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뚜버기들의 (코리아둘레길+동서트레일) 5,350km 도전기. 그 36번째 이야기
해파랑길 변형 29코스 신남항∼호산
● 일시: 2024.7.7. (일), 비
● 경로: 본래 코스는 (용화레일–아칠목재–호산버스터미널)이나 신남항∼남화산 수로부인헌화원공∼임원항∼호산버스터미널
※ 스탬프 함: 삼척시 원덕읍 삼척로 381 부근
● 거리: 17.75km, ● 시간: 5시간 33분
해파랑길의 삼척 동해 마지막 구간이다. 근덕면 용화리에서 원덕읍 호산 터미널에 이르는 구간이다. 둑길과 산길, 고갯길을 지나며 황희정승 명승지와 휴양림을 지나는 구간이나 지난번에 정식 코스를 버리고 해안 길을 택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남화산 수로부인헌화공원까지는 해안도 보이지 않는 해안 길(?)을 따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 변형길의 좋은 점은 수로부인 공원을 자연스레 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정식 코스를 따르다 보면 이 공원은 대체로 들리기 쉽지 않다.
반백 리가 넘는 길이지만, 지난 30코스에서 제법 길을 줄여놓았기 때문에 한결 쉽게 되었다. 그러나 이왕 변형하는 김에 완전 변형을 시도했으나 관리되지 않은 임도를 만나 조금 고생하게 되었다. 길이 좋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예고했지만, 전 횐님들이 나를 믿고 따랐다. 횐님들에게는 면목이 없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죽을죄를 지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내 스스로는 미안함을 느끼고 있지만, 횐님들 중에 누가 사과를 요구했다면, 그런 일은 없었지만, 수양이 미흡한 나로서는 참을 수 있었을랑가 모르겠다.
이곳 남화산도 삼척의 와우산 기슭과 마찬가지로‘★2 헌화가’의 배경 장소로 꼽히는 몇 곳 가운데 한 곳이다. 순정공의 강릉 태수 부임 행로를 따라 헌화가 배경지로 영덕군 남정면 굴곡포 일대에 위치하는 해발고도 190m에 달하는 암석 단애지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판단되고, ‘★3 해가’의 배경 지역은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대진리로 추정된다는 ★1 연구논문도 몇 편 나와 있다.
다른 유력한 ‘헌화가’ 후보지에서는 생각지도 못할 때 먼저 수로부인헌화공원을 조성한다든가 ‘헌화로’라는 도로를 만들어 수로부인을 선점한 삼척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들이다.
오늘은 남화산 수로부인헌화공원에서 순정공과 수로부인 동상을 보면서 헌화가에 얽힌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대표적인 신라시대 시가로 꼽히는 ‘헌화가’와 ‘해가’의 배경 설화에 등장하는 수로부인은 신라 성덕왕 때 사람이다. 남편 순정공이 강릉 태수로 임명되어 동해안을 따라가던 수로부인은 천 길 절벽 위에 핀 철쭉꽃을 발견하고 그 꽃을 원하지만, 순정공을 포함한 모든 이가 망설이고만 있었다. 그때 암소를 끌고 지나던 한 촌노가 꽃을 꺾어 바치면서 부른 노래가 헌화가이고 부인이 해룡에게 납치되었을 때 수로부인을 구한 노래가 ‘해가’이다.
노옹은 암소를 끌고 가는 자신의 몰골을 부끄러워하면서도 당당하게 자신과 미인의 미적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였다. ‘헌화가’는 신라인들이 지닌 미의 세계에 대한 경건한 추구 의식을 잘 나타내 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헌화가에는 수로부인의 아름다움을 단 한 마디도 표현하지 않았다. 수로부인은 천 길이나 되는 절벽 위에 활짝 핀 철쭉꽃을 보고 감탄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직접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다. 오히려, 수로부인이 꽃을 꺾어다 줄 사람을 찾지 못하는 모습에서 그 아름다움이 암시적으로 드러냈다. 이러한 표현이 수로부인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인간은 본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존재다. 아름다움은 인간의 감각과 마음을 기쁘게 하고,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인간은 자연의 아름다움, 예술의 아름다움, 인간의 아름다움 등 다양한 형태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존재다.
