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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道家) 입문 4
"간과 지를 나누어 말씀해 주십시오."
간은 천문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북창은 관상감 천문학 교수였다.
"천문을 알지 않고는 도인이라고 할 수 없네.
하늘의 움직임을 살핀다는 것은
하늘의 뜻을 살피는것이지.
국가 대사에서 인간의 길흉화복에 이르기까지
다 하늘의 글로 적혀 있다네.
천문(天文)은 하늘의글일세.
하늘의 글, 하늘이 하는 말을 잘 알아들어야
지혜를 세울 수 있으니
하늘을 알지 못하고 세우는지혜는
올바른 지혜라고 볼 수가 없네."
"간(干)을 이르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다네.
간만 따로 떼어서 밝히는 학문이천문이라네.
하늘의 뜻을 헤아리자는 학문이네."
"그렇다면 지는 무엇입니까?"
간이 천문이라면 지는 지리에 속하는 것이었다.
북창은 각종 지리서를 펴보이며 말했다.
"천하를 돌아다니다 보면 하찮은 미물도
다 저 살땅에서만 산다는 것을 알 수 있다네.
어떤 고을에가면
감나무를 아무리 심어도 잘 자라지 못하고,
설사자랐다 해도 열매가 맺지 않고,
또 어떤 고을에서는배나무가 자라지 않는다네.
또 어떤 고을의 하천에서는 잉어가 잘 자라는데
어떤 고을의 연못에는 아무리 잉어새끼를 갖다 넣어도
자꾸 죽는다네.
이렇게 작물이며 물고기도 다 제자리가 있는 법인데
사람이 사는 곳에 그런 이치가없을 리 없지 않은가.
이런 이치로 하여 섭생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사람의병을 다스릴 수 있으니 이치가 무언가.
사람의 몸속에도 음양 오행이 제 각각 들어 있고,
먹는 음식도제 각각 음양오행이 다 다르니
어떤 것은 이롭게작용하고,
어떤 것은 해롭게 작용하여 질병도일으키고
기운을 돕기도 하는 것이라네.
아이를 갖고서
당나귀와 말고기를 먹으면 달이 지나 아이가
태어나고 난산하기 쉽다네.
개고기를 먹으면 아이가 말을 못한다네.
토끼고기를 먹으면 언챙이를 낳는다네.
비늘없는 고기를 먹으면 난산한다네.
게를 먹으면 아이가 죽게 된다네.
양고기를 먹으면 아이가 평생 액운을 벗어나지못한다네.
닭고기와 달걀에 찹쌀을 섞어 먹으면
아이에게기생충이 생긴다네.
오리고기와 달걀을 함께 먹으면 아이를 거꾸로 낳고
심장이 차가워진다네.
참새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면
아이가 자라 음탕하고 부끄러움을 모르게 된다네.
자라고기를 먹으면 아이의 목이 자라처럼
짧아진다네.생강 싹을 먹으면 아이의 손가락이 많아진다네.
율무를 먹으면 낙태할 위험이 있다네.
마늘을 먹으면 태기가 소멸한다네.
산양고기를 먹으면 아이가 병치레를 많이 한다네.
버섯을 먹으면 아이가 경풍이 많고 요절하기쉽다네."
"지(支) 열두 가지를 헤아리면
그렇게까지 나오는것입니까?"
"그렇다네. 천문과 지리, 간과 지를 말했으니
그것이 두루 나타난 것이 생명이란 사실도
미루어 짐작하겠지?
나무고 풀이고 저마다 성정(性情)이다르고
빛깔이 다른 것은
바로 두 가지가 날과 씨로오가며 빚은 결과일세."
"이제 음양 오행과 간지를 밝혔으니
사람에 미치는세세한 영향을 간파하는 눈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 자네, 욕심이 벌써 뻗치는군.
무슨 말인지알겠네."
북창은 운명론을 말하였다.
"운명론(運命論)을 말함세.
운명론이란 어떤사물이나 현상이
장차 어떻게 변화할지 운기(運氣)
방향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고,
이러한 방식으로
이미지나온 길을 더듬어갈 수도 있는 것이라네.
운명론이야말로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천기(天機)에해당되는 부분이니
여기서부터는 참으로 한마디한마디가
목숨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되고 만다네.
운명이란,
자기의 명을 나르는 것이니
바로기(氣)가
경락(經絡)을 돌아다니는 것과 같은 것이네.
만일 세 갈래 경락이 있는데 두 군데는 이미 막혀있고,
한 군데만 뚫려 있다면
그 기는 뚫려 있는곳으로 갈 것이네.
허나 사람은 막힌 것도 뚫을 줄 알고,
할 수 없는것도 해내고 마는
불가사의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곧잘 맞아떨어지질 않는다네.
