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쉼 없이 변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속도 또한 놀랄 만큼 빠르다. 미래는 시간 관리에 달려 있다고 한다. 5년 전에 발행한 <유엔미래보고서>에서 미래의 변화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었다. 그 하나는 내부적인 변화로 사람의 변화이고 다른 하나인 외부적 변화로 기술의 발전이다. 미래학자들은 사람과 사회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함께 변화한다고 여긴 것이다. 미래의 흐름을 주도하는 메가트렌드(magatrend)는 고령화와 인간관계의 변화, 그리고 인지로봇의 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래의 진전은 네트워크 개념의 확장으로 인간관계가 수평적인 관계로 변하고 있다. 미개한 농경사회에는 권력이 종교, 즉 사제와 왕에게 있었다. 이때 사회구도는 지배자와 추종자로 예속의 관계다. 산업사회에 와서 국가가 권력을 가지면서는 사회구도가 국가와 국민으로 나뉘어 수직관계를 유지했고 정보사회에서는 정보를 가진 자, 즉 네트워크가 권력화 되면서 사회구도는 수평적으로 평등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네트워크의 확장으로 인한 인관관계의 변화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못하던 사회적 관습’에서 모든 사람이 가부장적 권위와 지배구도를 깬 평등한 인간관계로 넓혀져 왔다.
미래학자들은 네트워크에 의한 평등관계가 완성되어 소수의 선택받은 어리석고 무지한 사람들이 다수의 국민을 대신해서 국가를 다스리는 우스꽝스러운 시대는 머지 않아 종언을 고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한 시대는 평등을 넘어 우리가 염원하는 무등(無等)의 시대를 열게 될 것이다. 이제는 네트워크를 통해서 부정선거의 요소마저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집단지성이 사회를 이끌 것이다. 지난달에 나온 오바마와 힐러리의 싱크탱크 알렉 로스(Alec Ross)의 <미래산업보고서>에서 “첫째, 미래 산업의 출발점으로 매우 유망한 분야를 로봇공학으로 둘째, 사물인터넷부분을 셋째, 데이터 분석 분야”로 들었다.
사물인터넷 분야를 좀 더 들여다보자. 전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연결 장비는 현재 약 160억 대란다. 그러나 계속 늘어나는 스마트폰, 노트북, 센서를 비롯한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제품과 장비 등 사물인터넷이 2020년까지는 400억 대로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역량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첫째, 젊은이들이 지닌 잠재력을 높이 사고 이들에게 투자하라고 권고한다. 둘째, 세계무대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일해야 하며 셋째, 여성이 능력을 발휘하며 경제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저해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렉 로스는 로봇공학의 '5대 국가'로 일본, 중국, 미국, 한국, 독일을 꼽았다.
아울러 미래를 준비하는 한국의 부모들에게 다음 세 가지를 충고했다. “첫째, 자녀에게 언어를 가르쳐야한다. 아이들이 배워야 할 언어는 외국어만이 아니라 기술언어, 프래그래밍 언어, 과학언어이다. 빅 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공학이 미래를 주도할 고성장 산업이라면 이러한 산업에 종사할 사람은 코딩(符號化, cording)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코딩을 배우면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를 터득할 수 있기 때문에 설사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가 바뀌더라도 여전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경제가 점점 글로벌화 될수록 다른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능력이 오늘날보다 훨씬 중요해질 것이다. 둘째, 학교에 더 학구적인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요구하되 학교에만 의존하지 말라는 것이다. 셋째, 자녀에게 평생 동안 배움에 전념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배움이 대학이나 대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끝난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이다. 취득하기 어렵다는 MBA나 전기공학 석사학위가 있더라도 계속 배우겠다는 의욕이 없거나 졸업한 지 15년이 지나면 무용지물이 된다. 경제와 산업의 변화 속도는 지난 10년 동안 계속 증가해왔고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이다. 미래학자 버크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는 ‘지식 두 배 곡선(Knowledge Double Curve)'으로 인류의 지식 총량이 늘어나는 속도를 설명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인류의 지식 총량은 10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해왔다. 그러던 것이 1900년부터는 25년으로, 현재는 13개월로 그 주기가 단축되었다.”고 말한다. 2030년이 되면 지식 총량은 3일마다 두 배씩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른바 지식의 빅뱅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시대에 우리가 할일은 책 읽기다.
이런 지식의 폭발적 증가를 배경으로 인류의 기술은 빠르게 발전시킬 것이다. 인간 수명이 30년 이상 늘어날 것이고 빅데이터 분석기술이 진화하면서 인공지능은 더욱 빠르게 발전하여 인류의 노동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옥스퍼드대에서 미래 기술의 영향을 연구하는 칼 베네딕트 프레이 박사와 마이클 오스본 조교수는 2013년 700여 개의 직업을 분석해 <고용의 미래: 우리의 일자리는 컴퓨터화에 얼마나 민감한가>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702개 직업 가운데 47%가 컴퓨터화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성 직업군에 속하고 20년 안에 절반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 직업군에는 의사, 판사, 변호사, 약사 등도 포함되며 요리사가 사라질 확률은 무려 96%에 달하고 그 자리를 로봇 요리사가 차지할 것이라는 예견이다. 이렇게 되면 로봇 공장은 인간 노동의 무덤이 될 것이고 미래의 직업은 로봇이 대체하지 못할 직업을 찾아야하는 상황과 맞닥뜨리게 된다. 지능을 갖춘 로봇 군단이 상륙작전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댓글 시사적 수필을 잘 봤습니다. 신문의 칼럼란에서 봄직한 글입니다. 앞으로 우리 수필도 이런 분야에도 눈을 많이 돌려야 하지 않을까요. 최선생님의 수필을 한동안 못볼줄 알았더니 다시 봅니다. 제가 휴가하고 오느라 글을 못올렸는데 최선생님 글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더운 여름 건강에 유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