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기자-이용미] 혼불 문학관을 돌아보는 기전여고 동문들
‘경천·순결·애인’이란 교훈아래 많은 인재를 길러온 전주기전여고(교장 원광연)가 올해로 110주년을 맞았다. 1900년에 미국 선교사(최마태)가 세운 기독교 학교로 5명의 학생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만칠천여명을 배출한 역사 깊은 학교다 .
그 찬란한 역사의 첫발을 내디뎠던 그 교정은 아니지만 어머니 품같은 포근한 마음으로 새 교정에서 교가를 부르는 200여명의 동문들, 동문회장(김영임)과 각지에서 온 동문들은 선후배의 돈독한 정을 나누고 담소를 나누는 아름다운 만남의 자리가 되었고 특히 기전동문인 최명희 혼불문학관을 탐방하였다.
최명희작가는 전주기전여고 출신으로 그 당시 문학의 꿈을 키우며 학교백일장에 나가 상도 많이 타고 모교를 빛낸 문학소녀였다. 졸업 후 모교에서 몸담아왔고 더 나아가 문학의 길로 접어들어 자신만의 세계에 혼신을 다해 역량 있는 대작을 남기고 떠났다. 이 혼불은 선친이 살던 노봉마을을 배경으로 썼으며 이곳에 혼불문학관을 세웠다.
이러한 문학관엔 유품의 흔적으로 남아있는 만연필 노트 등 손 때 묻은 옛 자취들이 주인을 잃고 침묵만을 지키고 있다. 작품들을 눈여겨보면서 졸업후 43년이 된 동기들은 그와 함께 공부한 교실을 떠올리며 자주색 교복에 베레모를 쓴 옛 추억을 그려본다.
서울 김순자씨는 “친구 명희가 서울병원에 입원했을 때가 은행잎이 지는 늦가을이라며 위로의 손을 잡고 이야기 나눈 것이 마지막이 되었다”고 눈시울을 붉힌다.
혼불의 작품세계를 알려주는 해설사(황영순)는 당시의 풍속사를 정교하게 글 하나에도 생명과 혼을 불어넣어 자세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며 혼불을 넘어서 우리생활의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저자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20여명의 무당을 만나 인터뷰와 녹음을 하고 생활하다시피 하며 자료를 수집해 완성한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탐방은 혼불문학뿐만 아니라 남원광한루와 한우고기사랑을 알리는 계기도 되었다.
동문들은 화기애애한 표정으로 열심히 듣고 즐기는 하루가 되었다며 흐뭇해한다.
혼불문학관은 남원시 노봉마을에 문학전시관과 관리관이 있으며 물레방아 분수, 연못, 청호저수지 등이 보이며 소원쓰기, 사랑의 엽서쓰기등의 채험행사로 아름다운 추억을 남길 수도 있다.
/양정자 도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