아무리 타고난 운명이파란 만장한 사람이라도
불가(佛家)나 도가(道家)에 몸을 담아
수련에만 힘 쓰다보면
어느새 그런 운명의힘이 없어지고 만다네.
왜 그런가 하면,
기라는 것은주변에 있는 사물과 부딪치면서
일어서기도 하고쓰러지기도 하는 법,
처자도 없고, 부모도 없고, 세속인연도 다 버려
이런 저런 욕망을 다 떨쳐버렸으니
아무리 기가 막힌들
나아갈 길은 한 군데밖에 없기때문이지.
그러나 산중에서는 그토록 고고하고 덕 높던 선사도
산에서 내려와 세속에 묻히면
금세 운명의 파도에휘말려들기 시작한다네.
운명의 기운을 크게 쓸 것인가, 작게 쓸 것인가는
당사자가 판단할 일이요,
역학자가 거들어서는 안되네.
흔히 힘없고 배움이 짧은 백성들의 사주를 살펴보면
사주 그대로 살아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네.
자기감정대로 슬프면 울고, 기쁘면 웃고
,배고프면 먹고,졸리면 자는 백성들에게는
운명의 묘리가
한 치오차도 없이 척척 맞아들어간다네.
이 말이 무슨 말인가 하면,
운명 감정을 하기에앞서
자기 자신을 존경하는지 자학하는지 알면
그만큼감정하기가 쉬워진다는 것일세.
그러니 어떤 사람의명운을 감정하기에 앞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먼저 아는 게 퍽 중요하다네."
"명심하겠습니다."
지함은 북창이 퍼붓다시피하는
새로운 세계를받아들이느라고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어떤 때에는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고
북창이 주는 책을읽기만 한 적도 있었다.
날이 갈수록 지함의 공부는 깊어만 갔다.
북창 정염,
그는 쉬지 않고 지함을 가르쳤다.
관상감 교수답게 그는 순서를 잃지 않고
차근차근가르쳐 나갔다.
그러기를 여러 달,
지함이 대강 도장(道藏)을읽어낼 무렵이었다.
열기를 뿜어내던 여름해가 산너머로 숨어든
이른저녁,
북창이 갑자기 떠날 채비를 했다.
" 나는 내일 떠나려네."
" 아니, 어디로?"
북창이 방에 들어서는 줄도 모르고
<황제내경(皇帝內經)>을 정신없이 읽고 있던 지함은
북창의 뜻밖의 말에 책을 놓았다.
"글쎄나. 금강산으로 들어가볼까 생각중일세.
정휴행자처럼 금강산 정기나 받으면서
수도를 해볼생각이네.
기왕 도를 구할 바에야 더 처절하게 싸워서
얻어야 하지 않겠나."
지함은 북창의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아직 제 공부가 짧습니다.
지금 가시면 저는어떻게 합니까?
조금만, 조금만 더 머물러 주십시오."
북창과 만난 지도 벌써 여섯 달이 넘었지만
도가의공부는 너무도 깊고 깊어서
이제 지함은 겨우
<옥추경(玉椎經)>까지만 읽었을 뿐이었다.
"아닐세.
자네는 이미 모든 것을 다 배운 것이나다름 없네.
도란 누가 알려주는 것이 아닐세.
스스로지극한 정성을 모아 자신을 들여다볼 때
얻어지는것이지.
이제 자네 혼자 할 일이 남았을 뿐일세.
도에 이르지 못하기는 자네나 나나 마찬가지아닌가.
내가 한 이야기는 이미 책에 다 나와 있고,
선인들이 이미 이르렀던 길일세."
북창의 말이 옳기는 했다.
북창이 하는 말은
이미그가 준 책 속에 다 들어 있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을어떻게 받아들이고 실천할지
지함으로서는 막막하기만했다.
웬일인지 북창의 얼굴은 어두웠다.
봉선사에 온 이후로 늘 솔잎, 생콩, 생쌀 등
선식(仙食)을 하고 단전호흡을 한 북창의 얼굴은
갓난아이처럼 투명해졌는데
오늘은 눈이 퍼붓기직전의 하늘처럼
잔뜩 흐려 있었다.
"자네와 나의 연도 매듭을 지을 때가 왔나보네.
언제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걸세.
그때는 아무래도
내가 자네의 가르침을 받아야 할 것일세."
"무슨 말씀을... 그나저나 떠나시고 나면
저는어떻게 합니까?
답답할 때는 누구를 찾습니까?
어디계실 것인지 말씀이라도 해주시면
정 답답하거든 찾아나서기라도 하지요."
"책은 다 두고 떠날 테니 그 공부를 마치고 나거든
송도로 가보게나.
그곳에 화담 서경덕 선생이계시네."
