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가 연일 탄성을 불러 일으키는데, 어제는 윤석열 검사의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이었다. 윤석열 검사는 모두 알고 있듯이 지난 대선의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가 좌천된 이력이 있다. 대충 조사하는 척 하다 끝낼 줄 알았는데 끝까지 밀어 붙이다 정권 실세들의 미움을 산 것이다. 이 일로 국정조사장에 나가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라고 발언한 일화도 유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대쪽 같은 사람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하였다.
검찰은 물론 언론도 놀란 인사였다. 그래서인지 언론은 파격이라는 단어를 남발하며 기사를 쓰고 있다. 특히 고검장급 보직을 검사장급으로 낮춰서 인사했다며 이례적이라고 한다. 지검장으로 임명했다는데 고검장은 뭐고, 검사장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자리가 얼마나 대단한 자리이길래 이 난리 들인가? 그래서 검찰 조직의 구조에 대해서 알아봤다.
검사는 비공식적이지만 평검사 - 검사장 - 고검장 - 총장 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의 연구직으로 따지면 평검사는 CL 1 ~ 4 까지 연구원이고 검사장 이상은 임원이다. 임원들도 서열이 있어서 그룹장급, 팀장급으로 나뉘듯이 검찰 조직에도 검사장이 맡을 수 있는 보직과 고검장급이 맡을 수 있는 보직이 따로있다.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급이 맡을 수 있는 보직이다. 그런데 윤석열 검사는 좌천된 평검사이다. 갑자기 평검사가 고검장급으로 깜짝 발탁이 된 것이다.
내막은 이렇다.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사장을 임명하는 보직으로 낮추고 윤석열 검사를 검사장으로 승격시킨 것이다. 갑자기 두 단계나 뛴 셈인이라 파격이라고 하는 것이다. 윤석열 검사는 지난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을 성공적으로 이끈 검사다. 그래서 이번 인사로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과 최순실 국정 농단의 철저한 조사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 글을 쓰기 직전 검찰 내부망에 누군가 불만의 글을 올렸고, 술렁이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노무현 정부는 검찰 개혁에 실패했다. 검사들의 조직적인 저항에 무너졌다. 그 때는 남의 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제는 먼 곳이 아닌 내 주변에까지 영향을 받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국민 모두 응원하며 힘을 모을 때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첫댓글 쉽게 이야기해서.. 좌천된 부장님이 팀장급 임원으로 발탁되신거라는 거죠?
정부가 기업보다 더 파격적이네요.
기업의 조직과 비교해서 보니 이해가 쏙쏙 들어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