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것인가 (1)
1937년 루스벨트대통령이 콜럼버스의 날을 연방기념일로 지정한 이래로 미국은 이날을 연방기념일로 지켜오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지방 정부 차원에서 콜럼버스를 기념하고 있었다. 왜 미국이 콜럼버스를 그렇게 열열이 찬양하고 기념할까 하고 깊이 생각을 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실제로 콜럼버스는 미국 땅에 발을 내디딘 적도 없고 미국 땅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그를 찬양한다. 미국의 역사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인물을 연방공휴일로 지정하여 기념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한 번도 해보지도 않은 채 수면제 섞인 고기를 덥석 물은 개처럼 그저 하루를 쉰다는 기분에 들떠 나긋나긋한 휴일을 즐기고 있다.
▲ 콜럼부스는 자신이 죽을 때까지 자기가 발견한 땅을 인도라고 믿었다. 그의 발견으로 아메리카 대륙이 비로소 유럽인의 활동 무대가 되었고, 미국이 탄생할 수 있었지만, 그의 신대륙 발견 이후 일부 유럽인들의 침략적인 행위로 원주민들이 노예로 잡혀가는 등의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했다. (출처 : 위키디피아)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처음 발견했다고 하는 공식 슬로건 자체도 얼마나 모순인가? 아메리카라는 이름은 1507년에 아메리고 베스푸치라는 이탈리아인 탐험가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이름으로, 그가 미 대륙이 아시아 대륙으로부터 분리된 대륙이라는 사실을 밝힌 처음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콜럼버스 이전에 대륙을 발견한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는 사실도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콜럼버스를 영웅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북미, 중미, 남미 모두가 자신들의 모체라고 주장하고 싶은 제국주의적 발상 때문일 것이다.
미국이 한 나라의 국가명으로 굳이 아메리카라는 대륙 이름을 채택하고 각주를 연합하여 미연방합중국이라는 이름을 쓴 사고방식은 미국이 전 대륙의 나라들을 연방으로 하는 대표 국가라는 것을 암시하고 싶은 것이리라. 이런 연유로 해서 미국의 건국 기원을 청교도의 미 대륙 상륙으로 잡지 않고 콜럼버스를 기원으로 잡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콜럼버스가 어처구니없게도 자신의 바람과는 달리 엉뚱하게 밟게 된 땅이 히스파니올라 섬으로서 지금의 하이티 섬이다. 그리고 그는 그 후 몇 차례 더 진행된 항해를 통해 도미니카, 버진아일랜드, 푸에르토리코, 쿠바 등을 정복한다.
콜럼버스의 항해 이유는 오로지 황금에 있었다. 신대륙을 발견하고자 한 역사적 의식에서가 아니었다. 단지 그는 자원이 풍부하다고 한 인도를 찾아 항해했을 뿐이다. 당시 인도는 꿈의 땅이었다. 신비한 땅이었다. 그래서 그는 황금을 찾아 인도로 가기로 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의 눈앞에 나타난 땅은 그가 상상한 신비한 땅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땅은 콜럼버스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었다. 무진장하게 널려있는 황금을 비롯한 각종 금속과 '움직이는 노란 황금', 바로 원주민이 황금알로 보였다.
그가 스페인 왕에게 썼다는 편지에는 온통 황금 이야기밖에 없다. 편지를 보면 우습기 그지없다. 그는 발이 닿는 곳마다 국왕에게 바치는 이름으로 지명을 붙였다. 이미 있는 지명을 알 필요도 없이.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가는 곳마다 승리를 했다고 말하며 하나님이 자신을 계속 지켜주실 것을 기원했다.
그런 믿음으로 그가 무슨 일을 했는지 보자. 그는 금과 각종 금속을 얻기 위해 원주민들을 무력으로 붙잡아 노예로 부려먹었고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은 가차 없이 죽여 버렸다. 살아있는 영아를 모친의 눈앞에서 개에게 던져버렸다는 기록도 있다. 쿠바에서는 3개월 동안 7만 명의 영아가 기아와 살인으로 죽었다. 콜럼버스는 소위 신대륙을 발견한 이틀째 일기에서 50명의 현지 주민을 잡아 노예로 삼았으며 두 번째 여행에서 그는 1,500명의 타이노족(히스파니올라섬)을 노예로 잡아 이사벨라 여왕에게 선물로 주었다고 자랑스럽게 일기에 적고 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노래하였다. 슬프게도 50년 후에는 30만 명에 이르던 타이노족이 학살과 노예무역 그리고 병으로 인해 멸절되고 말았다. 원주민이 급격하게 줄어들자 스페인은 아프리카 노예를 중남미에 투입하여 노동력을 대체하였다. 이렇게 보면 콜럼버스는 최초의 태평양 노예무역의 거간꾼인 셈이다.
