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결혼식에 참석을 했습니다.
교회 청년인 박신영양과 일본인 矢崎 信行 (야자키 노부유키)의 결혼식이 었습니다.
같은 날 딸 소영이의 운동회여서 오전에 운동회에 참석하고 결혼식은 피로연만 참석을 할까 하였는데 그래도 신랑 신부를 축하 해 주는 일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30분전에 식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일본인과의 결혼...
어느 부모도 선뜻 허락하기 쉽지 않은 결혼 일 겁니다.
과거사의 문제가 대다수의 한국 국민들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고, 보수적인 우리 국민들은 국제 결혼이라는 것이 마음에 안들 겁니다.
특히 일본에서 한국 여자와 일본 남자가 결혼한다 함은 유흥업소에 다니는 언니들이 돈 많고 나이 많은 아저씨와 어울리지 않는 결혼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엔 젊은 남자와 여자가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하는 것이라서 참 좋았습니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한국여자를 데리고 일본에서 결혼하는 것이라 신랑측에서 신부측에 많은 배려를 한 결혼식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교회를 다니지 않았던 신랑이 신부를 배려해서 결혼식을 기독교식 결혼 예배로 드린 것이며 한국인 목사님을 모셔다 집례를 보게 한 것 등을 볼 때 참 잘 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배려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결혼식은 참 복잡하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다음에 기회가 되면 따로 소개하기로 하고...)
결혼식이 끝나고 피로연장으로 갔는데(일본은 결혼식에 초청 받은 사람만 갈 수 있음)식탁에 막걸리와 百歲酒가 있는 게 아닙니까?
한국 마누라를 데려온 기념으로 일본 친구들에게 한국의 식탁문화 음주문화를 조금 소개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대체로 일본에서 거식을 할 때엔 일본 중심으로 한국을 조금 끼워 넣기 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사회자부터 달랐습니다. 곱게 차려입은 한복 아가씨가 와서 처음엔 일본어로 그 다음엔 한국어로 하나도 빠짐없이 소개를 하는 것입니다.
학교 동창과 회사 친구들이 신랑을 자세히 소개하고, 한국에서 건너 온 신부 친구가 신부를 소개하고...
그 중에 압권은 2부 순서입니다.
(일본은 결혼식 날 신랑 신부가 세 번이나 의상을 갈아입는데 처음엔 결혼식 예복이고 그 다음엔 파티복 그리고 맨 마지막에 전통의상을 갈아입어 가면서 파티를 합니다.)
신랑신부가 서포트 조명을 받으며 입장을 하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신부는 한국인이니까 치마저고리를 입고 올 수도 있겠구나 생각을 했는데 신랑신부가 모두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들어오는 겁니다.
일본 신랑이 입고 온 한복이 왜 그리도 이쁘던지...
여러 가지 행사가 이어지고 장인이 인사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간단한 인사가 끝나고 노래를 한 곡 부르셨는데 일본의 국민가수 다니무라신지의 昴(스바루)를 열창하였습니다.
신랑측은 한국인을 배려하고 신부측은 일본인을 배려하는 모습, 오랬동안 기억에 남을 결혼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