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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영암 월출산
일시: 12.05.12(토) ~ 5.13(일)
목적: 사자봉 릿지 등반 (5.7) : 1980년 전대의대팀 개척
팀 구성(이하 존칭 생략) :
5/12(토) 사자봉팀 : 이권호, 나남주
5/13(일) : 등반순
사자봉 1팀: 문형수, 박성현, 김수영
사자봉 2팀: 민상기, 정도균, 정병현
사자봉 3팀: 장생수, 임익재, 임헌석
사장봉 뒷벽팀 : 이권호, 김봉곤, 나남주
지원팀 : 조헌희, 송희영(여등27기), 정현천
일정:
5/12(토) 맑음
18:50 문수동출발
19:05 오림동 박성현 픽업
19:15 둔덕 장생수 픽업
19:30 솔개 갑오징어 픽업
20:35 강진IC
21:00 월출산 야영장
23:30 취침
5/13(일) 흐림
06:00 기상
07:30 야영장 출발
08:30 1피치 슬랩
2피치 페이스 또는 크랙
08:55 2피치 완료
3피치 슬랩
09:40 1봉 다운 완료후 휴식
10:20 1볼트 페이스 완료
4피치 큰침니(하켄1, 볼트2)
5피치 슬랩 (2봉)
10:50 6피치 크랙+침니 완료 (볼트3)
7피치 아낌없이주는나무 (하켄1)
12:05 8피치 인공구간 완료
9피치 작은침니 완료후 휴식
13:15 10피치 크랙 출발
11피치 워킹
13:50 하강준비
14:40 하강완료
16:00 야영장 뒷풀이
17:50 남순천IC
18:20 풍년식당 뒷풀이
2009년 가을에 여등20기 1주년 기념등반을 김양식 선임강사의 선등으로 사자봉 릿지에서 가졌었다.
그때 보조자로 박성현아우가 참석을 하였는데, 6피치에서의 부상 경험담을 듣게 되어, 다음엔 내가 선등을 하여 편안하게 등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노라 약속을 한 바 있다.
그 후 2010/05/20에 선등 연습을 위하여 두번째로 사자봉을 찾게 되었고, 09:30분 등반시작에서 19:00하강 완료까지 장장 9시간30분을 소요하였다.
약간의 변명을 하자면, 조망에 심취해 시간을 다소 허비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12/04/29에 호랑산에서 우연히 박성현 아우를 만나 5/12(토)에 출발하여 13(일)에 등반을 하는것으로 사자봉등반 일정을 정하게 되었다.
준비운동을 하여야 하는데, 몸살이 거의 나을때가 되었는데도 2주째를 넘어서면서 약간의 불안감도 든다.
부지런히 약을 복용하여 다행이 금요일에는 몸이 우선하게 되었다.
소문에 정병현.민상기형님팀의 사자봉 등반 계획이 앞당겨져, 같은날 하게 될것 이란 소식을 들었다.
그로인해 향암Site에 동행 또는 격려팀의 동참글이 많다.
아마도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장생수아우가 합류하는데, 교통편이 여의치 않으니 같이 출발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누구나의 종강등반이 그러하듯 연실봉에서의 놀라운 첫경험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것이다.
정상에 올랐을때 아무 생각이 없는데, 누군가가 맥주를 1/3컵 정도 가져다 준다.
그 맥주의 맛을 뭐라고 표현 할 수 있을까?
그 맥주는 고대의 그 어떤 선약보다도 더 많은 효과를 나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 후 많은 수소문 끝에 그 맥주의 주인을 찾을 수 있었는데, 바로 생수아우였던 것이다.
이번에 시원한 맥주를 사자봉 정상에서 대접함으로서 그 빚의 일부나마 보은할까 하는 개인적인 목적이 추가 되었다.
혹시모를 난관에 대처하고자 피피훅은 물론 스카이훅도 챙기고, 편안하여 릿지때만 사용할 요량으로 아껴둔 데모르트 암벽화, 캠 몇개와 캐머롯 C4 5호짜리 커다란 캠도 챙기니 든든한 감이 들었다.
