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네번째 맞이하는 아침이다.
창문을 열어보니 아침해는 막 산봉우리 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고
그 빛을 받은 산과 호수는 어제와는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와 닿는다.
혼자서 조용히 아침 온천을 마치고
아이들을 깨워 아침식사를 하러 간다.
종류가 많진 않지만 일식과 양식 고루 차려놓아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대부분이 할머니들... 호기심 어린 눈길을 우리를 살핀다.
아무래도 호텔의 주 고객층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인가보다.
호텔의 시설들이 다분히 노인분들에게 맞춰져 있는 듯...
2층의 로비에 대설산 약수물을 떠다놓고 마음껏 따라 마시란다.
그리고 한쪽에 마련된 기치료(경락?) 공간... 갑자기 온 몸이 욱씬욱씬... 치료 한번 받아봐? ^^;
식사 후 잠시 혼자서 호수산책을 한다.
이따가 병원을 들리게 되면 아이들을 다 데리고 내릴 수도 없고
나만 내리고 아이들만 먼저 가라고 하기도 그렇도... 이래저래 일정인 꼬이긴 마찬가지
워낙 시골이라 버스가 자주 있는 곳이 아니라서... 고민이네.
그나저나 이 곳 시카리베츠는 밤에도 그랬지만
아침에 둘러봐도 여전히 仙景
너무나 경이롭거나 거대한 풍광이 아닌.... 그저 눈과 어우러진 자연의 정결함이라고나 할까...
왼쪽의 길은 누카비라로 가는 길
영화 '눈에게 바라는 것'에 나오는 타우슈베츠 다리가 있는 곳이어서 일정에 여유가 있었음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하지만 겨울엔 험한 산길로 인해 폐쇄
오른 쪽 터널이 어제 우리가 바깥 세상에서 들어온 결계
터널의 안과 밖이 터널을 경계로 완전히 다른 세상 같다.
우리를 다시 인간세상으로 데려다 줄 호텔의 셔틀 버스.
체크아웃을 하며 카운터에 물었다.
"혹시 병원에서 걸려 온 전화가 있었나요?"
"아, 예. 있었습니다. 추가로 정산할 금액이 1010엔이라고 합니다."
"저.............오늘 일정이 곤란해서요...... 혹시 지금 드릴테니 저 대신 호텔에서 내주심 안될까요?"
잠시 침묵.....(에효... 콩닥콩닥)
"그렇게 해 드리겠습니다."
후쿠하라 호텔... 만세!!!!!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
구불구불 눈덮힌 산길은 시카리베츠를 더욱 접근하기 어려운 미지의 세계처럼 만드는데 한몫을 한다.
길 옆에 여기저기 구겨진 채 제멋대로 방치되어있던 자동차는
선계에 인간의 접근을 막는 神의 심판처럼 보이기까지...
(사고 사진은 차마 못찍었다.)
고갯마루에 있는 전망대에 잠시 멈추었으면..하는 나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버스는 통과!
날씨가 맑은 날엔 토카치 평야 뿐만 아니라 멀리 태평양까지도 보인단다.
허긴... 쌓인 눈 때문에 전망대 주차장 들어가는 건 무리겠구나.
읍내(?)로 나오자 제설차가 열심히 다녀준 탓인지 그래도 도로에 눈이 녹아있다.
5년전 처음 홋카이도 여행땐 7일권 JR 홋카이도 패스를 이용한 기차여행,
두번째는 렌트카여행이었다면... 이번 여행은 버스여행으로 대변할 만하다.
다시 찾아 온 신토쿠역
예전에 차태현 성유리 주연의 '황태자의 첫사랑'에 잠깐 나왔던 곳.
호텔 버스는 우리를 내려주기가 바쁘게 떠나가고... 그에 맞춰 기다렸다는 듯 작은 파란색 지프가 들어온다.
사호로 유스호스텔 주인 아저씨...
차가 작아 여자 아이들과 짐만 실어보내고 남자아이들과 나는 가벼운 몸으로 슬슬 걸어간다.
문득 발견한 맨홀뚜껑... 일본 곳곳에서 찾아 찍게되는 스탬프와 더불어
지역마다 독특하게 꾸며진 맨홀 뚜껑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호로 유스호스텔... 우리의 마지막 숙소다.
펜션 스텔라 보다도 더 밋밋한 외관
하지만 내부는 상당히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져있다.
유스호스텔이니 선 결재... 유스 회원가격에 jalan 포인트까지 쓰고보니 정말 저렴하다.
그리고 우리의 이후 일정 체크...
당연히 스키를 탈 거라 생각했는지 스노슈 다운힐 투어를 할 거라 했더니 깜짝 놀란다.
전화를 해서 예약이 잘 돼있는 건지 체크하시고 픽업이 가능한지도 체크해 보시더니
투어회사에서 안된다고... 당신이 데려다 주시겠단다.
베리베리 땡큐요~
유스호스텔 입구에 있던 안내문들만 아니었다면.... 유스라기보다는 그냥 펜션같은 느낌
아저씨의 차... 남자아이들은 짐으로 변신, 6명 모두를 태우고 스키장으로 GO!
스키장 가는 길에 이것저것 신토쿠에 대한 안내도 해 주시고 유스에 한국 손님들도 자주 찾아온다고 자랑~
38번 국도 양옆으로 여름엔 소바 가게들이 죽 들어설 정도로 소바가 유명하단다.
12시 20분... 사호로 스키장 도착
생각보다는 별로 커 보이지 않네.
일단 식사부터 해결하기위해 곤돌라 스테이션 베어마운틴쪽 2층의 카페테리아로...
메뉴를 결정하고 식권을 뽑은 후 주방의 카운터에 제출하면 된다.
남자아이들은 미트 스파게티, 여자아이들은 라멘 종류,
나는 소고기 덮밥에 고추장 넣어 쓱쓱...(나이먹음 밥심으로 사는겨~^^;)
배도 부르니 소화도 시킬겸 슬슬 스키장 구경을 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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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후쿠하라 : 6780 X 6 = 40680엔
사호로 유스 호스텔 : 4900 X 6 = 29400엔
점심 : 850 X 6 = 5100엔
<75,180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