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와 다녀온 내나름의 소감을 정리해 본다. 오르세미술관Musee d'Orsay은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를 위해 세워진 호화로운 역사驛舍... 20세기초까지 기차역과 호텔로 사용되다가 시대변화에 따라 폐쇄되었다가 리노베이션을 거쳐 1986년1월에 개관하여 루브르박물관, 퐁피두센터 국립현대미술관과 더불어 파리3대미술관의 자리를 하고 있다. 고대부터 19세기 미술품을 전시하는 루브르, 19세기 이후 근대미술품을 보여주는 퐁피두. 그 두미술관의 시간적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오르세[1848~1914 근대미술작품 위주 컬렉션]가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르세 개관 30주년을 기념하여 오르세미술관 이삭줍기전이란 타이틀로 열리고 있다. 전시실은...낭만주의와 고전주의/아카데미즘과 사실주의/인상주의와 자연주의/상징주의와 절충주의/20세기 미술의 다양한 원천..다섯으로 구분되어 있다. 대학때 선택교양으로 들었던 서양미술사 기억을 더듬고..새롭게 익히면서 그림을 대하니 색다른 재미를 느낄수 있었다. 19세기 서양미술은 파리를 중심으로 활발히 또 빠르게 진화한 듯하다. 신화와 성경중심의 그림이 르네상스를 지나면서 인간중심의 주제로 바뀌어 변천하다가 산업혁명. 도시화라는 시대적 환경에 따라 그 시각과 표현이 19세기에는 다양하게 진화한다. 일반인의 초상.인물화를 객관화하여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낭만주의.고전주의에서 시각을 다양하게 돌리면서 자연주의[대상을 양식화.관념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보이는 그대로를 충실히 재현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존중하는..]와 사실주의[자연주의와 같은 자세이나 대상이 당시의 생활상..]로 전개된다. 자연주의 대표주자인 밀레Jean Francois Millet는 농촌의 거칠고 힘든 생활을 관조하고 여러 크로키croquis작업을 거쳐 당대의 명작을 남기고 인상주의[규율과 원칙에 의한 회화기법을 거부하고 빛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대상을 순간적으로 포착..]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후기인상파 고흐는 밀레를 깊히 존중한다. 후기인상파를 거치면서 20세기에 들어서며 사조는 다양하게 진화한다. 상징주의.입체주의.야수주의.표현주의.추상주의.다다이즘.초현실주의.... 나는 모네.마네.세잔.르노와르 등 인상파를 좋아했다.[당근 고흐도...] 그들의 그림에서 빛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아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서 빛의 변화와 그림을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시골의 자연과 그속의 인물을 대상으로 빛의 변화를 순간포착하려한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와 시시각각 변하는 빛에 따라 대상을 정형화하지 않은 외진 부뎅Eugene Boudin을 알게 된게 큰 기쁨이다. 모네.마네.세잔.고흐..등의 그림을 보면 붓터치가 확연한 대상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음을 알수가 있다. 이는 시간.빛의 변화에 따라 대상은 달리보임을 화폭으로 담아내서 그러하리라는 생각이다. 피사로. 모네의 그림에서 강이나 바다.호수의 잔물결위로 건물이나 인물.사물 등이 비늘 처럼 쪼개지어 표현되는 것을 볼수가 있다. 순간포착을 중시한 인상주의를 잘 나타내준다.
재미난 일이 있었다. 르노와르의 피아노의 두 소녀Two Young Girls at Piano라는 그림앞에 서니...사진으로만 보던 그림의 실체를 보니 신기했는데..몬가 느낌이 달라서 폰에 저장된 그림과 비교해보니 색감의 차이가 난다...실체와 사진의 차이겠거니하고 넘기려는데..피아노위의 화병의 모습이 다르다. 눈앞의 것은 우리의 청자처럼 날렵한 곡선인데 내폰에 있는 그것은 항아리 처럼 둥근모습이다. 그래서 폰의 그림 세부사항을 보니 뉴욕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있는거란다...아리송? 우찌 된건가? 적어도 하나는 모작.위작이란 말인가? 동행한 친구에게 이를 말하니..마침 '미술품 속 모작과 위작 이야기'라는 책을 읽고있는 그 친구 왈...둘다 진품일거야 꼭 한작품만 있는게 아니고 때에 따라서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같은 그림을 또 그리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란다. 모나리자의 미소도 다빈치가 그린게 하나는 아닌 모양이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