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가벼운 마음은 아니다.
해외로의 산행은 처음이어서 몹시 흥분되고 설레어야 하는거 아닌가??
여차하면 안가게 될 공산이 크다.
같이 발의했던 박남서동문생각에 모두들 서로 연락들도 못하고 잠잠하다.
이제와서 취소가 가능한지도 모르겠고..
25년만에 처음으로 이렇게 완벽하게 명절을 제끼게(?) 됨을 형제들에게 어떻게 양해를 구하나!!?
더구나 작은딸아이는 미국서 9개월만에 귀국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내가 몹시 나쁜 주부가 된 것같다.
전날은 종일 추석음식을 장만했다.
아이들을 남겨둔다는 죄책감에,김치도 몇가지나 담그고 이것저것 빠짐없이 ...
그리고는 저녁식사 후에야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
퇴근길에 남편은 판초가 거추장스럽다며 우비하나와 내스틱하나를 새로 사왔다.
그냥 집에 있던옷가지 몇개 챙기니 간단하다.
식성에 따라 밑반찬챙길 사람은 그러라고 했지만 적응력이 뛰어난 우린 그럴필욘 없으리라.
남편이 발렌타인 한병을 슬쩍 옷사이에 넣는다.
나도 질세라 와인한병..
남편은 뭐라 하지만 "이건 여성용"이란 말에 남편도 인정.
그리고는 오징어,육포,땅콩,치즈...
어째 비상식량보다 안주가 더 많은거지??
이렇게 짐까지 챙기고 나니 약간은 흥분된다.
늦은밤에야 형제들에게 전화,
올케들의 약속했다는 듯이 "좋은일로 참석 못하는거니 즐겁게 다녀오라"는 낭랑한 말에 기분이
가벼워진다.
9월10일
이른 아침 아이들과 진수성찬으로 아침을 먹고-오늘은 산행이 아니니 간단히 먹어도 되는데..
공항에 도착하니 9:40
J counter앞에 도착하자 어느 젊은이와 남편은 약속이라도 한듯이 다가선다.
이심전심인가??
그 많은 사람중에 서로 초면인 일행을 알아보다니..
그가 우리 가이더이다
우리일행은 총 18명(가이더 포함)
우리 8명(박준상동문,전경호동문,이명인동문부부,조철식동문부부그리고 우리(김웅배)부부.)외에
60대(남)3명, 40대(남)2명, 30대 싱글즈4명(남1 여3) 이렇게 구성되었는데,
특기할 만한 것은 우리 8명외에는 모두 단독으로 왔다는것이다.
거제도,광주,부산,심지어는 미국에서까지..
산에 대한 열정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곧이어 도착한 전경호동문께서 내게 새 스틱하나를 선물로 건넨다.
아마 그간 쓰던 내 스틱이 조절이 잘 안됨을 아셨던 모양.
어! 어제 남편이 사온거랑 같은거네...
고맙단 인사도 제대로 못드리고 기쁘게 넙죽 받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박준상동문덕에 신한은행 VIP Rounge에서 편안히 맛있는 커피와 더불어 휴식을 취하고..
안의 모닝캄 라운지만 알았는데 밖에도 이렇게 편한 라운지가 있었네요.
우리를 위해 8명의 예약을 해주신 Ms.박께 감사드립니다.
12:40 출발.
JAL이어서 샌드위치정도 밖에 안나오는것을 우려 하여 김밥을 따로 준비해서 나누어주는 혜초
여행사의 배려가 고맙다.
오후 2:20 고마쯔에 도착
자그마한 공항인데 왜이리 외국인의 입국이 많은지 입국심사줄이 좀체로 줄질 않는다.
3시 20분이 되어서야 수속이 끝나 전용 Tour Bus에 몸을 싣고 산의 입구인 '가미고지'로
향한다.
앞으로 3시간 30분을 달려야 한다지??
