다고 평했고, 등산화 같다거나 경기가 끝난 후 신기에 적합하다고 혹평한 사람들도 있었다.
아비아 2050 트레일 (Avia 2050 Trail) $90
아비아의 새 방수 트레일화 2050은 다양한 지면에서 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통기성이 좋은 심파텍스(Sympatex) 라이닝을 이용했다. 2050은 안정성과 지지력을 위해 밑창의 아치 부분을 플라스틱으로 보강했고, 발 앞부분과 뒤꿈치에 쿠션을 넣었다. 또한 항균 라이너도 부착?? 있다. 이중경도의 EVA와 PU 중창이 좀 딱딱했지만 보호성은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평가자들이 가장 좋아한 부분은 끈을 꿰는 부분이 멋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끈 꿰는 구멍이 보기엔 멋졌지만, 끈 때문인지 두 번 묶었는데도 흘러내렸다.
아디다스 아디스타 TR (adidas adistar TR) $120
아디스타 TR은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트레일화다. 뒤꿈치 부분의 그라운드 컨트롤 시스템(GCS)이 축이 되어 산길을 달리기에 적합하고, 내전 현상을 줄여준다. 뒤꿈치를 많이 부딪치며 뛰는 사람에게는 이 신발이 마치 내리막길을 달리는 산악 자전거의 풀 서스펜션(앞뒤 양쪽에 서스펜션이 있는 것) 같은 효과를 준다. 그러나 뛸 때 뒤꿈치에 충격이 별로 없는 사람들에게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기능이다. 특히 발 중간 부분의 착용감과, 고전적인 스타일의 모양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주로 발끝으로 달릴 경우에는 GCS가 별다른 장점이 되지 않으며 다소 무겁다. 또한 오랫동안 바위가 많은 곳을 달릴 때는 앞부분의 쿠셔닝이 부족하다. 일부 러너들은 아디스타 TR을 신고 포장도로를 달릴 때 만족스러워했다.
아디다스 와나카 TR GTX (WanakaTR GTX) $100
와나카 GTX는 인기 제품인 수퍼노바 TR의 안정적이고 반응성 좋은 중창과 겉창을 이용했고, 갑피에는 방수와 통풍을 위해 고어텍스 XCR을 썼다. 악천후에 적합한 트레일화를 원하는 수퍼노바 팬이라면 와나카를 좋아할 것이다. 평가단은 고어텍스 사용으로 와나카 GTX가 수퍼노바 TR에 비해 보호성은 좋아졌지만 더 딱딱해졌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