"화담 선생이요?
그분은 이미 돌아가시지않았나요?"
지함도 화담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함이 과거 공부에 한창일 때
그분이돌아가셨다는 말을 얼핏 들은 기억이 났다.
" 하하하.
화담 선생께서
일부러 돌아가셨다는소문을 내신 거라네.
화담 산방이 유명해지니까
한양의 선비들이 워낙 많이 찾아들어서.
그들이 추구하는 게 뭐겠나?
과거 급제 아니겠나?
화담선생은 산방이 과거 시험공부 장소로 바뀌는 게
안타까워서 그런 소문을 내신 거라네.
그러고 나니까
화담 산방에는 한양 선비들의 발길이 뚝 끊겼지.
알음알이로 찾아오는 사람 외엔 없다네.
그분은 나 같은 천학으로는 감히 잴 수도 없을 만큼
가르침이 높은 분이니 큰 도움이 될 걸세.
나는자네를 채우려 했다면
그 분은 비우려 하실 걸세."
서경덕. 율곡이 말하던 바로 그 화담 서경덕이었다.
지함이 한양에 있는 형 지번의 집에 다니러 갔을 때
마침 가회동에서 이웃해 살고 있던 율곡을 만나
명세다음 가는 말동무로 사귀었었다.
그때는 율곡이 아홉살 나던 해였는데
이웃간에 신동이라는 소문이자자하여
지함도 자주 그 아이를 보러 다녔다.
그런데마침 의정부의 좌찬성으로 일하던
그의 부친 이원수가 이조에 출입하던 형 지번과
서로 이웃하여 내왕이잦았다.
지함이 서경덕의 이름을 들은 것도
바로 율곡의집에서였다.
마침 지함은 율곡과 산해의 학문을 시험하며
놀고있었다.
" 율곡아, 너 천자문을 한숨에 다 왼다며?"
그럼요. 들어보세요. 천지현황(天地玄黃)."
벌써 끝인고?"
지함이 율곡에게 묻자 옆에 있던 산해가 나섰다.
천지현황 넉 자 속에 천자문의 이치가 다 들어있는데
구태여 천자를 다 읽을 것이 무엇이있겠습니까?"
지함은 율곡과 산해 두 아이의 재치에 깜짝 놀랐다.
그때 율곡의 아버지 이원수가 퇴청했다.
이원수는 허엽(許曄)이라는 젊은 선비를 데리고나타났다.
그 자리에서 이원수는 지함과 율곡, 산해를
허엽에게 소개시켰다.
허엽은 지함과 동년배로,
바로화담 서경덕의 문하에서 수학을 한
선비였던 것이다.
화담산방은 조선 최초의 서원(書院)인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이 세워지기 훨씬 전에있었으므로,
그때까지도 명문 수학 기관이나다름없었다.
그래서 이원수도 이따금 아들의 공부를살필 겸 해서
허엽을 초청하였던 것이다.
화담산방 출신의 귀재이니 자네가 내 아들을가르쳐주게.
이 아이가 비범한 구석이 많다네."
나이가 더 차면 화담산방에 보내서
서경덕노사(老師)의 지도를 직접 받으면 좋으련만..."
그때 지함이 얼핏 들었던 그 이름,
서경덕을 북창이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화담산방에 들어가려면 실력도 높아야지만
화담선생의 문답을 통과해야만 한다네.
그러나 일단 그분문하에만 들어가면
여기서 내게 배운 것은 아무것도아니게 된다네.
그분의 가르침으로 말하자면 바다와 같다고나 할까,
비루한 시정의 학문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데도
그곳 출신들은 거의 다 영달을 하고 있으니
이상도 하지 않나.
자네가 기왕에 도학에 입문했으니
그 끝을 볼욕심도 있을 터인즉
반드시 그분을 만나야 할 걸세.
나도 나이만 이렇게 들지 않았다면
당장이라도달려가고 싶다네."
그러나 그렇게 말은 차분히 해나가면서도
북창의얼굴은 어두웠다.
무슨 일일까?
왜 갑자기 절을 떠나겠다는 것인가.
그동안학인들의 심한 냉대와 모함에도
꿋꿋이 버티어온북창이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북창이 자기 자신의 공부를위해서
그런 수모를 끝까지 견디며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가 봉선사에서 한 일이란 지함을가르치는 일뿐이었다.
"얼굴빛이 좋지 않으십니다."
북창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님이 오늘밤을 넘기지 못하실 것 같으이."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그동안 북창의 책을 빌려 읽으면서
하늘과 땅의기운을 읽어
미래를 알 수 있다는 귀절을 읽긴 했지만
북창의 말은 놀라웠다.
"핏줄의 육감이라고 해두세."
