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 성석제 | 창비 | 2014년
성석제는 이렇게 말했다.
“전 문학을 통해서 전형을 보여주기 보다는 패턴을 제시하고 싶어요. ‘나는 좌파다, 우파다’ 말하기보다 ‘이런 경우도 있다’는 상황을 제시하고 '이 사람은 이렇게 했다. 언제나 옳은 건 아니지만,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물음을 던지고 싶어요.”
그 물음은 각박하고 불안정한 사회에 바보같이 진실하고 아름다운 삶을 사는 ‘황만근’ 이나 ‘김만수’를 통해 던지고 있다.
60년대부터 90년대 까지 사회를 만수를 중심으로 자세하게 묘사한 글은 마치 역사책 수준이라 해도 좋겠다. 마침 같은 시대를 산 나와 비슷한 경험이었기에 더욱 빠져들 수 있었다. 글의 특징이라면 빈번하게 화자가 바뀌는 흐름이 집중하지 않으면 누구의 이야기인지 모르게 지나쳐 버리게 된다. 앞부분은 다소 헷갈려 왔다 갔다 하게 되지만 읽는 재미가 있다.
‘투명인간’은 성석제의 저력을 느낄 만 한 작품이다.
눈물겹게 아름다운 한 인간의 이야기! 아니다 잘 이해되지 않는 바보 천치 같은 사람 이야기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있을까? 아니다 돌아보면 있다. 칠형제인 우리만 해도 큰언니와 큰오빠의 희생이 동생들이 모두 대학을 다니고 결혼까지 해서 평범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었다. 만수 같은 사람은 의외로 많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와 같은 사람이 있다.
가진 것 없고 잘난 것도 없지만 미련스러울 만치 순박하고 헌신적으로 가족과 삶을 지켜나가는 만수는 끝내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한다. 경제개발 중심과 물질만능의 경쟁사회에서 소외되고 부당하고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도 같다. 그래서 김만수라는 인물은 많은 것을 느끼게 만든다.
* 발제를 중심으로 나눈 이야기 *
만수는 묵묵히 진심어린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에 ‘몽실 언니‘와도 겹쳐지고 ’강아지 똥‘의 숭고함까지 느끼게 한다.
만수의 삶을 공감하기 어려웠다. 끝까지 그렇게 희생하면서 살아야 했을까?
만수는 만족한 삶이라 했지만 독자로서 만수가 좀 더 잘된 모습을 보여 주었다면 좋았겠다.
60년대부터 우리 사회를 세밀하게 이야기 해주고 있다는 점이 고맙기도 하고 감동이다.
아버지가 생각났다.
이 책을 부모님께 권하면 좋겠다.
남의 시선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옳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내게도 힘이 되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정도는 없다. 바른길로 가야 한다.
* 더 읽기를 권하는 책 *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 성석제 저 | 창비 | 2002년
제2회 이효석문학상과 제33회 동인문학상을 받은 작품
남이 꺼리는 일에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일한 농부 황만근의 일생을 묘비명의 형식으로 서술했다. 남의 비웃음과 모멸을 거리끼지 않고 평생 자신의 일을 다 하며 이웃을 돌보다 갑작스런 사고를 당해 죽는 황만근의 진면모를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황만근은 과연 무엇이라 말했는가? 그는 작중 어디에서도 특별한 메시지를 남기지 않는다. 독자가 느끼고 생각해야 한다. 말없이 도리를 다한 황만근의 삶은 욕망과 이기심으로 가득찬 삶을 되비추는 거울이 되기에 충분하다.
재미나는 인생 - 성석제 저 | 강 | 1997년
‘정치가 등은 너무 뻔한 거짓말을 해서 거짓말쟁이의 품위를 떨어뜨리기 일쑤다. 경제학자, 고등수학자, 핵물리학자, 점성술사. 그들이 믿고 있고 주장하는 거짓된 진실은 진실한 거짓말 보다 훨씬 악질적으로 많은 사람을 오도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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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은 무엇인가. 그것은 인생을 기름지게 하고 인간의 상상력을 우주의 차원으로 넓혀주는 것이다. 거짓말은 진실이라는 딱딱한 빵 속에 든 슈크림처럼 의외의 달콤하고 살살 녹는 이야깃거리와 즐거움을 준다. 거짓밀이 없는 인생은 고무줄 없는 팬티요. 팬티 없는 팬티용 초인장력 고무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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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진실하지도 않고 거짓으로 가득 찬 것도 아닌 얼뜨기 같은 세상에서 멍청하게 사느니 진정한 거짓말쟁이로서 스릴 있고 재미나는 인생을 누리도록 하자. ‘ 재미나는 인생 1 - 거짓말에 관하여 28-33쪽
소풍 - 성석제 저 | 창비 | 2006년
음식과 맛에 얽힌 추억 속에서 사람 사는 이야기가 맛깔스러운 산문집
음식을 만들고 나누고 먹고 이야기하는 것, 이 모두가 ‘음식’이라는 말로 뭉뚱그려진다고 할 때 음식은 추억의 예술이며 눈 귀 코 혀 몸 뜻의 감각 총체 예술이다. 음식을 통해서 새삼 깨닫게 되는 사람과 세상에 관해 썼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유쾌한 발견 - 성석제 저 | 하늘연못 | 2007년
재미와 상식, 웃음과 통찰, 진지함과 흥미로움이 곁들여진 다양한 지식과의 만남에 관한 유익하고 재미있는 산문집
‘나는 천성적으로 알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이다. 신기하고 신비한 것에는 맥을 못 추고 빨려든다. 뜨고 지고 피어나고 날아다니고 기고 자라고 드높고 서고 말하고 웃고 가만히 있거나 움직이고 깊고 낮고 흐르고 떨리고 울리고 숨쉬고 눈부시고 어둡고 앉고 약하고 환하고 맑고 진하고 고여 있고 힘세고 헤엄치고 웃고 울며 즐기고 새로워지고 간질이고 신나는 모든 것들로 미만한 자연 속에 나를 낳고 길러준 부모의 덕분이다. ’ - 작가의 말 첫머리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 | 1978년
1970년대 한국사회의 모순에 정면으로 접근한 작품
원미동 사람들 - 양귀자 | 2000년
1980년대의 서울 변두리 도시에 사는 소시민의 생활을 보여준다.
2008년에 성석제를 만났네요.
깔끔한 외모 반듯한 태도와 점잖은 말씨. 책에 보여지는 얼굴 보다 더 젊고 잘생긴...
매우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기억 되네요.
성석제 작품을 다시 읽어서 즐거웠고 참 좋은 시간 함께 했어요~
첫댓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를 늘 묻고 싶은데요, '투명인간'에서의 여러 캐릭터처럼 책을 읽는 분들도 다 다른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 '다양성'이 항상 놀라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