커다란 캠은 아낌없이주는나무 상단에 박아야 할 비장의 무기인 것이다.
선등자 배낭이 무거워지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벨트를 가벼운 알파인 벨트로 바꾸는등 장비를 경량화 하고 성능좋은 보냉팩에 캔맥주와 물을 넣어두었지만, 출발전에 날씨가 선선한 까닭으로 보냉팩은 제외 시키게 되었다.
최근 네비양을 업글하여서 공단사거리 지하도도 나오는데, 순천-영암간 새 도로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잘 찾아갔고 시간도 대폭 줄어듬을 느꼈다.
야영장에 도착하였을때 주차하기 좋은 자리가 하나 남아 있음에 기뻤고, 의외로 한가한 야영장에서 숯불구이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입구쪽 초고리산악회팀이 등산학교 종강등반을 위하여 캠핑을 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풍기는 음식향은 사람 좋은 초고리향과 어울려 분위기를 사뭇 고조시키는 중이다.
따로 식사 준비를 할것도 없이 이미 도착해 계신 분들이 준비한 음식에 젓가락을 얹었는데, 다양한 해산물 요리가 평소에 접하기 힘든 고급이라 가지고간 삼겹살은 슬며시 아래로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다.
이를 위하여 정도균아우는 날을새며 어판장에서 일을 해야만 했다는 가슴아픈 뒷얘기가 있다.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화제는 자연히 두분 형님들의 등반에 쏠리고, 상기형은 6일동안의 암벽 특훈을 쌓았다며 자신감을 보이지만, 일찍 취침모드로 들어가는 기 현상을 보면서 고대(?)의 기인들도 다소 긴장을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사자봉 등반을 마친 권호형님의 얘기가 늦게까지 이어지자 시끄럽게 하지말고 빨리자라는 병현형님의 핀찬을 들어야만 했다.
야영장은 향암과 초고리를 빼면 솔로 2팀과 가족 2팀정도로 무척 한산한 분위기다.
커다란 데크 한쪽 귀퉁이에 자리를 펴고 뒤척이다 잠이들었고, 05:50에 모닝콜보다 일찍 기상을 하여, 준비한 도시락 식사를 하려했는데, 부지런한 헌희 내외가 밥과 떡국을 이미 준비하여 모두 식사를 하란다.
헌희아우는 떡국과 소금을 따로 내어 놓은 신세대 뷔페를 차렸는데도, 일부 구세대에게서 간이 맞지 않는다는 핀찬을 들어야만 했다.
07:30이 되어 임헌석형님이 도착하고, 단체사진을 찍고 나서 바로 출발하는데, 그때까지도 관광버스가 도착하는 기색도 없고 다른 등반팀도 보이지 않는다.
헌석형님은 도착즉시 두분 영감님께 문안을 드렸다가, 저도 영감이면서라는 말에 영감님이 세분이 되었다. ^^
워킹을 목적으로 왔다가 예기치 않게 릿지를 하게되니 심리적인 부담감이 좀 있으신가 보다.
날씨가 선선하여 땀은 나지 않지만 어프로치가 별로 힘들지 않는 길인데도 다리가 묵직한것이 몸살의 여파로 근육이 풀어졌지 싶다.
초입에 도착하자마자 1팀 1번으로서 부지런히 장비를 착용하고 쫓기듯이 출발을 하였다.
2팀 1번 상기형님이 어찌 빠르게 쫓아오는지 담배한대 피울 여유가 없었다.
원래는 힘을 아끼고자 #2가 #3를 빌레이를 볼 계획 이었지만, 시간을 단축하려고 #2, #3을 연속 빌레이 보고 #3은 올라오는 대로 벨트 매듭을 풀지 않고 다음 출발지로 바로 이동하고 #2는 자일에 클립하고 따라가면서 자일 정리를 하였다.