달리는 버스내내 단 1분도 안쉬고 가이더의 설명이 이어진다.
일본산 최고봉인 후지산(富山, 3,997m)에 이어 세 번째(3,190m)높이를 자랑하는 북알프스는
3000m급 봉우리들이 늘어서 있는 일본알프스의 일부로 혼슈(本州) 중앙부에위치하고, 지리학적 명칭은 히다(飛 )산맥이다.
유럽의 알프스와 그 형세가 너무나 흡사하여 재팬 알프스로 불리며( 실제의 정식 명칭은 중부산악국립공원)
일본의 지붕으로, 남알프스, 중앙알프스, 북알프스의 세 산맥으로 구분된다.
그 중에서도 북알프스의 절경이 가히 뛰어나 일본에서도 최고의 산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 전체를 등반하려면 최소한 16박 또는 1달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그 위용이 엄청난 산이다.
겨울철에는 시베리아 기단이 직접 몰아치기 때문에
위도상으로는 우리나라 설악산보다 아래에 위치하면서도 3m 가까운 폭설이 쏟아져 산 위에 위치한 산장은 눈에 묻히기 때문에 매년 11월 경이면 기다란 깃봉으로 산장 위치표시를하고 이른 봄 4월 까지 산 아래로 철수한다고 한다.
4월경에는 불도저로 눈 길을 닦아 터널을 뚫는 작업을 하게 되면 그 유명한 알펜루트의,
눈터널 관광이 시작되는 곳이란다..
가다 아무리 깨끗한 물이 흘러도 먹지 말라는당부.
모두가 석회암산이므로 석회질이 녹아있어..
사고율이 히말라야보다 높기때문에 절대 쉽게 생각하지 말것을 당부..
비에 대비할것을 너무 강조한다 싶어 참지 못하고 질문을 한다.
"이곳이 그렇게 비가 많이 오나요??"
"4박5일이면 적어도 이틀이상은 폭우를 만난다.때로는 며칠내내 비만 맞고 갈때도 있다,
날씨 여하에 따라 정상을 넘어 종주할 것인지,정상에서 back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내가 결정할것이니 내말을 따라 달라"
오늘은 어째, "해를 몰고 다닌다"고 늘 자랑하던 남편을 믿어보고 싶어진다.
5시경 오조이리에서 잠시 휴식.
다시금 이어지는 가이더의 말, 정말 필사적이다.
가지고 있는 일본에 대한 지식은 모두 쏟아내는 듯 싶다.
어느덧 주위는 암흑이 되어 있다.
산에선 해가 빨리 진다더니 이렇게 빨리 어두어진다.
달리는 동안 알게모르게 고도가 1500m가 되었고 우린 가미고지의 니시이도야(산장)에 도착..
생각보다 몹시 덥다.humid해서 그런가..?
6인 1실로 방을 배정받고 식당에 내려가 정성껏 차려놓은 식사를 한다, 맛 있 게...
조철식동문께서 면세점에서 사온 양주와 팩소주가 등장.
"남,녀를 이렇게 구분해서 재우니 나 혼자왔어도 부러울 것 없다"는 박준상동문의 말이 들린다.
내일 더 높은 산장에선 양치, 세수(것도 비누도 제대로 없는)밖에 못할 것에 대비,
오늘은 별채의 공중목욕탕에서 몸을 푼다.
10시엔 소등이라니 일찍 누워야하는데 도무지 잠이 올것 같지가 않다...
4개의 침대는 miss들이 이용하고 우리셋은 다다미에 침구를 깐다.
산에서의 잠자리가 이정도면 훌륭한거지...
9월11일
7시 식사를 끝내고 산장에서 준비해준 도시락을 챙기고,보온병엔 오차,수통엔 물을 채운다.
다른짐은 산장에 맡기고 산행을 위한 배낭만 챙긴다.
생각보다 더운 날씨여서 방한용 폴라텍을 빼니 짐이 한결 간단하다.
