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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 안에 세 차례나 편지를 보내주시니 해내(海內)에 지기(知己)가 있음에 천애(天涯) 먼 이역이 가까운 이웃이라 서로 만난 것이 늦고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한스럽지 않았습니다. 사서(史書)를 간행하는 일은 조만간 착수할 수 있다고 하시니, 축하드립니다. 이조사(李朝史)를 편찬하는 일은 착수한 게 있는지요? 이 책도 이어 간행한다면 얼마나 다행이겠습니까. 다만 자금이 부족할까 염려될 뿐입니다. 또 한편 이 책이 한 번 유포되면 곧 시비(是非)의 숲 속에 들어가게 될 터이니, 세상에 내는 것을 신중히 생각하지 않아서는 안 됩니다. 당론(黨論)은 앞 편지에서 말씀하신 것이 모두 저같이 울타리 속에 갇힌 자가 미칠 수 없는 것입니다. 다만 한두 가지 사안인 경신(庚申), 기사(己巳), 갑술환국(甲戌換局)에 대해서는 아직 후련히 깨우쳐주지 않으니, 어쩌면 그 흑백이 절로 분명하여 말할 게 못 되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제가 남인(南人)이어서 말씀하기 어려운 것입니까? 시비(是非)는 천하의 공물(公物)이요, 사람들은 본래 바른 도리로 살아왔던 것이니, 어찌 한 사람, 한 때의 사사로움 때문에 숨기고 회피하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제가 보낸 시에 아직도 화답해 주지 않으시니, 어쩌면 초당선생(草堂先生)께서 근자에 삼협(三峽)의 꽃과 새들의 마음을 풀어주고자 하는 것인지요?
[四旬內三辱下敎, 海內知己, 天涯比隣, 不恨相得之晩相去之遠也. 史刊, 承就緖有期, 可爲奉賀. 李朝史業有所定著否? 如得嗣刊, 何幸如之! 但恐是無麵不托, 又慮此書一布, 便入是非林中, 其出不可不審耳. 黨論, 前幅所示, 皆非局於藩籬者所及. 惟是一二大案, 如庚申獄己巳甲戌換局, 未蒙提破, 豈以其黑白自分, 有不足說者耶? 抑以兢爲南黨而難言之耶? 是非, 天下之公; 斯民, 直道而行, 豈一人一時之私而有所諱避於其間哉! 拙詩, 尙靳俯和, 豈草堂先生近欲寬三峽之花鳥耶?]
- 조긍섭(曺兢燮), 〈김창강에게 보내다[與金滄江]〉, 《암서집(巖棲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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