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아들(창세기 22.2,12)
창세기 15장은 아브라함과 사라 사이에서 이사악 탄생이 예고된다. 16장은 아브라함과 하가르 사이에 탄생할 이스마엘를 예고한다. 18장에서는 이사악 탄생이 다시 예고 되고, 21장에서는 드디어 이사악이 탄생했다고 보도한다.
창세기 22장에서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외아들(22,2.12)이라는 표현을 한다. 우리 말로 외아들은 ’하나‘임을 드러낸다. 그런데 이사악은 외아들이 아니다. 아브라함은 이사악에 앞서 이집트 여자 하가르와 사이에서 첫 아들 이스마엘을 얻었다. 이사악을 낳은 뒤 아브라함은 크투라를 아내로 맞아 여섯 아들을 더 얻었다(창 25,1-2).
그러므로 이 ’외아들‘은 생물학적生物學的이며 산수적算數的 의미가 아닌 영적, 우의적, 구세사적 뜻이 담겨 있다. 쉽고 정확하게는 이사악의 아버지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계약을 맺으면서 하신 하느님 말씀 안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며… 세상의 모든 종족들이 너를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창12,1-3).
“너와 맺는 내 계약은 이것이다. 너는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가 될 것이다. 이제 너의 이름은 아브람이 아니라 아브라함이다. 내가 너를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네가 많은 자손들을 낳아 여러 민족이 되게 하겠다 너에게도 임금들이 나올 것이다. 나는 나와 너 사이에 그리고 내 뒤에 온 후손들 사이에 대대로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창17,3-8).
발췌한 위 본문 내용들을 보면 아브라함은 선민 이스라엘의 아버지가 아닌 만민의 아버지로 부르심을 받고 계약을 맺었다. 하느님도 선민 이스라엘의 하느님만이 아닌, 만민의 아버지이다. 따라서 ‘외아들’은 아브라함 한 집안과 이스라엘 역사의 장자권 축복권이 아닌, 인류 전체 구원의 역사를 위한 ‘구원 계승권자’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 사후 복음저자들은 구세주로 오신 예수님께 이 ‘외아들’ 표현을 적용했다. 그런데 루카는 ‘첫 아들’(루카 2,7)이라고 기록하여 분분한 해석들을 양산시켰다. 성모님의 동정성에도 다양한 이해가 따랐다. 마리아는 첫아들 예수를 낳고, 그 뒤에 계속해서 아들과 딸들을 더 낳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성모님은 동정녀가 아닌데 천주교에서 마리아 우상숭배를 한다는 것이다. 요한복음은 정확하게 이해하여 ‘외아드님’(요한 1,14)이라고 하였다. 우리가 자주 바치는 사도신경에도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라고 제시하고 있다.
입력:최 마리 에스텔 수녀; 2024년 10월 19일; PM 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