그래도 갈아입을 옷과 비에 대비한 장비들,세면도구,수건,랜턴,비상식,물...
장시간 산행에 만만한 짐은 아니다.
남편이 웬일로 도시락을 들어준단다. 좀체로 없는 일인데..
고마울 따름이지~
날씨는 넘 좋다.
7시 45분 산장을 출발한다.
어제 어두워서 느끼지 못했던 가미고지의 아름다움에 탄성이 나온다.
일본사람들이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 이곳 가미고지란다.
등산이 아니어도 이곳까지 관광을 오는 곳이라고.
위로 부터 산장옆을 빠른 물살로 흐르는 것이 그 넓이가 족히 50m는 넘어보인다.
1500m고지에 있는 것이라고 믿기 정말 어렵다.
거기에 피어오르는 물안개하며.... 가히 환상적이다.
거의 평지에 가깝게 완만한 길 양옆은 산죽이고 이어지는 숲은 온통 울창한 침엽수림이다.
남편은 연신 감탄이다
이렇게 높은데 이렇게 큰 소나무들이 어찌 있을수 있느냐는 거지.
근데 사위는 적막하다.
새소리하나 들리지 않는다.
8:15 myojin관에서 휴식.물로 목을 축이고.
이곳은 간단한 기념품도 팔고 (살만한 것은 없음) 식당,여관을 겸한 작고 예쁜 산장이다.
다시 출발.
9:45 tokusawaen에서 10분간 휴식을 취하고 출발.
11:00 yoko산장에 도착.
줄곧 오면서 느낀거지만 여긴 산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길표시 조차도 최소한으로
해놓아 여기서 처음으로 거리 표시를 볼수 있었다.
가미고지에서 이곳 요꼬까지 11km를 온것이다. 고도는 1615m.
100m남짓 되는 고도를 11km에 왔으니 그 완만함은 짐작이 가리라.
그러니 오늘은 천천히 그 천혜의 경치를 충분히 감상하라던 가이더의 말이 틀림없으렷다.
이렇게 느긋하게 하는 산행도 흔친 않았었다.
요꼬산장에서 점심식사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너무 일러 그냥 출발하기로 한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그쪽으로 11km를 가면 창악이라는 곳으로
그렇게 하면 능선을 하나 더 타는 것이라고.
요꼬산장앞의 요꼬대교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대교를 건넌다.
여기부터는 좀 오르막이다.
20분쯤 가다보니 앗! 볼펜이 안 보인다.
남편이 back하기로 하고 난 그 자리서 기다린다.
오전에 만난 일본인들에게 하던 대로 '오하이요 고자이마스'를 하는데 어느새 그들은 '곤니찌와'
로 바뀌어 있다.
아직 11시 반인데!??
남편이 볼펜을 들고 나타났다.좀 지쳐 보인다.
나중에 조철식 동문이 '몽블랑 정도는 돼야지,그 싸구려 볼펜에 40분을 바치느냐?'고..
내가 좀 심했나??
일행을 따라 잡으려고 내가 속력을 내자 남편이 못 따른다.
그리고는 이실직고.
어제 잠 자기위해 술 먹는다는 것이 너무 과했노라고..
그래 그런지 힘들다고..
고도가 높아지면서 원시림은 줄면서 바위가 나타난다.
1:00 계곡 물가의 바위에서 점심식사.
배가 고팠던 탓에 꿀맛.
후식으로 오차에 커피를 타니 오차인지,커피인지..
다시 출발,
계속해서 바위들이 이어지고..
거의 다 와 간다고 생각한 순간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
배낭덮개로 배낭을 싸고 우비를 꺼냈는데 다시 그친다.
약간 흐린 가운데 3시가 좀 못되어 오늘 묵게 될 가레사와 산장에 도착하자마자 소나기가 쏟아진다.
아마 지나가는 비일 것이다
우린 절묘하게 비를 피했으나 우리 일행 중 4명이 아직 도착 전인데...