친구는 #3인 관계로 바로 뒤 상기형님에게 쫓기어선지 씩씩하게 올라와서 웬만한곳은 앞서서 진행하였다.
그 사이 #1이 시스템을 철수하여 다음 출발점으로 가면 벨트에 묶인 자일을 다시 묶을 필요도 없이 확보 준비가 완료되어 있어서 진행속도는 매우 빨랐으나 오히려 #1이 쉴 틈이 없는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3피치를 마치고 1봉을 다운하여 모처럼 담배도 한모금 하고 잠시 쉬고 있으니, 2팀이 도착하여 간식을 나눠먹고 또다시 출발한다.
전번엔 볼트하나 달랑 달린 짧은 언덕이 어렵게 느껴졌는데, 이번에 의외로 쉽게 돌파 할 수 있었다.
아무튼 이렇게 5피치까지 거의 도망가다 싶이 등반을 하다가 성현아우의 아픈 추억이 있는 6피치 크랙침니 구간에 이르러 고도감을 느끼는 조망을 감상할 여유가 생겼다.
이곳은 구름다리와 근처의 등산로 전망대와 마주보는 곳이라 괜히 관중이 의식되어서 별로 버벅 거리고 싶지 않은 곳이다.
새 배낭 때문에 처음엔 조금 힘들었으나, 한번 비비고 나니 부담이 없어져 수월하게 넘을 수 있었다.
성현아우가 상단에 올라와 매달리더니, 머리를 쑥 내밀며 하는 얘기가 "형님! 바로 여그요~"
표정엔 장난기와 해맑음이 촉촉하게 묻어난다.
기쁘다~.
7피치에서 가장 중요한건 '아낌없이주는나무'가 여전한가 하는점이다.
참으로 고맙게도 예전의 그 모습을 여전히 잘 간직하고 있었다.
십년을 하루같이, 하루를 십년같이 늘 그만큼, 배울점이 많은 나무다.
더구나 5호 캠을 꺼낼 필요도 없이 그 위로 누군가가 하켄을 박아 슬링을 걸어 두었다.
8피치 인공구간은 슬링이 걸려 있어서, 9피치 작은침니는 이미 한번 비빈(?) 배낭덕에 무사히 통과가 되었다.
마지막 피치 앞 공터에서 모여 커피를 한잔 하기로 하였는데, 모진 바람이 불어 여의치가 않다.
12시가 조금 넘어 준비한 빵과 간식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기다리는데, 거의 1시간 조금 지나서야 2팀이 도착한다.
3팀과 함께 어디선가 점심을 해결 한게 아닌가 싶다. (짜장면을 불러 먹었다는 소문이 있는데, 처음엔 믿지 않았다)
이미 추웠지만, 선등에 지장이 있을까봐 입지 않고 있다가 마지막 10피치까지 모두 마치고 옷을 꺼내 입었다.
그러다 보니 약간의 시간이 지체되었는데, 밑에서도 추운지 독촉이 올라온다.
사자모양의 바위가 있다는 봉우리 꼭대기에 모였다.
상기 형님은 아직 힘이 남아서 몇 피치는 더 할것 같은 품새다.
병현형님 역시도 중간엔 힘들어하는 표정도 짓더니, 이젠 오히려 평온하고 흐믓한 표정이다.
오히려 생긋생긋 웃기도 하신다.
7년만에 다시 찾은 곳이라는데, 이제 언제 또 다시 찾을지 싶다는 말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형님이 건너 봉우리에 멋진 소나무 한그루를 발견하시고 놀라움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여기를 오지 않고서는 볼수 없었던 소나무다.
젊었을적 수차례 왔을땐 관심이 없던 관계로 보이지 않던 소나무다.
이제라도 왔기에 볼 수 있었던 소나무다.
아~ 상기 형님이 맥주를 찾으신다.
생수아우에게 바칠 보은 맥주는 내 배낭 맨 아래에 들어있다.
