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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0.10
가을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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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김해 화포천에 안개가 껴 있는 모습이에요. 차갑고 습한 공기가 모여 생기는 안개는 호수나 강, 바다 근처에서 자주 볼 수 있어요. /기상청 2024년 기상기후사진전 입선(김택수)
요즘 같은 가을에는 높고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 덕분에 등굣길·출근길이 상쾌합니다. 그런데 최근 아침에 뿌연 안개가 자주 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안개는 유독 가을철에 많이 나타나는데요. 가을은 날씨가 맑고 바람이 약하게 불어서 대기가 안정적이에요. 밤사이 기온이 많이 내려가 아침에 차갑고 습한 공기가 모이기 때문에 안개가 자주 생긴답니다. 오늘은 안개는 어떻게 생기는지, 그리고 특히 가을에 안개가 자주 끼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볼게요.
안개는 공기 중 물방울들이 모이면서 생긴답니다. 공기는 항상 어느 정도의 습기를 가지고 있어요. 눈에 보이진 않지만 공기 중에 물이 아주 작은 형태로 떠다니는 거죠. 그런데 기온이 낮아지면, 공기 중에 있던 작은 물방울들이 차가워지면서 서로 뭉쳐집니다. 그렇게 많은 물방울들이 모여 안개가 되는 거죠.
그 때문에 안개는 호수나 강, 바다처럼 물방울이 공급되기 쉬운 곳에서 잘 생긴답니다. 안개는 해가 뜨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사라지는데요. 공기는 기온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수증기를 흡수할 수 있어요. 새벽부터 이른 아침까지는 기온이 낮아 공기가 담지 못한 수증기가 물방울로 바뀌어 안개가 생기지만, 날이 밝고 기온이 높아지면 공기는 많은 수증기를 담을 수 있어 안개를 이루던 물방울들이 다시 수증기가 되죠. 안개와 달리 수증기는 눈에 보이지 않아요.
여기서 잠깐, 하늘에 떠 있는 구름도 물방울로 이뤄진다고 배운 기억이 있지 않나요? 맞아요. 구름과 안개는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진답니다. 하늘에 떠 있으면 구름, 지표면 위에 있으면 안개라고 해요.
가을에 많이 발생하는 안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복사안개와 증기안개입니다. 복사안개는 바람이 없고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맑은 날 새벽에 잘 생기는 안개예요. 땅 주변의 공기는 낮 동안에 태양이 내뿜은 열을 머금고 있다가 밤이 되면 밖으로 내보내요. 열을 내보낸 뒤 땅 주변의 공기가 차가워져서 생기는 안개가 바로 복사안개입니다. 증기안개는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따뜻한 물 위를 이동할 때, 수면에서 물이 증발해 공기 속으로 들어오며 생기는 안개예요.
봄에도 일교차가 크지만, 가을에 안개가 더 많이 끼는 이유는 더운 여름 날씨가 직전까지 이어지기 때문이에요. 가을 공기는 봄 공기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수증기를 머금고 있어 안개가 자주 끼는 거죠.
안개가 낀 날 오후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햇볕이 쨍쨍하고 맑은 날씨가 나타나곤 해요. 안개는 주로 구름이 없어 햇빛이 잘 드는 시기에 끼거든요. 맑은 날에 벼가 잘 익으니 우리 선조들은 안개를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기도 했답니다. '가을 안개에 풍년 든다'라는 속담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앞으로 안개를 만나면 안개 속 숨겨진 다양한 의미들을 떠올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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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언 기상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