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현지기준으로 여행의 마지막 날이 돌아왔습니다.
오늘밤 11시 25분 비행기에 탑승하면 내일 아침 우리는 인천공항에 도착합니다. 아쉬움 가득한 아침이었습니다. 역시나 변한 게 없는 조식을 먹고 짐을 챙겼습니다.
프론트에서 택시콜을 요청한 후 짐을 보관하였습니다. 이제 공항가는 길에 다시 들리게 될 트루씨암호텔입니다. 택시를 타고 주말시장인 짜뚜작으로 향했습니다.
트루씨암 호텔은 나름 방콕의 중앙부에 위치하여 어딜가던 택시비가 100바트를 넘기지 않았습니다. 1년만에 다시 온 짜뚜작은 역시나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과 현지인들로 발 디딜 틈없이 붐비고 있었습니다. 주말에만 열리는 주말시장 짜뚜작, 이곳은 값싼 물건들이 즐비하여 태국인들뿐만 아니라 방콕을 찾은 해외여행객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워낙 넓은 곳이라 우리가 내린 곳은 조류와 애완동물들을 파는 구역이었습니다. 작년에는 돌아보지 못한구역이라 또 다른 재미에 빠져 관람을 시작합니다.
한국에 가져갈 기념품등등. 두 시간 남짓 흥정에 흥정을 거듭한 쇼핑을 하였습니다.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고는 아이들에게 이곳에서 점심을 먹자고 하니 역시나 ‘거부’를 합니다. 하긴 조금 늦은 조식에 중간에 군것질도 한터라 시장기가 덜 했을 것이며 덥고 청결하지 못한 시장에서 현지음식을 먹고 싶지가 않았을 것입니다.
카오산으로 다시 가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마사지를 받고 싶다고 해서입니다. 짜뚜짝인근 방포선착장으로 택시로 이동 한 후 수상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1년만에 찾은 방포선착장에서 유일하게 ‘방콕물난리’의 흔적을 볼 수있었습니다. 이곳은 아직도 강물이 선착장을 범람하여 모래자루로 이동통로를 만들어 놓았으며 선착장옆에서 주민들이 바로 낚시를 할 정도로 높은 수위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10여분을 기다리니 수상버스가 옵니다. 우리가 탄 주황색 깃발을 세운 배는 거리관계없이 1인당 15바트입니다. 태국 수상버스는 네가지색의 깃발을 배에 꽂고 다닙니다. 깃발색별로 정차를 하는 선착장이 구분되고 요금도 차이가 납니다. 20여분을 짜오프라야강 유랑에 젖다가 카오산 방람푸선착장에 도착하였습니다.
바로 찾아간 곳은 홍익여행사라는 한국여행사였습니다. 저녁으로 먹을 바이욕뷔페 바우처를 구입하기위해서입니다. 지금까지 ‘싸구려’만 먹은 아이들에게 마지막 식사는 나름 근사하게 먹여주고 싶어서입니다.
홍익여행사를 찾은 이유는 작년 딸아이와 카오산에 왔을 때 이사를 한 동대문게스트하우스를 찾지못해 헤매다가 이곳 사모님에게서 친절하게 안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 친절이 기억에 남아 동대문에서도 구입가능한 바우쳐를 홍익여행사에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친절하신 사모님께서 우릴 맞아줍니다. 홍익여행사 사모님께서 바이욕에 전화를 해줍니다. 토요일 저녁이라 단체투어를 받지않는 83층은 6시 예약이 가능한데 우리가 원하는 75층은 7시 30분 예약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요금은 83층이 1인당 790바트, 75층이 650바트로 140바트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83층의 모든 음료는 유료로 제공합니다. 8월 토요가족여행인솔 때 75층에서 먹었기에 붐비는 정도는 충분히 체감하여 알고 있었습니다. 돈도 아깝고 음료도 유료라 그냥 75층 바우쳐를 끊었습니다. 아이들은 저녁에 맛있는 뷔페를 먹겠다며 점심을 안먹는다고 합니다. 듣고보니 그것도 맞는 말이네요. 그래서 바로 낸시맛사지로 향했습니다. 익숙한 맛사지사들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그렇게 아이들과 나는 동남아산 오일에 몸을 맡긴체 릴렉스에 빠져들었습니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짜뚜작에서 구입한 ‘귀한’ 기념품들을 홍익여행사에 두고왔네요. 값으로는 얼마안되지만 큰일날뻔 했습니다. 맛사지 후 홍익여행사로 달려가 두고온 선물꾸러미를 챙깁니다. 그 덕에 거기서 사모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또 휴식을 취합니다.
배도 고파오고 그냥 무작정 바이욕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택시를 잡고 기사에게 어렵게 설명을 합니다. 호텔위치도 잘모르는 기사에게 트루씨암호텔로 갔다가 거기서 2분만 기다리면 내가 짐을 챙겨올 것이고 다시 그대로 바이욕뷔페로 가자고요. 사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런 경우는 복불복입니다. 미터를 다시 켜는 기사, 아니면 대기해주는 기사. 젊은 태국기사는 순순히 미터를 꺼지않고 기다려 주었습니다. 바이욕에 도착한 시간이 5시 50분이었습니다.
프런트층으로 가니 바로 식사를 할수 있다며 75층으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75층에는 개별손님 2테이블정도만 식사중이었고 다른 테이블은 예약석 안내팻말만 놓여있고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우린 너무나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3개월전 토요가족여행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더군요. 약 한시간이지나니 서서히 예약 손님들이 자리를 메우기 시작했습니다. 순회공연자들이 우리테이블로 와서는 한국인임을 알고는 아리랑을 불러주더군요. 태국에서 태국인이 불러주는 아리랑 선율과 함께 마지막 식사가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100여분동안의 식사 후 아이들을 데리고 야경관람을 위해 바이욕의 꼭대기로 향했습니다.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습니다. 그간 여행동안 순간순간 다가왔던 ‘희비’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느낌이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보딩을 마치니 출발시간이 2시간이나 더 남았네요. 나쁜 녀석들입니다. 뷔페 식사 후 1시간이 겨우 지났을뿐인데 배가 고프다고 합니다. 하필 비싼 공항음식들 뿐인데요. 햄버거 세트를 시켜줬습니다. 그리고 저는 맥주. 그냥 술기운에 푹 잘려고 했습니다만, 이륙후에 잠을 청할려고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비행기 이륙직전까지 잤네요. 그 뒤엔 얼마나 개운하던지 5시간을 뜬 눈으로 왔습니다.
11월 20일 새벽 다시 한국이었습니다. 착륙직전 잠은 또 얼마나 쏟아지던지....
감사합니다.
첫댓글 모두를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구경 잘 했습니다. 다섯편이나 구경하고 그냥 간다면 또한 양심있는 자의 도리가 아니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