3팀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순간, 친구와 얼굴을 마주보며 옹삭한 표정을 주고 받는다.
"안된다~, 생수아우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침니에서 터질까봐 심하게 비비지도 못하고 여기까지 가져왔는데~"
멀~거니 매봉인지, 깃대봉인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형님들이 하강을 시작하고 생수아우가 도착한다.
목이 말랐는지 물병을 꺼내드는데, 짠~ 하고 맥주 한캔을 내민다.
신기해 하는 표정에 내가 무척이나 즐겁다.
때마침 랑데뷰 등반을 극적으로 성공시킨 권호형이 뒷벽에서 올라오고 헌석이영, 익재형도 못먹는 술이지만 한모금 들이킨다.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다만, 상기형님께는 비밀이 되어야 하는데, 다소 마음이 무겁다.
하강을 마치니 헌희내외가 하얀 스티로폼 박스에서 시원한 맥주 하나를 쥐어준다.
바람이 덜부는 바위한쪽에 쪼그리고 앉아 한모금 마시는데, 이리 맛있을수가...
향후 피치만 지정해 주면 피치별로 배달해 준다한다. (필요하면 짜장면 추가도 가능하단다)
고맙다.
중간에 무릎이 아파 하산에 힘들어하는 아짐들을 많이 보았다.
한 여성에게 다가가 "스틱길이를 늘리세요" 하고 조언해 본다.
두명이 즉시 길이를 늘린다.
"아~ 편하다" 하는 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나 또한 기분이 좋다.
초고리 응원차 시루봉에 들렀는데 이미 철수하고 없다.
야영장에 돌아와 아침에 먹지 않은 밥과 삼겹살을 구어 먹는데, 양이 적기 때문이겠지만 넘 맜있었다.
친구에게 운전을 맡기고 잠시 졸고나니 어느새 순천이다.
풍년에서 다시 모여 뒷풀이를 하는데, 특히 병현형님의 기분이 고조 되었다.
이렇듯 등산학교팀이 많이 모여서 매우 좋으시단다.
다음에 형제봉 생태연구 행사에 참석 할 수 있도록 주선해 주신다는 얘기를 해 주어 모두가 기뻐했다.
저녁 식사는 세분 영감님들이 거출해서 충당하게 되었다.
세분 영감님들의 호흡이 잘 맞는다.
헌희의 배달 맥주중 마지막으로 남은 한개는 빨리 먹고 정리하자는 헌희의 독촉에 생수아우가 들이켰었다.
근데, 권호형이 하강후 맥주가 남지 않음에 삐져서 따진다.
생수아우가 제가 먹었노라고 이실직고 하였다.
내가 나서서 권호형은 정상에서 한모금 했잖소 하였는데, 아차 했을때는 이미 늦었다.
그냥 지나칠 상기형님이 아니다.
어디서나서 정상에서 맥주를 마셨느냐고 따져 묻는다.
나도 이실직고 하였다.
아~ 혼나고 말았다.
오늘 여기에 모인이들은 무림의 절대고수가 아니다.
그래서인지도 모르지만, 쉴새없이 터져나오는 웃음소리에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같이 하나의 봉우리를 다녀온 이들이 모두 즐겁다.
비교 한다는것이 어불성설이지만, 아마 트랑고타워를 다녀와도 이보다 즐겁지는 않을듯 싶다.
다음엔 대둔산에 가보고 싶다.
첫댓글 글을 읽는동안 저도 모르게 행복한 웃음이 피어오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혹시 시간되시면 향암홈피에 사진좀 부탁드립니다 선배님들이 즐거워하실거에요
고맙습니다. 그렇잖아도 시도해 봤는데 향암 홈피에 사진 올리기가 쉽지 않더이다. 한번에 한장씩만 올릴수 있는것 같은데, 다른 방법이 있나요?
여등사진자료실에 몇장 올려봤습니다.
아주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형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형님 너무 즐거운 산행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