참고 1
배경지에 대한 연구 (삼국유사 기이편 ‘수로부인’조에 근거한 헌화가와 해가 배경지 추정에 관한 연구 *전영권)
참고 2
헌화가 ▲
붉은 바위 끝에
암소 잡은 손을 놓게 하시고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紫布岩乎过希/執音乎手母牛放敎遣/吾肸不喩慚肸伊賜等/花肸折叱可獻乎理音如)
이 헌화가는 수로부인의 아름다움과 절벽 위의 철쭉꽃의 아름다움을 대비하여, 인간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아름다움의 조화를 노래한다. 또한, 수로부인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여 꽃을 꺾어 바치는 노인의 모습은, 아름다움을 숭배하는 인간의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
헌화가는 아름다운 여성, 아름다운 꽃, 순수한 노인, 그리고 위험한 절벽이라는 요소를 통해 이야기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여인은 꽃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노인은 여인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여, 자신의 정성을 담아 꽃을 꺾어 바친다. 이 노래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참고 3
▲ 해가
삼척 사람들은 와우산 인근에 임해정(해파랑길 32코스)이란 정자를 짓고 그곳이 해가사의 터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락국의《구지가》와 흡사한 주술로서, 원문과 그 뜻은 다음과 같다.
귀호귀호출수로(龜乎龜乎出水路)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
약인부녀죄하극(掠人婦女罪何極) [남의 아내 앗았으니 그 죄가 얼마나 큰가]
여약패역불출헌(汝若悖逆不出獻) [네가 만일 거스르고 내어놓지 않으면]
입망포략번지끽(入網捕掠燔之喫) [그물로 너를 잡아 구워서 먹겠노라]
첫댓글 공곡의 좋은 글솜씨로 좋은 추억 또 하나 남겼 습니다. 감사합니다.
ㅡ 권수문
오늘
아침
신라시대 역사공부 잘
했습니다
30년이 넘은집이라 방수상태가 불량
오늘 새벽 장대비에
잠을깨니 아니나 다를까 판넬지붕에서 새어나온 빗줄기가
먹거리며 가재도구를 적시길래
비상사태 돌입
빗줄기가
잣아들자 카톡을 열어 수로부인도 만나고
내친김에
유튜브로
신라시대 향가도 공부 ...
항상
몽매한 이 미물에게 마음의 양식을제공해주시는 형님
감사합니다
폭서와 우기에
건강관리 잘 하시고 토일에 또 뵙겠심더
ㅡ 최진영
짧지만 멋진 개척산행이 되었습니다.👍
ㅡ 변삼수
해파랑길 29,30코스를 걸으면서도 몰랐던 헌화가와 해가의 배경설화를 고문님의 해박한 지식과 쉬운 이야기로 잘 알았어요. 항상 회원들의 고생을 덜기위한 고문님의 안내를 고맙게 여기고 있어요. 감사해요. 고문님, 화이팅!
ㅡ 박기병
항상 열정적인 고문형님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
ㅡ 정문희
늘 변함없으신 산행^^
우리 대6의 자존심이십니다
사진상으론 더 젊어지셔서
세월을 거꾸로 사시는듯하네요
변삼수씨도 편안한 얼굴이고
암튼 산행의 리드로서
주위를 기쁘게 하시니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늘 화이팅 보내는 소리
들리시죠?
ㅡ 최숙희
선배님의 해박함에 또 한번 놀랍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트랙킹이 되소서!
ㅡ 송준각
장마와 우중에도 산행의 의지는 말릴 수도 없는가 보네요 ㅎㅎ
오랫만에 학창시절 시험에 나오는 수로부인과 헌화가에 얽힌 이야기 들으니 그시절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이 그림은 챗지피티가 그려 준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