이곳은 고도가 2300m.이다.
3,40분후 모두 도착하자 비도 그친다.
입구에 난로를 피워놓고 옷을 말릴수 있게 해 놓은 곳이 있어 수건등 간단한 것을 걸어두고
다락방에 짐을 푼다.
정말 로맨틱하다.
무릎걸음으로 기어야 하는 낮은 방에 조그만 창문도 하나 있다.
무릎으로 기니 아까다친 무릎에 통증이 온다.
5시에 저녁식사라고 하니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날씨는 적당히 선선하고,주변 경관에 입이 벌어진다.
참을 수 없어 카메라를 눌러대는데 걱정이다.
이 아름다운 광경을 내 카메라 실력으로 도저히 실을 수 없을것이기에..
같은 곳도 순간순간이 다 다른 장면인 것을 어찌 담을까!
엄청나게 두꺼운 잔설들..
참으로 신비한 광경들이다.
저 아래로 텐트를 친곳도 여럿 눈에 띈다.
하루에 500엔을 내고 신고만 하면 산장에서 물도 쓰고 취사도 할수 있단다.
산장 밖 옆 테이블에 남학생 둘이 마주앉아 몹시도 진지하게 식사준비를 하고 있다.
도마부터 시작해서 온갖 종류의 앙증맞은 취사도구가 다 갖추어져 있다.
갖은 야채도 썰고 고기도 썰고...
어떻게 저걸 다 가지고 올라 왔을까?
우린 매점에서 산 오뎅과 맥주,산도리위스키와 더불어 이야기 꽃이 핀다.
모두가 헬기로 수송해야 하니 고도가 높을 수록 비싸지는건 당연할 것이다.
그래도 여기서 이런 기분을 낼 수 있음이 감사한 것 아닌가?
5시가 되어 별채(이게 본채인가? 암튼 우리 숙소와 다른 채)로 들어가 지하식당으로
내려가니 우와!! 정말 멋지다.
그 지하에 그렇게 너르고 예쁜 공간이 있을 줄은..
식사를 끝내고 밖으로 나와 커피를 마시며 또 한번의 자연을 만끽하며 내일의 날씨를 점친다.
비가 오지 않더라도 정상에서 개스--안개나 구름이 아닐가 싶은데 가이더는 그렇게 표현한다-
가 차면 한 치 앞도 안 보여 다시 되돌아 하산하겠단다.
정상에서 하산길이 몹시 가파른 내리막이어서 위험하단다.
지금은 별이 몹시 반짝이는데..
아까 그 남학생들은 아직도 마주앉은 그 자세로 식사를 만들고 있다.
벌써 몇 시간째인가!
오메 징한것들...
이곳 산장에선 간단한 양치와 거품안나는 비누(비치되어 있음)로 세안정도만 허용되고 저녁
9시 부터 새벽 5시 까지는 소등이다.
산에서의 시간은 참 더디 가는 것 같다.
모든 걸 끝내고 다락방에 들어와 시계를 보니 6시 40분.
지금 부터 자라고라??
그렇게는 헐수 없지..
옆방의 남편한테 와인한잔을 청한다.
기다렸다는 듯 모두들 다시 그 식당으로...
벌써 4명의 싱글즈와 가이더가 맥주잔을 기울이고 있다.
오늘 거기서 한쌍이 나오기로 되어있지 아마..?
조철식 동문이 '가레사와빙하와인'한병을 골라온다.
적당히 드라이한 레드와인이다.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다시 들어가 시간을 보니 8시.
이젠 정말 자야한다고 모두 누워 잠을 청한다.
옆방에서 남자들도 잠이 안오는지 수다의 꽃이 핀다.
우리 방에 다 들리는지 모르는 모양.
수다가 끝이 없다.
9월12일
새벽 5시가 되어야 불이 켜짐으로 그저 뒹굴다 5시에 일어나 대충 짐을 챙기고
5시30분 아침식사.