▲ 그가 탐험을 시작한 것은 기독교의 전파 혹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순수한 탐구심이 아닌 금과 보물이 가장 큰 이유였다. 실제로 그의 항해일지를 보면 금과 보물에 대한 언급이 10일 분량에 수백 차례나 등장한다. 그의 주된 관심사는 부의 축적이었다. (출처 : 위키디피아)
그렇다면 이런 협잡꾼을 미국은 왜 영웅으로 추앙하는가? 이미 말한 대로 미국이 전 대륙의 주인 노릇을 하기 위함이지만 미국이 콜럼버스가 꼭 필요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그것은 미국이 콜럼버스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통해서 황금알을 계속 생산해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만일 콜럼버스를 침략자라고 본다든지 콜럼버스 이전에 살고 있었던 원주민들을 인정한다면 미국은 존립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과거 그들에게 피치 못해(?) 자행했던 만행에 대해서는 조금 미안함 마음을 갖는다고 입에 발린 소리를 최근에 마지못해 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근본적인 회개는 어림도 없다.
콜럼버스를 영웅으로 받들어야 하는 이유는 신대륙에 노예를 들여온 장본인도 원주민을 파괴한 인물도 콜럼버스라고 발뺌을 할 수도 있고 동시에 그가 신대륙을 발견했다고 추켜세워야 자신들이 차지한 북미 대륙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가 낳아준 황금알인 노예무역과 인디언 몰살 등의 기술을 응용해 백배 천배로 증식하는 황금알 부화 기술까지 습득하여 지금 미국의 부를 이룰 수 있었으니 어찌 콜럼버스를 영웅으로 모시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지금 황금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려고 하는 심상치 않은 시도가 있다. 우화 속에 나오는 황금 거위의 배를 가른 청년은 그의 욕심 때문이었지만, 지금 콜럼버스라는 황금 거위의 배를 가르려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황금알 낳는 거위가 죽어야 진짜 거위들이 살기 때문이다. 황금알을 낳는 가짜 거위 때문에 진짜 거위들이 죽을 지경이다. 성실하게 낳은 알들마저도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알은 거위가 될 수 없다는 데 있다. 거위가 되지 않는다면 언젠가 어미 거위가 죽는 날에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는 날에는 무서운 착취와 전쟁으로 진짜 거위들이 또 학살을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가짜라는 것을 밝혀야 진짜 거위들이 산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가짜라는 것을 밝히려면 누군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야 한다.
인디언들과 함께 몇몇 양심 있는 학자들이 콜럼버스의 허구와 미 정부의 음흉한 궤계를 지적하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려고 하지만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세력들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도록 내버려둘 리 만무하다. 슬프게도 기독교계마저 황금알에 눈이 어두워 앞장서 황금알을 낳는 가짜 거위를 찬양하고 받들고 추앙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의 미국의 부귀영화가 전적으로 청교도의 신앙 덕분이라고만 주장하는 맹목적 근본주의자들이여, 성전과 함께 산당들을 두고 이방 여인들을 끼고 인생을 즐긴 솔로몬을 언제까지 찬양만 할 것인가? 솔로몬의 축복을 논함과 아울러 나라를 쪼개먹은 그의 불신앙에 대해서는 언제까지 입막음할 것인가? 지금 미국이 낳고 있는 황금알이 어디서 나오고 있는지를 분별할 수 있는 눈을 떠야 한다. 바벨론 산당에 쌓인 황금알과 빼닮지 않았던가?
양심 있는 자라면 이제라도 가짜 황금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부활한 콜럼버스가 다시 죽어야 미국이 산다. 세계가 산다.
첫댓글 분별할 수 있는 눈을 떠야 한다...