북창은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지금까지 북창은 천문, 역서, 지리 등
가지고 있던책을 모두 빌려주고 가르침을 주면서도
사람의 운명을읽어내거나 미래를 점치는 일에 대해서는
함구하고있었다.
지함이 비술 쪽으로 빠지는 것을 막고
도를,진리를 깨우치는 학문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베풀어주는 배려라고 지함은 생각하고있었다.
그런데 정작 북창 자신은 도의 비술까지
익히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직 지함으로서는믿겨지지 않는 일이었다.
어쨌든 지함의 생을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은정순붕,
그가 죽는다니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그런데도 지함은 이제 그런 느낌마저 생기지않았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했으니
당연한 일아닌가.
하늘은 살아 있는 것이다.
이튿날이었다.
첫닭도 울기 전에 요란한 말발굽 소리가 들려오더니
잠시 후 북창의 방으로 누군가 들어갔다.
창의 말이옳았던 것일까.
지함은 어둠 속에서 옆방을 향해 귀를 바짝 세웠다.
잠시 후 지함의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의관을 차려 입은 북창이었다.
파발이 올 것을 미리내다보고
의관을 갖춘 채 기다리고 있었던 듯했다.
"몇 시간 전에 운명하셨다네.
왜 언젠가 우리가사주를 본 적이 있지 않은가.
그게 현실로 다가온것일세.
그럼, 나는 금강산으로 가네.
한양에 다시가거들 랑
이 정염은 죽었노라고 말해주게.
세인들이영원히 나를 잊어버리도록...
아버지 장례는 알아서치르라고
아우들에게 일러두었네.
내가 그 불쌍한아비의 영혼을 위해
기도 좀 해주어야겠네."
"언제 다시 뵐 수 있을까요?"
"언젠가 다시 볼 날이 있겠지."
언제 만날지 모르는 북창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것도 모르고
지함은 넋을 잃은 채 그대로 서 있었다.
정순붕,
그는 지함의 스승마저 데려가버린 것이다.
문득 비바람이 몰아치는 홍성현의 바다가
머리 속에떠올랐다.
세상을 뒤흔들며 다가오던 집채만한파도...
그 성난 파도가 자기에게 덮쳐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지함은 눈을 꽉 감았다.
한 인간의 삶이 어찌 이리도 곡절이 많단 말인가.
이것 또한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이란 말인가.
어떤 때에는 도반(道伴)처럼,
또 어떤 때에는스승처럼 여기고 지내오던 북창이
봉선사를 떠났다.
정휴도 금강산으로 떠났다.
이제 남은 것은 지함혼자였다.
서서히 햇살이 비껴드는 승방에 지함 홀로 앉아있었다.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떠나보내고 지함혼자였다.
몸살에 걸린 듯 몸이 떨려오며 진한외로움이 엄습해 왔다.
문득 북창의 말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도란 누가 가르침을 준다고 얻어지는 게 아닐세.
스스로 정성을 지극히 모아 정진할 때
비로소 깨달을수 있는 것이지."
지함은 모든 상념을 털어버리고 책상 앞에 앉았다.
마침 글읽기 좋을 만한 햇살이 창호지에 배어들고있었다.
그러나 그 잠시를 놓치지 않고 누군가 문을두드렸다.
지함이 방문을 열자 벌써 북창이 떠난 걸 안학인들이
대여섯 명 서 있었다.
북창이 있는 동안에는
그래도 심하게 굴지 못했던 그들이었지만
지금은눈빛이 달랐다.
"이제 떠나시오.
그런 놈을 감싼 사람하고는 같이있을 수 없소."
학인들은 더 이상 말하지는 않았으나,
재촉하는눈길로 묵묵히 버티고 서 있었다.
"알았소. 곧 떠나리다."
지함은 문을 닫았다.
이제는 봉선사에 더 있을 이유가 없었다.
학인들이아니어도 떠나는 게 옳았다.
누가 있는 것인가? 왜 나를 끝없이 몰아가는가?
하늘은 왜 한시도 나를 가만두지 못하는 것일까?
첫댓글 울 엄마는 나를 임신해서 개고기가 먹고 싶어서 개 반마리를 다 먹었다고해요
그래서 제가 젖배는 안굶었답니다
나랑 동갑짜리를 울 엄마가 같이 젖먹여서 키웠대요
개 먹으면 말 못한다는데 난 아무 이상 없게 태어났구마는요 ㅎㅎ
난 6.25동란때 태어나서 젖을 못먹고 자랐답니다.
산모가 미역국에 밥을 많이 먹어야 하는데 먹을게없어 젖이 안 나왔으니 애기가 배고파 얼마나 울었겠습니까?
미음조차 못먹고 자랐다고 살아생전 어머님이 나만보면 안타까워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