어제와 같이 준비된 도시락과,온수(오차대신 그냥 온수),냉수담아
6시 10분 산장 출발.
앗! 어제의 그 남학생둘이 다시 식사준비를 하려한다.
가이더왈 신접살림차린 모양이라고...
날은 다 밝았다.
몸이 날아갈것 같다.
날씨가 정말 좋다.
그럼 그렇지, 누가 가는데...
mrs조와 mrs리는 잠을 한잠도 못주무신 탓에 머리가 너무 아프시단다.
타이레놀도 안 듣는것 같다고.
가지고 있던 자석테이프를 드리고 나아지시길 기대해본다.
오늘 산행은 만만치 않다더니 처음부터 치고 오른다.
더구나 석회암의 작은 돌들이어서 오르기가 여간 더딘게 아니다.
돌이 자꾸 굴러 내려 낙석위험도 큰것 같다.
고산이어서 아무것도 없는 돌틈에 간혹 보이는 꽃들이 신기하다.
산딸기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곳을 지나다 보니 짐승의 변에도 온통 산딸기씨이다.
산딸기를 따서 몇개 먹어본다.
좀 덜 익은것 같다.
햇빛이 몹시 따갑고 덥다.
모든 곳에 길 표시라고는 바위에 흰 분필로 동그라미를 그려놓은 것뿐이다.
8:30 고도 3000m의 호다까다께산장에 도착.
산장 뒤로 돌아가서 보는 경치가 절경이다.
30분 정도 쉬면서 감상..
물도 채우고.--수통에 물 받는데도 150엔이다,여기선..
9:00에 다시 출발.
여기서 부턴 정상까지 가파른 바위를 타고 올라야 하는데 철사다리나 나무사다리를
만들어 놓아 그다지 힘든건 아니나 밑을 보고 겁을 내면 안 될것 같다.
뒤를 돌아보니 호다까다게산장 지붕위로 침구를 모두 내어다 말리는 모양이 인상적이다.
일광소독이다.
아마도 모처럼의 햇볕이 나온것이 틀림없으리라.
9:50 드디어 최정상인 호다까다께 정상 도착.
고도는 3190m,몹시 덥고 바람 한 점 없다.
정상엔 작은 신사를 만들어 놓고 3190m라고 쓴 사방 15cm정도 되는 나무판을 걸어 놓았을 뿐이다.
여기서 일행전체의 단체사진도 찍고 정상에서의 감회에 젖어든다.
남편이 전화가 된다며 서울의 아이들에게 전화를 한다.
애들은 아침식사중이란다.
서울에 비가 오고 태풍소식을 듣는다.
여긴 이렇게 날이 좋은데..
오른쪽으로 멀리 후지산이 보이는곳이라는데 그쪽으론 운해가 잔득끼어 아쉬움을
남긴채 포기한다.
10:30 다시 출발하여 하산길에 접어든다.
대부분 돌과 암릉으로 이루어진 급경사의 위험구간이어서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다.
어제 잠깐 다른생각하다 발을 헛디뎌 무릎에 약간의 찰과상을 입은 기억에 다시한번 마음을 가다듬는다.
앞으로 몇시간은 위험구간이어서 가이더도 조심스런 모양이다.
대강의 순서를 정하잔다.
그리고는 뒷사람이 보이면 가기로,
난 가이더와 앞에서 갔는데 중간쯤의 전경호동문께서 도는곳 마다 멈춰서 뒷분들을 care하는 것에 가이더는 대단히 만족하는 눈치..
이렇게 1시간30분만에 마에호다까라는 전망좋은 봉에 도착.
12:00
여기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한다.
전경호 동문이 전화로 아드님들을 챙긴다.
자상하시기도 하시지..
식사와 충분한 휴식후 출발.
여기부터 다께사와산장까지 3시간여가 또 위험구간의 급경사 내리막이란다.
