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 선생이 운명을 정확히 추산하다
[어머님께서는 내가 의술을 배우기를 바라셨다]
“어진 재상(宰相)이 되지 않으려면 차라리 훌륭한 의사가 되라!" 이두 가지 길은 모두 민생의 고통을 해결하는 것과 관계가 깊다.
[요범] 내가 어릴 적에 아버님께서 돌아가셨다. 어머님께서 나에게 과거시험에 합격하여 공명을 추구하는 대신 의술을 배우라고 하셨다. 어머님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모친] 의술을 배우면 자신의 생계를 지탱하고, 장래 생활을꾸려나갈 수 있으며, 또한 세상을 구제하고 사람을 이롭게 할 수 있다. 게다가 기예 하나를 익혀 그것에 정통하면 명성을 이룰 수 있다. 이는 네 부친께서 생전에 늘 품으신 소원이기도 하다.
[해설] 예술과 기술을 생업으로 삼는 자는 기술을 전문적으로 정통하면 곧 명성을 이룰 수 있습니다. 숙심은 곧 본심으로 이런 마음을 오랫동안 품는다는 말입니다. 한나라 등우는 광무제를 보좌한 중흥 공신으로 많은 녹봉을 받았으나, 13명의 자식에게 각자 하나의 기예를 익히게 하여 천하 후세의 본보기가 되는 것보다 믿을 것이 못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자운사에서 공 선생을 만나다]
다행히도 집에는 현명한 어머님이 계셨고, 길에서는 위대한 사람을만났다. 그때 요범 선생은 15살로 학문에 뜻을 두는 나이였다.
[요범] 나중(15세)에 나는 자운사雲寺에서 노인 한 분을 만났는데, 긴 구레나룻 수염(뺨 양쪽으로 나는 수염을 구레나룻염이라 하고 아래턱 아래, 입 양쪽으로 나는 수염을 수염 수(鬪이라 한다)에 체구가 훤칠하고, 평범하지 않은 모습이 세속을 벗어나 기운이 맑고 깨끗하여 마치 신선 같았다. 내가 그분께 공경하는 마음으로 인사를 드리자 그 노인은 나에게 물었다.
後余在慈雲寺遇一老者。修髥(在頥曰鬚在頰曰髥修長也)偉貌。(偉不凡 也)飄飄若仙。 (瀟滴出塵)余敬禮之。語余曰。
[노인] 그대는 관청사는 곧 관청의 마당으로 오늘날의 정계界)에서 나랏일을 할 사람으로 내년(16세)에 곧 수재고시를 보고서 학궁(學宮; 공립학교)에 진학하여 학생이될 텐데, (과거시대에 수재로 시험에 합격함을 진학進學이라하고 또 반궁에 들어가 학생이 됨을 입반이라 함) 왜 독서를 하지 않는가?
子仕路中人也。(仕路官場也)明年即進學。 (科擧時代考取秀才曰進學亦日 入泮)何不讀書。
[해설] 독서는 「기가지본 이라 했습니다. 이는 책을 가까이 하는것이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라는 뜻으로 자신의 명예와 부가 모두 책 속에 들어있다는 말입니다.
[요범] 나는 연유(모친께서 독서를 포기하는 대신 의술을 배우라고 일러주셨다)를 말씀드리고, 노인의 존함과 본관, 거처를 여쭈었더니,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
[노인] 나는 성은 공孔씨이고 운남 사람이오. 나는 소강절康 선생께 《황극경세서皇極經世)의 정전正을 얻었는데, 이제 황극수를 그대에게 전해 주어야겠소.
[해설] 소은 송나라 범양으로 자는 요부입니다. 소문산, 공성에서 움막을 짓고 공부를 하던 중 스승인 이지재에게 도서圖書선천상수 先天象數의 학문을 전수받아 신묘한 이치를 깨닫고 계합하여 세상 변화를 손바닥 손금 보듯이 밝히고 궁구한 바가 많았습니다. 황극경세서는 역경의 64괘를 우주 1년의 원회운세元會運世지구 1년의 연월일시에 배분하여 예나 지금이나 다스려진 세상과 어지러운 세상의 수가 이미 정해져 있으니, 이를 「황극수」라 하였습니다. 67세에 죽은 해에 「강절」이란 시호를 받았습니다.
소자는 송나라의 유명한 유학자인 소강절 선생으로 학문이 뛰어나 천문기수로 사람의 명운이나 일의 길흉변화를 추단하는데 정통하였다고 합니다. 소강절은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라는 책 한권을 지었습니다. 이 책에서 그는 일체 기수와 명운은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상관없이 혹 국가의 천문기수와 관련되는 개인의 명운과 관련되든 이미 지난 일과 관련되든 혹 아직 오지않은 일과 관련되든 모두 정해진 천문기수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후 명운을 점치는 등등 그 수리를 강설하는 학문은 모두 소강절 선생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것으로 「황극수라 부릅니다. 소강절선생은 그의 학생을 가르치고, 그의 학생은 또 학생의 학생을 가르쳐 대를 어어 전해져 내려왔는데, 모두 소강절 선생이 설한이치, 전한 방법에 따라 가르쳤습니다. 한 대 한 대 이어지는 동안 그들 자신의 뜻은 여기에 뒤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전傳」이라 합니다. 황지해, 《요범사훈 백화해석》
「황극수皇極數」는 곧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로 이 책은 분량이 상당하고, 《사고전서四庫全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은 완전히 《역경易經》의 이론에 따라 명운을 추산하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명운을 추단하는 범위는 대단히 광범위하여 전체 세계와 국가의 변화에 대한 논쟁도 있습니다. 그래서 왕조의 흥망, 개인의 길흉을 완전히 수리 상으로 추단하는 대단히 심오한 학문입니다. 이는 확실히 근거가 있고, 상당히 과학적입니다.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 개인마다, 심지어 한 건 한 건 일마다 모두 정해진 수천문 기수가 있습니다. 뛰어난 사람을 만나면 유년流年의 명운命運을 또렷하게 추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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