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의 한 사찰 바로 뒤편으로 고속도로가 건설될 예정이어서 수행환경 훼손 논란을 빚고 있다. 거제 금강사(주지 성원스님)에 따르면 사찰 뒤에 놓인 국사봉과 대웅전 사이에 거제 통영간 고속도로 수월양정지구(길이 8km)가 오는 2010년 착공될 계획이며 현재 기초설계까지 완료된 상태다. 금강사 경내와 불과 33m 거리다.
이에 금강사를 비롯한 거제시 신현읍 수월리와 양정리 주민들은 자연환경 파괴 및 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며 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고속도로 건설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금강사 주지 성원스님은 “마을을 관통하는 고속도로를 건설하게 될 경우 공동체 파괴, 자연환경 파괴, 개인재산권 침해, 생존권 위협, 식수단절, 대기오염, 소음공해 등 많은 피해가 우려된다”며 “도로가 곳곳에서 민가와 겹치거나 민가 아래쪽으로 교각이 들어서 마을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형국”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설명 : 금강사 바로 옆을 통과하는 거제-통영간 고속도로 설계도면.
문제가 된 도로는 특히 2005년과 2006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투자비용에 비해 편의수익이 낮다고 거듭 지적된 바 있다.
지난 4월 열린 공청회가 마을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파행으로 끝나자 한국도로공사측은 4개월 뒤 2차 공청회를 개최하며 회유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대책위는 2차 공청회가 열린 거제청소년수련관에서 항의집회를 여는 등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청와대와 건설교통부, 한국도로공사와 거제시에 민원을 제기하며 공사 저지에 나서고 있다.
대책위 간사를 맡고 있는 성원스님은 “노선변경을 요구하는 공문을 수차례 띄우고 항의방문도 했으나 도로공사 관계자들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묵살하고 있다”며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라는 등 무조건적인 양보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거제시 건설과 관계자는 “노선을 옮길 경우 1km당 1200억원에 이르는 공사비가 부담이 되는 데다 돼 마을 어귀를 관통하는 교각도로로 설계했다”며 “너비 700m에 이르는 요금소 부지확보를 위해서도 마을 쪽으로 내려 올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장영섭 기자
[불교신문 2353호/ 8월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