산장이 바로 아래 보이는데 3시간이라니..
보기엔 한시간 거리도 안되어 보이는데..
석회암의 암릉과 돌들이어서 몹시 미끄럽다.
비가 오면 더욱 미끄러워지는 돌들이란다.정말 그렇겠다.
좋은 날씨에 다시금 감사하며 조심스레 속도를 내어본다.
남편도 앞으로 내닫고..
꼭 2시간 만에 다께사와산장에 도착. 고도는 2230m.
남편과 전경호동문이 먼저 도착해 생맥주를 건넨다.
두분은 갑자기 나마(생)란 말이 생각안나 캔맥주를 드셨다나^^...
전동문님 정말 잊을 수 없는 시원한맛이었습니다.
이제부터는 가미고지까지 위험구간 없는 평탄한 길을 4km정도가면 된단다.
속도를 좀 내기로 한다.
돌길이어서 그다지 좋은 길은 아니다.
한라산에서의 영실 코스같은 분위기다.
산죽도 다시 보이고 엉겅퀴며 도라지등등..
정상부근에서 뇌조를 못 본것이 아쉽다.
날지 못하는 희귀새..
얼마남지 않은 지점에서 다시 비를 만나다.
이젠 숙소에 가서 씻을 생각에 배낭만 싸준다.
4시가 조금 넘어 가미고지에 도착하니 가이더가 도착해 있다.
여기서 부터 숙소까지 40분정도 환상의 데이트코스란다.
이젠 마지막이니 모두를 기다리기로 한다.
무지막지하게 달려드는 모기에 뜯기며 1시간.
드디어 후미까지 모두 도착.
모두 무사히 힘든 일을 해냈다는 성취감과 안도.
몹시 기쁘다.
숙소로 향하는 마지막길은, 비록 힘든 마지막일지라도 결코 빨리 걸어 지나치고 싶지 않을 만큼
환상적이다.
잔잔히 피어오르는 물안개뒤로 멀리 보이는 산..
바로 우리가 내려온 그 산인 것이다.
점점이 보이는 빨간 지붕의 산장도 짚어가며 이름을 댈수 있겠다.
물가엔 수많은 원앙들이 짝을 이루어 놀고...
6:00 숙소도착.
목욕후 7:00 저녁식사..
마지막 성공적인 산행을 자축할 차례이다.
8시에 식당 휴계실에 다시 모였다.
가지고 온 양주와 와인,푸짐한 안주..
모두들 피곤한 탓인지 술을 남긴 채 10시경에 숙소로 흩어지고..
남편과 나는 살며시 밖으로 향한다.
내일은 새벽에 떠날 텐데.. 아까의 그길을 좀더 산책하기로 한다.
모든 호텔이며 산장은 불이 꺼졌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풍경이다.
여긴 관광지의 흥청거림은 전혀 없다.
12시20분,
다른 분께 방해될세라 조심스레 어두워진 방문에 다가서는데 그 싱글즈 삼총사도 그제서야 들어오고 있다.
며칠동안 친해진 모양이다.
내일은 일본 3대 온천중의 하나인 게로 온천을 거쳐 나고야에서 잘것이다.
온천도 좋고, 더구나 나고야는 처음이니 맘에 드는 스케쥴이다.
첫댓글 우아!!! 읽는 동안 상상만 하여도,,,,,,,,,, 그리고 적막강산 속에서, 한가위 보름달빛 속의 두 분의 야간 데이트!!! 서정시를 읽는 느낌이네..,,,,, 참가한 모든 회원님들의 무사 완주를 축하 드립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사진도 환상적이었고요. 부러워 죽겠군요. 건강한 모습 곧 뵙기 바랍니다.
일본에 주재했을 때도 못갔기 때문에 꼭 한번 가고 싶었는데...날씨도 그만하면 좋았고,아무튼 성공적 해외원정 산행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